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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 홀로 피어난 꽃처럼 나답게, 그렇게
추세경 저
북포스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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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녁 7시
저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지 마세요


내가 싫으면 네가 꺼지라고
내 삶이 늦게 피는 꽃이라면
알고 보면 나도 꽤 괜찮은 사람이야
정해진 길이라는 착각
비교 불가능한 나의 삶을 위해

밤 11시
홀로인 시간을 견딜 수 있다면


혹시 뒤처질까 불안해질 때면
가난과 외로움은 숨길 수 없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나만 왜 이럴까?
가끔 외롭지 않다고 느끼는 내가 여전히 외로움을 느끼는 나에게

새벽 2시
미움이 무성한 풀밭에서 행복의 씨앗 찾기


가시 박힌 마음엔 모두가 눈엣가시
감사함은 사람에게서 온다
10년간 매일 감사일기를
보이는 만큼만 살아가는 것이라면
못하는 건 그만둬, 잘하는 걸 잘하자

아침 7시
지금, 나의 꽃이 피어나는 시간


매일이 이별이다
오늘을 사는 나에게
지금 이 순간을 잃어버리지 말기
매미가 열 번 울고 내게 남은 것

저자 소개 1

출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인들은 모두 위대하다고 믿는다.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아침 저녁으로는 글을 쓴다. 울림 없는 구호가 아니라 진심으로 느끼고 표현하고 싶은 것에 대해 쓰려고 한다. 불안하고 외로운 마음, 쓸쓸하고 고독한 존재에 관심이 많다. 가장 이기적인 글쓰기가 가장 창의적이라고 믿는다. 자유롭고 싶어 글을 쓰지만 그런 글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에세이집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저 홀로 피어난 꽃처럼 나답게 그렇게』를 썼다. 요즘은 소설 쓰기를 넘보고 있다. 브런치 ? brunch.co.kr/@chubk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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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67쪽 | 266g | 140*200*15mm
ISBN13
9791158150662

책 속으로

재수를 마치고 만난 친구는 요새는 문자 대신 카카오톡이라는 걸 쓴다고 했다.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던 시기였는데, 친구는 나에게 요즘은 카톡으로 연락을 하는 거라고 누가 문자를 하냐고 놀렸다.

누. 가. 요. 새. 문. 자. 를. 해.

세상은 바뀌어 가는데 내 시간은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렇게 나의 20살과 21살은 지나가고 있었다. 운동을 마치고 학교를 나와 도서관으로 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작년에도 걸었던 이 거리, 성과 없이 보낸 1년과 다시 시작된 1년, 잘할 수 있을까, 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달리 갈 곳도, 할 것도 없었다. 불안감을 잠재우려면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야만 했고, 그것만이 답이었다. 그렇게 매일 도서관을 찾았고, 그렇게 매일 평행봉을 했다.
---「혹시 뒤처질까 불안해질 때면」중에서

단어들을 몸으로 배우곤 한다. 사랑도 절망도 외로움도, 경험하고 나서야 그게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잠들지 못하는 밤으로 사랑을 배웠고, 무기력증을 앓고서야 절망을 배웠다. 원래 그런 감정들은 겪고 나서야 알게 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이해가 느려서 그런 건지, 나는 그런 종류의 감정들을 책으로 배울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사랑이 사랑이었다는 걸, 절망이 절망이었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어디를… 더 자르라는 거죠?” 고등학교 입학 전 겨울 방학,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 2학기를 마친 겨울이었다. 2주 연속으로 미용실에 갔다. 1주일 만에 다시 찾아온 나를, 디자이너는 의아해했다. 스타일을 바꾸거나 군인 머리로 밀어달라고 했으면 납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6일 만에 다시 나타나 한 달 뒤에나 주문할 법한 ‘다듬어 주세요.’라는 한마디만 건넸으니, 다듬을 게 없는 머리를 보며 선생님은 당황해했다. 미용실에 다시 간 이유는 기분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은 침대에 누워 핸드폰 배경 화면을 그냥 검정, 까만 색종이 같은 화면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게 뭔가 기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왠지 별론데 정체를 모르겠는 느낌. 그래도 머리를 다듬으면 새 신발을 신은 느낌이랄까, 기분이 환기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미용실에 다시 찾아간 것이다. 그렇게 몇 주를 보내다가 우연히 들른 타로 카드 집에서, 파마머리를 한 주인장은 내 카드를 살피고, ‘동생이 많이 외롭네요’라고 했다. 같이 간 누나에게 동생이 많이 쓸쓸하다고, 내가 외롭다고 그랬다. 아. 그제야 깨달았다. 몇 주 동안 내려앉았던 기분, 핸드폰 배경을 검정 화면으로 바꾸고 싶고, 머리를 자르고도 또 다시 자르고 싶었던 기분, 그건 바로 외로움이었다. 그렇게 그날 외로움을 배웠다.
---「가난과 외로움은 숨길 수 없다」중에서

“너처럼 우울한 사람이 어떻게 행복을 말해.” 행복에 대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하자 친구는 우울한 행복 전도사가 될 거냐고 되물었다. 농담이었겠지만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얘기를 들은 그때는 ‘배가 고파야 음식을 찾고, 사랑이 고파야 사람을 찾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야 건강이 소중한 걸 알고, 돈이 없어야 만 원이 귀한 줄 아는 것처럼 우울을 맛본 자가 행복을 더 바랄 텐데…. 이별 후에 부르는 사랑 노래가 절절한 것처럼, 우울했던 내가 말하는 행복 이야기가 더 마음에 와 닿지 않을까. 마냥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사는 게 녹록치 않음을 알게 된 건 20대 초반이었다. 삶은 우울과 무기력으로 점철되었다. 내 마음이 그래서 그런지 주위 사람들이 지닌 마음의 그림자도 눈에 띄었다.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분, 마냥 밝아 보이던 그분은 23살 때 뉴욕에서 머리가 수박처럼 깨졌다. 파티가 있었고 술에 취했는데, 눈을 떠보니 병실이었다고 했다. 15시간 만에 의식을 찾았지만 비자가 3일밖에 남지 않아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귀국하는 비행기를 탔다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왔다는 얘기를 덤덤히 말했다. 겉보기엔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굴곡진 인생의 역경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사람은 자기만의 무게를 버티며 산다.
---「감사함은 사람에게서 온다」중에서

책을 읽기 시작한 20대 초반에는 박완서 작가의 수필을 탐독했다.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를 시작으로 『두부』, 『한 길 사람 속』,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등 당시 서점에서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수필집을 골라 읽었다. 책 제목은 가물거리지만 이 가운데 아직도 인상 깊게 기억하는 글이 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은 영화를 보기 전부터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우리는 감상할 영화를 누군가와 함께 고른다. 예매를 하고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한다. 당일이 되면 시간에 맞춰 옷을 입고 외출 준비를 한다. 영화를 본 후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눈다. 헤어져서도 함께한 시간을 곱씹으며 여운을 즐긴다. 이게 모두 영화가 주는 즐거움이라는 작가의 혜안에 내 눈이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구나!

---「보이는 만큼만 살아가는 것이라면」중에서

출판사 리뷰

다시 혼자가 되어야 하는 시간

이 책은 저녁 7시의 퇴근 상황을 가정하고 목차가 전개된다. 퇴근이란, 사회생활을 잠시 접고 다시 하나의 섬인 개인으로 돌아가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의 가장 큰 방해물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회식이다. 작가는 자신의 주사를 털어놓으며 회식 이야기를 펼친다. 조금만 마셔도 금세 잠이 드는 술버릇. 자려고 마신 술이 아닌데 자꾸만 강권하는 술잔 앞에서 그의 고민이 시작된다.

“졸음을 감수하고서라도 상대방의 음주 속도에 맞춰 잔을 들어주는 게 마음이 편했고, 늘어나는 잔의 개수만큼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리라 여겼다. 덕분에 ‘술은 못하지만 술잔을 빼지 않는 신입사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어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 평범하고도 난처한 에피소드는 단순히 ‘거절할 수 있어야 당당할 수 있다’는 식의 자기계발 메시지로 끝나지 않는다. 사회생활에서 벌어지는 대인관계에 대한 삶의 철학을 갖지 못하면 집에 돌아와서도 혼자가 될 수 없다는 깊은 반성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개인으로서의 추세경이 된 후, 그의 감성 언어가 시작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아야 행복이 가깝다

다시, 작은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군 복무 중이던 장교 추세경은,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시골길을 따라 출근하다가 죽은 쥐 한 마리를 보고 흙에 묻어준다. 단 한 문장이면 요약되는 이 사건은 그러나 남다른 의미로 그의 뇌리에 기억된다.

“이때의 기억이 중요한 이유는 그런 작은 생명에도 ‘연민’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이 내 안에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날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기특해 보이고, 나도 괜찮은 구석이 있는 사람이라는 든든한 느낌을, 저자는 옛 기억을 통해 간직하고 있다. 작가에 따르면 이런 기억이 많은 사람일수록, 즉 다른 사람이 알아주는 내 모습이 아니라 내가 알아주는 내 자신의 괜찮은 모습이 많은 사람일수록 나다운 사람,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된다.

그 시절의 외로움과 불안

작가는 그렇게 일상에서 경험했던 작은 일들을 가져온다. 한번은 엄마가 아는 분에게 사주를 보고 온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할머니가 가끔 명절에 들려주셨던 말씀, ‘사람이 자기 운명을 앞서려고 해서는 안 된다.’를 꺼내기도 한다. 우울증을 앓던 친구 이야기, 낙화하는 벚꽃 잎을 두 손에 받아들고 미소 짓던 어느 여성 이야기, 어느 여름날에 들었던 매미 소리, 프리랜서 영어강사로 활동하는 친구의 질책, ‘외로움과 가난은 숨길 수 없다’는 어느 교수님의 말씀, 그리고 무엇보다 중학교 시절에 시작되어 재수, 삼수 시절에 굳은살만큼이나 삶에 깊게 밴 그의 외로움과 불안은 이 글들이 삶의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진주임을 짐작케 한다.

세상이 미워 보였던 시절의 이야기, 남들처럼 살지 못해서 불안했던 마음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고, 대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가 했던 숱한 노력들, 책을 읽으며 길을 모색하고, 미움과 우울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때로는 부정적 감정에 오래 머무르고, 때로는 차가운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그렇게 냉정하게 답을 구하며 구원을 탐색했던 일들이 차곡차곡 문장으로 구축되어 있다. ‘내 장점은 꾸준함’이라는 그의 말처럼, 접착제처럼 현실에 끈끈하게 달라붙는 그의 경험들처럼 문장들은 허황됨이 없다.

경험이 진솔한 사람들은 그래서 삶을 관통하는 인사이트도 발견한다. 감사일기를 쓰면서 그가 깨닫게 된 건, 감사는 어떤 ‘일’에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진짜로 감사한 것은 환경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오는 ‘실체 있는 고마움’이었다. 감사한 일들을 떠올리다 보면 그 안에는 꼭 사람들이 있었다. 나를 아껴주시는 부모님, 나를 웃게 해주는 친구들, 친절한 슈퍼 아주머니 등등. ‘감사하다’의 정의를 찾아보면 실제로 그렇다.”

서문에서 작가 추세경은 이렇게 말했다. “나의 20대를 관통한 인생의 주제는 ‘나답게’였다. 수능이라는 입시 경쟁에서 앞만 보고 달리던 나에게 삼수 끝에 찾아온 자유라는 존재는 갈 길 잃은 방황의 다른 이름이었다. 작게는 대학생으로서 수업을 짜고 일과를 계획해야 했고 크게는 진로를 고민하고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지 선택해야 했다. 성인이 되어 처음 마주한 세상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색으로 빛났다. 그 안에서 나 역시 나만의 색깔을 찾아야 했다. ‘나다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글쓰기를 통해 나다움을 찾은 작가 추세경의 고민과 삶의 흔적, 그리고 그의 언어가 보여주는 『나답게, 그렇게』의 길로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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