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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종속
제1장 문제제기 (014) 제2장 여성의 결혼 (080) 제3장 여성의 직업 (130) 제4장 여성의 종속을 없앰으로써 얻는 것 (204) 편집후기 (258) |
John Stuart 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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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적·자연적 원인들이 결합되어 여성이 집단적으로 남성의 위력에 대항하는 일을 여의치 않게 만듭니다. 여성은 그 지배자가 실제 복종하는 것 그 이상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종속 계층과는 매우 다른 위치에 있습니다. 남성은 단지 여성의 순종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정서까지도 지배하기를 원합니다. 아주 잔인한 부류가 아니라면, 모든 남성은 자신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여성이 강요에 의한 노예가 아니라 자발적인 노예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저 노예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 p.48 그러므로 여성이 사회적으로 종속 위치에 있다는 것은 현대의 사회제도에서 유례없는 경우이고, 현대 사회의 기본법을 침해하는 유일한 사례이며, 구시대의 사고와 관행이 파괴된 다른 모든 분야와는 달리 가장 보편적인 관심을 받는 한 가지 분야에만 남아있는 단 하나의 유물입니다. --- p.59 인류 역사의 모든 발전 단계를 거치면서 여성의 지위는 남성과 동등한 수준에 거의 근접해 왔습니다. 이것만으로는 남녀의 동화가 평등을 완성하는 데까지 지속돼야 함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돼야 한다는 주장을 분명히 뒷받침합니다. --- p.61 오늘날 여성의 본성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단히 인위적입니다. 어떤 방향으로 강제적으로 억압하거나 다른 방향으로 부자연스럽게 자극한 결과인 셈이지요. --- p.62 하지만 아내는 사실상 남편의 계약 노예입니다. 법적인 구속력 면에서는 소위 노예라고 불릴 처지는 아니지만 사실상 노예와 다를 바 없습니다. 결혼식 단상에서 남편에게 평생 순종할 것을 서약하고 법에 의해 평생 그것을 지켜야 합니다. --- p.84 복종에 바탕을 둔 도덕 체계도 있었고, 기사도 정신과 관대함에 기초한 도덕 체계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정의의 도덕 체계를 세울 때입니다. --- p.115 하지만 인간의 진정한 미덕은 서로 평등한 위치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적응력에 있습니다. 즉 자기 것을 주장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양보하고,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라면 어떤 종류의 명령도 존중하지만 그 경우에도 일시적으로만 명령을 내리고, 가능하다면 사람들이 서로 번갈아가며 지시하고 따르는 사회를 우리는 선호합니다. --- p.117 (132쪽) 가족 내에서 여성이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내 주장에 동조한 사람이라면, 여성을 평등하게 대우하는 문제와 관련된 또 다른 주장, 즉 지금까지 힘이 더 센 남성이 독점해 온 모든 역할과 직업을 여성에게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p.132 따라서 남성의 생각이 여성의 생각에 폭과 크기를 부여하는 것만큼 여성의 생각도 남성의 생각에 현실성을 더해 준다는 점에서 유용합니다. 폭과 구분되는 깊이 면에서 나는 지금도 여성이 남성과 비교했을 때 과연 어떤 부족함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 p.156 생각해 봅시다. 인류 가운데 가장 어리석고 보잘것없거나 혹은 가장 무식하고 둔한 소년이 아무런 장점이나 노력 없이 단지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이 어른이 되면 매일 혹은 매순간 자신보다 뛰어나다고 느끼는 여성을 포함하여 인류의 절반을 차지하는 모든 여성보다 더 우위에 있을 권리를 가질 수 있다고 믿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 p.210 권력을 사랑하는 것과 자유를 사랑하는 것은 영원히 적대적인 관계에 있습니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권력에 대한 욕구가 가장 열렬하고 무분별하게 나타납니다. --- p.249 미개한 사회에서는 피부색, 인종, 종교가, 피정복국가에서는 국적이 일부 남성에게 제약이 되지만, 모든 여성은 그 성별 때문에 제약을 받습니다. --- p.245 |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제 와 돌이켜 보면 여성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알 것만 같다.
19세기 유럽 사회에서도 가장 발전한 사회였던 영국에서조차 여성은 노예 상태에 있었다. 자유롭게 혼인할 수 없었으며, 재산을 소유하기 어려웠다. 남성에 의해 자행되는 일상적인 폭력에 저항할 수 없었다. 투표권이 없었고, 자기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없었다. 이 책은 그와 같은 여성의 현실이 어째서 노예 제도보다 더 야만적인 종속 상태인지 진지하게 밝힌다.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은 설득에 있다. 여성의 종속이 지니는 문제점을 보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대중을 설득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젠더 문제로 다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을 설득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저자도 그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저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설득하려고 애쓰는 저자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저자의 노력 덕분일까. 이 책에는 지금껏 지구에서 한 생을 살았던 모든 여성의, 모든 세대에 걸친 여성의 한탄, 한숨, 슬픔, 외침, 염원이 들어 있다. 그런 염원을 담아 밀이 이 책을 썼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밀의 주장은 후대 인류 사회에서 거의 대부분 실현됐거나 실현돼 가는 중이다. 아직 지구촌 여러 나라에서는 여전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문명 사회라고 불리는 거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폐지됐다. 종속 상태에서 벗어난 여성은 자유롭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밀이 소망한 대로 노예 상태에 머물던 인류의 절반이 자유를 쟁취한 것이다. 실로 이 책은 페미니즘 역사 책이다. 그리고 페미니즘 예언서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