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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들다 우는 밤
홀로 글을 찾고, 다듬고, 엮습니다
홍지애
꿈꾸는인생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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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_서른여덟, 출판사를 시작했다 4

오해가 있다 12
이게 다 좋아하는 마음 때문 21
‘꿈꾸는인생’이란 이름으로 25
블로그와 인스타 31
해 보지 않은 일을 한다는 것 37
첫 책의 의미 42
책을 소개하는 일이 이리도 어려워서야 50
투고 메일을 받는 기분 56
책 한 권, 소고기 한 근 63
오타는 잡초 같다 66
회사로 걸려온 전화 74
서점이 없는 동네 75
“사실은 나, 책을 내고 싶었어” 79
갑을 관계 83
책이 모두 불탔다 89
혼자 일한다는 건 혼자 사는 것과 닮았다 97
미안하다는 말 대신 104
당신과 나 사이, 우리의 취향 차이 111
그래서 에세이를 좋아한다 120
어느 날의 짧은 대화 129
서점에 가는 마음 130
우기雨期 137
첫 도서전이란 146
책이 가는 길 156
글 잘 쓰는 편집자들에게 묻고 싶은 것 162
서평에 마음 상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169
책을 통해 만나는 글 밖의 세상 170
돈 문제는 돈으로밖에 해결되지 않는다 176
기도 185
초반의 성공 186

에필로그_마흔셋, 출판사를 하고 있다 196

저자 소개 1

출판사 꿈꾸는인생 대표. 정적인 삶(몸)과 동적인 삶(마음)을 동시에 살며 잘 먹는 삶(기능)을 꿈꾼다. 요즘 최대 관심은 사랑하는 이들의 안녕이다. 그것을 위해 날마다 기도한다. 출판사 인스타그램 @life_with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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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32g | 115*185*16mm
ISBN13
9791191018240

책 속으로

책 만드는 일의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좋았던 탓에 출판사를 차렸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건 책을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인데, 그 다른 일을 벌이고 만 것이다. 이게 다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클 때 사람은 용감해지고 부지런해지고 참을성이 많아진다는 걸,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눈이 멀기도 한다는 걸 이 마음을 품게 되면서 알아 간다.
--- p.24

꿈에는 개인이 그리는 가장 큰 행복이 담겨 있다. 그 행복은 확률과 형편, 조건이나 외부의 평가가 무력해지는 상상력에 기초하는데, 나는 그 상상력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진 힘을 믿는다. 먼 미래의 어느 날에 대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오늘의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내가 그리는 모습으로 나를 이끌 것이라고.
--- p.28

책이 나오면 한동안은 저자가 문자로 “대표님” 부르기만 해도 무섭고, 뭔가 낌새가 느껴지는 메일이나 SNS 메시지에도 심장이 툭 떨어진다. 그리고 역시나 오타 이야기일 때, 나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퍽퍽 치며 으악, 억 같은 소리를 낸다. 눈물을 찔끔 흘리기도 한다. 그래도 너무 깊은 자책에 빠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부디 수정의 기회(중쇄)가 있기를 바라면서.
--- p.72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게 인생이라는 것쯤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는 것과 그 ‘어떤 일’을 직접 경험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임을 겪고 나서야 깨닫는다. 그러니 지금도 내가 ‘안다’고 착각하는 무수한 일들에서 나는 얼마나 무지한 상태일까.
--- p.95

혼자 일한다는 이유로 주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는 일이 잦다. 그런데 그들이 부러워하는 나의 자유는 사실 책임에서 온 것이다. 나는 꿈꾸는인생 안에서 무엇도 해도 되고 할 수 있는 동시에, 그 모든 무엇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책임자에게 대충은 없다. 일에 있어서나 관계에 있어서나 최선을 다해야 일이 돌아가고 스스로에게도 떳떳하다. 문제는 나의 최선이 들어가야 할 곳이 너무 많다는 거다.
--- p.102

책을 만들다 보면 더 더 더 예뻤으면 좋겠단 욕심에 지칠 때가 있다. 디자이너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저자의 의견을 온전히 수렴하지 못하고 있어서도 미안하다. 무엇보다 나 스스로 아쉽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너무 답답하다. 그런 때마다 나의 예쁨과 당신의 예쁨이 꼭 같지는 않다는 것을 떠올린다. 그러니 필요 이상으로 애쓰지 말자고, 즐거운 마음으로 어서 마감하자고, 그리고 취향이 비슷한 이들이 알아봐 주기를 기다려 보자고.
--- pp.118~119

좋은 에세이를 내고 싶다. ‘좋은’ 에세이란 뭘까. 누군가에게 실재한 시간의 기록에 좋다 나쁘다를 붙일 수 있을까. 그러니 여기서의 ‘좋은’은 다른 의미다. 같은 마음에 위로를 받는, 처음 알게 되는 사실에 나의 세계가 넓어지는, 값진 고백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무례하지 않은 관심에 고마운, 지금을 소중히 여기도록 하는, 우리 서로 사랑하게 만드는, 그런 의미.
--- p.128

서점은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기억하게 한다. 내가 잘하고 싶은 일을, 잘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일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의 것이자 내 것이기도 한 우리의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들에 묻히고 있는 것을 확인시키고, 나뿐 아니라 다른 누구도 이곳에 이런 감정으로 서 있겠지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서점에 가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하지 않다.
--- pp.133~134

책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 여럿은 책을 만들며 책이 가는 길을 예상하고 준비한다. 그런데 책의 길을 예측하기란 어렵다. 저자와 출판사가 한동안은 길을 터 주고 불빛을 밝혀 주지만, 책의 걸음을 결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책은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게 멀어진다. 그렇게 떠나보내는 거다. 그러다 어느 날 저 멀리 가 있는 책의 소식을 듣고, 또 저기쯤 가 있는 책의 흔적을 만난다. 소식을 빨리, 자주 전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책이 있고, 전혀 생각지 않은 곳에서 안부를 전해 오는 책이 있다. 책은 대체로 자기의 길을 간다.
--- pp.159~160

돈 문제를 덮는 건 돈뿐이었다. 다정한 이들의 지지와 격려, 꺾이지 않는 마음, 끈기와 열심 같은 것들이 돈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깨달았다. 나에게 있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좋은 것들이 지금 가장 절실한 문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한없이 무기력해졌다.
--- p.181

가수는 노래 제목대로, 배우는 작품 제목대로 산다는 말이 있다면서 책 제목 잘못 지었단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예수는 믿는데 기쁨이 없어서”, “세계 여행은 끝났다” 같은 제목 때문에 ‘기쁨이 없고’ ‘끝난’ 것 아니냐며. 그런데 이번 책은 “책 만들다 우는 밤”이다. 이 이야기를 하며 지인들과 숨이 넘어갈 만큼 웃었다. 제목대로 사는 거라면, 나는 이 책의 제목이 더욱 좋다. 눈물은 슬퍼서만 흘리는 게 아니라서. 감격의 순간에도 나는 잘 우니까.

--- p.195

출판사 리뷰

읽는 사람은 줄고 쓰는 사람은 많아진 시대에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것에 대하여


좋아하는 것은 직업이 아닌 취미로 남겨 두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인생에 몇 없을 ‘하는 즐거움’을 잃지 않기 위해서인데, 여기에는 한 가지 전제가 깔려 있다. 바로 ‘일’의 고약함이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지게 만들 수 있는 못됨. 채반석 작가는 그의 책 『그깟 취미가 절실해서』에서 일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일은 때때로 모든 걸 맛없게 만들어 버리는 마법의 양념장 같은 것이어서 아무리 좋아하는 재료라 해도 살릴 수 없을 때가 있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야 말았다”(p.163). 이 책은 그 마법의 양념장과도 같은 일의 고약함을 무시한 채 책 만드는 게 좋아서 출판사를 차린 사람의 이야기이다.

책 만드는 일의 하나부터 열까지가 모두 좋았던 탓에 출판사를 차렸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건 책을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인데, 그 다른 일을 벌이고 만 것이다. 이게 다 좋아하는 마음 때문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클 때 사람은 용감해지고 부지런해지고 참을성이 많아진다는 걸,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눈이 멀기도 한다는 걸 이 마음을 품게 되면서 알아 간다. (p.24)

사업자등록증을 받았을 때의 들뜸, 출판사 ‘꿈꾸는인생’을 통해 전하고 싶은 가치, 낯선 업무로 인한 긴장감과 불안함, 책을 만들며 하게 된 경험들의 고마움, 1인 기업의 외로움, 책 팔아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 그리고 여전히 책 만드는 일은 좋다는 고백과 앞날을 향한 소망까지, 1인 출판사 꿈꾸는인생의 지난 5년이 저자의 마음 소리를 따라 담겼다. 1인 출판사나 책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보다 즐겁고 흥미롭게 읽을 것이고, 글과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에게는 책이 만들어지고 독자에게 닿는 과정을 알아 가는 색다른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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