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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정에 맞서는 공감의 정치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
김종욱
삼인 2024.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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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1. 들어가는 말: 내 삶의 궤적과 생각의 리듬
- 여민동락與民同樂과 민시민청民視民聽의 길을 출발하며

사랑(仁)과 정의(義)의 ‘공감의 정치’
폭정에 저항하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
대한민국의 권력구조 개편: 분권형 대통령제
정치와 나: 지나온 삶의 궤적
독자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

2. 정치 이야기
도시의 시민성과 ‘공감의 정치’: ‘유동하는 공포’를 벗어나 ‘행복 국가’로

‘민주화 이후 정치’를 넘어 ‘공감과 행복’의 정치로: ‘87년 체제’의 한계 극복을 위한 정치적 탈주脫走

3. 역사 이야기
조선 후기 동학東學의 여성해방사상과 근대성
- 신분해방과 동학사상의 연계를 중심으로

국가와 시민사회의 항일연합항전
- ‘패치워크 역사 접근방법’을 통한 3.1운동의 재해석을 중심으로

4. 한반도 이야기
북한 주민과 관료의 ‘메티스’와 체제전환의 동학: 앙리 르페브르의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5. 미래를 위한 정치: 석과불식碩果不食

지구 온난화와 인류의 위기
자연과 생명에 대한 사랑
인간의 지구 파괴와 감염병·멸종의 시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인간은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자 소개 1

‘서울깍쟁이’로 태어났다. 2007년 「북한의 관료체제와 지배구조의 변동에 관한 연구」로 동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한민국 울릉경찰서 독도경비대원으로 만기 전역했다. 연구자로서 출발하여 정부·국회·당, 청와대 근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행정관과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국회에서는 이재정 국회의원 비서관·보좌관,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일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열린정책연구원 연구원,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고, 원내대표 메시지 특보와 정무 특보를 맡았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서울깍쟁이’로 태어났다. 2007년 「북한의 관료체제와 지배구조의 변동에 관한 연구」로 동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한민국 울릉경찰서 독도경비대원으로 만기 전역했다.
연구자로서 출발하여 정부·국회·당, 청와대 근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행정관과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국회에서는 이재정 국회의원 비서관·보좌관,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일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열린정책연구원 연구원,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냈고, 원내대표 메시지 특보와 정무 특보를 맡았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정동영 후보 선대위에서 전략 분야를,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서 정책 분야를 맡았고,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서는 총괄특보단 미디어 특보와 미래기획단 행복국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활동했는데, 은평구 민원심의위원회 위원과 고양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MBN, 연합뉴스TV, YTN, SBS Biz, TV조선, 채널A, MBC 등 지상파·케이블·종편 방송에 패널로 출연하며 정치와 시사 분야 평론을 하고 있다.
강의와 연구 활동도 계속하여 동국대학교에서 북한학과 연구교수, 분단/탈분단 연구센터 연구교수, 정치외교학과 연구교수, 행정대학원 대우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대학생들에게 시민교육을 강의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 『근대의 경계를 넘은 사람들』, 공저로 『북한의 일상생활세계』, 『박근혜 현상』, 『북한의 권력과 일상생활』, 『분단의 행위자-네트워크와 수행성』, 『일제종족주의』를 출간했으며, 번역서로는 『경제와 사회민주주의』를 냈다.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북한의 관료체제 ‘변형’과 ‘일상의 정치’」(2007)를 시작으로 「도시의 시민성과 ‘공감의 정치’: ‘유동하는 공포’를 벗어나 ‘행복국가’로」(2020)까지 20여 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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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46쪽 | 148*210*20mm
ISBN13
9788964362570

책 속으로

개헌을 통해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분권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국민 자치권과 국회의 권한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의 핵심 내용이라 할 것이다. 우선, 군주도 대통령도 없이 국회의원에 의해 국가를 통치하는 순수 내각제는 국가의 상징적 중심을 확고히 세워야 하는 공화국에는 적용되기 어렵다고 본다. 특히 한국과 같은 휴전 상태의 분단국가에서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위상은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은 것도 이런 연유다. / 결국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을 통해 정부 수반과 행정 수반을 분리하는 분권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국민이 신뢰·존중하는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외치를 담당하고, 총리가 계층·세대·지역·이념·이슈가 갈등·충돌하는 내치를 담당하는 제도를 도입해 정치 안정을 꾀하고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 p.28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것은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이고 공간이다. 그만큼 용기가 필요했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결단하면 그 길을 담대하게 걸어가야 한다. 성공일 수도 실패일 수도 있는 길이다. 성공의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청와대, 정부, 국회, 정당, 학계와 교단을 약 30년 동안 경험했다. 다양한 경험과 실무를 익힐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정말 감사한 일이다. 동시에 차분한 연구 작업을 통해 거시적 차원의 사회 구성에 관한 기술도 익혔다. 세월호, 이태원, 오송 참사를 보면서, 사회적 불평등이 날로 심화하는 것을 보면서, 젠더 갈등이 중요한 사회적 분열의 구조가 되는 것을 보면서, ‘선제타격’이라는 말도 안 되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반도의 평화가 위기에 빠지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이 시대의 정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 p.39~40

공감의 정치는 갈등과 투쟁의 극단적 정치를 배제하고, 약자를 위한 정치를 위해 다수 유권자를 구축하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탈주하기 위해 인간의 공감을 통한 민주주의의 활로를 개척한다. 이것을 위해 현장의 생생함을 경험하고 풀뿌리 조직과 민주주의를 확대함으로써 국민이 만족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 동시에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정책을 최우선으로 놓으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동물과 자연과 공존하는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 이 사회는 ‘커먼즈’ 운동을 전개한 경험과 유사한 징후를 보여주는데, 이 운동을 전개한 사람들에 따르면 “가장 신선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정치적 담론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더욱 여성화”되었다는 것이다. 행복국가도 어머니와 같은 넓은 품으로 국민을 안아주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우리 사회가 담아야 할 것은 바로 공감의 정치다.
--- p.71~72

우리 국민이 느끼는 위협은 공감 능력의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그 원인에 대해서도 분열과 갈등, 약자를 위하지 않는 기득권 구조 등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OECD 사회지표를 보더라도 위험사회의 징후는 이미 구조화되었고, 국민은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이 불행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연대의식도 너무나 취약하다. 이런 상황은 더욱 ‘공감의 정치’를 요청한다. ‘공감의 정치’는 불만족하고 불행한 국민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느끼며, 이 문제 해결을 최우선의 자기 역할로 규정하고, 국민에게 만족과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109~110
수운 최제우에 의해 창도된 동학은 인간평등·신분철폐·여성해방의 가치 실현을 통해 ‘대동 평등’ 세상을 실현하려고 했으며, 궁극적으로 어머니의 사랑이 실천되는 세상인 ‘모정사회’를 지향했다. 동학은 세계사적으로 상당히 이른 시점에 근대성을 내장하고 있었으며, 미래 사회의 모형인 ‘모정사회’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선진적이었다. 특히, 여성해방을 남성인 수운과 해월이 주장했다는 것은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 p.144

동학의 3대 교주이며 천도교로 개칭한 손병희는 전국의 조직을 이용해 고종 황제 독살설을 확산시켰으며, 백성들의 분노를 천도교 조직과 연계하여 전국적 차원의 비폭력 항거가 가능토록 했다. 따라서 3·1운동은 고종을 중심으로 한국을 독립시키겠다는 ‘신존왕주의’에 공감하는 백성, ‘우금치’의 죽음을 딛고 민족 종교로 발전한 동학과 그 동학을 믿고 독립을 염원했던 300만 명의 천도교도가 고종의 독시를 계기로 대한의 독립을 지키려 했던 ‘백성과 죽은 고종’의 연합항전이었다.
--- p.157

지구는 공공의 것이며, 동시에 인간만 생존하는 공간이 아니다. 지구 온난화는 인간의 문명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생명의 서식처마저 파괴할 것이다. 이것은 생명의 파멸을 의미한다. / 영화에서나 봤던 지구의 종말에 관한 스펙터클한 이야기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마지막 삶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 그런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것은 지금의 기성세대에게는 의무다. 미래세대의 환경을 뺏어서 현실을 만끽하고 소비하는 것은 범죄다. 이제 그 범죄 드라마를 끝내야 한다.
--- p.233~234

생명애는 빙하기를 뚫고 살아남아 유전자를 통해 전수되었다. 인간이 동물을 이해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사활적이었고, 생존을 위한 이 이해의 시간 동안 만들어진 인간의 감정이 바로 생명애다. 그야말로 유구한 시간에 걸쳐 인간의 유전자에 뿌리박힌 감정으로서의 생명애가 이제 더욱 확산되고 깊어져야 한다. 지속 가능한 지구는 반대로 지속 불가능을 의미하므로, 지구와의 장기 공존을 위한 생명애가 발휘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사회는 역으로 지속 불가능성을 의미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 공감과 연대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는 힘으로서 생명애를 발휘해야 한다.

--- p.236

출판사 리뷰

긴박한 위기의 시대, 한국 정치의 갈 길을 따져 묻는다

김종욱은 2007년 「북한의 관료체제와 지배구조의 변동에 관한 연구」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다. 그러나 그의 관심과 열정은 서재와 강의실 안에 갇혀 있지 않았다. 그는 정치학자이면서 우리 정치의 숨 가쁜 현장, 즉 국회, 정당, 행정부, 그리고 대통령 직속 기관인 청와대(대통령비서실)에서 두루 활동한 드문 이력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그가 이번에 펴내는 두 번째 단독 저서 『폭정에 맞서는 공감의 정치 - 따뜻한 세상을 꿈꾸며』는 남다른 경험을 쌓아오는 동안 저자가 세상과 정치에 관해 생각하고 궁리한 바를 소상히 풀어놓은 책이다. 여기에는 정치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넓은 의미의 정치철학적 질문, 그리고 한국에서 정치를 담당하는 세력은 어떤 관점에서 무슨 정책을 펼쳐야 하는가라는 구체적 고민과 구상이 어우러져 있다. 또 이러한 질문과 구상은 책의 마지막에 실린 글 「미래를 위한 정치: 석과불식碩果不食」이 잘 보여주듯이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행성에 닥친 절멸의 위기에 대한 저자의 성찰과 이어진 까닭에 긴급함과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첫 글 「들어가는 말: 내 삶의 궤적과 생각의 리듬」에 따르면 저자에게 정치란 『논어』에서 말하듯 “백성이 이롭게 여기는 것으로 백성을 이롭게 해주는 것”이다. 즉 백성의 뜻(民心)에 따르는 것이 정치의 본령이다. 정치를 업으로 삼은 자는 백성과 더불어 기뻐하고 더불어 걱정해야 하며, 백성의 눈만큼 보고 백성의 귀만큼 듣는 민시민청民視民聽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예로부터 사람들이 이상적인 정치라고 여겨온 ‘사랑(仁)과 정의(義)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정치의 이상이 끊임없이 배반당해온 과정이 인류의 역사다. 그러나 동시에 이상을 배반하는 정치, 곧 폭정을 저지르는 정치권력을 민중이 나서 부단히 응징하고 갈아 치워왔음도 역사가 증거하는 바다. 동아시아사에 점철된 반정反正과 역성혁명易姓革命, 서구 근대의 프랑스혁명과 미국의 독립전쟁이 그 예다. 동양의 『맹자』와 미국의 독립선언문, 18세기 프랑스에서 나온 「인간과 시민의 권리들의 선언」은 폭정에 대한 시민들의 항거를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로 규정한 점에서 같은 정신을 나누고 있다. 대한민국의 짧은 헌정사에 눈길을 줄 경우에도 시민들은 민심을 따르지 않는 위정자들에 대해 거듭 단죄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우리가 택한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줄곧 반복된 과오, 즉 친인척이나 측근의 권력형 부정부패, 승자 독식의 권력 구조로 인한 정치 갈등 심화, 경쟁과 타협이 아닌 ‘전쟁 정치’의 만연, 국정 마비와 예산의 낭비 등은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바로 지금도 진행 중인 문제들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 사회에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비롯한 새로운 시도,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맞서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이 이 시대의 정신”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스스로 “처음 가는 길”,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것을 다짐한다. 독자는 이러한 다짐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살아온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대목 또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2부에 실린 두 편의 글은 한국 사회에 결핍되어 있고 따라서 절실히 필요하다고 저자가 판단하는 ‘공감의 정치’에 대하여 자세히 이야기한다. 「도시의 시민성과 ‘공감의 정치’: ‘유동하는 공포’를 벗어나 ‘행복국가’로」에서 저자가 진단하는 21세기는 “자본주의의 불평등 구조화에 따른 ‘파국’의 가능성과 인간의 지구 파괴에 의한 ‘파멸’의 가능성이 중층적으로 결합된 시대”다. 이윤과 수익성을 최고 가치로 섬기는 사회에서 사람들 대다수는 불가피하게 가난해지거나 약자로 전락하며,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공포, 미래가 없을 것 같다는 공포, 인간에 의해 파괴당한 자연이 되돌려주는 전염병과 자연재해에 언제 속절없이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려야 한다. 이러한 처지는 그들의 삶을 불행으로 이끈다. 세계적으로나 한국 사회 내적으로나 경제의 규모는 커지는데 대다수 인간의 삶은 불행해지는 역설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불행할 뿐 아니라 타인들, 다른 생명체들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공격적이다.

이러한 불행 및 불행의식, 공격성의 만연을 관찰하면서 저자는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그가 보기에 행복은 소득, 물질적 부의 증가에 연동되는 개념이 아니다. 1인당 GDP가 1만 5천 달러를 넘기면 소득과 행복 간의 연계가 없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인용된다. 저자에 따르면 행복은 오히려 타자(사람만이 아니라 동물과 자연까지 포함하는)에 대한 공감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감정 혹은 상태이며, 타자의 슬픔과 기쁨을 이심전심으로 공유하는 공감은 인간의 타고난 본성에 속한다. 타자와 나누는 협력, 상호 신뢰, 존중, 연대, 그리고 여기서 태어나는 타자와의 공감은 행복의 불가결한 존립근거이자 내용이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겪는 불행을 넘어서기 위한 출발점은 공감 능력 및 공감장共感場의 회복이 아닐 수 없고, 바로 그것을 통해 행복의 (재)창조를 겨냥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정치의 영역과 관련하여 이를 가능하게 할 수단을 그는 ‘공감의 정치’ 또는 ‘인애仁愛의 정치’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람과 생명을 사랑하는 공감 능력”에 바탕을 두고, 소득과 부가 아니라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놓는 정치다. 그런 정치의 싹을 저자는 공기, 땅, 물처럼 모두가 나눌 수 있는 공유자산을 확보하고 늘리는 가운데 사회적 연대를 널리 형성하려는 커먼스(Commons) 운동에서 발견한다. 경쟁에서 낙오하거나 뒤처진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하고 삶의 질을 바꾸기 위해 유럽, 뉴질랜드, 부탄 등에서 실행 중인 각종 행복 정책들도 이와 맥을 같이하는 흐름이다. 저자는 한국의 정치가 나아갈 길도 이처럼 ‘공감의 정치’에 기반하여 ‘행복국가’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본다.

2부의 또 다른 글 「‘민주화 이후 정치’를 넘어 ‘공감과 행복’의 정치로: ‘87년 체제’의 한계 극복을 위한 정치적 탈주脫走」는 ‘공감의 정치’를 저자가 몸 담았던 사회운동 및 정당이 지난 날 견지해온 ‘정의의 정치’와 대비시키고 있다. ‘정의의 정치’는 자신의 몫에 대한 정당한 분배를 주장하는 점에서 그 몫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과 쟁투를 전제하는데 한국의 ‘진보개혁진영’은 ‘적’과 ‘나’의 쟁투라는 이분법적 시각에 가둬진 나머지 잘못된 관행과 습속에 빠지고 말았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즉 모든 문제점은 ‘적’에게 돌려지고 ‘나’는 도덕적·논리적으로 정당성을 갖는다는 편견과 아집이 구조화되었을 뿐더러, 대중의 구체적 삶의 실상은 충실히 주목받지 못했으며, 그래서 정의와 복지를 내세웠음에도 정작 실천의 결과는 ‘사랑 없는 정의’, ‘행복 없는 복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진보개혁진영’에 대하여 “민심을 알고 대중과 공감·소통하기 위한 전면적인 변화”, 곧 ‘공감의 정치’에 뿌리 내릴 것을 강하게 주문한다. 이전의 잘못을 넘어서는 관건은 “동시대 시민들이 느끼는 문제에 얼마나 공감하고 실천하는가”라고 보기 때문이다. “정의보다 인애가 우선한다는 것, 즉 사랑에 기초한 정의와 복지가 ‘공감의 정치’의 핵심이다”

이러한 저자의 문제의식은 과거의 한반도 역사를 다룬 3부의 두 글에서도 이어진다. 「조선 후기 동학東學의 여성해방사상과 근대성 - 신분해방과 동학사상의 연계를 중심으로」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동학이 수운 최제우과 해월 최시형이라는 두 교주를 중심으로 주창하고 실행한 신분타파, 인간평등, 여성해방 사상과 운동의 흐름을 다루고 있다. 성리학적 신분질서가 여전히 완강하고 여성들은 멸시받던 그 시절에 “사노비와 역참에서 일하는 사람, 무당의 서방, 백정 등과 같이 천한 사람들”이 양반, 평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서로를 형제라고 부르는 광경을 빚어내고,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한울님일 뿐 아니라 여성에 의해 새로운 시대, 곧 후천개벽後天開闢의 세상이 열릴 것임을 분명히 말한 동학의 선구성은 놀라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대중의 구체적인 삶, 그들이 나날이 겪는 뼈저린 고통과 간절한 희원에 자신들을 일치시키는 가운데 새로운 삶의 전망, 새로운 정치를 길어냈다는 점에서 동학 지도자들의 활동상은 저자가 말하는 ‘공감의 정치’의 모범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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