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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렐류드
찬란한 추억의 정원
원제
Prelu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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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어린 소녀 7
딜 피클 13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 24
오락가락하는 마음 37
프렐류드 53
독일인들과의 식사 117
피곤한 로저벨 123
레지널드 피콕 씨의 하루 132
최신 유행 결혼생활 146
가든파티 162
미묘한 마음 185
항해 196
죽은 대령의 딸들 209
첫 무도회 241
카나리아 252
6년 뒤(미완) 258

저자 소개 2

캐서린 맨스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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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therine Mansfield

1888년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부유한 가문에서 출생하여 1923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사망했다. 1903년 처음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당대 최고의 여학교 퀸스칼리지에 등록해 그곳에서 음악과 문학, 데카당파, 열정적인 우정에 심취하였다. 런던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여기기 시작한 시기였다. 맨스필드는 유학차 런던에 온 이후 결국 고국의 웰링턴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1906년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서 음악가의 길을 선택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끝내 단념하고, 1908년 이후로는 아예 고국을 떠나 유럽에서만 거주했다. 전기학자 클레오 토말린은 유럽은 그녀에게 일시성의 습관
1888년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부유한 가문에서 출생하여 1923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사망했다. 1903년 처음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당대 최고의 여학교 퀸스칼리지에 등록해 그곳에서 음악과 문학, 데카당파, 열정적인 우정에 심취하였다. 런던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예술가라고 여기기 시작한 시기였다. 맨스필드는 유학차 런던에 온 이후 결국 고국의 웰링턴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1906년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가서 음악가의 길을 선택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끝내 단념하고, 1908년 이후로는 아예 고국을 떠나 유럽에서만 거주했다. 전기학자 클레오 토말린은 유럽은 그녀에게 일시성의 습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았는데, 이방인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느낌이 그녀의 제2의 본성이 되었다고 해석했다.

어린 시절의 원고를 제외하고 [뉴에이지]에 처음으로 글을 발표한 이래로 정기적으로 이 잡지에 기고했으며, 1911년 ‘캐서린 맨스필드’라는 필명으로 첫 단편집 『독일 하숙에서』를 출간했다. 1912년부터는 후에 자신의 남편이 된 존 미들턴 머리가 편집자로 있던 [리듬]지에 글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1916년 「전주곡」에서는 단편소설 작가로서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나 1917년 결핵에 걸린 이후 여러 휴양지를 전전하며 치료에 몰두하는 한편, 『전주곡』, 『축복』 등 주옥같은 단편집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립한다.

1921년 두 번째 소설집 『행복』을 발표하고 그로부터 1년 후 1922년에는 세 번째 소설집이자 생애 마지막 책인 『가든파티』를 출간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고, ‘의식의 흐름’, ‘다중 시점’ 등 실험적인 서사 기법을 선보임으로써 ‘모더니즘 문학’에 한 획을 긋는다. 이 책은 맨스필드가 연상과 상호 언급이라는 방식을 빌려 책 안의 여러 이야기들을 공조하여 새로운 연관성을 만들어내 완성한 소설집으로, 에피소드적이고 모더니즘적이며 개방적이다. 1923년 프랑스에서 요양하던 중 객혈을 시작하고, 결국 34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한다. “나는 비를 좋아해. 내 얼굴로 비를 느끼고 싶어.”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후에 소설집 두 권과 『서간집』, 『일기』가 발간되었다.

맨스필드는 자의식이 강한 모더니즘 작가로서 창작 활동과 인생 모두에서 실험적인 면모를 드러냈으며, 런던에서 버지니아 울프, D. H. 로렌스 등 동시대 작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고, 문필가로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전 생애를 글쓰기에 투자한 작가로서 “내가 쓰는 모든 것은 나의 존재”라고 피력하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캐서린 맨스필드에 대해 “그녀는 내가 찬미하고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갖추었다. 내가 추구하던 예리함과 현실성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라고 평했다. 삶과 창작 모두에서 실험적이고 독창적이었으며, 그녀가 존경했던 체호프의 작품과 비견되는 그녀의 소설은 단편이라는 장르의 발전과 모더니즘에 이바지했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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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A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독립출판사 코호북스에서 기획을 담당하며 프리랜서 번역가 및 출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뉴 그럽 스트리트』, 『셔기 베인』, 『어느 날 거울에 광인이 나타났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캐서린 맨스필드 단편선 『차 한 잔』과 『프렐류드』를 엮고 옮겼다. 『셔기 베인』으로 제16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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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20g | 130*205*14mm
ISBN13
9791191922073

책 속으로

당신이 수많은 꽃 이름을 가르쳐줬는데, 여전히 하나도 몰라. 그렇지만 날씨가 유난히 화창하고 따뜻한 날에 화사한 색채를 보면, 정말 신기하지, 당신의 목소리가 귓전에 맴돌아. “제라늄, 마리골드, 버베나.” 그럼 마치 이 세 단어가 이제는 사라진 아름다운 언어에서 남은 전부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그날 기억해?
--- p.15

뒤따른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지그시 응시했다. 예전에는 이렇게 시선을 마주치고 있노라면 상대를 속속들이 이해하는 것 같은 기분에 휩싸여서, 마치 두 사람의 영혼이 비극의 연인처럼 꼭 끌어안은 채로 미련 없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것 같았다.
--- p.19

그녀에게 헌신하고, 그녀의 모든 필요를 충족하고, 완벽하지 않은 것이라면 그녀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지키고 싶은 이 소심하고 이상한 바람은―그저 사랑이 아닐까? 온 마음으로 사랑한다!
--- p.26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모든 것이 극명해졌다. 그녀가 그에게 느끼는 모든 감정이 뚜렷하고 명백하고 진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이 증오심은 다른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진짜였다. 이 감정들을 조그만 주머니에 담아서 스탠리에게 건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마지막 감정은 깜짝 선물로 주고 싶었다. 그것을 열었을 때 그의 얼굴에 떠오를 표정이 눈에 선했다.
--- p.109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그녀가 너무 불행해서이다. 너무너무 불행했다. 행복했다면,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다면 거짓된 자아는 사라질 것이다. 베럴은 진실한 베럴을 보았다. 그림자다…. 그림자. 실체가 없이 희미한 존재가 아스라이 빛났다. 빛나는 것 말고는 그녀에게 무엇이 있을까?
--- p.115

지금 로라는 사람이 죽어 누워 있는 곳을 향해 언덕을 내려가고 있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로라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볼에 입을 맞추는 소리와 명랑한 목소리와 스푼이 짤랑거리는 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밟힌 잔디의 냄새가 자신의 내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것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 p.180

그들의 우정은 두 사람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준다는 점에서 설레고 특별했기 때문이다. 드넓은 평원 한복판에 개방되어 있는 두 도시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는 정복자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하고 항복의 비단 깃발이 나풀거리길 기대하며 쳐들어오지 않았고, 그녀 또한 여왕처럼 거만하게 꽃잎을 밟으며 입성하지 않았다. 아니, 두 사람은 진지하고 열성적인 여행자로서, 눈에 보이는 것은 이해하고 숨겨져 있는 것은 발견하는 데 전념했다.
--- p.187

막 떠오른 순간에 별은 잠시나마 나만을 위해서 빛을 발하는 듯했습니다. 내 심정을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갈망과 비슷하지만 갈망이 아닌 감정을 말이에요. 회한. 그래, 회한에 더 가까운 것 같군요. 그렇지만 과연 무엇에 대한 회한일까요? 감사할 일이 이토록 많은데!

--- p.253

출판사 리뷰

찬란한 추억에 대한 ‘사랑의 빚’을 갚은 소설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며 단편문학이라는 장르의 지평을 연 작품 ‘프렐류드’의 배경에는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이라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막냇동생 레즐리가 군사 훈련 중에 폭발한 수류탄에 사망하자 깊은 슬픔에 잠겼던 맨스필드는 자신들의 찬란한 추억에 대한 사랑의 빚을 갚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추억을 기록하고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독자들의 마음에 살아나게 하기 위해서 기존의 소설과 다른 새로운 형태를 찾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스탠리 버넬 일가의 모습을 파편적으로 보여주는 이 소설은 일반적인 플롯의 전개가 없으며 인물의 발달에 집중하지 않는다. 때로는 눈에 보이는 광경만을 담담하게 훑고 지나가고 때로는 마음속 깊은 곳의 은밀한 생각을 비추는 화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여러 의식의 세계를 넘나들다보면 독자는 어느새 이 가족 구성원의 특성뿐 아니라 서로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들의 삶을 공유하게 된다.

죽음에 대한 경각심과 삶에 대한 열정이 낳은 걸작

서른네 살에 결국 결핵으로 사망하기까지 10년 가까이 병을 앓은 맨스필드는 늘 바로 뒤에서 쫓아오는 듯한 죽음에 대해 경각심을 품고 있었으며 가치가 있는 글을 남기기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은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대표작 ‘가든파티’는 행복한 파티가 열리는 날에 이웃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 소녀 로라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공존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든파티라는 천만뜻밖의 가볍고 화사한 배경에 녹여냈다. 영미 단편문학 앤솔로지에 거의 빠짐없이 수록되는 이 소설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에 영감을 주었다고도 한다. 또한,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항해’, 독재적인 아버지가 죽은 뒤에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삶의 목적과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 무력한 자매의 이야기 ‘죽은 대령의 딸들’ 역시 삶과 죽음의 얽히고설킨 매듭과 놀라운 신비를 신선한 통찰력과 참신한 형태로 담아냈다.

독자와 공유하는 삶의 한 조각

기승전결식 플롯의 부재와 모호한 결말 때문에 맨스필드의 작품은 때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야기에서 누구나 알아보고 동조할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당혹스럽거나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맨스필드는 ‘플롯’을 거부하고 새로운 형태를 찾고자 한 선구자이자 모험가였다.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버지니아 울프에게 말했듯이 그는 작가의 본분은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며, 바로 그것이 진정한 작가와 거짓된 작가를 구별하는 명확한 기준선이라고 믿었다. 정리되지 않은 모호함 속에서 깨달음과 충격이 아렴풋이 가물거리는 맨스필드의 글은 실제 삶을 닮았으며, 이야말로 그가 투철한 직업정신을 품고 철저하고 신중한 집필로 일구어낸 성과다. 따라서 맨스필드의 작품을 읽을 때는 어떤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이야기의 색과 향과 맛, 음악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가 건네는 삶의 한 조각을 음미해보면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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