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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의 모험』 140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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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 꼭두각시는 결코 인간이 되지 않았다 8

천상(혹은 지옥)의 프롤로그 15
모험들 60
에필로그 200

부록 - 피노키오의 모험 216

저자 소개2

조르조 아감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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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gio Agamben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인간’으로서의 현대 예술가의 운명을 고찰한 미학서인 『내용 없는 인간』( 1970년)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아감벤은, 『스탄체 ; 서양문화의 언어와 이미지』(1977년)와 『유년기와 역사』(1978년), 『사고의 종언』(1982년), 『언어활동과 죽음』(1982년), 그리고 『산문의 이념』(1985년) 등의 저작들을 통하여 그의 미학적 스탠스에서의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90년에 발표된 정치철학적 선언서인 『도래하는 공동체』에서 제시되고 있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급 등을 향한 귀속을 거부하는 ‘주체 없는 주체’에 관한 모델과 매우 닮아 있다.

그밖에도 그의 미학을 둘러싼 이론적 또는 역사적 관심은 발터 벤야민의 이탈리아어판 저작집의 편집 참여와, 1993년 질 들뢰즈와의 공저인 『바틀비 ; 창조의 정식』(1993년)을 통하여 지속되어 왔다. 이후에 아감벤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언어활동을 테마로 유럽의 인간적인 조건에 관한 미학적인 고찰에서 정치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로 글쓰기의 이행을 시도한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단독성’만을 기초로 하는 공동성, 그리고 어느 한 속성으로 인하여 귀속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속성에 대한 무관심을 통하여 각자가 현재의 존재방식인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한 『도래하는 공동체』(La comunia che viene, 1990년)를 시작으로, 『목적 없는 수단 ; 정치에 관한 노트』(1995년)에서 제시되고 있는 정치에 관한 현재적 테마들 - 생, 예외상태, 강제수용소, 인민, 인권, 난민, 은어, 스펙터클, 몸짓 등 - 을 통해 아감벤은 정치의 존재론적 지위 회복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가 될 수 있는 개념들을 재고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목할 저작으로는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1995년), 『예외상태』(2003년), 『아우슈비츠의 남겨진 것』(1998년)의 3부작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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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작가와 문학을 중심으로 근현대 유럽 사회의 문화와 정치를 연구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 한국외대 이탈리아어과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안토니오 타부키와 지식인의 역할에 관한 논문으로 이탈리아 피렌체대학교, 소르본 4대학, 본대학 등 3개 대학 공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대 외국문학연구소 인문학술사회연구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아감벤의 팬데믹에 대한 인문적 사유를 담은 에세이 모음집 『얼굴 없는 인간』과 『저항할 권리』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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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07쪽 | 562g | 131*200*25mm
ISBN13
9788958722175

책 속으로

지금 눈앞에는 1911년 피렌체 벰포라도 출판사에서 출간된 『피노키오의 모험』이 있다. 카를로 키오스트리의 삽화가 포함된 이 책의 여섯 번째 장은 다음과 같은 운명적인 단어로 시작한다.
--- p.15

‘일상을 뚫을 수 없는 것으로, 뚫을 수 없는 것을 일상’으로 인식할 줄 안다면, 피노키오 동화는 바로 그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상징과 원형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매번 새로운 인물에 새 옷이 입혀질 뿐이라면, 이는 교리 문제가 아니다. 이는 상징과 원형에 스며 있는 상상력 때문이다.
--- p.25

조금 더 주의 깊게 읽으면 첫 번째 장이 문학적으로뿐 아니라 철학적, 신학적으로, 그러니까 총체적으로 풍부한 함의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갑자기 나타났다’라는 부분이 그렇다.
--- p.44

꼭두각시 내면에서 제페토의 지시에 완강하게 반항하는 심리는, 무의식적으로 콜로디의 마음에서 즐겁게 작동하는, 온갖 상상이 난무하는 영지주의 신화에서 말하는 빛의 꾸러미 혹은 빛의 조각이 나무 재료에 갇힌 채 남아 있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 p.59

꼭두각시와 인간, 둘 사이의 이러한 오해를 낳는 관계를 고찰할 필요가 있다. 왜냐면 이 문제는 속임수는 아니겠지만, 이야기에 보이지 않는 골격 중 하나일 수 있기 때문이다.
--- p.71

피노키오가 인형극 대극장에서 맞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은 아를레키노와 풀치넬라를 우연히 만난 것이다. 이들은 피노키오를 ‘형제’라고 인식하는데 이는 꼭두각시로 인정한다는 것으로 이를테면 ‘절반의 혁명’이라 볼 수 있다.
--- p.84

귀환과 전진. 꼭두각시 인형의 행동을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귀환’은 아버지, 요정, 말하는 귀뚜라미 그리고 선생님을 의미한다. 책 속에서 피노키오는 독백하면서 속내를 드러낸다.
--- p.102

단숨에 약을 삼킨 피노키오는 요정이 며칠 안에 나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는 달리 즉시 회복되는데, 이는 커크가 증명했듯 이따금 갑자기 죽을 수 있지만 ‘질병에 걸리지 않는’ 엘프와 피노키오가 같은 존재라는 게 밝혀진 것이다.
--- p.123

이제 우리는 루치뇰로가 의미하는, 놀이와 의식 사이의, 그리고 장난감 나라와 경험의 연대기적 순서 사이의 역학관계를 가설로 세울 수 있다.
--- p.166

신비를 운반하는 당나귀는 신비의 혜택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이 신비를 운반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피노키오는 신비를 짊어진 당나귀이기도 하다.
--- p.181

피노키오의 두 본성은 분리돼 있지 않고, 콜로디가 새로이 엄선한 혼합체며, 결합해 있지도 않다. 오히려 이들 사이를 나누는, 가능한 표현이 없다는 의미에서 ‘접촉한다’고 볼 수 있다.

--- p.205

출판사 리뷰

피노키오를 통해 본 ‘인간다움’의 의미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기제는 무엇인가


나무 인형은 무엇을 충족해야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피노키오를 그저 동화 속 캐릭터로 알고 있다.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나무 인형. 그러나 동화 같은 서사를 한 꺼풀 벗겨보면 놀라운 알레고리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 ‘생명철학’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사상가 조르조 아감벤은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 이야기를 통해 근대(성)를 사유했다. 많은 이가 그저 어린이 동화로만 여기는 꼭두각시 이야기가 실은 인간 존재에 관한 놀라운 함의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감벤은 인간 내면에 야생성, 동물성, 인간성이 있는데 섞여 있지 않고 접촉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이 야생으로부터 동물로, 그리고 현재 모습의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피노키오가 그렇듯 변한 적이 없다고 역설한다. 그런 의미에서 꼭두각시가 인간이 된 적은 없는, 둘이 분리된 채 끝나는 피노키오 서사는, 인간을 정의하는 근대성이라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거나 혹은 오작동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언제나 그렇듯 ‘생명철학자’ 아감벤만이 전할 수 있는 놀랍고 충격적인 메시지다.

근대성이 성립하는 시기에 쓰여진 『피노키오의 모험』은 동시대인, 다시 말해 ‘우리’라는 존재의 서사를 알리는 시작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콜로디의 소설은 동화면서 동화가 아니고, 우화면서 우화가 아니며, 기독교와 이교도를 은유하면서도 종교적 해석을 배제하는 문학작품이다. 분명 인간의 조건과 그 경계를 묻는 『피노키오의 모험』은 인류 역사가 이어지는 한 끊임없이 비평과 해석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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