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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4
1장 사라지는 세상 9 2장 시스투스의 꽃말 23 3장 어항 밖 물고기 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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뱉으면 주워 담을 새 없이 증발하는 말보다 글이 더 편하다. 잡념이 많은 내게 말은 언제나 실수를 남겼지만, 글은 쉬어 갈 틈을 주었기 때문이다. 매일 밤 일기를 쓰는 습관이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 순서가 집필일 줄 몰랐다. 글로써 마음을 전하거나 속에 묵힌 감정을 나열할 줄만 알았지, 불특정 다수 앞에 내보인 적 없었기 때문이다.
2023년, 많은 고민 끝에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어」 공동 저자가 되었다. 내 경험을 짧은 에세이로 풀어내는 게 참 즐거웠다. 물론 분량이나 일정이 어느 정도 정해진 상황이라 부담도 적었다. 동료들과 함께하니 제목처럼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부족한 글솜씨가 드러나면 어떤가. 각고의 노력 끝에 태어난 글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없을 나의 첫째가 되었다. 뿌듯했다. 이때 많은 도움을 주신 양기연 작가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 첫발을 뗀 이후 글을 쓰자는 마음이 확고해졌다. 그렇게 감히 소설에 몸을 던졌다. 메모장을 뒤적여 [시스투스의 꽃말], [사라지는 세상], [어항 밖 물고기] 소재를 꺼내 들었고, ‘열심히’ 하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첫 단독 출판이 확정된 이후 글쓰기에 몰두했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과감히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니 처음으로 섣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초보이고,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많았다. 이대로 완주를 못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때 우연히 홀쭉한 초승달을 눈에 담았다. 한없이 불완전해 보이는 초승달은 영어로 ‘New moon’이다. 이 단어를 우연히 머금었을 때 나는 꽉 찬 보름달만이 완전하다고 통용되는 세상 속에서 그의 반대말 불완전함이 아닌 새로움으로 정의할 수 있어 좋았다. 나 또한 불완전하기에 어쩌면 이런 단어 하나에 나를 투영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스투스의 꽃말」을 위해 힘든 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주인공의 결함을 만들고 그 결함을 딛는 모습을, 기어이 성장하고야 마는 모습을 그려내면서 나도 주인공과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에는 여물지 못한 인물들의 상실과 아픔, 경험과 성장이 주(主)다. 나를 이루는 다양한 조각 중 하나쯤은 반영됐을 것이다. 어설픈 첫사랑이 마치 이 책과 닮았다. 아마 간간이 꺼내보면 조금은 기분 좋고, 조금은 쑥스럽고, 조금은 후회하겠지. 처음이어서, 첫 단독 출판이어서 가능했던 감정을 고이 담는다. 미성숙하고 부족한 나의 첫사랑 같은 책을 여러분도 따스하게 바라봐 주시면 좋겠다. 끝으로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언제일지 몰라 덧붙입니다. 언제나 내편인 엄마 고맙고 사랑합니다. 든든히 곁을 지켜준 수민, 지수, 민경, 성진, Mashiro, Nao, 삽화 수림 님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