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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 나순자 ·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4
1부 우리가 가는 길이 꽃길이야―가천대길병원 · 11 1. 3번째 ‘8월의 크리스마스’ | 2. 지금, 이 순간 | 3. 혼란, 야만의 시간 | 4. 이그나이터 | 5. 변곡점 | 6. 날아올라 | 7. 역린 | 8. 벼르고 벼리다 | 9. 그리하여 ‘길’은 불꽃이었다 | 10. 흔들리지 마! 우리가 가는 길이 꽃길이야! | 11.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 12. 다시 그 ‘벽’을 마주하고 있다 | 후기 지지와 후원단체 파업 일지 기록 | 주요 경과 2부 한 걸음 한 걸음―부산대학교병원 · 187 1. 울다, 웃다, 그리고 | 2. 혼란의 틈, 길을 열다 | 3.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 4. 한 걸음 한 걸음 | 5. 겉과 속 | 6. 아, 머나먼 | 7. 월급날에 대한 기대 | 8. 끝과 시작 | 후기 주요 경과 3부 새벽 어스름의 시간―국립중앙의료원 · 251 1. 떠남 그리고 남음 | 2. 예고된 플랜 | 3. 오래된 숙제 | 4. 쓸쓸함을 마중하며 | 5. 상실, 그리고 내일 | 6. 새로운 시작, 쉽게 오지 않은 봄 | 7. 새벽 어스름의 시간 | 8. 길을 열다 | 후기 | 에필로그 주요 경과 4부 터전을 만들다―동남원자력의학원 · 313 1. 다가올 위기를 넘어 | 2. 머나먼 길 | 3. 일점을 찾아 | 4. 발화 | 5. 끝없는 줄다리기 | 6. 터전을 만들다 | 7. 미완 또는 | 후기 | 에필로그 주요 경과 5부 노동의 미래를 열어가다―서울시동부병원 · 365 1. 머쓱함 | 2. 쉽게 가자, 그럴까? | 3. 내친걸음 | 4. 닻이 올랐다. 항해가 시작됐다. 물길은 여전히 굽이쳤다. 글쓴이의 말 | 김형식(보건의료노조 전략조직위원) · 3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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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의 위력은 곧 나타났다. 파업 소식이 알려지자 응급실 내원 환자가 줄었다. 병동의 환자는 떠밀리다시피 퇴원을 당했다. 원하지 않는 퇴원 과정에서 환자, 보호자와 옥신각신하는 일도 빚어졌다. 병원 측에서 새 노조에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함께 수습하자고 요청했다면 혼란을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 새 노조는 이러한 혼란을 수습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응급 대기반’을 편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혼란 수습에 나서기보다 새 노조의 조정 절차에 따른 합법 파업을 불법이라며 조합원 개개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등의 겁박에 더 집중했다.
--- p.148 4월부터 3개월에 걸친 집중 교섭에도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6월 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바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국회 국정조사마저 거부한 홍준표 경남 도지사의 양산 분원 특강이었다. 홍 지사가 7월 15일 양산에 있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연구소 건립비 100억 원을 지원하는 업무협약(MOU) 체결을 위해 내원하여 병원 임직원에게 특강을 한다는 것이다. “영남권의 대표적 공공의료기관인 양산부산대병원에 공공의료 파괴 주범 홍준표 지사의 출입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만약 특강이 강행된다면 이는 부산대학교병원에 대한 심각한 모욕으로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특강 사실을 파악한 부산대병원지부는 “공공의료 파괴, 홍준표 도지사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특강을 즉각 취소하라!”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반발했다. 이뿐만 아니다. 민주노총 양산시지부와 양산진보연합 등의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양산 분원 앞과 시내 중심가에 현수막을 내걸고 특강 취소를 촉구했다. 또한, 부산대병원지부는 7월 8일부터 양산 분원 식당 앞에서 중식 선전을 진행하여 특강의 부당성을 알려나갔다. --- p.243 또한, 국립의료원 공무원노조에서는 법인화 법률 제정 과정에서 진행된 정책 개입 활동과 같이 국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핵심은 국립중앙의료원 설립추진위원회와 실무추진단에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참가하는 것이다. 물론 거부됐다. 이후 노동조합은 국회를 통하여 설립추진위원회와 실무추진단의 회의록을 요청하고 국정감사 등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공공의료 강화와 노동조건 개선에 주력했다. 공공의료 강화와 관련해 국립의료원 공무원노조는 건양대에서 충남대로 옮긴 김철웅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몇 차례의 간담회가 이어졌고 간담회의 결과는 곧바로 정책의견서로 작성하여 국회 등에 전달했다. 또한, 김 교수의 칼럼 기고문 “지방의료원 민영화의 폐해와 공공성 추구의 길”을 돌려 읽으며 법인화의 미래를 가늠해 보았다. --- p.270 노동조합 사무실이 갖춰지면서 조직화 활동은 한층 달아올랐다. 부산본부도 이에 호응하여 매주 2~3일씩 서울 본원 간부들과 함께 현장을 순회했다. 몇 시간의 짬을 내어 진행되는 현장 순회는 잦았지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온종일 운영하는 것은 또 다른 고민이었다. 사무실은 있는데 근무자가 없으면 오히려 비난이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무실 공사가 가시화되면서 대책을 세웠었다. 4월 15일 한용문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을 중심으로 열린 대책 회의에서는 중앙 간부들이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맡되 부산본부에 신임 간부가 채용되면 추가 논의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 p.3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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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새롭게 보게 되다
2021년 현재 노조 조직률이 14.2%인 나라에서 노동자들의 권리 행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최근 들어 정부와 여당의 노동자 혐오는 극에 달했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가 노동을 천시하기 때문이다. ‘노조할 권리’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우리 사회의 노조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깊이 연동돼 있다. 이는 보수적인 정당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개혁 대상으로 보는 비뚤어진 시각은 이 책에 기록된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노조가 조직돼도 그래서 교섭을 해도 그것을 회피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어떻게든 교섭을 매듭지어야 했다. 병원 측의 무성의한 태도로 조정 신청을 했지만, 노사관계는 결국 교섭으로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원 측은 예정된 교섭마저 갖은 핑계로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12월 7일 예정된 교섭을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신청 결정 후 연락하겠다는 공문 통보도 있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공문이었다.(124) 노동조합에 대한 이런 태도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래도 노조를 조직하는 일은 노동자들이 행사할 수 있는 힘의 균형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감시와 업무 배제 등 사후 보복을 통해서 자유롭지 못함을 이 책은 고발하고 있다. 과연 이런 노력들이 얼마나 가시적인 효과를 가져올지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살아 있다면 멈출 수 없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왜냐면 이것은 너무도 소박한 삶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며 순리다.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바로 그 길을 좇는 것이다. 그 길은 자신의 권리 실현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동조합은 더불어 함께하는 것이 생명이다. 즉, 자신뿐 아니라 함께하는 모든 사람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다. 그 이해 대변은 비단 노동조합 조합원에게만 국한하지 않는다(‘발간사’ 중에서) 노동조합을 만드는 일이 현실에서는 고달픈 일이지만 그것은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다음과 같은 어느 활동가의 말은 그래서 울림이 크다. “생각하면 노조가 있기 전 국립의료원과 다른 국립병원들은 섬 같았습니다. 그 안에서 갇혀 다른 세상을 보지 못한 것이지요. 노조 활동을 하면서 다른 세상을 보았습니다. 세상을 새롭게 보았지요.”(310) 특히나 보건의료노동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드러났듯이 자본주의가 극심할수록 그 중요성이 두드러지는 ‘돌봄노동’의 영역이기에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과는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캐치프레이즈, “돈보다 생명을!(Life before money), “모든 사람을 위한(Healthcare for all)”에서 잘 드러나듯이 보건의료노동은 우리의 삶과 너무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의 의미는 남다르다. 왜냐하면,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길이 곧 우리 사회 구성원의 삶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