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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첫눈 /나그네 /강릉 옥계 해변 /새길을 낸다 /선물 /파도 /손녀 이야기 /어느 미술관을 찾아 /바닷가에서 /매실청 /연꽃 /여름 날씨 /맛과 소중한 것 /낯선 풍경 /Singapore에서 그녀 /끈 /송어 양식장 /보리밥집에서 /너와 나 /빗길을 나서며 2부 인연의 끈 /감사 /저녁노을 /참새 /집안일 /두릅나무 /단호박 /겨울 저녁 한때 /꽃샘바람 /바람의 집 /기침 /아침 /내가 나를 모르겠다 /도문의 할머니 /초음파 사진 /또 하나의 영상 /어느 날 아침에 /오월에 /어머니 /섬 3부 어느 날 바닷가에서 /손녀 /그리움 /깊은 잠에 빠진 기도 /맞바람 소리 /이 비 그치면 /너는 /폭우 /소식 /눈빛 /그 길 /산 /나의 기도 /사랑의 중력 /꿈 /어떤 춤꾼에게 /아침 식사 기도 4부 새해의 기도 /엄마와 딸 /나무뿌리 옆에서 /승용차 시동을 걸다가 /와와 네 /나의 천사 /메시지 /문학기행 가는 날 /학위 /어머니 집 가던 날 /기다렸습니다 /석송령石松靈 /입맛 /숲속의 마을 /텃세 /중환자실 /다행이야 /어떤 여인 /숲의 고향 5부 스승님의 거울 /그의 삶 ―권정생 선생 생가에서 /바탐Batam 섬 /마장 호수 가는 길 /그날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를 찾아서 시작노트 신을소 | 아무랑 즐기는 수다의 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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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권의 시집을 묶습니다. 첫 시집에 설레던 가슴은 이미 제 몸에 남지 않은 듯하지만 그래도 시집을 묶을 때마다 늘 기쁨과 두려움이 혼재된 새로운 감정의 파랑波浪으로 가슴 속을 채우기도 합니다. 이미 들켜버린 제 사유의 경계나 감성의 파장을 과장하거나 호도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일상의 삶과 초월적 가치의 접점을 찾아 서툴지만 정직하게 어눌한 언어의 유희를 즐기려 합니다. 들리는 대로 들어주시고 보이는 대로 바라보면서 너그럽게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시인의 말」중에서 내 진정 너를 사랑하니 /너도 나를 생각하리라 믿는다 //너의 사정 구석구석까진 다 알 수 없지만 /우리 대화는 이어졌고 /어쩌다 전화선의 탈주로 잠시 끊긴 적 있으나 /장기간 해외여행으로 떠나 있어도 /늘 교감하는 /그리운 아가야 //그리움 접지 말고 /강물을 쳐다보고 산을 바라보듯이 /눈 감아도 떠오르는 선명한 너 /하늘 아래 땅을 밟고 사는 동안 진실 하나로 /어떠한 말도 필요 없는 믿음 안에서 /세상 앞에 설 수 있기를 //새 아침이 다시 밝아오듯 그렇게 /언제나 다시 샘솟는 마음, 그 사랑의 /긴 끈을 놓지 말자. ---「끈」중에서 개었다가 흐렸다 /한바탕 소나기 춤이라도 /보여줄 듯 //짐작할 수 없는 모습의 /여름 한낮 //헤헤거리며 안기어 와서, 금세 /뽀로통하게 돌아앉아, /아무도 못 말리는 //네 살배기 손녀의 /저 표정. ---「여름 날씨」중에서 우리 서로 눈빛을 보아요 /저 깊은 바닷속을 보듯 //창세 전에 그분께서 만드신 /세상의 질서, 그리고 /우리 인간을 만드시고 보시기에 /참 좋았더라 하신 말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져 /그분의 뜻에 따라 살아가야 할 우리 /서로 눈빛을 보아요 //깊고 푸르게 빛나는 /저 바닷속 은밀한 생명의 약동처럼, /너와 나 /그 원초의 눈망울. //그 순수를, /그 평화를, /그 무한을. ---「눈빛」중에서 사람 사는 곳에서 사람의 속성을 뛰어넘는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소망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시를 만난다. 내 어린 날 외할아버지 앞에서, 할아버지는 전혀 관심이 없었을, 바깥에서 겪은 내 이야기로 수다 떨 듯 하나님 앞에서 수다 떠는 게 내 기도이고, 대상 없이 나 혼자의 재미에 취해 읊어대는 게 내 시일지 모른다. 정제되지 않는 사유의 돌출이나 앞뒤의 맥락이나 주어 없는 술어의 무한 질주가 수다의 속성이라면, 내 시도 그 범주를 배회할 듯하다. 그러나 이 대상 없는 수다, 누군지도 모르는 아무에게나 경청을 강요하지 않고 보내는 기표, 기의마저 찬탈하는 그 기표가 무인 지대의 황야에서 어쩌다 잡히는 전파처럼 아문가의 수신기를 통해 발화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시 쓰는 일을 멈추지 못한다. ---「시작노트」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