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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의 방
여성신학자 정애성 유고집 양장
정애성
명작 202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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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누이의 유고집을 펴내며 정명성 ... 6

작문노트

1. 만유에 감사
- 내 어린 시절, 젊은 날의 초상 2003-2005


먼지를 닦아내며 21 내면의 얼굴, 눈빛 25 내 유년의 유일한 선생님 30 ‘은유신학’과 그 길에서 만나는 친구들 35 샌프란시스코의 인디언 천사 40 가슴 속에 남은 하얀 성당의 풍경 47 다시 만물의 친구가 되라 51 성탄전야와 요강 55 산 속, 아버지와의 해후 60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홍표 65 두통 이야기 그리고 유니언신학교 72 그 누가 ‘passion’을 떠드는가 79 내 숨을 멎게 한 노래, ‘에델바이스’ 82 장맛비 앞에서 87 내 동생, 시인, 정 목사 92 어떤 ‘가족’을 그리워하며 98 멜리사(Melissa) 이야기 104 내 유년의 어느 행복했던 성탄전야 111 느닷없이 찾아드는 충동 116

2. 만유에 평화
- 폭력과 차별 너머, 목회의 여정 2003-2005


하갈의 찬가 121 기차 안에서 125 삼위일체주일을 보내며 130 사랑하며 저항하며 138 룻과 나오미 144 포괄적인 교회공동체를 향한 한 걸음 - 우리 안의 차별구조를 뛰어넘어 148 자정의 노력을 156 ‘자살 신드롬’의 파고 속에서 160 일상적인 말 행위에 대한 단상 164 베지테리언 이야기 1 168 베지테리언 이야기 2 171 베지테리언 이야기 3 176 배려에 대한 짧은 단상 183 여성 목회자의 길에서 189 류미례 감독의 〈엄마〉를 본 후 193 아직 못다 아뢴 기도 205 그 땅에 들어가는 사람 208 석사동의 작은 물가, 생명수교회 213 아버지, 그 소통과 관계의 힘으로 돌아가라 216 두발 자율권에 대한 단상 224

3. 날마다 길 위에서 황금률
- 신학의 길 위에서 2006-2020


‘마녀들’을 회상하며 : Now and Then 229 교회 안의 성차별적 언어 넘어서기 234 멀고 곤한 해후 - 어머니를 이제야 만나며 240 여성 지도력 - 다양한 카리스마의 평등한 상호교환을 꿈꾼다 245 이제, 세계의 여성으로 251 룻기 다시 읽기 - 친구 그리고 이방인 255 세상의 ‘개들’과 눈 맞춘 시로페니키아 여인 - 그대 자신에게도 이방인이 되라 261 제닛 몰리 - 나는 그녀를 전심으로 욕망한다 272 다시 부르는 노래, 마그니피카트 285 시몬 베유 291 여성, 동물권, 육식이야기 303 날마다 길 위에서 황금률 326 동산 밖으로, 삶의 한가운데로 336

제자들 좌담

우리들의 선생님, 정애성을 기억합니다 ... 351

일기노트

일기노트 2003 ... 378
일기노트 2004 ... 456
일기노트 2005 ... 544
어머니의 방 ... 620
병상일기 ... 640

저자 소개 1

정애성 목사는 1967년 1월 18일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장로교 목사였던 부친을 여섯 살에 여의었고, 감리교회에서 목회하며 남매를 키운 모친 이양운 목사의 슬하에서 성장하여 감리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감리교신학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수학하면서, 여성신학자 E.S.피오렌자의 성서해석학을 주제로 석사학위논문을 썼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니온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한국에 돌아와 감리교신학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논문이었던 <현대 삼위일체론에 나타난 신적 관계성 고찰>(감신대, 2007)은 여성신학적 상징 해석을 통해 삼위일체 이해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정애성 목사는 1967년 1월 18일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장로교 목사였던 부친을 여섯 살에 여의었고, 감리교회에서 목회하며 남매를 키운 모친 이양운 목사의 슬하에서 성장하여 감리교회의 목사가 되었다.

감리교신학대학과 동 대학원에서 수학하면서, 여성신학자 E.S.피오렌자의 성서해석학을 주제로 석사학위논문을 썼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니온신학교에서 공부했으며, 한국에 돌아와 감리교신학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논문이었던 <현대 삼위일체론에 나타난 신적 관계성 고찰>(감신대, 2007)은 여성신학적 상징 해석을 통해 삼위일체 이해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논문에서, 인간 중심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신학의 지평을 자연으로까지 확장 포괄하고 생태신학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유기체적이고 상호교류적인 삼위일체의 모형을 구성함으로써, 사랑과 화해와 평등을 바탕으로 한 삼위일체 신학을 제시했다.
정애성 박사는 모교인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 분야의 객원교수로서 여성신학, 동방신학, 기독교고전읽기, 여성정치사상, 한국근대여성학, 조직신학을 가르쳤고, 자신의 학문적인 관심을 담은 중요한 책들을 번역하고 다수의 논문을 썼다.
그는 서른 중반에 목회를 시작하면서 정착하게 된 호반 도시 춘천을 좋아했고, 고즈넉한 대학교정과 호숫가를 산책하는 시간을 사랑했다. 춘천에서의 이십여 년간, 소명의 자리였던 생명수교회에서 그만의 아름답고 특별한 목회 역시 소중했다. 2011년 희귀암인 흉선종이 발견됐을 때, 병원 치료 대신에 단식과 자연치료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삶을 선택했다.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난 2021년 10월 10일, 그는 소풍을 끝내고 하늘로 돌아갔다.

번역서
「은유신학」 종교 언어와 하느님 모델, 샐리 맥페이그, 2001
「어머니·연인·친구」 생태학적 핵 시대와 하나님의 세 모델, 샐리 맥페이그, 2006

공동번역서
「친교로서의 존재」 존 지지울러스, 2012
「탁상 담화」 마르틴 루터, 2017

출간 예정
「She Who Is」 The Mystery of God in Feminist Theological Discourse 엘리자베스 존슨, 생의 마지막 힘을 다해 번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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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2월 23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656쪽 | 846g | 135*205*35mm
ISBN13
9788990137173

책 속으로

나는 살아가는 동안 바로 이러한 눈빛,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눈빛을 체득하길 간절히 바란다. 어쩔 수 없이 나의 눈빛은 타인에 대한 경계심과 의혹, 연민, 반가움, 무관심, 격려, 기쁨 등으로 순간순간 채색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그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내려놓지 않기를 소망한다. 그리하여 나의 눈빛은 결국에는 넓디넓은 이해의 바다에 이르러 그 안에서 자유롭고 충만히 출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었고, 날마다 기도하며 갈 일이다.
--- p.28

살아가면서 친구가 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시끄럽고 번잡한 것을 피하고 홀로 있는 것을 즐기는 내 습성과 진득하게 한 사람에게 전폭적인 애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내 성격 때문인지 어린 시절에는 친구가 별로 없었다. 얼마나 제멋대로였는지 친구가 아쉬운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살아왔다. 사람들끼리의 직접적인 부딪침과 잦은 교류로 가능한 친구 되기를 잘해내지 못하는 내게도 하느님은 다른 방식으로 친구를 만들어 주신다. 매일 아침 나를 깨워주고 잠들게 하는 해와 별빛, 계절에 따라 몸을 단장하고 생명의 기운을 전해 주는 주위 풍경, 책과 음악을 통해 가슴을 파고드는 작고 큰 만남과 그 파장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 주는 고맙고 따뜻한 사람들, 신학적 사유의 지평에서 우연히 만나 길동무하게 된 이들, 이들이 모두 내게는 삶의 친구들이다.
--- p.38

오랫동안 가족울타리 안에 갇혀있던 친구가 되는 힘, 그 사랑스러운 능력을 다시 찾고 회복시키자. 그리고 이웃 자매, 사회적 약자, 상처받은 자연, 만물의 친구가 되기 위해 길을 나서 보자. 그리스도 안에서는 “유대 사람도 그리스 사람도 없으며,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와 여자도 없다”는 바울 사도의 말씀(갈 3:28)을 묵상하다가 나는 조용히 물었다. ‘그렇다면 종국에는 무엇이, 어떤 관계가 남을까요?’ 나는 잠시 후 다시 읊조렸다. ‘오직 그리스도의 친구들이 남을 것입니다.’
--- p.53

삶의 신비는 점점 더 자라고 그 속에서 나는 더 많은 선물을 발견한다. 지금껏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p.78

우리가 마음과 언어를 갈고 닦아 하느님을 자유자재로 부르고 경험할 수 있는 지경, 그 ‘자유’의 또 다른 얼굴은 ‘침묵’이다. 깊은 침묵 속에 뿌리내리지 않은 말은 하느님을 가리킬 수 없다. 그래서 ‘은유(언어)’와 ‘침묵’은 서로를 지탱해주는 친구이다. 혼자서는 신에게 다가갈 수 없다. 그러니 이제는 침묵할 차례이다.
--- p.137

성서는 하느님이 베푼 잔치에 우리의 일반적인 통념과 예상을 뒤엎은 사람들로 채워졌다고 전한다. 그 식탁은 차별받고 소외받는 이들로 가득 찼고, 둘러앉은 모든 생명들의 조화롭고 평등한 어우러짐을 통해 세상의 온갖 차별과 편견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가장 포괄적이고 둥근 식탁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기억하고 믿는 우리의 교회공동체라면 그렇듯 무한하게 펼쳐진 하느님의 포괄적인 식탁의 형상을 끊임없이 닮아가야 할 것이다.
--- p.154

소수의 용기 있는 선배들이 먼저 걸어갔고 분명 앞으로 더 넓고 덜 외로운 지경으로 나아갈 ‘여성’과 ‘목회’의 관계는 더 이상 망설임과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존재들과의 깊고 아름다운 ‘사귐’을 짓는 일이며, 무엇보다 여성들에게 생명을 사랑하고 돌보는 목회를 통해 내 안에 깃든 하느님의 형상과 빛을 되찾고 밝히라는 하나님의 간곡한 ‘부르심’이다.
--- p.192

오늘날 존재의 이름은 여전히 우리에게 상처를 주고, 여성들과 타자들은 상처에 베이고 만다. 그러나 상처를 입은 사람만이 또 다른 이름과 언어를 상상하고 부를 수 있다. 언어적 성차별의 관행을 뛰어넘는 것은 곧 다양한 타자들을 알아보고 각각의 존재를 불러들이는 일이다. 획일적이고 일반적인 언어 속에 묻히고 은폐되었던 존재들을 주님의 성례전에 초대하는 일이다.
--- p.239

시편
하느님은 내가 신뢰하는 강한 반석이시니,
내 모든 확신으로 그녀(her) 안에서 안식합니다.
내 어머니의 태속 깊은 곳에서,
그녀는(she) 나를 알고 계셨습니다.
내 손발이 생기기 전부터, 그녀는(she) 나를 갈망하셨습니다.
내 낱낱의 움직임을 그녀는 자비로이 기억하시고,
내가 아직 보이지 않을 때도, 그녀는 나를 상상하셨습니다.
--- p.283

오늘날 동물권 문제는 온 생명의 평화와 회복을 바라는 신적 요청이다. 점점 더 정교해지고 비가시화되는 동물 지배와 인간중심주의, 육식을 조장하는 지배 문화, 그것을 뒷받침하는 교회의 지배적 신앙과 신학을 깊이 자성하고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지혜에 우리를 개방할 때이다.
--- p.324

병원이 넘쳐날수록 인간은 병들어가고, 학교가 넘쳐날수록 인간은 우민화되며, 대량생산된 상품이 넘쳐날수록 인간은 궁핍해지고, 경제 성장의 환상에 발목 잡힐수록 인간은 도구화되고 무용(無用)해진다. 유용성의 ‘근원적 독점’ 현상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쫓겨나고 죽어가는, 여전히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세상에서 다시금 무용지용(無用之用)을 생각한다. 그 첫걸음이 황금률이 아닐까.

--- p.335

출판사 리뷰

만유에 감사! 만유에 평화!
마침내 ‘여성신학자 정애성 유고집’으로 탄생한 「소피아의 방」

정애성 목사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운영한 인터넷 카페 ‘소피아의 방’을 가만히 열었다. 20여년 전 소수의 벗들과 소통했던 이 방에 담백하고도 정갈한 언어와 문장으로 써내려간 정애성의 작문노트와 일기노트가 빼곡 담겨 있었다. 봉인 문서를 해제하듯 이 글들을 열고 하나씩 읽으며 정애성의 문체와 문장의 아름다움에 빠지기 시작했다. 살아생전의 그를 만나듯 소피아의 방에 있는 글은 오롯 정애성이다. 생전의 그처럼 날카롭고 예민하지만 중심을 잃지 않고, 섬세하고도 따스한 통찰과 감성은 오히려 글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그리움에 사무치게 했다.

살아있는 날의 감사와 평화의 순례여정, ‘소피아의 방’ 안의 글들이 1년여의 준비 끝에 “여성신학자 정애성 유고집”이라는 표제를 달고 세상에 나왔다. 주로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의 작문노트와 일기노트이다. ‘작문노트’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정애성의 생애를 알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이다. 2010년 이후의 기고와 칼럼, 논문과 번역문 등도 포함되어 있어 신학적 담론과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다. ‘일기노트’는 다채로운 일상을 산문처럼 완결성 있게 기록했고, ‘어머니의 방’에는 어머니와 한동안 동고동락했던 일상의 기록을 따로 묶었다. 마지막에 짧게 쓴 ‘병상일기’는 투병의 힘겨움 속에서도 제자들에 대한 염려와 사랑이 지극했음을 엿보게 한다. ‘학생들 좌담’ 꼭지에서는 그의 가르침을 받은 여러 제자들이 그를 얼마나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하는지, 그가 얼마나 제자들을 아끼고 사랑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정애성은 오래 전부터 죽음을 염두에 두었으나 삶은 여전히 지속될 것임을, 우리 존재의 소명이 있다면 삶과 죽음 너머 오직 사랑해야 할 것임을, 가만히 일러 준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신앙과 신학적 사유, 일상의 순간들을 만나며 우리 또한 가만히 되뇌이게 되리라. 기쁠 때도, 외로울 때도, 삶에 지쳤을 때도, 존재의 은총 속에 거할 때도, 언제나 잊지 않았던 정애성의 기도, 그 기도를 우리도 두 손 모아 바치게 되리라. ‘만유에 감사! 만유에 평화!’

편집장의 선택

인사

에누리 없는 십 년 세월이었네요
육 개월 시한부가 된 그 시각부터
지지 않는 노을처럼
삶은 여느 때보다 빛나고
오래도록 불꽃은 꺼지지 않았어요
타면서도 재가 되지 않는
광야의 떨기나무처럼

외로움과 아픔을 견디고
두려움과 절망을 다독여 안으며
몇 번, 죽음 문턱에서 다시 돌아서면서
십 년의 한날 한날은 마지막 하루였고
눈뜨던 모든 아침은 선물이었어요

마지막이어서 충만하고 생생했네요
더딘 걸음으로도 숨 가빴던 지구별 산책
별처럼 빛나는 영혼들과 이어지던 밤의 독서
소명의 고통과 환희로 가득했던 강의실
혼란했던 어둠의 시간과
화창하고 관대했던 빛의 날들

선물이었던 그대들 모두, 고마웠어요
햇볕과 바람과 바다와 숲과 새들에게
기쁘고 슬픈 기억 속에 있는 친구들에게
노을이 지고 불꽃이 꺼지는 이 시간
신비로운 섭리와 은총이신 하늘에게

「소피아의 방」이라는 이 유고집이 담고 있는 모든 글은 고인이 보여주는 자신의 삶이요, 들려주는 이야기요, 펼쳐주는 생각이요, 건네는 사랑이다. 아무도 모르게 감추어져 있던 정애성의 세계를 우리가 찾아낸 것은 아닐 것이다. 고인이 우리 곁에 여전히 함께 있으며 자신을 열어 보여준 결과라고 믿는다. 그 결실을 이 책으로 펴내며, 정애성을 친구로 여기는 모든 이들과 나누게 됨을 감사히 여긴다.
- ‘누이의 유고집을 펴내며’(정명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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