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제: 발터 벤야민의 『독일인들』에 나타나는 휴머니즘에 대한 성찰과 역사적 성좌구도 5
옮긴이의 말 63 서문 75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가 G. H. 아멜룽에게 보낸 편지 85 요한 하인리히 칸트가 이마누엘 칸트에게 보낸 편지 92 게오르크 포르스터가 자신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 98 자무엘 콜렌부슈가 이마누엘 칸트에게 보낸 편지 104 하인리히 페스탈로치가 안나 슐테스에게 보낸 편지 110 요한 하인리히 조이메가 자신의 옛 약혼녀의 남편에게 보낸 편지 115 요한 하인리히 포스가 장 파울에게 보낸 편지 121 프리드리히 횔덜린이 카시미르 울리히 뵐렌도르프에게 보낸 편지 127 클레멘스 브렌타노가 서적상 라이머에게 보낸 편지 134 요한 빌헬름 리터가 프란츠 폰 바더에게 보낸 편지 140 베르트람이 줄피츠 보아세레에게 보낸 편지 145 Ch. A. H. 클로디우스가 엘리자 폰 데어 레케에게 보낸 편지 151 아네테 폰 드로스테-휠스호프가 안톤 마티아스 슈프릭만에게 보낸 편지 156 요제프 괴레스가 아라우에 있는 시 소속 목사 알로이스 포크에게 보낸 편지 164 유스투스 리비히가 아우구스트 폰 플라텐에게 보낸 편지 170 빌헬름 그림이 예니 폰 드로스테-휠스호프에게 보낸 편지 176 카를 프리드리히 첼터가 괴테에게 보낸 편지 183 다비트 프리드리히 슈트라우스가 크리스티안 메어클린에게 보낸 편지 188 괴테가 모리츠 제베크에게 보낸 편지 197 게오르크 뷔히너가 카를 구츠코에게 보낸 편지 205 요한 프리드리히 디펜바흐가 어느 무명인에게 보낸 편지 209 야코프 그림이 프리드리히 크리스토프 달만에게 보낸 편지 215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 제후가 안톤 폰 프로슈케-오스텐 백작에게 보낸 편지 224 고트프리트 켈러가 테오도르 슈토름에게 보낸 편지 229 프란츠 오버베크가 프리드리히 니체에게 보낸 편지 236 〈〈관련 자료〉〉 〈부록〉 245 편지들 250 옛 편지들의 흔적을 찾아서 252 60편의 편지를 위한 비망록 258 독일 편지들 Ⅰ 261 〈〈그림 설명〉〉 265 |
Walter Bendix Schonflies Benjamin
발터 벤야민의 다른 상품
|
억압받고 추방당한 독일인들의 편지 스물여섯 편을 통해 ‘독일적 휴머니즘’을 묻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살아생전 모두 다섯 권의 책을 펴냈는데, 그 가운데 『독일인들, 일련의 편지들』(원제: Deutsche Menschen, Eine Folge von Briefen)은 각별히 그가 망명기 동안 출판한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편지 모음집은 다른 단행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연구된 편인데, 벤야민 당대의 위기의식이 오늘날 현대 사회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벤야민이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대안적 성찰들이 여전히 유효하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편집해 1936년 출간된 이 책은 짧은 모토글, 벤야민의 서문과 이 서문에 덧붙인 편지 한 편, 스물다섯 편과 각각의 편지에 선행(先行)해 벤야민이 편지에 대해 주석을 붙인 소개글로 구성되어 있다. 폭압적 나치 시대에 들어올린 ‘독일적 휴머니즘’과 숨겨진 정치적 의도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Adorno)는 신문에 연재된 이 편지들이 “범상치 않은 영향을 끼쳤다”라고 평가했는데, 우리는 바로 이 편지들을 통해 독일 휴머니즘 시대의 매우 매력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나치 정권 치하였음을 감안한다면, 이와 같은 표현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독일 민족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나치즘에 맞서 바로 벤야민이 ‘독일적’ 휴머니즘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도르노는 벤야민이 책제목으로 당시 독일 내에서 나치 정권에 반대하는 독자들을 염두에 두었던 ‘일종의 위장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 편지 모음집을 “나치 정권에 저항하는 암호화된 정치적 진술의 텍스트”로 간주했다. 부연하자면 벤야민의 이 책은 일견 책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는 ‘민족주의적 영웅숭배나 애국주의’와는 전혀 무관하다. 여기서 벤야민이 무엇보다도 영웅숭배적 태도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이유는 이러한 태도가 자국의 민족주의를 배타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나치의 정치적 의도에 영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즉 파시즘의 목적에 절대 유용될 수 없는 ‘독일적 특징들’을 재정립하고자 했던 벤야민은 “금박 칠한 고전에 맞서 미학적으로 ‘초라한’ 편지형식을, 고전적인 예술의 자율성에 맞서 삶과 정신에 동시에 ‘불순하게’ 관련되어 있는 편지교환들”에 주목해 독일적 휴머니즘의 본질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같은 시기에(1936년) 그의 대표적인 에세이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새로운 매체’인 영화에 대한 사유를 중심으로 독일 나치즘의 위협과 대결했다면, 그의 이 편지 모음집은 고전적인 예술 개념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않았던 ‘옛 매체’인 편지를 활용해 독일 나치즘에 맞서는 저항적 힘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이다. 빈약하고 제한된 존재와 참된 휴머니티의 상호의존성 그렇다면 독일적 휴머니즘 정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벤야민이 말하는 진정한 휴머니즘의 조건과 한계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것을 편지 모음집에서 두 번째로 실린 칸트 형제의 편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편지글에서 칸트의 남동생(요한 하인리히 칸트)과 그의 가족들은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에게 안부를 묻고 그의 도움에 고마움을 표하고 자신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상기시키고 있는데, 벤야민은 이처럼 일견 평범해 보이는 안부편지에 대해 “진정한 휴머니티를 들이마시고 발산하고 있다”라고 의미 있게 평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그렇다는 것인가? 우선 벤야민이 보기에 오늘날 인간의 지위와 그들이 처한 상황이 문제적이다. 전승된 법칙에 종속되어 있는 인간에 대한 기존 관념들을 새로운 인식들이 무너뜨리고 동시에 자연에 대한 이미지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고려하고 있는 벤야민은 이 편지의 소개글에서 ‘진정한 휴머니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기보다는 ‘휴머니티의 조건과 한계’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과 한계는 “빈약하고 제한된 존재와 참된 휴머니티의 상호의존성” 속에서 명확해지는데, 그것은 바로 칸트의 계몽주의처럼 시민들의 세계의 협소성, 즉 한계에 대한 인식이 “휴머니티가 숭고한 기능을 펼치는 것”의 전제조건이라는 것이다. 희망과 결합되었지만 미완의 형태로 제시된 ‘독일적 휴머니즘’ 아울러 벤야민은 이러한 ‘독일적’ 휴머니즘을 ‘희망’이라는 단어와 결합함으로써 이 ‘독일적’ 휴머니즘을 하나의 완결된 형식으로 간주하기보다는 미완의 형태로 제시하고 있다. 즉 ‘독일적’ 휴머니즘을 대변하는 위기의 인간 ―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유형은 ‘억압받고 추방당한 자들’이다 ― 이 자신을 제한하는 조건을 인식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개인적 명성과 무관하게 스스로를 절제하고 힘겨운 작업을 중단 없이 진행하는 것은 미래와 연계되어 있는 희망과 관련이 있다. 물론 이때의 ‘희망’은 낙천적 전망을 제시하는 맹목적인 믿음과는 무관하며 ‘위기에 처한 희망’이다. 우리는 이를 무엇보다도 야코프 그림(Jacob Grimm)의 편지에서 그가 “고개를 숙여 목을 멍에 아래에 밀어넣고 기다릴 것입니다. 미래가 가져다줄 것을, 그리고 미래가 그의 대가로 나에게 어떻게 보상할지를 말입니다”라고 진술할 때 좀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벤야민 연구자인 몸메 브로더젠(Momme Brodersen)에 따르면, 벤야민의 편지 모음집에는 “이성, 냉철함과 투명성, 매수되지 않는 강직함, 흠잡을 데 없음과 굽힐 줄 모르는 완강함에서부터 탐구정신, 동정심, 숨길 줄 모르는 솔직함과 정신적 독립성 그리고 충실함과 배려, 연대의식, 우정과 무엇보다도 사랑에 이르기까지”의 특징이 “진정한 독일적 휴머니즘과 연관되어 있는 핵심어”로 나열되어 있다. 실제로 우리는 이들 편지 속에서 이러한 특징을 대변하는 인물들과 대면하고, 브로더젠의 제안처럼 나열된 핵심어들에 근거해 독일적 휴머니즘의 윤곽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독일 편지문학의 속살을 통해 독일인의 비밀스러운 용모를 드러내다 이 편지 모음집에는 괴테나 칸트, 헤겔처럼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주 생소한 인물 역시 많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비로소 독일인의 ‘비밀스러운 용모’가 드러나고 있다. 아마도 이 점에서 이들 편지가 독일의 편지문학의 백미로서 국내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편지 모음집은 단순히 독일적인 것에 대한 민족학적 관심사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상이한 시공간을 매개하는 벤야민의 이 책은 정신적·물질적으로 궁핍한 시대에 절망하는 모든 이에게 보내는 굽힐 줄 모르는 저항과 결코 포기하지 않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