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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1] 이응노, 말과 뜻 : 이응노를 새롭게 보는 뜻 006
[E-0-2] 가려 뽑은 이응노, 말 020 [E-1] 이응노학(學)의 입구 : 045 이응노의 말, 뜻 [E-2] 죽사(竹史) 이응노의 그림 : 065 ‘중봉(中鋒)’으로서의 서화(書畵) [E-3] 고암(顧菴) 이응노 : 082 해방 이전의 고암 | 만리를 떠돈 이의 눈 | 향기롭지 못하고 불온한 [E-4] 해방 이후의 고암(顧菴) 121 [E-4.1] 이응노의 화론 : 도불 이전 [E-4.1.1] 『동양화의 감상과 기법』 [E-4.1.2] 「이항성과의 대담 : 이응노 도불전에 즈음하여」(1958) [E-4.1.3] 이응노의 수상록(隨想錄)들 [E-4.2] 해방~도불 사이(1945~1958)의 작품 [E-4.2.1] 사람 [E-4.2.2] 반추상 [E-5] 프랑스의 고암(顧菴) : 169 마음, 그리기/쓰기 [E-6] 다시, 이응노학(學)의 새로운 입구 204 [F] 이응노, 길 [연보] 209 [G] 보론 : 사람의 길, 사람을 여는 길 : 《도불 60주년?이응노 박인경, 사람 · 길》전 291 [E-0] 후기 : 파리에서, 홍성에서 381 |
朴應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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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의 말을 복원 발굴해 보려는 이 두 책은 작게는 작가의 삶 아래에 깃들어보는 ‘이해 (under-stand)’를 의도주의 비평이라 꼬리표를 붙이곤 하는 형식주의 비평에 저항하려는 뜻도 갖고 있다. 더구나 이응노의 입은 제대로 열려 보지 못한 채 신산한 삶을 이어 온 바를 우리는 그가 겪어 낸 정치적 역경의 연대기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발설된 말이라 했을지라도 그것은 왕왕 ‘ 비언어적’ 웅얼거림을 면치 못하는 느낌을 버리지 못하게 하기도 하다. 그는 무슨 말을 했는가. 무슨 말을 차마 하지 못했는가? 그 말과 뜻을 추적해 보는 일은, 우리들의 공동체가 그의 고난에 대해 보내는 미안한 마음 때문에서가 아니라, 우리 시대의 이응노 담론이 당대 이응노 말에 대한 이해의 지평마저 고스란히 구해 내지 못해 왔지 않았는가를 반성해 보자는 의미에서이기도 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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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이응노를 한 번도 제대로 마주 본 적이 없다!
고암 이응노는 전통 서화가로 출발했으나 일본에서 새로운 미술 경향을 접했고, 해방 후에는 홍익대 교수직을 박차고 다시 유럽으로 향했다. 유럽 현대 미술계에 일찍이 정착해 그들에게 동양 미술을 가르친 한편, 말년에는 인류의 평화를 주제로 한 대작들을 선보였으나 끝내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동시대 한국인 예술가로서 가장 먼 데까지 갔지만, 여전히 그의 업적에 대한 국내의 평가는 제한되어 있다. 그 가운데에는 동백림 사건으로 응축된 냉전의 역사도 가로놓여 있다. 이응노의 예술 세계 또한 “근대화를 서구화와 등치시켰던 통설이 담론의 거의 전부라 할 수 있었던 시대”라 이름 할 수 있었던 근현대 교체기를 거치는 동안 “형식주의 비평”이라는 이름으로 작가의 삶이나 생각과는 유리된 채 대상화되어 다루어져 왔다. 한마디로 “본받을 전범은 오직 서구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것이었을 뿐”이었던, 그렇게 가장 서구를 잘 따라잡은 동양 미술을 실현한 작가의 틀에 이응노를 끼워 맞춰 온 시도들에 대하여 이 연구는 처음으로 저항하며 벗어난 다. “화언록(畵言錄)”이라는 명제 아래 무엇보다 이응노 자신이 직접 한 말과 쓴 글을 출발점으로 삼아 동시대에 생산된 자료들을 최대한 모으고, 면밀히 읽고자 했다. 이 연구는 이응노 작업을 가장 오래 지켜보아 온 예술적 동반자인 박인경 선생의 소망에서 출발했다. 이응노의 세계를 서양인들이 보는 동양의 틀이 아니라 진정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미학을 바탕으로 한 성취로 규명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하기를 바라는 박인경 여사의 제안에 이응노의 고향인 홍성이 답하면서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이응노, 뜻』 : 그 때 이응노의 뜻, 지금 이응노를 읽는 뜻 I 『이응노, 말[李應魯, 語]』이 아카이브 자료집이라면, II 『이응노, 뜻[李應魯, 論]』은 이응노 화론 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이응노, 말[李應魯, 語]』에 수록한 이응노의 화언을 종축으로, 이응노 삶의 궤적을 횡축으로 삼아 이응노의 예술과 그 작품 세계를 새롭게 해석해 보고자 한 시론이다. 이 책에서 박응주는 추적했던 사실들을 토대로 “이응노를 새롭게 보는 뜻”이라는 부제처럼 이응노의 새로운 길을 보고자 한다. ‘전통만도 혁신만도 아닌’ 새로운 길을 말한다. 흔히 이응노의 작업 양식을 서화로부터 사생, 반추랑, 콜라주, 문자 추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하며 이를 자연주의로부터 형식주의로 진보해 나가는 식의 발생론으로 설명하곤 하는데, 저자에 따르면 이는 이응노 예술의 전모를 소홀히 파악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응노가 자신의 고뇌의 근원이 민족의 울혈과 일치되어 있음을 인식하던 때부터 그의 서화(書畵)는 교조에 발목잡히는 일이 없었다. 그의 붓질은 엄연한 현실 한복판에서 길어 올린 격문(檄文)이었던 것이다. 1960, 70년대의 콜라주, 문자 추상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현실의 생명력을 먹의 모험에 내맡기지 않았던 리얼리즘의 태도라는 점에서 이응노의 매 시기는 “다르고도 같다.” 조선 사회의 유제(遺制)를 청산할 것인가, 새로운 근대성을 확립할 것인가? 시간의 흐름을 역사의 교체로만 알고 있는 둔감한 역사주의자에게라면 별 문제가 없었을 이 청산적(淸算的) 역사의 행로라는 엔진에 이응노는 역회전 명령을 지시한다. 이응노 만년(晩年)의 10년, 1980년대의 〈군상〉 그림들은 “서로 손잡고 같은 율동으로 공생 공존을 말하는 민중 그림”이자, 평화의 기원문이다. 또한 저자는 동학의 원리인 우주적 ‘성(誠)’의 경지에 대한 비원문(悲願文)으로 읽으며, 그 내력을 이 책에서 짚어 나간다. 이응노에게 근대의 ‘근대성’은 ‘인간에 대한 관심’, ‘인간의 생명성’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현대성이라는 이름의 진보가 가능하다는 확인이었다. 『이응노, 뜻[李應魯, 論]』은 책의 앞부분에 『이응노, 말[李應魯, 語]』 중 각별한 대목 약 20구절을 발췌해 실었다. 본문에는 저자가 국내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전작을 정리하고 그 중에서 엄선한 150점이 넘는 도판들, 깊이 있는 주석들을 결합했다. 이응노의 붓질처럼 속도감 넘치는 문장이다. 보론 「사람의 길, 사람을 여는 길」은 저자가 전시 기획자로서 2018년 홍성 이응노의 집 이응노 생가 기념관에서 기획한 이응노 박인경 2인전의 서문 글이다. 이응노의 생생한 연구를 위해 박인경의 필묵을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시론이다. 박응주는 자신이 편집한 『이응노, 말[李應魯, 語]』에서 읽어 낸 이응노 마음의 뜻을 이 연구에 담고자 했다. 『이응노, 뜻[李應魯, 論]』은 현재 단행본으로 유통되는 유일한 이응노 연구서다. 한 위대한 예술가의 작품집이자 생애의 가장 충실한 기록이다. 그러나 지금 이응노를 읽어야 하는 뜻은 비단 한 작가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 근대 예술의 케묵은 동서양 논쟁들을 다음 단계로 견인하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 책은 연구자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 미술에 관심을 지닌 모두를 기꺼이 초대한다. 가장 충실한 이응노의 연보 『이응노, 말』과 『이응노, 뜻』 이 두 권의 서로 성격이 다른 연구서를 관통하는 것은 이응노의 연보이다. 저자가 프랑스 파리의 고암서방에 체류하며 수행한 최대한의 아카이빙을 바탕으로 작성했다. 특히 유럽으로 간 이후 거주지의 변모, 여러 장르 작업 반경을 폭넓게 추적했다. 책의 편집 과정에서 수류산방 편집부에서 1년 가까운 긴 시간을 기울여 저자와 함께 확인 보강 작업을 수행했다. 수십 년 동안 검증없이 떠돌던 여러 정보들을 최대한 바로잡고 주석을 덧붙였다. 기존의 여러 연보나 작가 프로필, 고암서방에 소장된 프랑스의 행적, 이응노 생가 기념관이 소장한 유족 제공 자료와 증언, 그리고 국내의 모든 신문 기사를 확인해 사진 및 시각 자료를 함께 편집하고 여러 미술사적 의미를 밝히는 주석을 보완했다. 80쪽이 넘는 빽빽한 연보는 그 자체로 한 권의 책에 맞먹는 분량이다. 여전히 많은 공백이 발견됨에도, 출간 현재 시점에서 가장 충실하고 온전하며 오류를 줄인 이응노의 연보가 처음으로 작성되었다는 데 이 책의 큰 의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