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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위선자들의 연회 2 반주자의 조건 3 반주자의 윤회 4 복수자의 교차 옮긴이의 말 |
Shichiri Nakayama,なかやま しちり,中山 七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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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 놀자!” 현관문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자 복도를 탁탁탁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보폭은 좁지만 힘차게 뛰는 소리만 들어도 미도리라는 걸 알 수 있다.
---「첫 문장」중에서 미도리를 빨리 찾았으면 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의자에 앉자마자 나는 두 손을 모았다. “조금만 더 기다리렴.” “아니. 미도리를 빨리 찾아 달라고 기도하고 있어.” 그 기도는 결과적으로 금세 이루어졌다. 최악의 형태로. --- p.13 “그 괴물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단다. 하지만 그 녀석이 어른이 되었을 때 아줌마는 이미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 몸도 마음도 감당하지 못할 거야. 만약 그렇게 되면 너희가 아줌마를 도와줄래?” 나는 기세에 눌려 “네”라고 대답했다. --- p.23 악마를 몰아낼 수 있는 건 오직 정의입니다. 악의를 파괴할 수 있는 건 오직 선의입니다. 양심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들고 일어서야 합니다. 당신의 간절한 마음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이 나라를 위해. 당신을 위해. 당신의 가족을 위해. - 이 나라의 정의로부터 --- p.43 “상관없어.” “네?” “자네가 살인을 저질렀든 저지르지 않았든 반드시 꺼낼 테니.” --- p.120 이 안에 있는 거냐. 있으면 나와라. 상대해 주마. 직원 한 명을 빼앗아서 우위를 점했다고 기뻐하며 앞으로도 군중들 속에 무사히 섞여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직 보지도 못한 적을 향해 미코시바는 조용히 도발했다. --- p.154 희한하게도 궁지에 몰린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 오히려 머리가 식었다. 살해당할 거라는 공포는 거의 없었다. 다만 죽기 전에 어떻게든 상대에게 한 방 먹여 주고 싶고 가능하면 맞대결을 하고 싶었다. 간이 커진 걸까. 아니면 소녀의 육체를 토막 낸 옛 ‘시체 배달부’의 피가 되살아난 걸까. 몸이 짐승의 본능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반면 머릿속은 싸늘히 식어 있다. 의료 소년원을 나온 지 20년이 지났지만 한번 마음에 둥지를 튼 짐승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듯했다. --- p.210~211 제기랄. 네 안에서 소노베 신이치로는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나. 미코시바 레이지로 살기로 결심했을 때 가슴 깊숙한 곳에 봉인하지 않았나. --- p.259 “예전 촉법 소년이 변호사로 활동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 예전 ‘시체 배달부’가 번듯한 직업을 갖고 있는 현실을 참을 수 없다. 그런 종잇장보다 얄팍한 정의를 행사한 결과,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됐다. 우스꽝스러운 광경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건 아닙니다.” “자네는 정말 돈 말고는 아무 데도 관심이 없나?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거나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자들을 벌해 주고 싶은 욕구 같은 건 없어?” “전직 살인범입니다. 회복할 명예가 있을까요.” 마치 가벼운 교통 법규라도 위반한 것처럼 말한다. 이 남자에게는 살인도 그 정도 죄악일까. --- p.294~295 “그것도 싫어요. 아, 선생님 혹시 지금 시간 되세요?” “뭐지?” “제 무죄 석방 파티. 아무도 자리를 만들어 주지 않아서 제가 직접 식당을 예약해 놨어요. 선생님도 함께하실 거죠?” “할 일이 쌓여 있어.” “손님으로 린코를 초대했어요. 린코, 선생님이 안 계시면 나중에 분명 잔소리를 할걸요.” “……건배만 하지.” --- p.3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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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살인을 저질렀든 저지르지 않았든
반드시 꺼낼 테니.” 나카야마 시치리는 현재 일본 추리소설계에서 가장 핫한 최고의 작가이다.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했다. 그 후 다양한 테마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는 집필 속도로 써냈으며, 각각의 작품마다 뛰어난 완성도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이며 짧은 기간에 일본 추리소설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다. 음악, 경찰, 의료 등 다양한 소재에 도전해 수많은 인기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그가 이번에는 청소년 왕따 문제를 그만의 방식으로 심도 있게 다룬다. 그의 집필 활동은 놀라울 정도로 왕성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하루에 평균 25매씩을 집필하고 보통 이틀에 하루는 마감일, 조금 여유가 있을 때에도 3일에 하루는 마감일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러한 나카야마 시치리의 집필 동기는 무엇일까? 그는 꼭 출판사에 이익을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다고 한다. 매년 신인 작가들이 배출되는데, 선배 작가들이 출판사에 이익을 창출하게 해줘야 그들이 책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든지 신인들은 그 분야의 보물과도 같은데, 그 보물도 경제적인 지주가 없으면 데뷔할 수 없다. 그러니 시치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즉 자신이 쓴 글이 출판사에 이익을 가져다줌으로써 같은 분야의 후배 작가들이 데뷔하는 데 보탬을 주는 것이 그의 집필 활동의 원동력이다. 그는 더 나아가 “출판사에 손해를 입히면 그만둬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작가로서의 그의 책임과 의무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욱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이렇게 놀라운 집필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가독성, 즉 ‘리더빌리티’ 역시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비결에 대해서 시치리는 내용의 사건성과 스토리에 따라 완급을 조정한다고 한다. 가령 ‘!’의 수 등으로 컨트롤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테미스의 검』에서는 느낌표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작품의 주제에 따라 ‘!’과 ‘?’의 개수를 정해 집필하는 방식이다. 작가로서의 직업적 사명, 책임, 의무는 물론 작품을 집필하는 나름의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 시치리의 탁월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시치리는 현대 사회의 문제를 조명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이다. 『복수의 협주곡』에서도 이러한 그의 주특기가 발휘되는바, 그는 ‘이혼 후 300일 문제’를 다룬다. 이는 여성이 이혼 후 300일 안에 낳은 아이는 무조건 전남편과 낳은 아이로 추정하며 일본 내 무호적자들을 대거 발생시켰다. 작품에서는 요코의 과거와 관련해 이 부분이 등장한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법률이 우리나라에서도 무려 2015년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똑같이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법률은 일본에서는 1898년 일본의 민법 제정 이래 ‘이혼 후 100일간 여성의 재혼 금지’ 규정과 함께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며 2024년 여름에야 철폐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시치리는 익명성을 악용한 인터넷상에서의 각종 문제를 드러내며 선과 정의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