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다이어트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몸 / 권능과 혐오 사이 / 외모는 중요치 않아, 그런데 너 참 예쁘다 / 다시 다이어트 클리닉으로 / 연애와 다이어트의 기묘한 함수관계 / 내 인생을 지배하는 ‘길티 플레저’ 배달 음식 내 손안의 쾌락과 나락 / 단절과 중독의 상관관계 / 혀는 자본의 인질 / 가까울수록 치명적인, 쉬울수록 유독한 / 허기를 껴안다 트위터 뜨거운 것이 좋아 / 우물 안 트위터 / 그곳에 사람이 있다 /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 파랑새는 까마귀 / 이제 그만두려 해 / 이유 있는 집착 에필로그 |
박미소의 다른 상품
|
내 의식 속에는 두 가지의 상반된 기대와 관념이 존재했다. 요즘 세상에 직장에서 무슨 외모를 보냐는 생각(혹은 기대). 한편으로는 외모가 근사할수록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무의식 속 관념. 이건 사회가 이중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외모는 중요치 않아. 그런데 너 참 예쁘다.” --- p.52 이상적인 몸의 실루엣을 충족하지 못하고 불룩 튀어나온 살을 부르는 수많은 신조어를 떠올려 보자. 엉밑살, 승마살, 겨살…… 이런 단어는 몸매 관리에 집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 발생한 것 같지만 실은 다이어트 산업에서 이윤을 내는 주체들, 피부과, 성형외과, 다이어트 클리닉, 아낌없이 식욕억제제를 처방해 주며 군살에 대한 혐오를 강화하는 각종 광고를 미디어에 뿌려 대는 병원, 혹은 다이어트 보조제 제조사, 피트니스 센터들이 주창해 널리 전파한 것이나 다름없다. 구체적인 신체 부위에 돋보기를 들이대며 살 빼기에 더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수익 모델이니까. 일상의 언어로 굳어 버린 이 신조어들은 우리 몸을 흠결 덩어리로 정의한다. --- p.70 음식도 예외가 아니다. 수백 가지 옷이 가득한 쇼핑몰 화면을 한없이 보듯 수백 개의 배달 앱 메뉴를 계속 스크롤을 내리며 정독하고, 옷이 든 택배 상자를 기다리듯 기대감에 벅차 배달원을 기다린다. 이 ‘구매 행위’에서 오는 즐거움에 내 섭식이 좌우되고 있었다. 필요해서가 아니라 사고 싶어서 사는, 일종의 ‘음식 쇼핑’에 중독된 것만 같았다. 이것은 내 개인의 경험일 뿐 아니라 소비를 촉진하도록 정교하게 짜인 사회에서 벌어진 문화 현상의 단면이기도 하다. --- p.117 폭식에 중독되는 사람들은 자기 진짜 문제로부터 눈을 돌리고 다른 것에 정신을 팔려고 한다. 왜냐면 나의 진짜 문제는 너무도 멀고, 막연하고, 해결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에 그를 대신해 우리 욕망 중에서도 가장 명백하고 손쉽게 충족 가능한 식욕에 무의식적으로 끌리는 것이다. --- p.124 울적한 인생을 외면하기 위해 트위터를 했지만 그로 인해 인생을 더 허비했고, 외로움을 잊으려 트위터를 했지만 소외감만 더해질 뿐이었다. 갈증이 난다고 소금물을 들이켠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자리걸음하는 현실은 ‘실질적으로’ 그대로인데 SNS를 하며 잠깐의 재미나 충만감을 얻고 그저 ‘감각적으로’ 괜찮은 상태에 안주했다. 남들의 이야기나 정보를 부지런히 읽으며 그저 눈으로 세상을 쫓는 것은 사회에 참여하는 듯한 ‘기분만’ 낼 뿐이다. 기실 나는 무기력한 상태로 내 삶에조차도 참여하고 있지 않았는데 말이다. --- p.171 나는 이걸 수십 분쯤은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어 주는 “인생 스킵 버튼”이라고 부른다. --- p.193 |
|
“왜 참지 못했을까?”
쾌감을 주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위기감을 느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젊은 ADHD의 슬픔》 정지음 작가 추천! “왜, 오늘날의 즐거움에는 번번이 죄책감이 동반되는 걸까?”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자기 대면에서 출발해 욕망의 배후를 찾아가는 대담한 여정! ‘중독’은 이제 더 이상 일부 사람이 겪는 특수한 문제도, 개인의 의지나 노력으로 통제 가능한 영역도 아니다. 누구나 편리하게 쾌락을 추구할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중독’과 완벽하게 무관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 게임, 술, 쇼핑, 성형, 수면제, 카페인, 드라마, 소셜미디어, 패스트푸드 등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너무 많은 것들이 중독과 쉽게 결합한다. 사는 일이 갈수록 팍팍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즉각적이고 확실한 보상을 좇는 경향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는 책 제목 그대로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에 빠져 허우적대던 사람이 문득 정신을 부여잡고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심각한 다이어트 강박으로 상습적으로 약물의 도움을 받고, 냉장고 가득 음식 재료가 쌓여 있는데도 매 끼니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일을 멈추지 못하는가 하면, 소파에 처박혀 온종일 SNS에 빠져 있는 스스로를 깨달은 저자는 어느 날, 이 충동과 욕구가 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골몰하기 시작한다.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고백과 자기 대면에서 출발한 이 여정에서 독자들은 장막 뒤에서 우리의 욕망을 추동하는 “다른 주체”들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끌림, 행동, 후회의 연쇄 반응… 나는 왜 이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내 삶을 지배하는 길티 플레저 아름다운 몸을 향한 열망, 맛있는 음식에 대한 탐닉,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 자체가 나쁠 것은 없다. 쾌감을 얻고 즐거운 감정을 지속하려는 심리는 인간의 본능이다. 문제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대다수의 즐거움들이 어김없이 극심한 죄책감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고작 케이크 한 조각을 먹고 나서도 “왜 참지 못했을까?” 자책하고 후회하는 연쇄 반응이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중독이 초래한 결과보다 죄책감이 심리적으로 더 해로울 정도다.” 이 악순환의 중심에 유혹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절제의 미덕을 강조하는 사회의 양가적 요구가 있다. “디저트를 마음껏 탐하라고 부추기며 맛집 정보를 실컷 소개하던 방송에서, 정작 그 케이크를 먹고 있는 사람은 저체중으로 생리 불순을 겪을 법한 깡마른 아이돌이다. 얼마 전 나는 SNS가 우리의 주의력을 얼마나 빼앗는지에 관해 치밀하게 탐구한 책을 발견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SNS를 통해서였다. SNS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되, 주의력을 상실할 정도까지 과몰입하지는 말 것. 최신 유행 디저트 정도는 꿰뚫고 있어야 하나 살이 찔 정도로 먹지는 말 것. 이는 양가적 요구조차도 아니다.” _‘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성공한 다이어트야말로 ‘내 인생을 지배하는 길티 플레저’였다고 토로하면서, 몸에 관한 한, 특히 여성들은 항시적으로 이중적 메시지에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실패한 몸과 성공한 몸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뚜렷한 세상에서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를 곧장 받아들여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한편, 지나치게 풍족한 식생활의 대가로 비만과 각종 성인병에 위협받는 시대에 원하는 것을 언제든 간편하게 대령해 주는 ‘배달 앱’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욕망과 절제 사이에 전에 없이 첨예한 갈등의 불꽃”이 튀고 있다. SNS는 또 어떤가. “마치 글자로 만들어진 스낵처럼 끝없이 야금야금 집어” 먹도록 사용자 경험을 중독적으로 만들어 놓고 알아서 절제하라는 요구는 무책임하다 못해 가혹하다. 상반된 기대와 관념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극도의 쾌감과 극도의 죄의식이 꼬리를 물고 순환한다. 사적인 경험이 인문적 탐색의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에서 저자는 욕망의 작동 구조를 들여다보기 위해 내밀한 수치심의 바닥까지 드러내 보인다. “S와 M, 단 두 개의 사이즈만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M조차 들어가지 않는 몸”에 대한 낙오와 실패의 감각, 배달 음식을 허겁지겁 먹어 치운 뒤 구토로 먹기 전 상태로 돌리는 “먹토” 경험의 치욕스러움, 영화를 보고 몇 자 적어보려다 ‘내 생각’이라는 게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서 트위터에서 남들 감상평을 뒤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느꼈던 위기감….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들이지만, 이를 통해 현대인이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권태와 불안, 우리의 관심과 돈을 요구하는 기업과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사회 구조까지 탐색의 촉수를 뻗어나간다. 현대인의 탐닉을 심리학적, 생물학적으로 분석하거나 병적인 중독에서 치유된 극복 서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개인의 문제를 집요하게 들여다보고 추적하는 것만으로 논의의 가능성이 열린다. 정지음 작가의 추천사대로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는 “온전히 개인의 영역에만 머무르는 문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든 사적인 경험이 인문적 탐색의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으로, 독자들에게 “길티”가 끼어들 틈 없는 즐거운 독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은 각종 길티 플레저에 왜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빠져드는지 욕망의 작동 구조를 해체해 들여다보는 작업이었다. 나약한 개인이 뿌리치기에 쾌감의 대상이 너무 강력해졌고, 사회·문화적인 압력과 인간 본능에서 비롯된 심리적 끌림으로 인해 유혹에 저항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다수 중독자는 쾌락주의자가 아니라 자학을 거듭하는 사람들이다.” _‘에필로그’에서 |
|
박미소는 누구나 생각하는 주제로 누구도 쓰지 못할 글을 쓴다. 쾌락과 죄의식의 굴레 속에서도 특유의 꼿꼿함과 꿋꿋함을 잃지 않는다. 내면 깊은 곳 가장 축축한 마음들을 낱낱이 지면 위로 호명하는 기세가 놀랍다. 그의 고백은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에 휘말려 어쩔 줄 모르는 우리 모두를 발가벗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얼굴이 홧홧해지지만, 동시에 온전히 고발당하는 쾌감을 느낀다.
“왜 참지 못했을까?” 쾌감을 주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위기감을 느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온전히 개인의 영역에만 머무르는 문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든 사적인 경험이 인문적 탐색의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이다. 수치심도 드넓게 공유되고 확장될 수 있는 감각임을 알게 된 기쁨에는 ‘길티’가 끼어들 틈이 없다. - 정지음 (《젊은 ADHD의 슬픔》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