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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션이라는 게임의 세계01 선형적 내러티브와 비선형적 내러티브02 이본(아포크리파)의 형성03 게임의 서사성 논쟁04 게임 구성과 공간 디자인05 규칙의 중요성06 PC통신 시기 혼성 패러디의 친목 역할07 2차 창작 수단, ‘만약에(What If…?)’08 초판본과 개정본09 플롯 도구로서의 멀티버스 혹은 다중 우주10 템플릿, 미끼와 유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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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션은 개념 블록을 조립하는 것이다내러티브보다 행위성 유발 … 게임과 유사성팬픽션은 각 개개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원전을 바탕으로 만든 재해석의 결과물이지만, 이는 집합적인 행위의 결과며, 결과물을 계속 생성하도록 촉진하는 관념 체계의 산물이다. 게임은 규칙에 합의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성립되고, 참여자들이 특정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게끔 유도하는 체계다. 게임이 만든 공간을 탐구하고 체험하여 같은 공간에서 고유한 경험을 얻도록 구성된 세계다.팬픽션은 내러티브 매체를 생성하지만, 실질적으로 촉발하는 것은 참가자가 찬성한 규약에 따라 집단적 사고방식을 확인하고 원하는 방향의 특정 감정을 증폭하는 경험의 장 형성임을 게임의 특성에 따라 설명한다. 팬픽션을 기존 문학과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팬픽션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존의 문학이 추구하는 내러티브 매체의 기능보다 행위성을 유발하는 게임의 기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이미 있는 요소를 활용할뿐더러 집단 내부의 임의적 규칙과 관행에 의존하는 팬픽션은 창작력이나 창조력과 멀어 보인다. 하지만 이는 특정한 규약과 조건 안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뽑는 능력의 실험대다. 원전의 독자는 팬픽션의 플레이어가 되어 그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활동을 자처해서 한다. 원전의 요소를 어떻게 하면 더 희열에 넘치도록 재조립할 수 있을까? 팬픽션 쓰기는 개념으로 이루어진 블록을 조립하는 것과 같다. 어울려 보이지 않는 것들을 가져와 하나의 원전을 중심으로 말이 되게 조립하는 것으로 창조력을 발휘하고, 독자는 그 플레이를 즐긴다.이 책은 팬픽션이라는 결과물보다 팬픽션을 읽고 쓰는 환경에 중점을 두며, 창작자로 변신한 수용자가 다양한 내러티브 경로를 만들고 채집하도록 촉진한다는 점에서 팬픽션이 게임에 가깝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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