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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부
풍경 소리 / 낙타의 눈물 / 고한古汗 며칠 그런 길이라면 / 그리운 북평장 / 낙화를 보며 능내 연꽃마을 / 다시 두물머리에서 그대가 참사람이라면 / 작은 두 학교 이야기 스텐카라친 노래 들리면 / 나의 애창곡 / 어떤 인연 별이 빛나는 밤에는 / 삼화사 가는 길 / 밝은 아침에 제 2부 잊지 못할 금강에서의 추억 / 무너미 학교에의 추억 달반늘 마을 / 빈집 / 소읍 장터 / 청량리역 청사포靑沙浦에서 / 고향 단상 / 그 여름 울릉도 여름밤 / 항구 일지 1 , 2, 3, 4 제 3부 상수리나무 / 구월九月에 / 월전月田에서 다시 월전月田에서 / 그해 가을 / 외지外地에서 상명 제자들에게 / 눈 내리는 날에 신돌석 1, 2, 3, 4 / 강구江口 친구들 / 우리들의 술은 요단강 / 서울로 가며 /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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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교사라면
물에 잠기는 배에서 먼저 탈출하지 말고 불이 난 교실에서는 마지막 한 생명 다 나가는 순간까지 자리 지키며 남아 있으라. 그대가 사나이라면 붐비는 지하철 안 곁에 있는 아가씨에게 함부로 몸 비비거나 으슥한 골목길 조심스레 걷는 여인에게 어이없이 발길질하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 떠난다 하면 보내주고 다시 오면 싫다 말라. 그 여인 가진 것 없이 벌거숭이 되어 돌아오더라도 온몸으로 따뜻하게 받아주어라. 그대가 참사람이라면. ---「그대가 참사람이라면」중에서 사방으로 넓은 들판 서쪽 끝은 천혜의 바다 인심 좋고 덕이 후한 평택 햇수로 삼 년 사제로 만났다가 헤어진 지 어언 삼십 년. 어느 가을날 달 맞으러 동해 가는 길에 가까스로 연락 닿아 다시 만나게 된 인연. 한 해에도 몇 차례 이어지는 정성스런 선물 이번 한가위에도 받고 보니 북경에서 제자 이상적이 보내준 귀중한 많은 서책 유배지 제주에서 받은 추사의 심정 이제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어떤 인연은 추운 한겨울 소나무, 잣나무가 늘 푸르게 의연히 서 있는 그림을 그리게 하고 어떤 인연은 묵정밭 새로 갈고 일구어 소탈한 삶의 한 풍경 담은 시를 쓰게도 하나 보다. ---「어떤 인연」중에서 눈이 내린다 사랑하는 사람아, 가야 할 길 지우며 하염없이 내리는 눈 그냥 밀고서 오라 지면에 단단히 얼어붙어 새봄의 숨결 차단하는 눈은 더 이상 우리의 아름다움일 수 없는 것.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리면 길은 대책 없이 막히고 역으로 가는 마차는 끊어지나니 사랑하는 사람아, 이런 날이면 밤새 내린 눈을 녹이는 뜨거운 불이 되어서 오라 그대, 새벽의 사람아. ---「눈 내리는 날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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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후기
이제야 첫 시집을 내게 되었다. 시를 쓰지 않고 보낸 세월은 참으로 길었지만, 시 곁을 떠난 적은 거의 없었던 듯싶다. 시가 철저히 어떤 수단이 된 이 시대에 시를 쓰고, 시집을 낸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망설이다가 시집으로 묶어 보았다. 1, 2부는 금년 봄부터 쓴 30편의 시들이고, 3부는 젊은 날에 쓴 시 일부를 이리저리 찾아서 같이 실었는데, 특히 암울하고 참담했던 1980년대에 쓴 시를 다시 마주하는 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시가 피폐하고 강퍅한 시대를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여기 실린 시편들이, 중심부에서 멀어져 허탈감을 느끼지만, 꿋꿋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잇대어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 시집이 나의 제자들이나 나를 아는 이들에게는 뜻밖에 받는 반가운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고, 다시 시를 쓰게 일깨워준 오랜 벗 정만진 작가, 그림으로 시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어 준 정연지 화가, 시집 출간에 힘을 보태준 반려자 김인숙 여사에게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