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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환기
상상과 생각, 도그마틱 그리고 은유
이덕연
신조사 202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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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계열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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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I. 서론 - 육자배기와 Villanelle, 반가사유상

Ⅱ. 헌법상상
1. 헌법의 개념 - ‘헌법=동사(動詞)’와 육감
2. ‘공(空)헌법(론)’의 ‘말놀이’(Sprachspiel)
3. ‘허즉실’(虛卽實)의 헌법(해석)론 - 헌법의 charisma와 규범적 black-hole
4. ‘공즉시색’(空卽是色)의 주체론 - “참을 수 없는 ‘국민’의 가벼움”?
5. We-making - We-reshaping
6. 헌법상상 - 이데올로기와 유토피아의 변증법
7. 우리의 헌법과 헌법학은 준비되어 있는가?
8.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간의 취약한 동맹 - 자유주의 담론의 현황과 전망
9. (사회)정의론과 자유주의 및 개인주의 - ‘우리의 도덕’(Morality of We)
10. ‘희망의 건축학’으로서 헌법(학) - ‘마감’(磨勘; finish)과 ‘풍화’(weathering)
11. ‘(초)문화법’으로서 헌법

Ⅲ. 헌법(민주주의)생각 - 헌법의 ‘탐막’(?摸: groping)과 시(인)
1.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이후
2. 헌법민주주의의 지평과 열망
3. 우리 시로 되새겨 본 헌법과 헌법생각의 태도

Ⅳ. 헌법도그마틱
1. 개관
2. ‘헌법도그마틱’의 현황 - 용어사용과 논의의 맥락
3. ‘헌법도그마틱’의 기능적 효용과 한계
4. 헌법텍스트작업 - 헌법해석의 이해

V. 헌법(해석)과 은유
1. 개요 - 사고와 유추 및 개념과 은유(상상)
2. 은유 - 전형상 준거 헌법해석방법
3. 인식과 이해 및 표현과 소통의 방법으로서 은유
4. 법인식과 은유
5. 헌법 속의 은유 - 은유 속의 헌법
6. 헌법해석방법으로서 은유의 효용 및 위험성
7. ‘초문법’(meta grammar)? - ‘개방(계몽) 후 문제’
8. 소결 - P. Ricoeur의 ‘해석학’과 은유

Ⅵ. 맺는 말 - 당부와 제언

참고문헌
[국내문헌]
[외국문헌]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7쪽 | 153*224*30mm
ISBN13
9791186377741

출판사 리뷰

『(지도자에게 능력과 지식 그리고 지성이 필요하지만: 저자 부기) 그보다도 더 먼저 필요한 것은 덕이다. 덕이 무엇이냐? 자기 속에 전체를 체험하는 것이다. 그것을 현대적으로 나타낸 것이 헌법이다. 옛날 임금의 덕이 발달하면 헌법이 되었다. 아무리 어질어도 자기의 의사를 고집하지 않고 국민 전체의 의지와 지혜로 표시된 헌법에 겸손히 복종할 만한 덕이 있지 않고는 이 난국을 뚫고 나갈 수가 없다. 자신이 있어야 하지만, 잘못된 자신이 사람을 망친다. 이 의미에서 종교와 교육과 언론과 집회와 예술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은 절대로 필요하다.』

5·16 쿠데타 이후에 쓴 글임을 감안해서 보아야 하되, ‘지성의 미래’를 예지(叡智)하며 ‘청년 함 석헌’이 바람직한 지도자상의 전범으로 제시한 ‘헌법덕론’(憲法德論)은 되새겨봄직하다(『뜻으로 본 한국역사』, 개정판, 1965, 355-356면: 같은 책, 386면). ‘4·19’를 ‘지성의 발로’, ‘5·16’을 ‘물성(物性)의 발로’라고 단정하며 ‘지성과 물성의 충돌’이라는 또 다른 고난 속에서 ‘헌법’을 찾았던 생각은 ‘오늘 그리고 우리 마당’의 헌법현실과 헌법규범의 괴리 속에서, 말하자면 ‘헌법’ 속에서 ‘헌법’을 환기(喚起)해보려는 저자의 생각과 다르지 않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나 취임에 즈음하여 출간하려 했었다. 딱히 논리적으로나 내용상 연관되는 것은 아니나, 선거공약이나 토론장에서 ‘헌법’의 이름과 ‘헌법정신’, ‘헌법원칙’ 등이 자주 회자되는 것을 보고 들으며 『헌법환기』라는 제목으로 책을 이왕에 내려면 그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헌데,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좀 늦어졌다. 하지만 불가불 ‘The Constitution is not made in a day!’, ‘Constitution is ongoing verb!’이니, 그래도 상관은 없다. 고민과 걱정, 소망과 기대와 실망도 오늘만 하고 말 문제는 아닐 것인 바, A. Gramsci의 예지(叡智)를 빌려, ‘지성의 비관’이 아니라 ‘의지의 낙관’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다. 요즈음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되고 있는, 모처럼 재밌어서(?) 한 챕터씩 야금야금 새겨가며 읽었던 대하역사소설 『Pachinko』(2017)에서 재미한인작가 Lee Min Jin이 맨 첫머리에서 건네는 말대로 문제될 것 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하지만 현재의 역사가 우리를 망쳐버리고 있다면, 심지어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면 ‘문제가 되는 문제’ 아닌가? ‘정치역병(疫病)’에는 이미 저항력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또 다시금 반복되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선거양상에 좀처럼 차분하기가 어렵다.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사색’(philosophize)이 아니라 ‘이해’(understand)의 차원에서라면 불가피한 것인지 또한 놀랄만한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Joseph A. Schumpeter가 적시한 바, “민주적인 선거경쟁이 우리들이 ‘불공정’(unfair) 또는 ‘부정’(fraudulent)경쟁이나 ‘경쟁억제’(restraint of competition)라고 칭하는 경제현상들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경우들을 배제하지 못한다”(『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 1942, 271면)는 것은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우리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맞는 말인 듯하다. 문제의 본질과 구조에 대한 ‘이해’는 미흡하지 않다. 하지만, 이른바 ‘숙고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의 관점에서 민주주의와 경쟁에 대한 ‘철학적 사색’으로 적실한 선거제도개혁이 가능할지, 제도를 바꾼다고 하여도 그것이 실제로 작동될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지켜봐야겠지만, 역시나 시작 전부터 이런저런 불길한 조짐이 잇닫는 것을 보면 … ‘경쟁 아닌 경쟁’을 한 선거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걱정된다. 혼탁하고, 게다가 부정적인 의미의 ‘경박단소’(輕薄短小)의 말 같지 않은 말들과 생각 아닌 생각들만이 난무하는 선거는 (대의)민주주의와 공화이념에 대하여 심각한 회의를 갖게 만든다.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주권자로서 ‘대한국민’, 그리고 모든 권력의 근원인 ‘주체’로서 ‘국민’ … 이 숭고한 명제들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이 별무소용인가? ‘헌법’은 ‘law in books’, 이른바 ’네모난 종이‘(four corners paper)에 인쇄된 활자에 불과한 것인가? 이런저런 상념과 번민이 엇물려 잇닫는다. 알음알이의 수준에서 머뭇거리고 있지만, 명색이 ‘헌법공부’로 밥을 먹고 사는 입장에서 이런저런 부끄러움과 생각이 적잖다. 하지만, ‘헌법을 불러내어 세워보자’는 『헌법환기』(憲法喚起; evocation of constitution)라는 제목을 떠올린 것도 그래서이거니와, 당연히 저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으로 믿는다.

처음에 구상할 때는 어렴풋이 ‘헌법생각’ 또는 ‘헌법상상’이라는 제목을 생각하였었다. 허나 헌법의 ‘상상’과 ‘생각’, ‘도그마틱’ 및 ‘은유’를 일단의 뭉치로 엮어서 짚어보려는 구상에 맞는 단어가 아니었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면서 차별화된 연관성을 담아낼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탐문하던 중에 참고문헌 중에 『사고의 본질』(Surfaces and Essences: Analogy as the Fuel and Fire of Thinking, 2017)이라는 책을 읽다가 ‘단어의 환기(喚起)’(evocation of words)와 ‘구절의 환기’(evocation of phrases)라는 소제목을 보고, 이거다 싶어 차용하기로 하였다.

그 자체가 나쁠 것은 없지만, 적어도 너무 쉽게, 드물지 않게 다소간에 천박한 분위기 속에서 ‘헌법’과 ‘헌법정신’이 잦게 호출되고 언급되는 가운데 마치 우리가 ‘헌법의 시대’(age of constitution)를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최고의 가치규범, 문화규범 및 생활규범으로서 우리 ‘헌법’의 현주소를 오인하는 것은 아닌가? ‘헌법규범’과 ‘헌법현실’ 간의 좁지 않은 간격이, 그리고 그 속의 ‘가치의 궁핍’이 이데올로기의 허울로 은폐되고 분식되는 것은 아닐까? ‘지금 그리고 여기’의 ‘민주주의의 지평’에서 무엇이 보이고, 어디를 내다보아야 하는지, 이른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와 ‘민주화 후 민주주의 이후의 민주주의’의 현실과 그 너머를 어떻게 되새기고 짚어나가야 하는가?

뒤척이며 이리저리 둘러봐도 낙관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사에서도 그러하듯이, 궁극적으로 ‘함께 잘 먹고 잘 살자!’는 ‘공생’(共生; co-life)의 명제로 귀착되는 짐짓 거창한 담론에서도 체념과 절망은 대안이 될 수 없다. E. Bloch가 주창하였거니와, ‘희망의 원칙’(principle of hope)에 충실한 것이 선택가능한 유일한 방침이다. L. Wittgenstein의 말대로 ‘희망’은 오롯이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거니와, ‘존재론’이나 ‘인식론’. ‘의무론’ 또는 ‘가치론’, ‘윤리학’ 등 철학의 고담준론을 빌릴 필요도 없이, ‘역사적 존재’로서 삶을 꾸려가는 사람, 즉 전후와 좌우, 그리고 상하를 둘러보며 ‘생각하는 사람’,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몸과 마음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당위의 요청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헌법’을 ‘상상’(想像; imagination)하고, ‘생각’(thinking)하기 위해 ‘헌법의 환기’를 먼저 모색해 보았다. 본격적으로 집필에 착수하게 된 계기는 최근에 국립중앙박물관에 독립된 공간으로 마련된 ‘사유의 방’에 전시되고 있는 ‘반가사유상’을 다시 새롭게 만나고, 우연히 같은 즈음에 L. Cohen의 “Villanelle for Our Time”의 음유를 듣게 된 것이었다. 바로 자연스레 연상이 되어 평소에 즐겨 듣던 음유가객 정 태춘의 노래들을 새삼 한 없이 반복하여 들으며, 우리의 소중한 시인들의 가난한 마음과 결기(決氣), 다정하며 따듯하고 선연(鮮然)한 메시지들을 되새겨 보게 되었다.

우선 『헌법환기』를 위한 호출부호를 찾아보고, 호응을 기대할 수 있는 ‘점잖은(decent) 태도’를 생각해보았다(Ⅰ).

‘헌법도그마틱’의 함의와 헌법해석방법론상 그 가능성과 한계도 짚어 보았다(Ⅳ). ‘헌법해석’이 ‘어문법’(grammar of word)에 따라 헌법언어로 구성된 ‘헌법텍스트’에 대한 ‘논리적인 기호분석작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오늘날 재론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당연한 사실이 의외로 부지불식간에 종종 외면되는 현상을 해명하고, 이른바 ‘계몽된 법도그마틱’이라는 명제와 함께 그 전후, 좌우, 그리고 상하의 측면을 짚어 보았다.

다만, ‘유추’(analogy), 즉 일종의 논리적 ‘추론’(reasoning)인 ‘법도그마틱’(Rechtsdogmatik)과 ‘상상’이 상호배척적인 것만은 아니고, 상보적인 관계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헌법’과 ‘헌법해석’을 굳이 모자라는 깜냥 의식하지 않고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막 ‘더듬어 짚어 본 것’(‘탐막’[?摸]; groping: ‘관점’이고 일종의 ‘방법론’이기도 한 ‘탐막’에 관해서는 주석 152번 참조)이 ‘헌법상상’이고(Ⅱ), 우리 시와 시인들의 생각을 되새기면서 해본 ‘헌법 및 헌법민주주의생각’이다(Ⅲ). ‘헌법의 제정’과 ‘조화적 통합’을 지향하는 과정으로서 ‘헌법’ 자체가 그러하거니와, ‘의미의 문법’(grammar of meaning), ‘공적 이성의 문법’(grammar of public reason)을 활용하여 일종의 ‘의미덩어리’인 ‘헌법규범’을 형성해나가는 역동적인 과정, 즉 ‘헌법해석’을 그 자체가 ‘명사’(名詞; noun)가 아니라 ‘동사’(動詞; verb)로서 ‘We-making’과 ‘문화’로 접근한 것도, ‘문화현상’으로 본 것도 ‘헌법상상’ 및 ‘헌법생각’의 일환이다.

이른바 ‘전형상 준거 헌법해석’을 단서로 하여 문자기호를 매체로 하는 ‘개념분석작업’이나 논리적 ‘유추’와는 구별되는 일종의 ‘특수한 상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은유’(metaphor)의 독자적인 헌법해석방법으로서 함의와 그 특유한 기능과 효용을 탐색한 것도 같은 맥락 속에서의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언어학 및 ‘해석학’(hermeneutics)의 관점에서 간단하게나마 보론을 덧붙인 것도 ‘탐막’의 일환으로 볼 수 있겠다(V).

(Ⅳ장과 Ⅴ장은, 적잖이 추가하고, 부분적으로 보정하였지만, 저자가 2021년에 출간한 『법도그마틱과 은유 - 전형상 준거 헌법해석』 중에서 관련된 내용을 선별하여 재편한 것임을 밝혀 둔다. 본서의 편제에 맞추어 소제목과 목차 및 주석도 조정하였지만, 논의의 대강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헌법’의 이름으로, ‘헌법’을 위하여 ‘또라이’를 허(許)하라! ‘또라이’의 객기(客氣)라는 비난과 쓸데 없는 깜냥미달의 ‘현학’(衒學)이라는 폄하는 당연히 예상하며, 기꺼이 감수한다. 결론을 대신한 제언은 시인 김 수영이 시인들에게 촉구한 ‘헛소리’가 단연코 시인들만의 몫이 아님을 강변하며 한 번 해본 ‘헛소리’다(Ⅵ).

‘헌법’을 갖고 나름 자유분방하게 ‘상상’의 나래를 펴고 ‘헌법말놀이’를 하면서 어렴풋이 떠오르는 상념들과 공감하고 공유했으면 좋겠다 생각되는 희망과 기대의 얘기를 옮겨 적어 보았다. 객쩍은 사족지언(蛇足之言)이지만, 이런저런 호불호의 평가의견이나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이견과는 무관하게, 적어도 ‘헌법환기’의 명제와 ‘헌법’을 점잖게 대면하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의 일단으로 ‘Villanelle’과 ‘반가사유상’의 느낌만은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반가사유상’과 ‘Villanelle’을 보고 들으며
2022년 5월 광복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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