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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면과 벌꿀
돌아오고 싶은 집을 만드는 방법
어떤우주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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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치유 에세이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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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돌아오고 싶은 집, 나를 돌보는 집] 슬로보트의 신작 에세이. 돌아가고 싶은,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안식처가 집이 된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부족한 게 있어도 집에만 있으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면 행복이 찾아올까. 불안을 잠재워주고, 도움닫기가 되어줄 집을 향한 그의 여정을 함께 읽어내는 책. - 에세이 PD 이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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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
어떤 하루라도 저물녘은 오기 마련

하나
집의 언어를 만드는 법


나에게 사랑스러운 집
손가락 하나만 까딱하는 구원
작은 물건 왕국의 백성들
약약 중간 약약, 집안일 음악
설거지통과 이 집의 안녕
맥시멀리스트의 서랍 정리
청소기 명상법
고양이는 실례합니다
어지러운 마음과 만능 보풀 제거기
집에서 만나는 작은 고요
구질구질하게 빛나는 빈티지
식물 파괴범의 다짐
여름의 집
겨울의 집
라디오 천국
천신만고 끝에 애플망고
좋아하는 반찬의 이름을 되뇌는 날


알아차려야 하는 사랑


가족은 언제나 수리 중
섬의 외할머니
아버지를 울린 날
실연 후의 집
분거형 가족
불안정 애착의 사람
너무 늦지 않은 초대
충격적으로 나누어 주는 사람들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고양이
나의 첫 고양이 소룡이
촌스러운 사람의 친구들
알아차려야 하는 사랑


새로 쓴 마음


누구의 뒤통수도 보이지 않는 집
거기 아니고 여기가 보통
다 쓰면 일어나자
별일 없이 만든다
혼자 여행 삼매경
제주도 타령
진짜 삶을 위한 과목
책이 커서 책방이 되는 일
조그맣게 버는 삶
버킷 리스트
그곳은 반드시 있어

epilogue.
그래도 아직은 환한 저녁

저자 소개 1

슬로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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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boat

『고르고르 인생관』을 쓴 작가, 1집 정규 앨범 『섬광』을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한 싱어송라이터, 혼자서 「인천아트북페어」를 주관한 씩씩한 문화기획자이지만 사실은 며칠째 청소를 하지 않은 책방의 먼지를 들킬까 봐 슬쩍 발로 밀어 넣는 대충대충니스트. 초등교사를 그만둔 후 작은 서점을 열었다. 지저분한 편이지만 이만하면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통장 잔고는 부족하지만 이상하게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며 산다. 최근작 : <고르고르 인생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동네 책방>, 슬로보트 1집 정규 앨범 <섬광> instagram@bookge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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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7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06g | 120*190*15mm
ISBN13
9791196759858

책 속으로

야외 생활을 하는 동안 들려오는 소식에 부산스러워진 생각을 먼지처럼 풀풀 달고 집으로 돌아온다. 사랑받고 싶어서 무리했던 순간이 떠오르면 되레 미움받은 것은 아닐까 조바심이 난다._지구불시착이 밑줄 그은 문장
--- p.7

무언가 깨달은 밤이 지난 후 맞는 아침 햇살에는 마음에 맺힌 서러운 결정을 녹여 주는 힘이 있다. 내가 돌보지 못한 응달에 길게 닿는 따스한 은빛. 소파에 앉아 새로운 아침을 음미했다._아마도 책방이 밑줄 그은 문장
--- p.137

나에게는 내가 가진 것에 맞는 균형이 있다. 어느 정도 까지가 기분 좋은지 가늠하며 돌보다 보면 어느새 우리 집은 외부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오롯이 내가 만들어 낸 내부에 있는 장소가 된다. 부족한 풍경이지만 ‘그래서 뭐, 그래서 뭐.’라고 생각한다._라바북스가 밑줄 그은 문장
--- p.147

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가치들이 위태로워지는 순간에도 모퉁이를 돌아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기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_라바북스가 밑줄 그은 문장
--- p.181

올해도 서점의 긴 방학을 맞아 집에 머물고 있다. 몸이 언제나 헤실헤실 풀어져 있다는 것이 좋다. 퇴근하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스스로가 긴장한 줄도 모르고 있다가 몸이 스르르 풀어지고 나서야 아, 내가 무척 힘을 들이고 있었구나, 하고 알아챈다._오후서재가 밑줄 그은 문장
--- p.190

그 모든 것들이 야외 생활의 괴로움들인데, 되도록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온몸의 털이 고분고분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_오후서재가 밑줄 그은 문장
--- p.190

느긋하게 생각하는 모처럼의 집 안 생활. 집에 있는 고양이 금동이, 쪼꼬미, 그리고 큰 고양이인 나. 서로 온순해진 털을 쓰다듬으며 큰 눈을 바라보았다._오후서재 가 밑줄 그은 문장
--- p.192

누군가보다 더 좋은 일상을 보내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누구의 뒤통수도 의식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가 망한다고 해도 내일이면 다시 백지의 날이 펼쳐진다. 무언가 잘하지 않아도 상처받지 않는 아늑한 나날이 이어진다._책방심다가 밑줄 그은 문장
--- p.190

나도 금동이와 함께 햇빛 아래 누워 품 안의 둥그런 따스함과 내리쬐는 따스함 모두를 음미한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날개를 달고 교실 밖으로 떠났던 긴 여행 끝에 마침내 이곳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닫는다._낮잠과 바람이 밑줄 그은 문장
--- p.192

크게 빛나지도, 모나지도 않은 것이 보통의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잘못 짚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보통이란 생각보다 지나치게 완벽한 상태이고 실제의 보통은 조금은 더 남루하고 한심스러워도 되는 것이었다._책방심다가 밑줄 그은 문장
--- p.194

때로는 이만하면 됐다 싶은 지점과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은 지점을 부지런히 오가는 것이 진짜 보통의 상태였다._책방심다가 밑줄 그은 문장
--- p.194

내가 지금껏 머리 위로 둥둥 띄웠던 ’보통‘이라는 풍경은 지나치게 완벽한 상태였다. 어쩐지 가도 가도 보통이 되기가 어려워서 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 p.195

자기 연민을 드러내는 것이 촌스러운 일이 되는 성숙한 세상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슬픔을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한다. 환부를 몇 번이고 드러내는 것이 격려받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딱지를 들여다보며 나도 그런 게 있다고 이야기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우리의 가난은 보통이다. 우리의 상처는 보통이고, 우리의 과함과 서투름과 실수들이 모두 보통이다. 미운 사람이 생각나면 혼내 줄 생각으로 첫 문장을 쓰다가도 점점 그 얼굴이 나를 돌아보고, 그가 바라보는 방향을 함께 보기도 하며 끝 문장에 가서는 용서해 버릴 때가 있었다. 여전히 미운데 그냥 봐주기로 했다. 열 받게 해도 그냥 귀여워해 주기로 했다. 조금 모자란 모습 그대로, 서로 사랑해 주는 존재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_블랙버드북숍이 밑줄 그은 문장

--- p.254

출판사 리뷰

힘주지 않고 작게 움직이며 나를 돌보는 일
그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시간
잘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새로 쓸 수 있다


결핍된 환경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행복을 향해 보폭을 크게 움직여 온 슬로보트 작가가 ‘돌아오고 싶은 집’을 만들어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순면과 벌꿀』을 출간했다.

작가에게 ‘돌아오고 싶은 집’이란 무엇일까? 그곳은 잘 머무를 수 있는 집이기도 하고, 다녀왔습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가족이기도 하고, 초라해 보이지만 언제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나’이기도 하다. 마침내 돌아갈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는 것은 온종일 자신의 쓸모를 증명해내느라 지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위안인가. 그러나 그곳이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아늑하고 풍요롭게 주어진 것은 아니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은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고, 가족들은 저마다 제 상처를 바라보기에 바쁘고, 나는 세상 누구보다 스스로에게 혹독하다. 그래서 작가는 물음표를 던진다.

사람들이 말하는 높은 수준의 보통을 갖지 못한 나는 내내 실격된 채로 침울해야 하는 것일까?_『순면과 벌꿀』 254p.

작가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남들이 말하는 ‘보통’이 아니라 작가만의 시선으로 ‘보통’의 풍경을 그리기 시작한다.

밋밋하고 심심하지만 큰 고통 없는 무엇이 아니라, 두려워하면서, 때로는 벌벌 떠는 손을 잠재우려 주먹을 꼭 쥐고 원하는 것을 향해 애쓰며 간다. 그러다가 때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내민 손을 잡으며 간신히 나아간다. 세상의 수많은 보통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모두 평등한 간절함과 망설임으로 만들어진다._『순면과 벌꿀』 196p.

한심스럽게 쌓여 있는 설거지를 해치우며 집안의 안녕을 빌고, 작은 물건들을 자꾸만 사들이는 것을 반성하는 맥시멀리스트지만 그 속에 담긴 다정함을 음미한다. 오후 4시쯤 불안이 덮쳐오면 집안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멋진 아이디어를 내며 불안으로부터 도망친다. 작가는 그렇게 집안에 잘 머무는 것만으로도 씩씩하게 자신을 돌본다.

서점에서 조그만 돈을 벌고 좋아하는 반찬을 사서, 언덕 하나 넘어가면, 슈퍼 하나 지나가면 나타나는 아늑한 곳. 그곳으로 기쁘게 돌아가고 싶다. 물을 끓이고, 벌꿀을 담은 찻잔에 따르는 동안 나는 제자리로 돌아온다. 갓 마른 순면 이불 위에 햇볕 냄새가 나는 고양이와 함께 누워 있으면 먼 곳은 흐려지고, 가까운 곳은 따뜻해진다._『순면과 벌꿀』 8p.

불안한데 불행하기까지 할 수는 없지
분명히 부족한데 이상하게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비법


때로는 안정된 직장이었던 초등교사를 그만두고 책방지기로 사는 삶이 막막하고 불안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직장을 다닐 때도 늘어나는 통장 잔고와 안정감은 비례하지 않았다. 대신 서점에서 조그맣게 번 돈으로 과일을 사 들고 먹고 싶은 반찬의 이름을 되뇌며 돌아가고 싶은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택한다.

조금 덜 먹고, 덜 사고, 더 움직이는 삶으로 향하는 것이 하릴없는 도시인의 허무를 다스리는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덜 벌어도 되기 때문이다. 덜 소비할 수만 있다면 하기 싫은 일은 줄이고, 가기 싫은 일터에 안 가도 되고, 조금 허황된 꿈이 있어도 가난의 균형을 멋지게 유지하며 힘을 빼고 느릿느릿 전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_『순면과 벌꿀』 54p.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등 뒤의 사랑을 알아채게 도와주는 책

불안정 애착의 사람임을 의심하던 작가에게 사랑은 인생에서 큰 의미다. 작가가 서점을 방문한 독자에게 나누어 준 다정함의 원천은 무엇이었을까. 사랑받아 본 적이 없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없을 것 같다는 동생의 이야기에 작가는 이렇게 편지를 쓴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뒤에서 응원해 준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모두 돌아볼 수는 없지만, 언제나 어딘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 그러니까 우리는 모르는 사이 그동안 우리에게 쌓인 사랑의 무거움을 알아채며 살아가자._『순면과 벌꿀』 183p.

작가는 결핍된 사랑마저도 이내 세상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사랑으로 채우고 만다. 타고나길 주어진 게 많지 않았던 작가는 오히려 결핍이 선명한 행복에 대한 감각을 생생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행복이라 말하는 것에 자신을 끼워 넣지 않고 진심으로 행복한 쪽으로 과감하게 걸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도착한 북극서점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인생에서, 나만의 언어를 만들어 간다.

조금씩, 너무 힘들지 않을 만큼의 힘만 내더라도 묵묵히 걸으면 꽤 멀리까지 갈 수 있다. 나는 이제 보통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한심한 날이라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만큼은 이상하게 힘이 넘친다. 어쩌면, 내가 세상을 사랑하는 것만큼은 세상도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_『순면과 벌꿀』 196~197p.

집에 돌아오는 길이 시무룩한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순면과 벌꿀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작가와 함께 걷다 보면 나의 작은 안식처에 무사히 도착해 있을 것이다.

■ 슬로보트 작가의 말

어떤 하루라도 저물녘은 오기 마련
그래도 아직은 환한 저녁


세상이 나에게 발신하는 소란스러운 모든 것들을 다 받아낼 필요는 없다. 보이는 곳들까지 모두 닿을 필요도 없다. 넘을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고도를 높여 가고, 엉덩방아를 찧으면, 그 바람에 조금 무서워지면, 그냥 거기까지만 넘어도 된다. 움직이고 싶지 않을 때는 집이라는 작은 왕국을 돌보며 잘 머물면 된다. 그러다 어쩐지 힘이 생기면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음의 도움닫기에서는 무릎을 조금 높이 들어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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