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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풍경 속으로 풍경 속으로 초원 아코디언 해안 모래의 독백 몽돌 운다고 올까요 아쉬움 찔레꽃 장미의 초대 첫 행에 사랑을 싣지만 않았어도 속울음 제2부 제비는 오지 않았다 오도독 겨울꽃 혹은 불청객 제비는 오지 않았다 길 위의 남자 소나기 펀치 비 오는 날의 파수꾼 하품을 하고 싶다 미니멀 라이프 행렬 하이힐 내시경 조가비의 꿈 제3부 뚜 바 비앙 말하는 도서관 뚜 바 비앙 이원하의 시를 읽고 응답 계절과 계절 사이 시를 연주하는 여인들 흔들리는 가을 밥줄 낮은 곳에 날개가 있다 꿀벌과 말벌 잃어버린 발자국 지금도 그곳엔 제4부 오늘은 더욱 낯설어 외줄 타는 곡예사 뜬금 삼총사의 2박 3일 포스팅 납월 팔일 눈물 한 잔 숲은 지금 수유 중 콩 뿌리의 의미 오늘은 더욱 낯설어 고엽 연리지 출구 제5부 테라리움의 나뭇잎 상처喪妻의 상처傷處가 깊은 줄도 모르고 빈집 연가 그냥 연화도에서 고장 난 신호 테라리움의 나뭇잎 좀 철 잃은 고욤 조난 눈 오는 날의 회상 피탈 마음속의 허공 해설 / 돌아보다 문득, 만난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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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쳐다본 빌딩 숲
가물가물 높은 벽면에 매달려 건들건들 건물을 닦는 남자 아무나 할 수 없는 희소성만큼이나 내려다보는 어지러움 목숨을 저당 잡은 줄 풀었다 조였다 허공에 투망질하는 거미처럼 줄 하나에 매달린 것은 그 줄이 밥줄이기 때문이지 노을빛에 흠뻑 젖어 비단실을 뽑으며 낙하한 그는 날개 없이 비행하는 공중 조종사 모두 쳐다보네요 혹시 소원 있나요? ―땅에 발붙이고 사는 거죠 ---「밥줄」중에서 신라의 도읍 서라벌의 옛터 꿈이 자라던 내 어릴 적 고향 집 마당에 모깃불 피워 놓고 멍석 깔고 누워 하늘을 보면 다이아몬드 흩뿌려 놓은 듯 총총히 반짝이던 별 무리 은하수 강가엔 견우직녀 사랑을 애태우고 칠흑같이 캄캄한 밤 초당 위에 하얀 박꽃으로 북두칠성 밤새 하늘을 퍼 날랐지 별똥별 반딧불이 어우러져 뜬눈으로 축제를 벌이는 새벽녘이 되어서야 그믐달이 눈썹으로 솟아올라 희미하게 동녘을 밝히던… 지금도 그곳엔 맑고 푸르던 그때 그 하늘 그 별들이 살고 있을까? ---「지금도 그곳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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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다 문득, 만난 풍경
이번 임향식의 2시집 『오늘은 더욱 낯설어』는 크게 ‘전통과 현대’란 두 개의 시선과 만난다. 서정의 감성과 아름다운 울림은 그녀의 서경과 서정의 중심축이다. 전자는 사랑과 이별, 고향과 동무들, 여행과 단상(斷想), 바람과 구름의 이야기를 묘사한다면, 후자는 놀라운 이미지와 현대적 미의식이 투영된, 세련된 은유의 시법으로 노래하고 있다. 물론 이런 시적 아름다움은 원숙한 그녀만의 독창적 무늬이겠지만, 법고창신의 조화미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녀의 시는 ‘돌아보다 문득, 만난 풍경’의 추억이다. 사랑과 이별의 엇각은 처녀의 시간과 슬픈 기억의 무늬를 새겨놓는다. 어떤 풍경은 황량한 겨울 칼바람 속에 흔들리는 억새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또 어떤 풍경은 바지랑대 꼭대기에 선 아비의 말씀과 장독대를 닦고 계신, 그 옛날 고향 집 어미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편 그녀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는 그녀만의 세계를 추구한다. 흰 구름같이, 자잘한 풀꽃같이, 맑은 시인의 마음으로, 사물에 감정을 이입해 투명한 문체로 건너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