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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살
이태제
북다 202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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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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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부 케르베로스
2부 인간에게 죽음을
3부 인간에게 평화를

작가의 말

저자 소개1

이태제

 
교직에서 일하며 틈틈이 소설을 쓰고 있다. 2022년에 장편소설 『푸른 살』로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358g | 133*200*30mm
ISBN13
9791170610106

책 속으로

족히 한 달 반은 된 청나무였다.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줄기의 표면을 만져보았다. 표면은 약간 물컹하지만 약 1센티미터 표피 아래에 자리한 단단한 내부 조직이 느껴졌다. (……) 잔가지를 잘라봤자 빠른 속도로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반드시 뿌리를 제거해야 했다. 게다가 청나무는 한번 조직이 파괴되면 손상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본능처럼 작용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 p.14

경찰통제선을 들치고 젊은 남자 하나가 사건 현장으로 들어섰다. 남자의 관자놀이엔 그가 휴머노이드임을 나타내는 동그랗고 납작한 발광체가 붙어 있었다. 귓바퀴 뒤쪽에 ‘4’라는 숫자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었다. 심각한 시스템 손상으로 네 번의 수리를 거쳤다는 뜻이었다. 다섯 번째 수리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그는 폐기될 것이다.
--- p.21

드레스덴은 테이블 위에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는 도살공장 출입증과 공과금 납부 고지서를 뒤적였다. 그것으로 미루어보아 민동수의 엄마는 도살공장에서 일한 것 같았다. 도살업은 오늘날 로봇으로 대부분 대체된 기피 직업 중 하나다. 남들보다 빨리 죽는 삶을 선택했으니 민동수의 엄마와 드레스덴은 따지자면 같은 부류였다.
--- p.31

푸른 살이 창궐한 지 60여 년이 지난 현재, 인간은 정말 도덕적으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나? 레미는 인간이 폭력을 저지를지 말지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악행을 아무리 저질러도 빨리 죽지 않는 인디고들을 보고 있으려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푸른 살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 p.74

아이버스터가 ‘대량 학살자’ ‘세기의 악마’라고 불리기보다 ‘아이버스터’라는 멋들어진 별명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를 증오하는 사람들만큼이나 그를 추앙하는 자들이 많아서였다. 아이버스터는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을 죽인 자이기도 하지만, 미처 자신이 죽이지 못한 원수들에게 대신 복수를 해준 자이기도 했다. 가정폭력을 저지른 아버지, 바람을 피워 아내와 자식까지 버린 전 남편, 학창 시절 내내 따돌림을 주도한 동창생, 전 재산을 투자하자마자 사라진 사기꾼…….
--- p.97

인디고들은 건물 하나를 불사르고, 이번엔 도로에서 무수한 희생자를 냈다. 다행인 점은 세 인디고 중 한 명이 죽었다는 것이고, 불행인 점은 그 외 나머지의 행방이 또다시 묘연해졌다는 것이었다. 드레스덴은 주먹으로 연이어 핸들을 내리치며 소리를 질렀다. 어김없이 푸른 살이 발작했다. 그는 거의 이성을 잃고 고통에 몸부림쳤다.
--- p.135

한결의 말이 맞다면 수색 로봇들은 언덕을 넘은 적이 없고, 마치 수색을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이전에 찍은 영상을 누군가가 절묘하게 이어 붙인 것이었다. 혹은 촬영된 부분을 의도적으로 잘라내고 이전에 찍은 영상으로 대체했을 수도 있었다.
‘우린 어디에나 존재한다.’
완전자유연대가 공개했던 선언문의 한 구절이 문득 떠올랐다.
--- p.155

─이 4번 수조……. 한때 수조 속에는 제 뇌가 아니라 다른 것이 들어 있었습니다. 섬광 대학살 때 대원 대부분이 청나무가 된 부대로부터 전달된 뇌였죠. 섬광 점멸 공격에 노출되지 않았던 군인들은 전우를 살리기 위해 직접 도끼로 머리를 잘라내야 했어요.
--- p.189

깊은 물 속에 잠긴 것처럼 블라인드의 음성이 희미하게 울렸다. 이젠 레미가 할 수 있는 게 정말로 아무것도 없었다. 레미는 체념하고 어둠 속에 몸을 웅크렸다. 그렇게 레미의 자아는 기약 없는 기나긴 절전 상태에 빠져들었다.
--- p.226

오전 6시. 하늘은 매우 느리게 밝아오고 있었다. 금환일식까지는 이제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사람들을 옭매고 있던 푸른 살이라는 쇠사슬이 곧 있으면 풀린다. 일식이 지속되는 그 몇 분간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었다.
--- p.243

“지금껏 나는 푸른 살이 크면 나쁜 사람으로, 푸른 살이 작으면 착한 사람이라 여겼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 몸을 스스로 희생해왔으면서도, 그래서 남들보다 커진 푸른 살 때문에 낯선 사람들에게 욕을 들으면서도 후회하지 않았어. 푸른 살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으니까.”
--- p.267

그 의사의 인상과 성품, 그리고 눈빛을 읽어보려 애썼다. 그것들은 푸른 살의 크기처럼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드레스덴의 눈이 정처 없이 헤맸다. 하지만 그는 이내 한 가지를 깨달았다. (……) 드레스덴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상대를 믿는 수밖에 없었다.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듯이.

--- pp.296~297

출판사 리뷰

폭력성은 인간의 본성인가 아니면 선택의 결과인가
본성마저 통제된 잿빛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상상력


2035년, 아프리카대륙 남단에 운석이 불시착한다. 그 운석에 묻어온 외계생물체가 인간의 뇌에 기생하며 폭력의 자극에 노출될 때마다 마치 종양처럼 푸른 살이 커지게 된다. 60년 후, 푸른 살이 개인의 폭력성을 통제하는 생물학적 규제 수단으로 작용하며 폭력 범죄는 경이로운 속도로 세상으로부터 사라진다.

그의 관자놀이부터 뺨까지 이어지는 부위에 퍼런 살과 혈관이 돋아나 있었다. (……) 또래에 비해 푸른 살의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었다. 평소 악의를 품지 않고 착하게 살아온 사람일 가능성이 컸다. (……) 진심 어린 도덕성 때문이라기보다는 고통받고 싶지 않아서일 테지만. (11쪽)

두 개의 천체가 완전히 겹쳐져 푸른 살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금환일식이 147년 만에 한반도를 가로지르고, 그 시기에 맞춰 푸른 살에 강한 내성을 가진 인디고들이 국제교도소를 탈출하여 한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들 중에 10년 전 뇌파를 자극해 급속도로 푸른 살을 성장시켜 2억 명의 사람들을 죽게 만든 대학살자 ‘아이버스터’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민들은 혼란에 빠진다.

“두 개의 천체가 완전히 겹쳐졌다.
달에 중심부가 가려진 태양은 보랏빛 고리에 갇혔다.”

최후의 날을 위한 피의 일식이 시작된다!


이 작품은 ‘푸른 살’에 잠식된 인류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펼쳐 보이는 동시에, 탈옥한 세 인디고를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긴박함을 선사한다. 푸른 살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 인간은 식물화하여 청나무로 변하게 된다. 무단으로 생장한 청나무를 처리하는 휴머노이드 ‘레미’와 눈앞에서 엄마가 청나무로 변하는 장면을 목격한 인간 아이 ‘동수’가 세 인디고에게 납치된다. 그리고 폭력성에 무조건적으로 반응하는 푸른 살 때문에 선한 의도를 가졌음에도 남들보다 커다란 푸른 살을 지닌 채 살아야 하는 인간 형사 ‘드레스덴’이 그들의 뒤를 추적한다. 그리고 드레스덴 앞에 세상으로부터 존재가 완전히 지워져버린, 수많은 비밀을 간직한 사이보그 ‘한결’이 ‘아이버스터’를 검거하기 위한 협상가로 한국으로 파견된다.

금환일식까지는 이제 두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사람들을 옭매고 있던 푸른 살이라는 쇠사슬이 곧 풀린다. (……) 건물의 불빛이 일렬로 세운 촛불이 꺼지듯 차례로 암전되었다. 가로등도 도미노처럼 꺼졌다. 도로 저편에 모습을 드러낸 미륵 유원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얼시의 상징과도 같은 지름 150미터짜리 대관람차의 조명들이 한순간에 빛을 잃었다. (……) 도시 전체가 고장 났다. 아이버스터의 공격은 이미 시작되었다. (243쪽)

10년 전, 대학살을 주도했던 ‘아이버스터’는 또 다른 복수를 위해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대관람차가 있는 미륵 유원지로 향한다. 과연 인류는 눈앞에 닥친 재앙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이종의 존재라는 대립항을 통해 “인간성의 본질과 선악의 의미까지 묻는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 장르물을 선호하는 독자층이 원하는 진중한 주제의식까지 갖췄다”(주원규 소설가)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낸다. 새로운 SF 세계를 확장시킬 또 한 명의 신예의 탄생을 기대해도 좋다.

작가의 말

『푸른 살』은 손쉽게 상대를 파악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게 되었던 어느 날, 나는 일기에 이런 말을 썼다. ‘미리 알 수 있게 사람들 얼굴에 낙인 같은 게 찍혀 있었으면 좋겠다. 착한 사람, 사랑해도 괜찮은 사람, 나를 지옥으로 밀어 넣을 사람…….’ (……) 하지만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상대를 처음부터 무조건 사랑해보는 수밖에 없다. 그만큼 후유증이 클지라도.

추천평

가까운 미래, 외계 물질에 노출된 인간들은 악인일 경우 피부가 푸른 살로 변하다가 끝내 ‘청나무’가 된다. 그 청나무를 제거하는 휴머노이드 ‘레미’와 여타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SF 작품으로, 최근 글로벌한 인기를 끄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감상한 듯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다. - 이도우 (작가)
『푸른 살』은 근미래의 디스토피아 세계로 일관되어 있다.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갈등을 통해 인간성의 본질과 선악의 의미까지 묻는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 장르물을 선호하는 독자층이 원하는 진중한 주제의식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놀랍다. - 주원규 (소설가)
세계관이 크고 복잡하지만 설명적이지 않도록 작가가 잘 풀어냈다. 작품 장악력, 구성력 모두 준수하다. 또한 푸른 살로 인한 ‘발작’이라는 핸디캡을 적소에 배치해 긴장감을 높인 설정도 좋다. - 강지영 (소설가)
‘폭력’이라는 도덕적인 관념을 SF 장르에 적절히 녹여낸, 한 번도 접하지 못한 세계관을 맛볼 수 있다. 장르성과 문학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은 작품이다. - 쇼박스 (콘텐츠 제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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