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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우리 같은 사람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 _ William A. Ewing
16. 체격 28. 가면무도회 46. 환각 66. 보그 84. 큐비스트 108. 동물원 128. 우리와 같은 사람들 148. 앉아! 176. 이야기 194. 색면들 218. 위장 232. 지형 250. 스타일 270. 기다려 298.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 320. 누드 342. A. CONVERSASTION _ William A. Ewing and William Wegman 346. PICTURE DOGS _ William Wegman 354. INDEX: A Guide to Who’s Who |
William Wegman
William Ew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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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회적 인격은 타인의 생각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_ 마르셀 프루스트
각 매체에 익숙한 사람들 가운데 윌리엄 웨그만의 유명한 협업자들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만 레이와 페이 레이, 그리고 그들의 직계 자손과 먼 친척들 모두는 웨그만의 가족이자 우리의 가족이다. 이들은 오랜 세월 위엄 있고 진지한 시민의 모습으로, 혹은 장난스러운 허풍쟁이의 모습으로 흔쾌히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어째서 작품에는 웨그만의 서명만 들어가는가? 팀으로서의 노력을 고려하면 좀 불공평한 처사가 아닌가?” 사실을 말하자면, 개들은 개의치 않는다. 바이마라너들은 딱히 남들의 인정으로 자존심을 추켜세울 필요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웨그만의 작품을 주의깊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20세기 중반 미국 색면회화의 영향 또한 알아챌 것이다. 미술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이 사조에서는 색이 그림의 주된 소재이자 중심이 된다. 뇌과학자 그레고리 번즈는 몇 해 전 〈뉴욕타임스〉에서 “개들도 인간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확실한 MRI 증거를 내놓으며 개들 또한 법적으로 권리를 보장 받아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웨그만은 개들도 인간임을 의심해본 적이 없다. 과연 그들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웨그만: 저는 언제나 개들과의 작업을 평등한 플레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개들은 개들의 게임을 하고 저는 저의 게임을 하는 거죠. 웨그만: 물론이죠. 개들은 저의 디렉션을 기다려요. 제가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 아무 일도일어나지 않아요. 대부분 제 유일한 명령은 “앉아”, “기다려”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제게 달려 있죠. 6주 된 만 레이를 집에 데려왔을 때, 자연스럽게 그의 사진을 찍었다. 몇 블록 거리의 작업실에 갈 때도 데리고 갔다. 내가 관심을 주지 않으면 귀청이 찢어지도록 울어댔기에 모든 걸 내려놓고 그가 원하는 관심을 주었다. 그는 구제불능이었다. 성장하면서 배티가 지닌 모델로서의 능력은 점점 더 유연해져서, 마치 털 달린 시럽을 세트장에 붓는 것과도 같아졌다. 배티가 6개월 때 찍은, ‘롤리타’라는 이름의 작품(Lolita) 보다 그녀의 유혹적인 존재감과 여유를 잘 보여주는 사진은 없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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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인간처럼 감정을 느낄까? 좋아하는 감정을 품을까? 그 감정을 웃음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반려견을 키우는 많은 견주들은 자신의 개가 웃는 모습을 봤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적어도 ‘내 반려견은 그렇다'고 할 것이다. 잠시라도 헤어졌던 주인과 다시 만났을 때, 고대하던 산책에 나섰을 때, 견주가 만지작거리는 간식 주머니를 보며, 개는 웃는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신경과학자 그레고리 번즈는 개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한 결과, 개도 인간처럼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밝혀냈다. “개 역시 좋은 감정을 느낄 때 뇌의 미상핵 부분이 활성화 된다.” 미상핵은 호르몬의 일종인 도파민이 풍부한, 뇌의 한 부위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반려견을 의인화 한다. 키우는 개를 자식처럼 대하고 스스로 엄마 아빠가 돼 감정을 이입시킨다. “아이고 우리 댕댕이, 심심했어요? 이뻐이뻐, 아이고 이~뻐”라고 호들갑을 떤다. 신발을 물어뜯은 반려견에게 “엄마가 그거 하지 말하고 했지! 왜 그랬어 왜”라고 호통을 친다. 개는 도무지 당신이 화내는 이유를 알 수 없는데도 말이다. 개는 당신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억양과 당신의 눈동자, 당신조차 모르는 손의 미세한 움직임을 단서로 알아채는 것 뿐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사람과 교감하듯 개와 소통한다. 아니 소통한다고 믿는다.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미국의 사진작가 윌리엄 웨그만은 자신의 반려견들과, 알 듯 모를 듯 아리송한 소통을, 끝까지 밀어붙였다. 그는 첫 반려견 만 레이, 만 레이를 보낸 후 반려가 된 페이 레이, 그리고 페이의 자식들, 그 자식들의 자식들을 40년 넘게 자신의 사진에 담았다. 이 사진들은 전 세계 반려견 애호가들을 열광시켰다. 개의 얼굴에서 사람을 본 것일까? 세상은 궁금해했다. “도대체 어떻게 개들을 능숙한 모델로 훈련시켰을까?” “웨그만의 개들은 과연 사진기 앞에서 행복했을까?” 그 답을 이 책에 실린 300여 장의 사진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웨그만의 사진엔 미국 사회의 다양한 초상이 등장한다. TV 뉴스에 나올법한 평범한 미국 시민부터 노동자와 농부, 보안관, 스포츠선수들이 개의 얼굴로 나타난다. 때론 사교계의 상류층이, 가면극을 즐기는 인간 군상들이 등장한다. 현대 미술사의 중요한 순간들(피카소의 큐비즘,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미국의 색면회화)을 개들의 몸을 통해 표현하는가 하면, 저널리즘과 포토저널리즘, 연극과 오페라, 천문학과 해부학, 미식과 패션과 광고까지, 웨그만의 반려견들은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존재(견주)와 놀라운 협업을 선보인다. 항간엔 웨그만의 반려견들이 촬영으로 혹사 당해 일찍 세상을 떴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하지만 웨그만과 반려견들 말고 누가 그 사정을 정확하게 알겠는가. 웨그만의 사진들은 웨그만과 반려견 사이의 애정과 집착, 그 사이 어디쯤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