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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 도착한 시장은 잠시 멈춰 서서 문에 붙어 있는 규칙들을 언제나처럼 감탄스럽게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자칼 마을에서 지켜야 할 53개의 규칙과 그것을 어기면 받게 될 53개의 벌칙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모두 시장이 직접 깔끔하게 써서 붙여놓은 것이었다. 규칙 제1조 싸우지 않기(일주일 동안 일찍 자기)로 시작해서 제53조 아기 꼬집지 않기(3일 동안 텔레비전 못 보기)까지였다. 아기 꼬집지 않기 규칙은 지난주에 나온 것인데, 제1조인 싸우지 않기 규칙에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아기들은 맞서 싸울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은 문에 빈 곳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너무 규칙을 만들지 않게 되기를 바랐다.
“시장을 바꾸자!” 모두들 한소리로 외쳤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고함을 치면서 곧장 시장의 집까지 와서 꽝꽝 하고 문을 두드려 대기 시작했다. “시장 나와!” 시장은 그 목소리들 속에 조 자칼의 목소리도 끼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긴박한 요구 사항이 있다!” 헤스터 자칼의 날카로운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러니 기린,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하죠? 다들 나한테 화가 나 있어요. 조 자칼, 헤스터 자칼, 주니어 자칼, 그리고 모든 어린 자칼들 전부가요. 내가 왜 이 마을의 시장이 되기를 원했는지 모르겠어요. 이 자칼들은 내가 무엇을 하던 항상 싸우기만 해요. 그냥 문에 붙여놓은 규칙들을 모조리 떼어버리고 서로 다 잡아먹게 놔둬야 할까 봐요!” “시장님이 정말로 화나는 건 지금까지 시장 노릇을 얼마나 열심히 잘 해왔는지 알아주기를 원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하고 기린이 말했다. “그리고 정말 열심히 일했으니 자칼들에게 인정도 받고 싶고. 그래서 화가 나는 거죠?” 시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규칙을 만들어도 효과가 없는 거 같아서 좌절감도 느끼고요?” 시장은 다시 고개를 끄덕이는데,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그래서 정말 슬퍼요” 하고 말했다. “그러니까 슬프기도 하고.” 기린도 공감했다. “정말 좋은 시장이 되고 싶었고, 또 다들 사이좋게 지내기를 원했는데 바라던 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요?” “화가 나거나 좌절스럽기보다는 정말 슬퍼요.” 시장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하고 기린이 말했다. 내가 상상하는 걸까? 그럴 리가 없는데……. 진짜 요술안경이었던 것이다. 안경을 쓰고 보면 소리를 질러 대는 자칼들의 속마음이 모두 들여다보였다. 보통 엑스레이처럼 뼈가 아니라 바로 그들의 생각과 느낌들이 속속들이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겉으로 가장 화를 내고 으르렁거리던 자칼이 속으로는 가장 겁에 질려 불안해했다. 시장이 기린을 흘깃 쳐다보자 기린은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아니에요, 꼭 있어야 해요. 기린. 그 안경을 쓰면 자칼들이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더 좋은 건 가끔씩 자칼들이 안경을 쓰고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단 말이에요. 그 안경이 없었더라면 아마 오늘 낮에 자칼들이 나를 이 마을에서 쫓아내고 말았을 거예요!” “내가 작은 비밀을 알려줄게요. 그러면 다시는 안경이 필요하지 않을 거예요.” “무슨 비밀인데요?” 기린은 목을 깊이 숙였고, 시장은 기린이 귀에다 속삭이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발돋움을 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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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 시장은 기린 친구의 도움으로 마을의 자칼들을 현명하게 다스리는 방법을 배웁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소년 시장의 이야기는 이 세상 ‘모든 나이’의 어린이들에게 비폭력대화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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