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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와 피아트 시스템의 보완과 상생을 꿈꾸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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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를 기반으로 한 크립토 시스템에 대한 중앙은행의 적대감은 법정화폐를 전자화폐 형태로 발행해서 코인을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잘 드러나고 있다. 그럴듯한 경제적 논리로 포장된 중앙은행전자화폐, 즉 CBDC 논란의 이면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적 화폐인 코인이 법정화폐와 대등한 지위에서 경쟁하는 상황을 허락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01 기술의 렌즈로 코인 생태계를 보다」중에서 네트워크 내부에서 화폐의 역할을 하는 디지털 파일을 생성하는 해시캐시는 법정통화 및 은행 시스템과의 단절을 가능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발상이었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서 네트워크에 대한 기여를 보상하거나 처벌하는 유인 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04 비트코인의 방법」중에서 라이트코인에서 프로젝트 포크 방식으로 정크코인이 탄생하고, 여기에서 다시 럭키코인을 거쳐 도지코인이 만들어졌다. 도지코인은 라이트코인의 증손자뻘이 되는 셈이다. 도지코인은 “기존의 화폐를 대체한다”는 등의 거창한 구호 대신 유쾌하고 친근한 인터넷 화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재미를 추구하는 화폐임을 가장 큰 장점으로 내세웠다. ---「06 라이트코인, 도지코인, 비트코인 하드 포크」중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이러한 맥락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자원을 결집하여 기업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추진해오고 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공급자 측면의 기술이기 때문에 탈중앙화의 정도가 아니라 재화와 서비스를 전달하는 공급자들의 수용도에 따라 가치가 결정될 수밖에 없다. ---「10 합의 프로토콜과 확장성」중에서 대체불가토큰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기 시작한 것은 2021년에 들어서다. 레어페페와 크립토펑크 등 전통적으로 고가의 예술품 시장의 거래 대상이 아닌 초기의 대체불가토큰들이 수십만 달러 이상의 고가에 다시 활발하게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열기가 계속 달아올랐다. ---「20 스테이블코인과 대체불가토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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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의 과거, 현재, 미래
전 국민은행장 이건호가 본 코인 생태계 동향과 전망 2022년 1월초 전 세계에 산재한 450개 정도의 코인거래소에서 1만6000종 이상의 코인이 거래되고 있다. 코인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고, 일 거래 규모도 1000억 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시장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코인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코인의 매매 및 투자 등을 지원하는 하부구조의 구축 등 관련 생태계도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코인이 경제시스템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며, 어떤 방식으로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국민은행장 출신의 이건호 저자는 이 책에서 코인 기반의 화폐경제시스템인 크립토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역할 등 코인 생태계를 유지, 발전시키는 방법에 대해 논한다. 지난해 『비트코인의 방법』을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비트코인 방법론의 기술적 요소들, 이들을 결합한 경제적 논리를 설명한 저자는 1년 만에 코인 생태계의 내부를 깊숙이 들여다본 책을 다시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법정화폐 기반의 화폐경제시스템을 피아트(fiat) 시스템, 코인 기반의 화폐경제시스템을 크립토(crypto) 시스템이라 부른다. 크립토 시스템의 기본적인 작동 원리는 탈중앙화를 통해 어떠한 권력도 결과를 왜곡시킬 수 없는 투명한 작업의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크립토 시스템은 피아트 시스템과 같은 수준의 실행력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후자와의 협력을 통해 실물경제에서의 실행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생존이 불가능하다. 크립토 시스템은 개념적인 측면에서 탈중앙화를 추구하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하부구조다. 이 시스템이 수천 년 간 인간 사회를 지배해온 중앙화의 원리가 맞닥뜨린 효율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기존의 경제시스템을 근본부터 뒤집어엎는 파괴적 혁신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탈중앙화의 방법론이 국가와 법률의 지배를 부정한 채 기술에 의한 개인의 무한한 자유만을 추구하는 무정부주의 혁명을 완성시키는 수단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피아트 시스템이라는 하부구조가 실물경제를 떠받치는 현재의 경제시스템에 크립토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하부구조가 추가된다는 시각에서 코인 생태계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서만 비트코인의 등장 이후 탈중앙화가 인간의 상호작용을 규율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볼 수 있고, 코인 생태계가 발전해온 과정과 현재 및 미래의 모습을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크립토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코인 생태계 내부의 기술혁신도 필요하겠지만 피아트 시스템과의 연계를 확보하는 것이 절실하다. 크립토 시스템의 진정한 의미는 맹목적 탈중앙화가 아니라 중앙화된 경제시스템과의 조화에 있다. 혁신의 산물처럼 보이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과 대체불가토큰(non- fungible token, NFT), 디파이(DeFi, decentralized finance)와 같은 것들이 모두 크립토 시스템이 피아트 시스템과의 접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들이 코인 생태계 외부에서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률시스템의 뒷받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