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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십도 괜찮아 (큰글자도서)
아흔 살 봉 여사는 오늘도 출근합니다
김유경 저
남해의봄날 2023.11.17.
베스트
감성/가족 에세이 63위 감성/가족 에세이 top100 1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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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십도 괜찮아
[도서] 구십도 괜찮아
김유경 저 남해의봄날
10% 13,500원
구십도 괜찮아

리더스원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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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에 부쳐

설레는 월요일
설레는 아침
끼니 약
출근 준비
출근길
함께하니 식구
자랑과 질투 사이
병원 순례
건강 염려증
날마다 일기
밤 친구

아직은 화요일
건강 검진
젊은 것들이!
일하는 보람
소동
보이스피싱?
밥 대신
멈출 수 없다, 다이어트
아까워 아까워
무서운 세상
어쩌라고!

분주한 수요일
문 앞이 저승
노인의 자격
이삭줍기
감자 한 알 때문에
오일장 구경
고마운 도우미
떳다방
영정 사진
포기 못해
오복의 영광

고단한 목요일
천근만근
삶과 죽음이 뒤섞여
양로원 홍보
내가 만일
뭐든 자랑이지
간식
이웃
공짜의 유혹
건강을 삽니다

무사한 금요일
체험 않는 체험학습
잘난 척하기는
요상한 스마트폰
금요일 퇴근
수확
달라진 손맛
셀프 마사지
불금엔 딱이야!
악몽

반가운 토요일
기대
알 수 없는 세계
실수
나를 지탱해 주는 건
산수 공부
글짓기 숙제
이별
혼자 남겨진 시간
공부를 했더라면
치매 걱정
옛이야기 속으로

한가한 일요일
불면의 밤
자유가 좋아
글 쓰는 즐거움
벗이 있어 좋아
그림 그리기
반려식물
젊다면 나도
내일 다시

저자 소개 1

서른 해 가까이 어린이와 청소년,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과 글쓰기를 할 때마다 절절한 그네들의 인생 이야기가 아무에게도 전해지지 못한 채 잊히는 게 못내 아쉬웠다. 그러다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에 시어머니와 참여하면서 처음으로 그 생애를 온전히 듣게 되고, 아흔 살 넘어서도 여전히 일상에 충실한 시어머니의 삶을 지켜보면서 노년의 풍경을 생생하게 전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앞으로도 글 쓰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읽고 쓰는 일로 삶을 채워가고 싶다. 첫 책으로 『제주에서 크는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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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198*291*16mm
ISBN13
9791193027141

책 속으로

구십의 봉 여사를 지켜보면서 비로소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삶은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나날이 지속되는, 즉 일상의 힘으로 지탱된다는 것을요. 드라마틱한 사건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일어나지 않는, 날마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의 연속. 그 무심하고 사소한 일상을
봉 여사는 진심을 다해 살아갑니다. 어쩌면 삶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지 모릅니다.
--- 「시작에 부쳐」 중에서

‘뭘 먹어 본다?’
청소를 끝낸 봉 여사가 냉장고를 열어 봅니다. 아침을 먹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먹을 것마저 마땅치 않네요.
‘에고, 귀찮아. 요즘 사람들은 다들 아침 안 먹고 출근한다는데. 저 놈의 약 때문에 안 먹을 수도 없고.’
식탁 위에 수북이 쌓인 약봉지에 눈이 갑니다. 석 달치 혈압 약 더미와 다른 약봉지가 몇 개 더. 아무리 입맛이 없어도 약을 먹으려면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하니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에요.
‘이거야 원, 끼니를 먹는 건지, 약을 먹는 건지.’
--- 「끼니 약」 중에서

“스마트폰은 익숙하지 않으면 더 불편해요.”
아들에게 잔소리는 들었지만 봉 여사는 한껏 흥분했습니다. 이제 자신도 다른 노인들처럼 사진도 찍고, 얼굴 보며 통화도 할 수 있겠다 싶었던 거지요.
하지만 기대는 금세 깨져 버렸답니다. 아들 말대로 스마트폰은 너무 복잡하고 헷갈려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거예요. 전에 쓰던 건 버튼만 누르면 됐는데 신식은 완전 달랐어요.
‘무슨 도깨비장난인 거야. 손만 대도 휙휙 다른 데로 화면이 넘어가 버리네. 무서워 손을 댈 수가 있어야지, 원.’
그러니 사진은커녕 번호를 찾아 통화하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그 때문에 곤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답니다. 버스를 잘못 타 낯선 곳에 내렸을 때도 아들에게 전화를 걸 수가 없는 거예요. 도무지 번호를 찾을 수 없어 결국은 비싼 요금 내고 택시를 타야만 했지요.
--- 「요상한 스마트폰」 중에서

‘나이 들면, 나이 들면. 아이고, 지겨워, 그 소리!’
의사를 찾아가도 마찬가지.
“어르신, 다른 이상은 없고 노화로 그런 것이니 마음 놓으세요.”
‘늙어서 그런 거라고 마음 놓을 수가 있나, 원. 푹 잘 수 있어야 마음 놓는 거지.’
어디가 아프든 죄다 나이 들어 그렇다니 봉 여사, 늙어서 그렇다는 얘기처럼 듣기 싫은 게 또 없습니다. 그 말은 약이 없다는 소리니까요.
--- 「불면의 밤」 중에서

고개를 들어 보니 벌써 한 시간이나 훌쩍 지나 있네요. 이제 남은 건 이야기 짓기. 종이에는 ‘호랑이가 나타나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겠다는데 마침 떡이 없던 할머니는’ 까지만 쓰여 있어요.
‘아이고, 이거 큰일이네. 줄 떡은 없고 호랑이는 버티고 있으니.’
어떻게 구해 줄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봅니다. 그러다 생각이 난 듯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요.
‘아이고, 호랑이야. 너무 야박하게 이 힘없는 늙은이한테 그러지 말아. 너도 늙어 보면 알 거다. 인생이 강물 같이 흘러 버리면 이 빠진 호랑이가 되고 만다는 걸.’

--- 「글쓰는 즐거움」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내가 보기에 사람 사는 건 날씨 같은 거야.
해가 쨍하니 좋은 날도 있고, 비바람 치며 궂은 날도 있고.”
구십 세월이 쌓여 전하는 인생의 지혜


우리는 흔히 은퇴 후 노년의 삶을 특별한 사건 없이 지루한 일상이 반복되는,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노년은 우리보다 한발 앞서 세월을 살아오며 농축된 인생의 지혜가 더욱 눈부시게 돋보이는 시기다.

이 책의 주인공 봉 여사와 우리는 살아가는 시대는 다를지라도, 인생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이나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려운 생계, 꿈과 현실 사이의 고민, 인간관계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 등 우리 삶을 습격하는 많은 고비를 봉 여사는 먼저 경험했다. 수많은 굴곡을 건너와 지금을 살아가는 봉 여사의 일상과 삶의 태도를 지켜보며, 우리에게 찾아온, 또는 앞으로 찾아올 수많은 삶의 고난을 해결할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하고, “괜찮아!”를 외치며 긍정의 힘으로 살아가는 봉 여사의 일상을 따라가 보자. 노년의 삶은 낡고 뒤쳐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낸 소중한 가치가 삶 그 자체에 스며들어, 반짝이는 지혜가 돋보이는 완성된 삶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인생에 얼마나 귀 기울였을까?
봉 여사의 일상을 지켜보며 비로소 깊이 이해하는 부모님의 삶


우리는 가족, 친구, 선후배, 직장 동료 등 주변의 다양한 관계들과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삶을 구축하는 많은 관계들 중에서 우리는 부모님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였으며 그 삶에 관심을 가져왔는가? 우리는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거나 신체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부모님께 “그게 다 나이 들어서 그래요”라며 노화를 모든 일의 핑계로 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은 철저히 봉 여사의 입장으로 노년의 일상을 서술하고 있다.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흰머리와 주름을 왜 감추고 싶어하는지, 밤이면 왜 쉽게 잠들지 못하는지, 아무리 조심해도 왜 보이스피싱의 위험에 노출되는지, 경로당에서는 왜 그리도 자식 자랑으로 시기와 질투를 하는지. 이것은 비단 봉 여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사실 이 책은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 아흔 살 봉 여사의 이야기를 작가가 듣고 재구성한 이야기로, 어디서나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경험할 수 있는 바로 우리 부모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웠던, 때론 짐작하지 못한 부모님의 솔직한 마음과 인생을 봉 여사의 목소리를 빌어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비로소 부모님의 마음을, 노년의 삶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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