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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옮긴이의 말
초판 옮긴이의 말 1. 나의 형, 요나탄 2. 새하얀 비둘기 3. 신기한 나라, 낭기열라 4. 벚나무 골짜기 사람들 5. 튤립 농장의 비밀 6. 들장미 골짜기로 7. 아, 황금 수탉 8. 말할 수 없는 이름 9. 훨훨 날아라 비안카 10. 텡일, 과거의 강을 건너다 11. 안녕, 마티아스 할아버지 12. 아, 카틀라 13. 오르바르가 사라졌다 14. 안 돼요! 반역자를 따라가다니 15. 텡일의 전쟁 나팔 16. 진짜 사자왕 여름의 소년들에게_한강 |
Astrid Lindg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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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아무리 위험해도 반드시 해내야 되는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째서 그래?”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지.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게 없으니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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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동생 칼은 침대에 누워 지내며 형 요나탄에게 듣는 이야기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요나탄은 칼에게 죽음 이후에는 ‘낭기열라’라는 아름다운 나라에 가서 전쟁도 병도 없이 자유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해 준다.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요나탄이 먼저 죽고, 곧이어 칼도 세상을 떠나 둘은 낭기열라에서 만난다. 낭기열라에서의 짧은 행복도 잠시, 형제는 위험한 모험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자유를 되찾기 위해 독재자 텡일에 맞서 싸우는 사자왕 형제 칼과 요나탄의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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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된 판타지,
세대를 넘어 읽히는 린드그렌의 대표작 『사자왕 형제의 모험』 특별 한정 초판본 에디션 출간! ★시대를 뛰어넘는 영원한 감동, 평생 간직할 특별한 선물★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삐삐’ 시리즈로 전 세계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웨덴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판타지 모험 동화다. 연약한 소년 칼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악에 맞서는 사자왕 요나탄, 맑고 선한 심성의 두 형제가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벌이는 모험 이야기로, 신비로운 사후 세계를 누비며 자유를 억누르는 힘에 맞서는 형제의 모험이 아름답고 절절하게 펼쳐진다. 1983년 창비에서 처음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후 지금껏 40년이 넘도록 끊임없이 사랑받아 왔다. 전집이 주요 읽을거리이던 1980년대에 단행본으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세계 명작이었던 까닭에 뮤지션 이적, 방송인 장도연을 비롯해 이 책을 어린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동화로 꼽는 성인 독자들이 드물지 않다. 이들에게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소중히 간직해 온 추억일 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어린 독자들에게 기꺼이 권하는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설가 한강은 2017년 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문학 행사 ‘노르웨이 문학의 집’ 강연에서 이 책이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책들 중 한 권이며 자신의 내면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강연 원고 전문은 권말 부록으로 수록되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고스란히 전한다. (…) 삼십여 년이 흐른 뒤 다시 읽게 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불꽃에 손바닥을 덴 것처럼 놀라며 깨달았다. 열두 살의 내가 어두워져 가는 방의 벽에 기대앉아 이 책을 쥐고, 무엇이 내 눈과 목구멍을 뜨겁게 하는지도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의 의미를. 그 질문들이 여전히 내 안에서 생생히 살아 어른어른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그들은 그토록 사랑하는가? 그들을 둘러싼 세상은 왜 그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폭력적인가? 그 열두 살의 나에게, 이제야 더듬더듬 나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절망하는 거라고. 존엄을 믿고 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우리의 고통이야말로 열쇠이며 단단한 씨앗이라고. (‘노르웨이 문학의 집’ 강연 원고 「여름의 소년들에게」, 『사자왕 형제의 모험』 339~40면) 매혹적인 죽음을 그린 판타지 고전 병약한 소년 칼은 병 때문에 곧 죽게 될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며 두려워한다. 용감하고 잘생긴 형 요나탄은 칼에게 죽은 뒤에는 ‘낭기열라’라는 곳으로 가서 굉장히 신나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라 일러 준다. 하지만 낭기열라에는 요나탄이 먼저 간다. 2층인 집에 불이 나자 요나탄이 칼을 업고 뛰어내리다 먼저 죽은 것이다. 얼마 뒤 칼도 낭기열라로 뒤따라가고, 형제는 그곳에서 거대한 모험에 휩싸인다. 죽음 뒤의 세계가 판타지 세계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현실 세계와 판타지 세계를 구분하는 판타지 문학의 전형으로 손꼽히면서도 그 구조가 매우 색다르다. 현실에서 판타지 세계로, 그곳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순환 구조가 아닌, 현실에서 1차 판타지 세계로 진입한 뒤 2차 판타지 세계로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열린 구조를 취한다. 칼과 요나탄은 낭기열라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자 텡일과 싸워 승리를 이루지만, 또다시 죽음을 맞는다. 형제는 죽음 이후의 삶을 마주하기 위해 깜깜한 절벽 위에서 숨 막히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낸다. 이야기는 마침내 또 다른 사후 세계인 ‘낭길리마’의 햇살이 형제를 비추며 마무리된다. 이렇듯 다른 세계에 대해 무한히 열려 있는 이 작품의 독특한 구조는 곧바로 삶과 죽음에 관한 혁신적인 통찰로 이어진다. 죽음은 또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매혹적인 삶임을 이야기 구조로써 말하고 있는 것이다. 린드그렌은 이 작품에서 두려움과 용기, 억압과 자유, 상처와 치유라는 삶과 문학의 영원한 화두에 관해 이야기한다. 칼은 죽음 앞에서 두려워질 때마다, 그리고 독재자에 맞서 싸울 때마다 자신도 알지 못했던 용기를 발휘한다. 그와 동시에 현실 세계에서 받았던, 못나고 병약한 자신에 대한 깊은 상처들을 치유해 간다. 상처받은 어린 영혼이 강건한 모험을 거치며 스스로 치유해 가는 과정은 어린 독자들은 물론 어른 독자들에게도 그러할 용기와 힘을 불어넣는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읽으며 독자들은 끝없이 밀어닥치는 두려움을 직시한다. 이윽고 사람과 자연 모두를 억압하는 세력과 체제에 맞서 자유를 되찾기 위해서는 더 좋은 세상을 갈망하는 희망과 꿈을 결코 잃지 않아야 한다는 진실을 깨달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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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이 책을 처음 내놓았을 때 다양한 비판이 등장했다. 부당한 억압으로 가득한 세계를 바로잡는 어려운 일을 굳이 어린 형제의 손에 맡긴 이유가 무엇인가, 현실에서 낭기열라로, 낭기열라에서 낭길리마로 이어지는 죽음을 각오한 여행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의 영향인가 등 어른 평론가들의 날선 질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그보다 더욱 많이 답지했던 것은 어린이 독자들의 편지였다. 어린이들은 이렇게 물었다. “요나탄과 동생 칼은 낭길리마에 잘 도착했겠죠?” 영원한 용기에 대해서, 끝없는 사랑에 대해서 어린이는 믿음을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 책이 처음 번역 출간된 것은 1983년이었다. 잠시 유학생 신분으로 스웨덴에 머물고 있던 역자는 1982년 1월, 스톡홀름 공원 모퉁이의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작가 린드그렌 할머니를 찾아간다. 74세의 그녀는 번역자를 친손녀처럼 안아 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낯선 나라에서 온 이 유학생이 웬일인지 아주 가깝고도 낯익은 느낌이 드네요. 그 나라에도 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이 있거든 내 대신 얼마든지 들려줘요.” 독재자의 서슬이 퍼렇던 1983년 서울의 여름,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린드그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한국의 한 어린이였고, 『사자왕 형제의 모험』을 읽고 펑펑 울었다. 어렴풋이 물정을 알 만한 나이였지만 낭기열라의 골짜기와 우리나라의 현실을 곧바로 대입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보다는 왜 나는 그토록 겁 많은 칼과 닮았는지, 나에게는 왜 요나탄 같은 형이 없는지, 끊임없이 울음을 터뜨리면서도 왜 이 어둡고 두려운 여행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지, 우리는 결국 들장미 골짜기를 구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책 위에 한참 엎드려 있었다. 오로지 한 가지가 너무나 궁금했다. 요나탄과 동생 칼은 낭길리마에 잘 도착했는지. 그리고 이 한 권의 동화책은 지금까지 나의 삶을 중요한 순간마다 바꾸어 놓았다. 희망은 손을 놓지 않는 사람의 것이다. 무시무시하면서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것이 생명이고 삶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눈앞에서 어린 손을 놓은 어른으로서 지금 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어린이에게 책을 권한다는 것조차 잔인하게 느껴지는 사회다. 그러나 어디선가 칼의 몸으로 요나탄의 꿈을 꾸며 웅크리고 울먹이는 어린이가 있다면 그 작은 손에, 그 손을 잡아야 할 또 다른 손에 건네주어야 할 것으로서 이만큼 정확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