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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산마을 봄·돌장승 14 / 꽃샘바람 16 / 돌배자리 17 / 개나리 꽃길 18 / 누구에게 앉을까 20 봄눈 22 / 가방 가게에서 23 / 민들레꽃의 힘 24 / 제비 25 / 산마을 26 나무 우산 28 / 산골학교 입학식 30 / 친구 32 / 강가에서 34 / 끌고 오는 자전거 35 아침부두 37 2부 2인 3각 꽃길 40 / 예방주사 42 / 나무 안기 45 / 시원한 비 46 / 엄마의 마중 48 불꽃놀이 49 / 매미 소리 50 / 섬에 가는 나비 51 / 2인 3각 52 조각가 아빠 54 / 물총새 56 / 기차를 타면 57 / 미안해요 할머니 59 전철에서 60 / 할아버지의 매미 소리 61 / 횡단보도 건너는 할머니 62 3부 독도 유람선에서 수제비 66 / 갯벌 68 / 침 맞기 69 / 미워졌다 70 / 머피의 법칙 72 / 나도 별이다 73 독도 유람선에서 74 / 시험에 떨어진 날 76 / 쓰레기 78 / 풀벌레 소리 80 가을 들판 81 / 섬 갈매기 82 / 꿀벌이 말하기를 83 / 생일 84 4부 겨울산 겨울 여행 89 / 저녁 노을 90 / 마늘 까는 날 91 / 전학 92 / 저녁 해 94 가로등 96 / 풀씨 97 / 고릴라 송 98 / 슬픈 고릴라 100 / 아기 고릴라의 노래 101 겨울 망개 102 / 벌레알에게 103 / 눈사람 104 / 입춘날에 105 / 겨울산 106 / 까치밥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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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장승 발등에
내려앉은 벚꽃잎. 바람이 불 때마다 살금살금 간질이나? 씩 웃고 시침 떼는 걸 내가 다 보았다. --- 「봄·돌장승」 전문 곽대근 어린이 1명! 입학을 축하합니다. 조회대에 교장선생님 입학을 선언하자 전교생 손뼉을 치며 대근이를 바라본다. 담임 선생님 웃으면서 사탕 목걸이 걸어주고 6학년 형이 업고 조회대 앞을 돌았다. ‘축 입학 곽대근 어린이’ 플래카드도 춤춘다. --- 「산골학교 입학식」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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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장승 발등에
내려앉은 벚꽃잎. 바람이 불 때마다 살금살금 간질이나? 씩 웃고 시침 떼는 걸 내가 다 보았다. - 「봄·돌장승」 전문 누가 돌장승이 웃는 것을 보았을까요? 어린이의 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순간의 일이에요. 시인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서 시로 형상화했어요. 씩 웃음이 나오고요. 시적 감성이 새롭게 느끼고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동시조입니다. 꽃을 보며 걷겠다고 휠체어에서 내린 할머니 - 개나리가 너무 예뻐. - 내년에도 보게 될까? 활짝 핀 개나리꽃을 손 모아 쓰다듬는다. - 「개나리 꽃길」 전문 휠체어에서 내린 할머니가 새봄에 핀 개나리꽃을 쓰다듬는 모습을 보고 쓴 시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보이겠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할머니 말씀을 들어보면 참 많은 아픔을 느끼게 하는 시예요. 휠체어에서 내렸다는 것은 잘 걷지를 못한다는 것이고요. 오랫동안 병원 생활을 해 왔다는 것을 알게 해요. 더구나 할머니는 연세가 많아서 많이 쇠약해 계셔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내년에도 보게 될까?” 하는 말 속에는 내년에는 못 볼 수도 있다는 뜻이 숨겨있죠. 할머니가 내년 봄에는 돌아가셨을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할머니도 그것을 알고 개나리꽃을 손 모아 쓰다듬으며 “개나리가 너무 예뻐.” 하고 말해요.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참 많이 아파요,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그때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새봄에 피어난 꽃을 쓰다듬는 마음은 얼마나 슬플까요? 「개나리 꽃길」은 동시조에서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인 늙음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어린이의 천진스러운 눈을 통해 휠체어 할머니의 모습을 그린 것이 오히려 더 큰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나랑 놀다 깁스하고 목발 짚는 친구 따라 책가방을 두 개 들고 들을 건너 학교 간다. 한 개는 친구 책가방 또 한 개는 내 책가방. - 「친구」 전문 장난이 무척 심했나 봐요. ‘나랑 놀다 깁스’하게 되었다고 하니까요. 그래서 ‘내’가 친구 가방을 들고 학교에 같이 가는 거예요. 아마 이튿날 아침 일찍 친구 집에 찾아갔을지도 몰라요. 친구 가방을 들고 학교 가는 모습을 보니 ‘미안해’라고 말하지 않아도 ‘미안해’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제목도 「친구」라고 한 것이 인상 깊습니다. 지금 감각에 맞게 음보율을 맞춰 작품마다 작품 특성에 맞게 가락을 살려 읊을 수 있는 동시조 《수평선 먼 섬으로 나비가 팔랑팔랑》 은 시조의 자수율을 딱 맞추는 것보다 형식에서 조금의 변화를 주었습니다. 지금 현대 감각에 맞게 음보율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작품마다 작품의 특성에 맞게 가락을 살려 읽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죠, 옛시조와 달리 현대시조는 낭송 기능이 많이 약해졌는데요. 시조를 시조이게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낭송입니다. 흔히 말하기를 시조는 읽는다고 하지 않고 읊는다고 합니다. 읊는다는 것은 읽기는 읽되 억양을 넣어 소리 내어 읽는 것을 말합니다. 여러분도 시조를 읊어보세요. 한 번이라도 소리 내어 읊어보면 시조를 왜 읽지 않고 읊으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깨닫게 될 거예요. 시조는 읊을 때 비로소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풀벌레는 / 풀벌레 소리로 / 친구를 / 부른다. // 풀벌레는 / 풀벌레 소리로 / 함께 있는 / 걸 안다. // 풀밭에 / 어둠이 내리면 / 밤새워 / 풀벌레 소리. - 「풀벌레 소리」 전문 「풀벌레 소리」에는 시조의 기본 자수율에서 벗어나 있는 부분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를 따라 음보율을 살려 읽으면 시조의 가락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초장·중장의 “풀벌레 소리로”는 5음절이지만 4음보로 빨리 읽고요. 중장의 “함께 있는 걸 안다.”는 “함께 있는 / 걸 안다.”로 나누고 “걸 안다.”는 3음절이지만 4음보로 늘려 읽고요. 그러면 시조의 가락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요. 이처럼 이 동시조집에 수록된 작품은 모두 작품의 특성에 맞는 가락을 살려 읊을 수 있게 쓴 동시조입니다. 《수평선 먼 섬으로 나비가 팔랑팔랑》에는 자연을 소재로 한 동시조도 많습니다. 수국꽃 꽃 사이로 쪽빛 바다가 열리고 손을 들어 가리키는 수평선 먼 섬으로 꽃에서 자고 난 나비가 팔랑팔랑 날아간다. - 「섬에 가는 나비」 전문 멀리 여행 가서 본 것을 쓴 동시조입니다. 수국꽃 꽃 사이로 바다가 파랗게 열리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꽃에서 자고 난 나비는 마침내 수평선 먼 섬으로 날아갔을까요? 얼음 녹은 산골짝에 꽃잎 동동 떠내려오니 먼 산마을 개울가에 복사꽃 폈나 보다. 꽃사꽃 다 지기 전에 그 마을에 가고 싶다. - 「산마을」 전문 봄에 개울에 나가보면 개울물에 꽃잎이 떠내려오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 꽃잎을 보고 상상력을 발휘한 동시조예요. 정말 꽃잎이 떠내려 오는 개울을 따라 올라가면 복사꽃이 활짝 핀 산속 마을이 있을까요? 「섬에 가는 나비」와 「산마을」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우리 조상들이 갖고 있던 자연사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동양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이에요. 우리가 만나는 자연에는 조상들의 이런 세계관이 담겨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시조나 동시조는 우리 민족만이 가진 고유한 형식의 정형시입니다. 우리 고유 시조를 어려워 하지 않고 자주 읽고 느끼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생활하면서도 기회가 있으면 관련된 시조를 한 편 읊어보는 것, 흥이 나면 친구에게도 들려주고 친구가 들려주는 시조도 듣는 것, 《수평선 먼 섬으로 나비가 팔랑팔랑》는 모두가 함께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동시조입니다. 3장 6구, 45자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조 동시조(童詩調)는 동시(童詩)와 마찬가지로 어린이가 직접 쓰거나 어른이 어린이의 정서를 우리 가락과 리듬으로 담아낸 시(詩)입니다. 다른 점은 정형시의 운율인 3장 12구 45자의 형식에 맞춘다는 점입니다. 동시조는 아이들의 모습이나 생각, 정서를 우리 시조의 정형률에 맞춰 45자 안에 압축하여 함축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기에 정형시인 시조의 행간과 행간, 여백, 리듬과 운율, 상상력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도토리숲는 동시조 모음 시리즈를 보다 함축적으로 의미를 전달하고, 우리 시조의 멋을 느낄 수 있도록 중시조나 장시조가 아닌 단시조로만 지은 동시조를 모아서 계속 펴낼 예정입니다. 시인의 말 「봄 · 돌장승」을 쓰고 나니까 내 몸속에 숨어있는 시조의 가락을 다 꺼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많은 동시조를 썼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시조이지요. 덜 여문 것, 부족한 것은 버리고 충실한 것만 골라 모은 것이 이 동시조집이어요. 앞으로도 나는 내 몸속에 숨어있는 시조의 가락을 꺼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거예요. 힘들지만 즐거운 일이니까요. 시조는 우리 겨레만이 가진 고유의 정형시이어요. 600년이 넘도록 우리 겨레의 혼과 얼을 담아왔어요. 후손인 우리가 시조를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하지만 옛것 그대로 쓰기보다는 오늘날에 맞게 새롭게 고쳐 쓰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또 동시조이니까 어린이들의 호흡에 맞아야 하고요. - 전병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