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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5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15 |
Philippe Be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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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는 열세 살,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우리는 이 같은 성격의, 이런 규모의 재앙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분명히. 그런데 그런 일이 우리에게 벌어졌다. --- p.18 “넌 안 다쳤어?” “응.” 아버지는 동생을 공격하지 않았다. (“신이여,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올 뻔했지만, 감사드릴 신은 없었다.) --- p.25 어머니는 잊은 건 없는지, 지갑을 놓고 오지는 않았는지, 열쇠로 문을 잠갔는지 전전긍긍했다. 대형 마트에서 일상적으로 장을 볼 때도 사야 할 물건을 빠뜨렸을까 봐, 카트가 부딪힐까 봐, 특별 세일을 놓칠까 봐 걱정을 달고 살았다.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자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택시 안에서 나는 그동안 그 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거기에는 분명 원인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p.36 때때로 우리 삶의 궤적은 타인에 의해 결정된다. --- p.76 그때까지 나는 무지와 맹목, 부정 속에 살았다. 그 질문과 함께 나는 내가 그동안 알려 하지 않았고, 시선을 피했으며, 모든 경고를 무시해왔음을 깨달았다. --- p.86 때때로 갈등이 벌어진다는 건 알았다. 아버지는 ‘신경질을 부렸고’, 어머니는 ‘방어적’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부부가 다 그렇다고, 무엇보다도 그런 긴장이 결코 지속되지는 않을 거라고 상상했다. --- p.104 과연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 걸까, 아니면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았던 걸까? 우리는 의식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양심의 소리를 외면한 것일까? 양심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변명거리를 만들지는 않았던가. --- pp.120-121 우리는 이 사건을 치정이 아닌 사회적 사건으로 보아야 했다. 우리는 비극으로 끝난 부부 싸움이 아닌, 지속적인 폭력과 공포가 어디로 치닫는지에 관해 말해야 했다. 살인에 대해서가 아니라, 권력을 내세우며 지배하려는 한 남자의 욕구에 관해 말해야 했다. 눈이 먼 사회를 말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일에 이름 붙이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말해야 했다. --- p.203 나는 파괴된 우리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글을 쓴다고 믿는다. 우리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 p.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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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완전히 부서졌고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나는 오늘도 파괴된 삶의 조각을 모은다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어.” 이 한마디가 소설을 힘겹게 연다. 날 아껴주던 사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그러나 비극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범행 직후 도주한 아버지, 열세 살 어린 나이에 현장을 목격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동생, 자신의 상처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나. 우리는 이 파괴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까? ‘여성살해(femicide)’의 전 과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 참혹한 상처를 들여다보는 필리프 베송의 신작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가 레모에서 출간되었다. 가정 폭력 희생자들의 마지막을 재구성해낸 분노의 책이자, 오늘도 계속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향한 경고이고, 죄책감과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늘진 곳, 약자의 삶을 이야기해온 작가 필리프 베송 가장 일상적인 ‘폭력의 징후들’을 조명하다 고향을 떠나 파리의 오페라 발레단에서 활동하던 ‘나’는 어느 날 여동생 레아의 전화를 받는다. 레아는 오랜 침묵 끝에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다고 말한다. 삶은 거기까지였다. 그날 이후 우리의 삶은 무너졌으므로. 사건 현장이라는 이유로 다시 들어갈 수 없게 되어버린 집, 이웃들의 수군거림, 계속되는 경찰 조사, 아버지와의 대질 신문만 괴로운 건 아니었다. 가장 괴로운 건 나 자신이 피해자이자 가해자라는 인식이었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까. 미소를 잃어가는 어머니도, 점점 심해지는 아버지의 집착과 폭력성도, 돌이킬 수 없게 망가져버린 관계도. 이웃도, 국가도, 친구도… 아무도 몰랐던 걸까. 견디다 못해 신고까지 해봤지만 공권력은 어머니를 외면했고, 마침내 어머니는 아버지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칼을 들었다. 분명 우리는 눈이 멀어 있었다. 아니면 겁쟁이이거나. 특히 내가 그랬다. _105페이지 나는 어렵게 입단한 발레단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동생의 상처는 너무나 깊었고, 내가 돌볼 수 있는 구석은 없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 무너진 건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력감을 이기기 위해 나는 부모님의 역사를 되짚어나간다. 이 일이 있기까지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아무도 못 보았고, 보려 하지 않았던 일상의 아주 작은 징후들을 찾는다. 어떤 상처는 절대로 치유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상처를 치유하려 애쓴다. 그 길고 혼돈스러운 터널을 온몸으로 지나가는 과정을 필리프 베송은 더없이 섬세하게 묘사한다. 그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에서 이 소설이 실제로 아버지의 손에 어머니를 잃은 이의 실화에 바탕해 쓰였다고 밝히며, 이렇게 썼다. “나는 그에게 단어와 목소리를 찾아주고 싶었다. 그의 목소리는 들릴 자격이 있으니까.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살인하지 않으며, 여성의 몸은 전쟁터가 아니다. ‘여성살해’라는 단어를 통해 우리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필리프 베송, 2023년 인터뷰) UN이 발표한 ‘젠더 관련 여성살해 보고서’에 따르면, 한 시간에 평균 5명의 여성이 자신의 거주지에서 가족이나 연인에 의해 살해당한다(2022년). 이는 남성 살해 수치와 크게 비교되는데, 살해된 피해자 중 남성의 비율은 81퍼센트로, 19퍼센트에 해당하는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지만, 배우자나 다른 가족에 의해 죽임당한 경우는 남성이 11퍼센트로, 여성 56퍼센트보다 훨씬 적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한 해 동안 최소 83명의 여성이 남편이나 애인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보고했다(2021년). 제53차 유엔통계위원회에서 국제 표준으로 최종 승인한 국제 통계 기준에 따르면,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의도적 살인, 가족 구성원에 의한 살인, 성차별적 동기가 나타나는 가해자에 의한 살인 등 가운데 하나를 충족할 경우 ‘여성살해(femicide)’로 본다. 내가 사용하는 워드 프로그램은 ‘여성살해’라는 단어가 사전에 없다는 듯 빨간색으로 밑줄을 긋는다. _203페이지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의 원제는 ‘이것은 사소한 이야깃거리가 아니다’라는 의미의 『Ceci n’est pas un fait divers』이다. 이에 대해 필리프 베송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이야기는 신문에 등장하는 몇 줄의 단신(短信) 이상이어야 한다. 문학은 우리의 가장 내밀한 두려움과 맞닿아 있다. 문학이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그는 여성살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흔히 개인적인 일, 당사자만 아는 일로 치부되어온 폭력의 ‘사회적 얼굴’을 조명한다. 2018년 배우 뮈리엘 로뱅이 시작한 ‘가정 폭력 퇴치를 위한 호소문’에 서명한 바 있는 그는 가정 폭력과 여성살해를 ‘치정’으로 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일갈하며, 이것이 ‘소유욕’에서 비롯된 범죄라고 지적한다. 『해방의 밤』을 쓴 은유 작가는 “필리프 베송의 높은 전압이 흐르는 문장은 본분을 다한다. 한번 잡으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독자를 인간의 자리에 데려다놓는다. (중략) 폭력보다 오래 살아남은 자의 증언은 문학이다”라며 이 책을 강력히 추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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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엄마를 죽였다. 이 진술은 끔찍하나 아주 생소하지는 않다. 한국에서도 연간 100여 명의 여성이 배우자 등 친밀한 관계에 의해 사망한다. 그런데, 아빠가 엄마를 죽이는 장면을 아이가 보았다. 이 상황 묘사는 낯설지 않아서 참혹하다. 가부장제에서 성장한 자녀들의 원초적 상처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뉴스나 통계에서도 배제되는 피해자의 그림자, 그러나 진실의 유일한 목격자인 아이들의 목소리를 숨소리까지 드러냄으로써 소설은 ‘그런 일’로 은폐되는 가정 폭력의 규칙을 깨뜨린다. 필리프 베송의 높은 전압이 흐르는 문장은 본분을 다한다. 한번 잡으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 독자를 인간의 자리에 데려다놓는다. 마치 읽기를 그만두는 게 아이들을 방치하는 일이라는 듯 끝까지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폭력보다 오래 살아남은 자의 증언은 문학이다. 묵은 아픔을 드러내고 폭력을 중단시킬 힘과 용기를 주는 이 소설을 보면 그렇다. - 은유 (작가,『해방의 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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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이런 소설을 기다려왔다. - 르파리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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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발이 아니다. 오히려 호소에 가깝다. 보지 못했거나 보려 하지 않았던 가족과 친구들, 피해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국가와 공권력을 향한. - 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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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단어도 허투르 쓰이지 않았다. - 르포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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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분노의 외침이다. 구원을 바라는 외침이다. - 라부아뒤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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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온다. - R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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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며 신랄하다. 그러면서도 감동적이다. - 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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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하고 가슴아프다. - 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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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살해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그 폭력에 맞서는 분노의 책이다. - 레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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