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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_ 어느 현자의 메모
012 바라봄에 대하여 014 노숙자의 일기 015 저무는 강가에서 016 회한이 낳은 속죄 018 사월, 버스안 020 코로나-19 022 위대한 시인 024 나무는 하늘의 꼭짓점을 향해 질주한다 026 궁핍한 밤 027 비운다는 것은 028 묘비명 030 변검술사 032 아버지는 034 밤의 노래 036 지하철 한 조각 038 어느 현자賢者의 메모 040 문득 042 바라다+보다 043 바퀴를 보면 044 꿈의 유통기한 045 등정, 바라보며 046 마음의 길 047 강의 세월 048 뜬금없는 어느 날 050 노래방 051 한 해를 접으며 제2부_ 백비를 세우며 054 가족으로 산다는 것 056 산에 오르고 내릴 때는 057 벽 2 058 통증 060 말이라는 벽 062 명암 063 입 없는 벽 064 벽에 기댄 의자 065 넝쿨손 066 궁시렁 067 벽과 길은 068 오름 오르기 069 본다는 것 070 지천명 071 벽 12 072 구브러진 길 074 자화상 075 내일 076 오늘 077 사월 078 백비를 세우며 079 갈대 080 의자 081 만월 082 가을이 오기만 하면 084 수평선 085 해바리기 086 면벽하는 시 087 리기다소나무 088 달력을 넘기며 090 하이원 일출 제3부_ 찰라, 단상 094 일상 095 바라봄에 대하여 096 기억 097 향 098 가을비 099 간절기 100 우수 101 찰라 102 초승달 103 길 104 濟世堂 105 나그네 106 사랑 107 봄 108 앎 109 무념 110 석양 111 울음 112 기억 113 물음표 114 여행 115 물꽃 004 또 하나의 쉼표를 찍으며 116 살며시 손 놓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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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서 무덤덤해지는 삶에 어떤 파장을 일으켜야 봄, 돋아나는 새싹처럼 파릇한 긴장을 갖게 될지 생각해봅니다. 지나온 시간 되돌아보며 먼 산 망연히 바라봅니다. 산 그림자에 숨겨진 등고선 오르 내리면서 디딘 정상의 윗 바람 불려 들여 여유로운 풀무질로 활활 타오르기를 다짐해 봅니다.
스스로[自] 그러하게[然]되는 쪽으로 발 돌리게 되는 삶의 중간을 넘어서면서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누추하지 않은 나머지 일까를 내어다 봅니다. 나와 너의 생각이 좁혀질 수 없을 거리로 벌어지는 것에 조급해 하지 말자며 혼잣말 중얼거려 보지만 개운하지 않습니다. 바닥을 드러내며 푸석푸석 해지는 감정의 하상에 어떤 물줄기를 끌여들여 찰랑찰랑 채울 수 있을까? 나태하게 늘어지는 그림자 거두며 터벅거리는 걸음 따를 이 없음에 가슴 시려오고, 시위 떠난 화살이 파르르 떨리게 될 과녁 바라봅니다. 오아시스에 멈추어 서야 할 세 가지 까닭이 있다합니다. 쉬면서 기력을 회복하고, 여정을 되돌아보고 고쳐야 할 것 고치고, 여행길에 오른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위해서 입니다. 여기 나를 드러내어 만남의 길을 내어 봅니다. 끊임없는 만남의 연속에서 지난 만남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의 만남을 그려 봅니다. 가슴 이 따스한 이들과 온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상대가 말하는 바를 귀담아 듣고, 무슨 말을 하지 않는지를 신중히 가려내며, 말하고자 하나 차마 말로 옮기지 못하는 말에 귀 기울여 봅니다. ---「프롤로그 : 또 하나의 쉼표를 찍으며」중에서 무던히도 긴 세월, 색깔 없이 보낸 시간의 층이 키워온 물리적 두께가 회초리를 휘두르게 합니다. 이런 저런 사유로 통제되지 못한 삶과 생활의 경계 넘나든 시간을 돌아봅니다. 의지를 벗어난 누더기의 경험이 나를 키워왔지만, 그만 그 손 살며시 놓으려 합니다. 꿈에도 유통기한이 있음을 알아가게 되면서 밀려드는 조급증 태연한 척 외면하는 나를 만나봅니다. 이제 그렇게 만들어진 시간의 배설을 엮어 소지하고, 새로운 시작을 열어가려 합니다. 머물 곳이 어딘지 알고 떠나는 이의 눈빛은 아름답다고 했는데, 혼탁하지 않고 초롱한 눈빛을 간직한다는 것이 녹록치 않음을 알기에 밀고[推] 들어가야 할지, 두드리고[鼓] 들어가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무덤덤해지는 삶에 어떤 긴장의 파장을 던져야 돋아나는 새싹처럼 파릇파릇한 긴장을 가지게 되는지, 돌아 나가면서 먼 산을 바라봅니다. 그 산을 바라보며 담금질 해 봅니다, 숨겨진 등고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올라선 정상의 신선한 바람 내부로 불러들여 넉넉한 풀무질로 활활 타오르겠다고. 스스로[自] 그러하게[然]되는 쪽으로 발 돌리게 되는 시간 맞이하면서, 이천이십이년 팔월 언덕에 기대어 박주순 ---「에필로그 : 살며시 손 놓으며」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