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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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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여는 글 · 6
빼앗긴 목소리 되찾기 | 이라영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 17

옮긴이의 글 · 381
흑인 여성 문학의 선구자, 조라 닐 허스턴

저자 소개 2

조라 닐 허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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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법인화 흑인 타운인 플로리다주의 이턴빌로 이주해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곳에서 그녀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열등의식을 주입받는 대신 성공적이고 자주적인 흑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그녀는 바너드 컬리지의 첫 흑인 졸업생이었으며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과정을 밟았고, 랭스턴 휴즈, 카운티 컬린 등 할렘 르네상스의 주역 작가들과 교류했다. 그녀는 구겐하임을 포함한 여러 단체의 지원을 받고 남부 지방과 카리브해 지역을 여행하며 흑인 문화와 민요, 전래 동화 등을 연구하는 한편 여러 비평과 소설을 발표했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법인화 흑인 타운인 플로리다주의 이턴빌로 이주해 유년시절을 보냈다. 이곳에서 그녀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열등의식을 주입받는 대신 성공적이고 자주적인 흑인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그녀는 바너드 컬리지의 첫 흑인 졸업생이었으며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과정을 밟았고, 랭스턴 휴즈, 카운티 컬린 등 할렘 르네상스의 주역 작가들과 교류했다.

그녀는 구겐하임을 포함한 여러 단체의 지원을 받고 남부 지방과 카리브해 지역을 여행하며 흑인 문화와 민요, 전래 동화 등을 연구하는 한편 여러 비평과 소설을 발표했다. 그러나 문화적, 정치적 이유로 평론계가 그녀에게 등을 돌리며 말년에 그녀는 프리랜서 작가로 살며 빈곤에 시달렸고, 복지원에서 생을 마감한 후 묘비 없이 묻혔다. 몇십 년 동안 빛을 못 보았던 그녀의 작품들은 소설가 앨리스 워커 등의 노력으로 20세기 후반에 재조명되었으며 이제 그녀는 흑인 여성 문학의 선구자로 여겨진다. 대표작으로는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 『노새와 인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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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근대 유토피아 픽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조지 오웰의 『1984년』, 『동물농장』,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무기여 잘 있어라』, 『헤밍웨이의 말』,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에드거 앨런 포의 『모르그 가의 살인』,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 요법』, 『한스 팔의 전대미문의 모험』, 『에드거 앨런 포 전집』,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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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0월 02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124*178*30mm
ISBN13
9791155816424

책 속으로

저 먼 배들에는 만인의 염원이 실려 있다.
---「첫 문장」중에서

제이니는 자기 인생이 괴로운 일과 즐거운 일, 성취한 일, 망친 일 들이 무성하게 우거진 아름드리나무 같다고 생각했다. 시작과 파멸이 가지들에 새겨져 있었다
--- p.28

제이니는 잠시 멈칫했다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았다. 연설을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었고, 연설을 하고 싶은지조차 몰랐다. 제이니의 기분에 찬물을 끼얹은 건 분명 자신에게는 뭐라고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마음대로 대답하는 조의 태도였다. 하지만 어쨌거나 그날 밤 제이니는 침울한 기분으로 조의 뒤를 따라 길을 걸어갔다.
--- p.80

제이니는 조가 떠난 자리에 서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서 있는데 마음속 선반에서 뭔가가 툭 떨어졌다. 그게 뭔지 알아보려고 마음속을 들여다봤다. 제이니가 가지고 있던 조디의 상像이 굴러떨어져 산산조각 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본 제이니는 그 상이 자신의 꿈을 구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저 꿈을 포장하기 위해 움켜잡았던 것에 불과했다. 제이니는 부서진 상을 뒤로하고 더 먼 곳을 바라봤다.
--- p.125

티 케이크는 도저히 다른 남자들처럼 볼 수가 없었다. 그는 여자들이 꿈꾸는 사랑의 화신 같았다. 봄날의 배꽃 같은 꽃송이에 찾아드는 꿀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세상에서 향기가 피어오르는 것 같았다.
--- p.177

하지만 아무리 결심이 굳어도 사탕수수를 빻는 말처럼 한자리를 계속 맴돌 수만은 없는 법이다. 결국 제이니는 방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앉아서 봤다. 방 안은 악어의 입, 뭔가 집어삼키려고 쩍 벌린 입 같았다. 창밖은 잭슨빌이 울타리를 치지 않으면 창공의 품으로 달려 나가버릴 것처럼 펼쳐져 있었다. 온기를 느낄 수 없는 거대한 도시였다. 당연히 제이니 같은 사람이 필요할 리도 없다. 제이니는 하루 밤낮을 걱정으로 지새웠다.
--- p.195

“높은 땅에 갑니다. 참억새 펴요. 허리케인 옵니다.” 그날 밤 모든 사람이 그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 모닥불 댄스파티는 거의 새벽녘까지 계속되었다. 다음 날 더 많은 인디언들이 동으로 갔다. 서두르지 않고 꾸준하게. 하늘은 여전히 파랗고 날씨는 좋았다. 콩 농사는 잘됐고 값도 좋았다. 그러니 인디언들이 아무래도, 아니 분명히, 잘못 알았을 것이다. 콩을 따서 하루에 7~8달러나 버는데 태풍이 올 수는 없는 일이다.
--- p.251

“제이니, 난 당신한테 잘하려고 온갖 일을 다 겪었는데, 이런 취급을 받다니 정말 가슴이 아파.” 총이 흔들흔들 불안하게, 하지만 재빨리 올라오더니 제이니의 가슴을 겨눴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티 케이크의 조준이 정확하다는 것을 제이니는 알아챘다. 어쩌면 그냥 겁주려는 것일 수도 있어. 그럴 거야.
--- p.297

그런 다음 법정 뒤편에 서 있는 흑인들이 제이니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색깔만 훨씬 더 짙을 뿐, 상자 안에 꽉꽉 쟁여놓은 셀러리 같았다. 다들 제이니에게 화가 난 모습이었다. 제이니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그 사람들 모두가 한 대씩만 살짝 쳐도 제이니를 때려죽일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사람들이 퍼부어대는 더러운 생각들이 느껴졌다. 그들은 혀에 악담을 장전하고 언제라도 방아쇠를 당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힘없는 자들에게 남겨진 유일한 무기. 백인들 앞에서 사용 허가가 내려진 유일한 살인 도구.

--- p.300

출판사 리뷰

흑인, 그리고 여성이 잃어버린 목소리를 되찾기까지
할렘 르네상스의 주역 조라 닐 허스턴의 대표작


이 작품은 흑인 여성인 주인공 제이니가 세 번의 결혼을 하며 겪은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모든 사건이 지나간 후 자신의 일화를 친구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파란만장한 제이니의 서사는, 노예로 끔찍한 삶을 살아온 할머니의 강요에 못 이겨 사랑 없이 한 첫 번째 결혼에서부터 시작된다. 농장과 집을 가진 첫 번째 남편 로건은 어떤 존중도 없이 아내를 그저 일꾼 취급하며 가사노동을 강요한다. 제이니는 그런 로건을 떠나 흑인 자치 도시의 시장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조디와 두 번째 결혼을 하지만, 조디 역시 제이니를 성공의 트로피쯤으로 여기며 순종적인 아내로서의 역할을 요구할 뿐 진실한 사랑과 온전한 자유는 조금도 보여주지 못한다. 세상을 떠난 조디를 뒤로하고 만난 세 번째 남편 티 케이크는 그토록 바랐던 사랑으로 제이니를 대하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은 머지않아 마을을 덮친 폭풍으로 처참히 무너지고, 제이니는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현실과 비로소 마주한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가부장제의 억압에서 벗어나 독립성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성장기이자 흑인의 시선으로 백인 지배 구조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소설이다.

흑인이 겪는 차별 문제를 외면하고 사랑 이야기나 한다며 흑인 남성 작가들에게 ‘비정치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 어떤 작품보다 흑인 여성이 겪는 사회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수작을 꼽힌다. 특히 노예로 비극적인 삶을 견뎌온 제이니의 할머니가 흑인 여성들을 “이 세상의 노새”라고 말하는 대목은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깊이 있는 통찰이 특히 잘 드러난 부분으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인물을 담담한 태도로 그려내는 허스턴의 서술 방식과 현장감을 살린 실감 나는 묘사는 흑인 문학, 페미니즘 문학은 물론이고 미국 문학사 전반에 새로운 지표가 되어 지금까지도 많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흑인 페미니즘 선구자의 눈부신 부활
모두가 인정하는 명작의 재탄생

“이 작품만큼 중요한 작품은 없다.”
_앨리스 워커(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컬러 퍼플』 저자)


이 작품은 계급 투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으며 출간 당시에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허스턴이라는 작가마저 한동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다. 조라 닐 허스턴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흑인 페미니즘이 부상하던 70년대 무렵이었으며, 1975년 앨리스 워커가 『미즈Ms』에 「조라 닐 허스턴을 찾아서」라는 글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재발견되었다.

『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는 허스턴이라는 작가를 가장 잘 설명하는 작품이자 흑인 페미니즘 문학의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백인 남성과 흑인 남성 중심이라는 계급 구조에 감춰진 흑인 여성을 비춘 시도, 즉 책 속 ‘여는 글’에서 예술사회학자 이라영 작가가 말하듯, “백인 사회의 차별을 고발하는 흑인 남성 작가들의 저항 의식”이 아닌 “사회구조는 물론이고 가족 내의 폭력 그리고 여성들 간의 관계를 다룬” 허스턴의 시도는 훗날 토니 모리슨과 앨리스 워커 같은 후대 흑인 여성 작가들의 탄생을 견인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2005년 오프라 윈프리에 의해 단막극으로 제작되기도 하고 『타임스』, 『가디언』 등 해외 주요 언론에서 필독서로 꼽히는 것은 물론, 서울대 및 카이스트 추천 도서로 선정되어 국내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현대적인 번역으로 만나는 세기의 문학
윌북 클래식 여섯 번째 시리즈, ‘불꽃’


진실하지 않은 사랑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는 여성의 이야기가 담긴 고전 명작 『각성』,『테레즈 라캥』,『그들의 눈은 신을 보고 있었다』가 ‘불꽃 컬렉션’으로 재탄생했다. 사랑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탐구하는 것을 물론, 자유로운 삶을 꿈꾸는 여성의 내면을 깊이 있게 묘사해 시대의 벽을 넘어 새로운 빛이 된 작품들이다. 파격적인 주제로 동시대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들의 문학적 성과는 현대에 비로소 재발견되었다. 인간의 욕망과 고뇌 속에 담긴 아름답지만은 않은 사랑의 본모습, 끝내 파멸할지라도 외부세계에서 규정하는 욕망이 아닌 스스로 열망하는 대상을 찾아 떠나는 여성의 서사는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독자에게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작품과 독자를 긴밀히 이어줄 전문가의 서문과 더불어, 윌북 클래식만의 섬세하고 현대적인 번역을 통해 여성 문학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작품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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