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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토레정원에 꽃이 피었습니다
대관령 정원사의 전원생활 예찬
윤민혁
목수책방 202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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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에세이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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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글을 시작하며

1장 나는 정원사입니다

나만의 색을 만드는 예술가, 정원사
매일 일해야 ‘그대로’인 예술
행복한 고통을 즐기는 정원사
여름 정원에서 일한다는 것
정원은 곤충들의 놀이터
대관령 정원사의 가을
정원사는 가을에 봄을 생각한다
정원사는 미래를 산다

[살바토레정원의 봄꽃]

2장 꽃을 기다립니다

정원사는 매일 꽃을 생각한다
드디어 봄, 식물의 여왕 튤립을 만나는 시간
‘중간봄’의 요정들
장미, 화려한 뉴욕을 닮은 꽃
까다로운 미인, 양귀비
꽃의 재상, 작약
향기로 말하는 꽃, 백합
잘 아는 듯 잘 모르는, 무궁화
호기심은 씨를 뿌리게 한다

[살바토레정원의 여름꽃]

3장 자연의 품에 안겨 걷는 삶

‘대관령의 고독한 소년’이 걷는 숲길
나는 자연에서 매일 예술가를 만난다
나는 두 발로 길 위에 내 삶을 기록하고 있다
나의 애인 숲이 싸늘하게 식어 가고 있다
단풍의 매력

[살바토레정원의 가을꽃]

4장 눈과 바람의 나라 대관령에 산다는 것

미치광이 바람
완벽한 날을 즐기기 위한 설국 산책
겨울이 없었다면 봄꽃이 예쁘게 보였을까?
대관령에서 사는 것의 즐거움

5장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정원

위로와 치유의 정원으로 찾아오는 사람들
정원은 만남이다
자연을 닮은 사람, 아내 ‘카키 앵무새’
산골 소녀와 바바, 나의 사랑

저자 소개1

대학에서 마학(馬學)을 전공했고, 와이주얼리(Y Jewelry) 대표로 일했다. 소설 《바흐의 숲》을 쓴 몽상가이자 작가이며, 정원사이자 사진가이기도 하다. 평창군 승마협회 선수 겸 코치로도 활동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말과 꽃을 좋아했다. 나무, 꽃, 음악, 책, 사진, 걷기, 숲, 보석, 고독, 바흐, 저녁이 있는 삶을 좋아한다. 삼십 대에 대관령의 고요와 너른 들판에 반해 일찍 귀촌한 후 살바토레펜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원을 만들고 가꾸며 지금까지 이곳을 찾는 손님들과 하루하루 즐기며 살아간다. 살바토레정원은 2016년 국립수목원 ‘가 보고 싶은 정원 100’에 선정되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632g | 152*223*20mm
ISBN13
9791188806560

책 속으로

언제나 그렇듯이 정원 안에는 고요와 폭풍이 늘 존재한다. 자연의 얼굴과 인간의 얼굴을 동시에 지닌, 양면성을 가진 몸의 신이 어서 오라고, 여기까지 잘 왔다고 손을 내밀기도 한다. 하지만 남몰래 눈물도 흘린다. 그건 흙을 만지고 식물을 키워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감정이다. 작은 정원에서 수백여 가지 식물의 꽃이 피고 지기까지, 4월부터 10월 중순 된서리가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까지, 나는 이성적 계절과 감성적 기후를 동시에 느끼며, 자연의 잔인함까지도 끌어안고 살아야 한다. 그래서 정원사는 고독하다.

정원 일이 끝나고 겨울이 다가오면 풍경은 약해지지만 내면은 차분해지고 단단해진다. 몸은 나의 작은 서재로 향한다. 천상의 유배지에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시간은 늘 행복하다. 도시에서 살 때는 꿈만 꾸던 시간이었다. 예전에는 세 시간짜리 오페라 전곡을 들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무언가 쫓기듯 살았다. 매일매일 과잉 경쟁이었다. 불안과 조급증에 시달리며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을 반복했다. 여기 와서 생긴 시간의 자유가 나에게 독서를 위한 여유 시간을 주었다. 대관령의 시간은 도시에서와는 달리 느리게 간다. 대관령에서 만난 스승을 꼽으라면 단연코 책, 정원, 고전음악, 그리고 대자연의 품에 안겨 걷는 것이다.

정원이 동화 속 그림처럼 풍성해지면 나는 매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나의 정원으로 화려한 휴가를 떠난다. 키케로는 이런 말을 했다. “집에 꽃과 책, 음악이 넘치게 하라.” 나는 이 말을 나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정원사인 나는 내 정원의 식물이 보여 주는 ‘다양성’에 자주 고무된다. 늘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변화하는 땅이 있으니 이 얼마나 영감 넘치는 커다란 스케치북인가?

바람이 조금 멎자 걷기에 나선다. 대관령에 사는 사람의 특권이다. 강산이 변하도록 수천의 길을 걸었다. 매일 그 길들이 나를 초대했다. 사계절 백두대간 구석구석을 다녔고, 걷다 보니 해발고도에 따른 식생 변화도 눈에 보였다. 마을 구석 오지에 남아 있는 화전민들의 흔적을 종종 느낄 때면 가슴 아프기도 했다. 삶은 가끔 아이러니한 천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산책은 잠재적 언어를 끄집어내 수려한 문장을 만들게도 하지만 곳곳에 존재하는 부조리와 잔인한 현실도 보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겨울을 뚫고 나온 아름답고 소박한 야생화들이 환희와 고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도 나의 두 다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늑대가 물러가고 개들이 깨어나는 새벽 5시 30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일찍 눈을 뜬다. 정원에 꽃이 많이 피어 있을수록 일은 많아진다. 하지만 나는 산책에 나서야 한다. 자연은 아첨하거나 잘 보이고 싶어 용을 써도 무언가를 한꺼번에 주지 않는다. 줄 듯 말 듯 줄다리기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나는 무서운 바람이 찾아오고, 한 달에 보름 이상 짙은 안개가 끼고, 극심한 일교차가 일상인 어려운 마을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기후에 적응이 되면 하루도 산책을 나서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 마을 농로나 작은 길에 배어 있는 이 지방 특유의 몽환적 차분함에 중독되면 산책 그 이상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새벽 빛이 다르고 아침 빛이 다르다. 빛은 계절에 따라서도 다르다. 시시각각 빛의 그림자와 농도가 다르다. 이 변화무쌍한 빛을 느끼며 걸을 때 행복하다. 고추밭을 지나 새로운 시공간이 있는 그곳으로 갈까, 산벚나무 할머니네 쪽으로 갈까, 오늘은 어디로 걸을까, 늘 고민한다. 걷기는 두 발로 경험하는 매일의 축제다. 걷기는 나에게 달콤한 취미이자 고독한 사유의 확장이다. 고독 안에 있을 때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 고독은 다른 방향의 환상의 길로 늘 나를 안내해 준다. 산책은 내가 이곳에서 오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힘이다. 나는 두 발로 길 위에 매일 매일 내 삶을 기록하고 있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꽃을 오래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나는 늘 이 식물이 ‘월동할 수 있나?’를 생각한다. 매일 커피를 마시듯 반복하는 질문이다. 아무리 근사한 숙근초를 구입해 심었다 해도 대관령의 겨울 최저점 온도를 견디지 못하면 월동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씨를 구해 파종하고 발아를 시킨 후 키우는 과정을 거치기 전에 미리 USDA 식물 내한성 구역 정보를 미리 알아본다. 대관령은 내한성 등급이 5a 정도 되니 월동이 어려운 식물이 너무 많은 참 어려운 동네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은 정원에서 많은 식물을 기르고 있다. 가끔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다양한 식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대관령에서만 그 존재를 뽐내는 식물들이 분명 있기에 내 정원의 식물에 더욱 애착이 간다. 겨울이 없었다면 봄꽃이 예뻐 보였을까? 꽃이 예쁜 것은 말 없는 침묵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들과 함께 이 춥고 척박한 6개월의 겨울을 동고동락하며 아파했기 때문에 더 예뻐 보이는 것이 아닐까. 겨울 정원은 숨을 쉰다. 눈이 가득 쌓여 있어도 숨을 쉰다. 구근과 숙근초도 땅 아래에서 잠을 자며 숨을 쉬고 있다. 초겨울 심었던 구근들이 저온에서 잠을 자다가 3월부터 믿을 수 없는 모습으로 나올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는 행복한 고통을 즐기는 정원사입니다

정원 가꾸기를 해본 사람이라면 1년에 며칠밖에 피지 않는 꽃을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이고 땀을 쏟으며 기다려야 하는지 안다. 정원이 원하는 것을 쉽게 보여 주지 않아도 정원사는 오늘도 키우는 식물과 눈을 맞추기 위해 새벽부터 정원에 나간다. 다 줄 것처럼 굴다가도 모든 것을 앗아가기도 하는 자연 앞에서 두려움과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정원사는 불굴의 의지로 매일 변화무쌍한 새로운 얼굴을 보여 주는 식물 앞에서 매일 일해야 ‘그대로’인 창조적인 예술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대관령의 너른 들과 깊은 숲에 매료되어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홀연히 귀촌을 결심한 저자가 오랜 시간 고군분투하며 조성한 살바토레정원 이야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대관령같이 바람과 눈이 많은 곳은 정원사들에게는 가혹한 땅이다. 꽃을 볼 수 있는 기간도 다른 곳보다 짧다. 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물려준 엄마 덕분에 일찍 정원에 눈을 돌리게 되었지만, 그에게 정원 만들기는 완성된 정원만 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름답기만 한 일은 아니다.

정원사란 어떤 사람인가, 나에게 정원은 어떤 의미인가, 종종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나는 왜 이 작은 정원을 떠나지 못하는가. 1장에서는 저자가 지금까지 정원을 가꾸면서 느꼈던 달콤 쌉싸래한 경험과 생각이 담긴 글을 만날 수 있다. 2장은 살바토레정원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정원식물, 튤립, 장미, 양귀비, 작약, 백합 등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책을 넘기다 보면 6~8월에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살바토레정원에서 펼쳐지는 색의 향연에 동참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작은 규모지만 그 어떤 정원보다 다양한 식물을 품고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정원에 ‘나만의 색’을 입히고 싶었던 저자는 가드닝 초기부터 식물 관련 서적과 사이트를 뒤지며 열심히 공부했고, 쉽게 보기 힘든 유럽의 정원식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마음껏 심을 수 있는 방법이 ‘파종’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지금도 씨부터 심어 키우는 일에 열과 성을 다한다. 각 장 끝에 살바토레정원에서 기르는 봄꽃, 여름꽃, 가을꽃을 소개하고 있는데, 다양한 정원식물이 궁금한 가드너들이라면 책에 실린 정보가 반가울 것이다.

눈과 바람의 나라 대관령에서 자연의 품에 안겨 걷는 삶

저자는 자발적으로 이 유배지 같은 곳을 선택한 자신을 운이 좋은 사람이라 말한다. 꽃, 책, 음악으로 가득 찬 일상을 가능하게 해 주었고, 무엇보다 자연의 품에 안겨 매일 그토록 좋아하는 산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극한의 날씨를 이겨내야 하는 곳이지만 그에게는 ‘미치광이’ 바람이 시도 때도 없이 불고, 4월에도 폭설이 내릴 정도로 눈이 많은 대관령이 그 어떤 곳보다 매력적인 곳이다. 걷기 힘들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을 때 하는 설국 산책이야말로 그에게는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다.

옥수수, 배추, 감자가 자라는 대관령의 너른 들판과 하늘을 향해 쭉 뻗은 숲의 침엽수들, 여유롭게 산책하다 만나는 따뜻한 마을 사람들,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지역의 먹을거리들,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신이 깃들인 ‘작은 것’들. 평창군 대관령면은 그에게 마르지 않는 영감의 샘물이자, 늘 행복한 산책자로 살 수 있게 해 주는 곳이다. 내 안을 차분한 시선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대관령의 길과 숲이야말로 그곳에서 오래 살 수 있게 해 주는 힘이다.

무엇보다 그는 살바토레정원에서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순간을 자주 경험한다.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와 투숙객들이 이용하는 음악감상실 ‘바흐의 숲’, 그리고 정성껏 가꾸는 정원은 언제나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이어 준다. 식물과 산책, 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그를 설레게 한다. ‘엘레나’ 또는 ‘카키 앵무새’라 부르는 아내, 그리고 캐나다로 떠난 딸과 또 하나의 가족인 반려견까지. 정원식물의 꽃은 곧 시들지만, 그에게 가족은 영원히 지지 않는, 살바토레정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다. 자연이라는 예술은 그를 언제나 시인이 되게 한다. 고르고 고른 언어로 써 내려간 그의 전원생활 예찬기는 자연의 일부가 되고, 사람들과 이어지는 경험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지 공감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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