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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원의 아침 7
2. 빛나는 검은 돌 109 3. 대륙에서 온 사람들 217 4. 제천금인의 주인 3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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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나 《사기》를 봐도 ‘묵돌이 명마를 훔쳐 달아났다’는 내용이 전부지요.”
“무기 없이는 영화로운 과거를 갖기 어렵지만 문자 없이는 보잘것없는 과거조차 간직하기 어려운 법 아니겠습니까? 만약 흉노가 문자를 가졌더라면 지금까지 망하지 않고 존재했을지도 모르지요.” “훈족, 아니 흉노란 이름이 더 익숙하실 테니 그냥 흉노라 하지요. 흉노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초원의 아침」중에서 묵돌은 양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조아려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조금도 기뻐하지 않았다. 투멘이 주지 않더라도 그 자리는 스스로 차지할 생각이었다. 투멘의 마음을 읽었으니 어떠한 수단을 써서라도 얻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가 최종 목표도 아니었다. 그 자리는 최종 목표에 도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역참에 불과했다. ---「초원의 아침」중에서 열쇠를 구멍에 넣고 밀자 자물쇠는 소리 없이 열렸다. 누르하는 금 상자의 뚜껑을 위로 들어 올렸다. 황금으로 만든 조상이 나타났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다리 위에 편안하게 팔을 내려놓은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것은?” “금인金人이야. 우리의 하늘이 내려준 천부금인天符金人.” ---「초원의 아침」중에서 “내가 너에게 성을 내리겠노라. 뭐가 좋을까? 오호라, 네가 금인을 숭상하니 성을 김金으로 하라. 그리고 이름은 본래의 것이 까맣게 빛나는 돌이라 했으니 ‘일제日?’라 하라. 태양처럼 빛나는 검은 돌이라, 다시 생각해도 좋구나. 네 이름은 앞으로 김일제이니라. 그리고 네 자손들은 모두 김씨 성을 갖게 되리라.” ---「빛나는 검은 돌」중에서 “듣거라. 내가 황제의 은혜를 입어 한나라 조정에서 벼슬을 했지만 훈족의 자손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지금까지 투후로 봉해지는 것을 사양했던 것도 한나라 땅에 내 자손들이 발이 묶이는 것을 겁냈기 때문이다. 공주를 주겠다는 황제의 제안을 거절한 것도 내 자손들이 한족의 피가 섞여 훈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을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한나라에서의 벼슬은 나의 대에서 끝이고 너희들은 우리 땅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나는 바랐다.” ---「빛나는 검은 돌」중에서 은은해서 더욱 찬란한 금빛 미소가 자신을 마주 보고 있었다. 가슴이 벅차 숨이 막혔다. 금인상을 처음부터 지켜봐 왔던 자신이었다. 묵돌 선우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인 누르하에게 준 것이었다. 그것이 후대로 전해지면서 흉노의 초원에서 한반도로 옮겨질 때까지 벌어졌던 수많은 사건들이 준기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었다. ---「제천금인의 주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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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땅의 주인은 하나면 족한 거야.”
초원에서 반도로 흘러온 하얀 늑대들… 이천 년을 거슬러 지금, 이곳에 도달한 포효! 『화살 끝에 새긴 이름: 초원의 화살, 김金의 나라에 닿다』에서 돌올하게 드러나는 장면은 바로 초원의 전사들이 마치 칼날처럼 벼린 자신들의 용맹함과 투지를 휘두르는 모습이다. 적진 한복판에 갇혀 인질이 되었음에도 명마를 훔쳐 달아나 훗날 초원을 자신의 말발굽으로 뒤덮은 묵돌선우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이 묶인 상황에서도 오히려 발밑에 타오르는 불꽃을 비웃었던 석우로처럼, 호쾌한 영웅들의 흥미진진한 일대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혀 바래지 않은 채 생동하는 역사 앞에서 감탄하게 된다. “하랄은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였다. 사냥을 할 때마다 노렸지만 하랄은 투멘을 비웃듯 유유히 빠져나갔다. 하랄을 여덟 번째 만났을 때 투멘의 화살이 놈의 심장에 박혔다. 하랄이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투멘은 놈과 눈을 마주했다. 그래, 이 땅의 주인은 하나면 족한 거야.” 반도로 흘러온 훈의 후예들, 그들은 역사라는 거대한 새벽을 지나며 동이 트길 기다리던 초원의 늑대들이다. 그리고 이천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하늘이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숨죽여 가며 추위를 견디던 그들이 다시 서로를 부르고자 포효하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