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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꿈에 창경궁 연화 아무것도 담지 않기로 한다 오십육 년 다른 세계로 가는 사람 1 다른 세계로 가는 사람 2 꽃 일기의 탄생 나의 우주 닮았지 노송의 바짓단에 집을 짓고 밤과 입술과 밤 영월, 아침, 매화 형 봄 인사 묻는다는 건 자연시 아이야 못내… 하얀 새벽 2부 이 시의 모든 온점을 잊지 말아요 단 밤 멜론 빙수 연이야 오독의 풍파 무통의 통증 언니 보름달 이러다 또 시를 그만두겠지 3부 절망의 아침에 절망하는 닭회 열대야(무르익은) 조형들 전시회에서 봄날의 소원 염 원 사랑은 또 한 번 생을 모호 행성 7번 식탁 치즈 케이크 자체 중력 목숨을 줘 열애 문장 끝에 심어둔 씨앗 겨울 산 알려주십시오 운다 구경 낭만을 위하여 감각의 풍요 입속의 푸른 말 4부 산굼부리 심야버스 철새 세계의 문턱 천국 불시에 나는 계절이 우울했다 사랑의 신 영원행 열차 아름다운 우리는 영원히 남는다 찰나의 찬란 시인의 말 안녕, 오랜 나의 벗이여 순수시 재회 행복 빈 캔버스 복권 뭉툭하고 연약하고 비릿하고 뭉툭하고 일요일 구름처럼 뿌리처럼 영월 삶 그대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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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을 노래할 적이면
당신을 떠올립니다 시절을 노래하려거든 나를 떠올리십시오 호시절은 갔지만, 한 번쯤 꿈에서 만나겠지요 --- 「꿈에」 중에서 흘러가는 대로 두었더니 시가 되었고 흘러가는 대로 지웠더니 삶이 되었고 흘러가는 대로 불렀더니 이름이 되었고 흘러가는 대로 그리워했더니 당신이 되었다 아, 감동이어라 이 우주는 난 우주의 먼지로 남아 당신도 모르는 당신의 제3구역을 떠돈다 --- 「일기의 탄생」 중에서 기억나지 않는 밤 문득 당신이 있었던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괜스레 눈물이 난다, 미안해진다 나 혼자 맞는 아침이 차다 살았던가, 나는 --- 「절망의 아침에 절망하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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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렬작가님과의 짧은 인터뷰 -
* 작가님의 세 번째 시집이네요. 이전 시집들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독자들이 어떤 변화들을 읽으면 좋겠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이전의 두 권의 시집은 애초 시리즈를 염두하고 준비한 작품들입니다. 하여 첫 시집 ‘모든 불안은 밤으로부터 왔다’를 펴낼 때, 후속작 ‘모든 병은 너라는 사랑으로부터 왔다’도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있었습니다. 이 두 권의 시집은 어찌 보면 하나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뗄레야 뗄 수 없는 불안과 사랑처럼요. 2018년 두 번째 시집을 내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외부적 요인보다도 주로 내면에서 일어나는 소란이었으니, 그냥 가만히 기다려주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다시 잘 살아있습니다. 언제 또 소란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잘 지냅니다. 격풍이 불어도 서서히 제 모습을 찾는 물결처럼, 자연스럽게 읽어주세요. 어느 한 사람의 심상한 이야기를요. * '절망하는 아침에 절망하는' 제목이 강렬하고 또 궁금합니다. : 절망은 말 그대로 절망 그 자체입니다. 절망적인 시간에 마구 쓴 절망의 시들입니다. 밤새 울다가 겨우 쪽잠을 자고 눈을 떴을 때, 커튼 아래로 스미는 태양 빛이 너무 아름다워 다시 울어버린 어느 아침이었어요. 절망은 기꺼이 제게 마음을 주었으니, 저도 그 사랑에 보답을 해야지요. ? * 총 4부로 이루어져있네요.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나요? : 제가 원고를 준비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하나가 부의 순서를 다듬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그날 그때의 감정입니다. 그래서 부의 수와 시의 목차는 매번, 하루에도 여러 번 다릅니다. 다소 즉흥적이지만, 오래 고민하여 나온 진심을 담았습니다. 평소 좋아하던 시도, 그날의 상황에 따라 시의 얼굴이 매번 낯설게 보입니다. 독자분들도 그 틈에 숨겨진 또 다른 모습을 만나 보세요. 낯설고도 편안한 감정을 느껴 보세요. ? * 시집이 '삼'에서 시작해서 '삶'으로 맺어지고 있어요. 살아감이 결국 삶이에요. 삶은 실재하면서 실재하지 않아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무엇 하나 가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예쁜 웃음이 있고, 여러 슬픔도 있어요. 그 무한하고도 무언한 세계를 힘껏 살았으면 해요. 당신으로 하여금 당신이. 더 나아가 우리 모두가요. ? ?* 이번 시집에는 형식에 있어서도 다양한 실험들이 돋보였어요. 어딘가 더 자유롭고 열정적을 집필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 책은 두 번째 시집 이후, 햇수로는 5년 만에 펴낸 신간입니다. ‘언제까지고 시를 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늘 달고 살았는데, 마음이 어려울 때 쓴 시인 만큼 이번에는 내키는 대로 내키는 만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최종 원고를 훑어보니, 할 말이 참 많았나 봅니다. 유독 이번 시집은요. ? * 작가님의 시들은 어두운 것 같지만 빛이 느껴지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시는 것 같아요. : 평소 위로, 희망 등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제가 감히 뭐라고요. 저 역시 작은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는걸요. 다만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함께 잘 살아요. 당신의 모든 밤이 편안하기를 바라요. ? * 앞으로의 작가님의 행보도 궁금합니다. ? ? : 저는 이 년간의 길고도 짧은 제주 생활을 마치고, 한적한 본가로 내려와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계속 무언가를 쓰고, 종종 걸을 예정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바람이 생겼습니다. 힘이 닿는다면, 종종 시로 뵙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