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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달임
내방가사 운율 따라
권숙희
달구북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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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축하의 글
선양가_모임당 008
시인사랑가_혜완 012

하나, 꽃달임 하던 날

2014 가창 화전가 022
청학동에 가사 피다 028
2019 옻골 화전가 036
매화찬가 039
위대한 대한민국 044
꿀밤 떡 050
득호 경축가 054
포석정 058

둘, 얼쑤 절쑤

큰삼촌 내외분 회혼 경축가 064
윤동주 시비 제막 경축가 068
당신께서 가신 길 070
정유년 새해 아침 비나리 072
무술년을 맞으며 074
무술년을 보내며 076
갈릭 걸즈 078
2020 경주 들쑥날쑥 문화제 경축가 080
원조 한류 최고운 085

셋, 역사 될까?

내방가사 경창대회 관람가 092
김광석길 097
달빛 교류 100
문경새재 맨발 축제 104
홍합죽 108
통영 나들이 114
라일락뜨락 1956 121
지역을 다독이다 책을 다독多讀하다 123

넷, 오늘을 기억하다

엄마 손칼국수 130
세월호 탄식가 135
도동서원 보물 담장 142
봉숭아 꽃물 145
아기 사마귀 148
천지를 뵙다 152
노는 입에 염불 161
달맞이 163

다섯, 다시 듣는 옛이야기

석산石山에서 삼씨 받기 168
왜 애꾸눈인고 하니 170
내 이름은 이 아기씨 172
천생연분 175
방 모으기 177
묘골 이야기 179
한글로 쓴 조리서 음식디미방 181
해랑교 187

여섯, 가사체로 다시 읽기

이상정 장군 제문 194
정인지 서 203
즐거운 여행 208
귀신통 210
두꺼비가 된 월궁 항아님 217
패자의 눈물로 쓴 승자의 역사 노트
_현풍향교 답사기 224

발문
정재숙 시인 226

저자 소개 1

내방가사의 본고장인 안동에서 태어나 내방가사 읽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어요. 십여 년 전부터 오래 잊고 지내던 내방가사 운율에 빠져 춤추듯 살아요.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스토리텔링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2019년 대구에 영남내방가사 연구회를 설립했고 내방가사 낭송 공연과 강의를 해요. 도서관에서 내방가사를 가르치며 옛글을 풀어 오래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를 좋아해요. 2014년부터 내방가사 공모전 창작과 낭송 부문에서 네 차례 수상했고 2019년 담양군 주최 가사문학관 공모전에서도 수상했어요. 2018년 국립생태원 생태동화 공모전과
내방가사의 본고장인 안동에서 태어나 내방가사 읽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어요. 십여 년 전부터 오래 잊고 지내던 내방가사 운율에 빠져 춤추듯 살아요.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스토리텔링 과정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2019년 대구에 영남내방가사 연구회를 설립했고 내방가사 낭송 공연과 강의를 해요. 도서관에서 내방가사를 가르치며 옛글을 풀어 오래전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기를 좋아해요. 2014년부터 내방가사 공모전 창작과 낭송 부문에서 네 차례 수상했고 2019년 담양군 주최 가사문학관 공모전에서도 수상했어요. 2018년 국립생태원 생태동화 공모전과 2019년 밀크티 역사동화 공모전에서 수상했어요. 내방가사 관련 유튜브채널 @user-go9rj2jb3v(한들댁의 내방가사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어요. 지은 책으로 《내방가사 이야기》와 창작 가사집 《꽃달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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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544g | 185*230*20mm
ISBN13
9791190458214

책 속으로

삼국시대 기록에도 전해 오는 화전놀이
새봄맞이 풍속으로 방방곡곡 즐겼으나
조선 후기 들어서서 영남 지방 특별하게
타 지역에 볼 수 없는 내방가사 화전가를
구구절절 지어내어 읽어가며 회포 푸니
어디에도 유례없는 아름다운 우리 풍속
담장 밖은 언감생심 시집살이 등이 휠 때
근친 길이 으뜸이요 화전 길은 버금이라
옛 여인들 일 년 중에 허락받은 하루 외출
가슴속에 쌓인 회포 맘껏 풀던 화전놀이
갖은 꽃을 골라 따다 반죽 위에 장식하며
기름 두른 팬에다가 고운 화전 부쳐내어
선배님요 맛 좀 보소 후배님도 들어보소
맛도 좋고 향도 좋고 인정이야 더욱 좋아
까르르르 웃음소리 옻골마을 들썩들썩
이 꽃 저 꽃 곱다 한들 사람 꽃에 비하겠소
옻골마을 화전대회 얼굴마다 꽃이 폈네
여러분들 오늘 일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일 년 동안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다가
내년에도 화전놀이 번개같이 달려오소
---「2019 옻골 화전가」중에서

영미 영미 여어엉미 애타게도 불러댄다
반질반질 얼음판에 스르르륵 스톤 따라
상대팀의 스톤일랑 저리 가라 비질한다
우리 스톤 하우스에 들어가라 닦아댄다
평창에서 들려오는 경상도 낭자들의
익숙한 사투리는 투박해도 친숙하다
우리 어릴 때만 해도 컬링이니 브룸이니
바다 건너 노랑머리 그들이나 즐긴 놀이
한반도에 우리는 듣도 보도 못한 놀이
우리나라 평창에서 꽃피울 줄 알았을까
자매 친구 선후배로 의성여고 대박 났네
부족국가 조문국 후 의성에서 최고 경사
경애, 은정, 선영, 영미 우리 이웃 이름 같고
동글동글 귀염상이 분간하기 어려워라
---「갈릭 걸즈」중에서

만주 일본 갔던 백성 해방되자 돌아온 곳
6.25 때 피난민들 봇짐 풀고 머물던 곳
대구 중심 관통하는 신천 변에 자리한 곳
고향 떠난 사람들이 천막 치고 살던 곳에
너도나도 좌판 펴니 방천시장 생겼다네
상인들도 장꾼들도 넘쳐나던 방천시장
신천대로 탁 트이고 대형마트 판을 치니
썰물처럼 사람 가고 바람 빠진 풍선 됐네
문전성시 프로젝트 재래시장 살리자고
대구지역 예술가들 하나둘씩 모여들어
낙서 가득 어두컴컴 우중충한 벽에다가
화가들이 벽화 그려 새 거리로 탄생했네
하나둘씩 기타 들고 음악가도 찾아와서
이 동네에 태어나서 짧게 살고 먼저 떠난
낭만가객 김광석을 떠올리며 노래하니
전국 최고 아름다운 예술거리 탄생했네
---「김광석길」중에서

“엄마 엄마 잊지 말고 국수 꼬리 남겨주소”
칼질 소리 잦아들고 끄트머리 펼친 엄마
“옜다, 여기 국수 꼬리” 서너 개를 썰어주니
쪼르르르 “큰언니야 국수 꼬리 구워주오”
잉걸불을 살짝 꺼내 국수 꼬리 굽는 언니
벙글벙글 부풀었다 솜씨 좋게 뒤집어서
때맞춰서 얼른 꺼내 동생 손에 건네주니
거뭇거뭇 탔지마는 둘도 없는 최고 간식
호호 불며 먹는 맛이 셋이 먹다 둘 죽은들
내가 어찌 알 것이며 알아 무엇 하겠는가
(중략)
부지런한 젓가락질 어지간히 배가 차고
콧등 위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힐 즈음
한 손에는 감자 들고 한 손에는 옥수수라
설렁설렁 부채질에 모진 더위 물러나고
상 걷은 뒤 멍석 위엔 할머니의 치마폭에
올망졸망 조무래기 옛이야기 졸라댄다
듣고 듣고 또 들어도 재미나는 이야기들
팥죽 할매 꼬부랑 할매 반쪽이와 장화홍련
옛이야기 주인공들 별이 되어 반짝이고
견우직녀 이야기가 무르익을 즈음이면
육수 빠진 멸치 포식 누렁이도 하품하고
하나둘씩 눈꺼풀이 스르르르 감겼지만
할머니의 이야기는 미리내로 흘러들어
아직도 저 하늘에 반짝 반짝 빛이 난다
---「엄마 손칼국수」중에서

집안에만 살던 여인 어느 날 남편 따라
공식행사 참가 위해 드문 외출 하였다네
이름 불릴 일이 있어 호명하기 기다려도
남의 이름 다 부르고 자신 이름 끝내 없어
자기 이름 불릴 때를 기다리고 있을 때
면서기가 이 아기씨 거듭하여 불렀는데
아무도 대답 없자 결국은 면서기가
모모 씨 부인 이름 아기씨라 하더란다
그날로 자기 이름 처음으로 알고 나서
이것이 웬일인고 더듬어서 알아보니
하인 시켜 면사무소 출생 신고 하였는데
물 건너던 그 하인이 징검다리 건너다가
헛발질로 물에 빠져 편지가 젖었으니
면사무소 앞에까지 맨손으로 갔더란다
호적계를 기웃대는 하인을 불러 세워
무슨 일로 왔느냐고 면서기가 물은즉슨
아기씨가 태어나서 출생 신고 하러 왔다
얼떨결에 사실대로 더듬더듬 말했더니
들은 대로 정확하게 받아 적은 면서기
성은 이 씨요 이름은 아기씨라
그길로 호적 이름 아기씨가 됐더란다
---「내 이름은 이 아기씨」중에서

옛 신라의 설총께서 이두를 만들어서
관청이나 민간에서 지금까지 써오지만
중국 한자 빌려 쓰니 거칠고도 답답하다
이두 사용하는 법은 근거 없고 속되어서
실제 언어 사용에는 불편함이 너무 크다
계해년(1443) 겨울에 우리 임금께서 친히
바른 소리 스물여덟 글자를 만든 후에
쓰임새를 간략하게 예를 들어 보이시며
그 이름을 이르시길 ‘훈민정음’이라 하셨다
입 모양을 본을 떠서 이치대로 만드나니
글자의 모양은 옛 전자를 닮았지만
글자를 말소리에 맞추어서 쓰게 되어
일곱 음률 가락에도 어울리는 문자로다
천지인 삼재와 음양 이기의 어울림을
완벽하게 갖추어서 스물여덟 글자로써
돌려씀이 무궁하니 정밀한 뜻 담았으나
간단하게 쓰면서도 막힘없이 두루 통해
지혜로운 백성들은 하루아침에 배워 쓰고
어리석은 백성들도 열흘 안에 쓸 수 있다
이 글로써 한문 글을 풀이하면 뜻을 알고
관아에서 이 글자로 소송사건 다룬다면
백성들의 속 사정을 이해하기 쉬우리라

---「정인지 서」중에서

출판사 리뷰

내방가사의 새 지평을 열다
- 시인 정재숙


영남지방, 특히 경북 안동 지역을 중심으로 그 맥을 면면히 이어오던 ‘내방가사’는 규방의 보물로서 여인네들의 삶의 한 부분을 반짝이게 했던 보배로운 문학 활동이었다. 삶의 규범과 도리, 애환을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풍부한 예술성으로 승화시킨 순수 우리 한글로 표현된 귀중한 자료들이다. 명절이나 집안 대소사 때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께서 봉제사 접빈객의 의례를 다 치러 낸 후, 종가댁 안방에 모여 앉아 가사를 돌려가며 소리 내어 읽고 경청하며, 어디가 잘되었다느니 평론까지 하기도 하였다. 그러고는 저마다 가사를 짓고 베끼기도 하면서 삶의 애환을 다스렸다. 주어진 법도를 지키고 지혜를 터득하며,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삶을 다독였을 것이다.

이때 주로 다루어진 소재는 ‘시집살이’, ‘자녀 훈계’, ‘삶의 애환’, ‘나들이’ 등으로 무척 다양했다. 〈규원가〉, 〈원한가〉, 〈한심가〉, 〈계녀가〉, 〈정녀가〉, 〈사친가〉, 〈사랑가〉 등 규중 여성들의 슬픔과 원한, 남녀 간의 애정, 형제 이별, 고된 시집살이 등을 주로 읊었다. 또한 시야를 넓힌 객관적인 서술 등도 보인다. 〈시절가〉, 〈풍경가〉, 그 밖의 사실 묘사와 기행 등을 읊은 다양한 작품들도 있다. 그렇게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께선 고단함을 풀어내면서도 그것을 가르침으로 받아들여 전수하며 인내로 희망을 자아냈으리라. 그들이 ‘삶의 본질을 꿰뚫고 인생을 달관하며 생을 살다간 여인네들’이라면, 그들의 후손이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가 아니겠는가. 그중에서도 특히 이 자랑스러운 내방가사의 맥을 이어가는 권숙희 시인의 행보에 대견함을 느끼며 그의 작품을 살펴보고자 한다.

권 시인이 밝혔듯 처음 내방가사를 쓴 것은, 2014년 〈가창 화전가〉가 그 시작이다. 이후 9년여 동안 50여 편의 다양한 작품들을 써왔고, 적지 않은 양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작품집을 내게 되었으니 경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창 화전가〉는 저도 모르게 솟구친 감흥으로 거의 단숨에 써 내려갔다고 한다. 여고 동기회를 마치고 친구들의 이름을 낱낱이 부르며 만남의 감회를 술회했는데, 친구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자신감이 생겼고, ‘가사 창작이 이렇듯 나 아닌 타인을 기쁘게도 하는 일이구나!’ 하는 성숙한 이타심을 가지게 되어 그 대상과 시야를 넓혀가며 계속 내방가사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그 동기 또한 권숙희다운 행보라 아니할 수 없다.

친구들아 오늘 일은 머릿속에 새겼다가
속상한 날 힘든 날에 다시 꺼내 펼쳐보며
인생살이 고단함을 잠시나마 날려보자
_가창화전가 中

조곤조곤 달래고 타이르는 것 같은 간절한 마음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그 후로 권 시인의 글 소재는 점점 더 외연을 확장하여 지평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시야가 확대되어 세상을 향한 눈과 가슴이 열리기 시작했다. 〈화전가〉로부터 역사적 사건, 시사 문제, 국가 사회적인 이슈들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야에 소재로 잡히지 않은 분야가 없게 되었다. 이렇게 확대된 시야와 폭넓은 감성으로, ‘꽃달임 하던 날 / 얼쑤 절쑤 / 역사 될까? / 오늘을 기억하다 / 다시 듣는 옛이야기 / 가사체로 다시 읽기’, 모두 6장으로 작품집을 구성하였다. 작품 전체를 살펴보면 그 시야가 넓고 깊은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역사적인 고찰, 폭넓고 예리한 시선으로 짚어 내려간 안목이 드러난 작품이 있는가 하면, 〈도동서원 보물담장〉, 〈포석정〉, 〈위대한 대한민국〉, 〈묘골 이야기〉, 〈한글로 쓴 조리서 음식디미방〉 등 시사적 주제와 역사 인식도 상당한 눈높이에 이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세월호 탄식가〉, 〈갈릭 걸즈〉, 〈윤동주 시비 제막 경축가〉, 〈김광석길〉, 〈달빛 교류〉 등의 다양한 작품 속에 드러난 치우침 없는 바른 시각과 탄탄한 구성은 우리에게 제시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한편 기행 부분, 화전가, 경축가 등 옛사람들이 자주 다루었던 소재로 일상을 조용히 관조하는 작품들을 대하노라면 다시 한번 권 시인 내면의 다양함과 굳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철길에 가려지고 그림자에 짓눌렸던
임청각 안채에도 햇살이 비치나요
발아래 낙동강이 낮은 곳을 향해가듯
역사의 물줄기는 제 길을 찾을까요
· · ·
아직도 신음하듯 두 토막 난 이 강산이
살아남아 부끄러운 가슴을 누릅니다
_당신께서 가신 길 中
(임청각 종부 허은 여사 영전에 독립훈장 애족장이 추서된 것을 기념한 헌시)

어느 날 내방가사 불티처럼 날아와서
내 영혼을 밝히며 내 안에 자리하니
그 불씨 꺼질세라 작은 초에 나눠 밝혀
이 손 저 손 건네주며 함께 가길 청했지요
다행히도 여러분들 가사 촛불 나눠 들고
미지의 길을 가는 동행이 되었지요
없던 길도 자주 가면 새길이 생기듯이
우리가 함께 가면 새로운 길 생기겠죠
_무술년을 보내며 中

시조가 그 맥을 이어 현대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였듯, 내방가사의 맥을 이은 가사문학 또한 권숙희 시인 같은 작가가 많이 배출되고 저변이 확대되어 현대문학의 한 장르로서 유유히 도도히 그 맥을 이어가길, 그리하여 찬란한 가사문학의 꽃이 피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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