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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 6
프롤로그 2 · 9 [세브 In & Out, 그리고 유언] 1장. 春, 그리움을 전하다 강보민의 이야기 · 14 김기성의 이야기 · 26 김유성의 이야기 · 38 2장. 夏, 큰 나무 그늘을 찾다 김진수의 이야기 · 54 서종한의 이야기 · 68 손지현의 이야기 · 82 3장. 秋, 겸손을 말하다 이현경의 이야기 · 94 정성안의 이야기 · 110 정혁상의 이야기 · 122 4장. 冬, 따스함을 나누다 주신애의 이야기 · 138 차문영의 이야기 · 152 홍준영의 이야기 · 166 에필로그 · 1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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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려준 당신이 참 소중합니다.
내가 먹고, 보고, 말하는 것. 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모든 일들이 누군가에는 어쩌면 기적 같은 일임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그래서 내가 기적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부터는. 나는 모든 순간순간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이다. 그 어느 날에 내가 기적같이 살아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여러 가지 면에서 딜레마적인 곳이다.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삶의 시작, 누군가에게는 삶의 끝, 또 누군가에게는 업무의 하루인 곳, 이런 곳에서 나는 일해오고 있다. 처음부터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인이 된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였다. 병원으로의 수많은 로그인 & 로그아웃 과정을 거쳐 자신과 싸우며 성장하게 되었다. 사람들과 대련을 이어가며 인생의 작은 부분을 깨닫는다. 흘리는 땀마다 저마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 사람의 면모가 보인다. 그렇게 흘린 땀이 한 방울 두 방울 마르다 보면 어느덧 하루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온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잘 녹아든다면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을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관심’에서 시작되었고, 그 관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다시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다. 힘을 주는 누군가가 곁에 있고, 내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기가 현대사회에서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진심을 담은 교제를 하기가 어려워진 현대에서 이제 ‘그윽한 말’을 들어본 경험도 해본 경험도 가물가물해져 갈 것이다. 입구를 지키는 든든한 소나무, 낮에도 파란 하늘에 별을 띄우는 청단풍 나무, 잎의 뒷면이 은색이라 바람이 불면 마치 윤슬처럼 빛나는 은백양 나무. 시월이면 샛노란 열매가 총총히 열려 인기가 좋은 모과나무, 여름을 머금고 푸른 향을 내는 둥근 향나무. 매일 아주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나무들. 그 변화를 관찰하는 아침을 좋아합니다. 여기에 기분이 좋아지는 노래까지 더해져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30년도 채 안 되는 인생을 산 이 시점에서 내가 누구였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 번아웃이 왔던 혼란한 20대의 끝자락에서 나라는 사람을 마주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왜 살아가는지에 대한 막연한 힘듦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있으면 감사함에 대해 써보도록 권유해 보고 싶다. 세브란스 안과 밖의 나는 참 다르다. 쉼 없이 움직이고 활동하는 원내의 모습과 함께 여유롭고 평온함을 즐기려고 하는 세브란스 밖의 내 모습 전부를 나는 사랑한다. 투명한 도화지, 어쩌면 거친 원석인 나를 하루하루 지날수록 빛이 나고 아름답게 정돈된 모습의 나로 만들어 주는 세브란스, 미성숙한 나를 완벽으로 다듬는 그곳 세브란스를 난 사랑한다. 요즘은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많은 것을 얻는다. 혼자서 걷고, 혼자서 책을 읽고,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즐긴다. 반백의 나이를 넘기며 찾아온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까? 모든 시간이 소중하고 그 소중함을 즐기며, 오롯이 나의 것으로 담아내려 노력한다. 나는 내 일을 사랑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행복하진 않다. 그렇기 때문에 좋아하는 취미를 찾고 회사 밖 일상에서 행복을 잡아야 내가 지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쉽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오늘부터는 나와 눈을 맞추며 살아볼 예정이다. 버거운 감정들은 외면하기보다는 ‘그랬구나. 가끔은 그럴 수 있어.’라고 다독여 줘야겠다. 뜨겁고, 차갑고, 선선하고, 포근한 감정들을 더 사소하게 느끼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다. 언제든 나의 계절이 진다면 ‘잊어달라.’는 건방진 인사 대신 남기고 싶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이것만큼 완벽한 표현은 없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자라야 우리는 내일을 약속할 수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처럼 육아 문제는 부모들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의 일이며 우리가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하는 문제이다. 관심을 가지고 우리 함께 웃으며 내일을 약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