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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요일의 발레리나 006
2. 재회의 거리 112 3. 사랑 한 방울 223 |
Satoshi Yagisawa,やぎさわ さとし,八木澤 里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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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좋아 보인다. 들어가 볼까?”
메구미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커피전문점 트릉카 다방’이라는 간판이 붙은 가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바깥에서 예상한 대로 가게 안은 아담하니 카운터 자리를 빼면 테이블이 다섯 개뿐이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데도 가게 안에는 비교적 손님이 많아서 한가운데 있는 테이블 외에는 다 찬 상태였다. --- p.28 그녀와 함께 있으면 나까지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 옆에 있으면 예전보다 훨씬 온화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을 늘 삐딱한 눈으로 대하던 나와는 정반대로 항상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진심으로 부러웠고, 정말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였다. --- p.70 “히로 씨도 다시 사랑하면 돼요. 꼭 이성과 하는 연애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있잖아요. 가족이나 친구에 대한 사랑, 일이나 미래의 꿈에 대한 사랑도 되고,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도 괜찮고. 의존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만 있다면 대상이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사랑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 거예요.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인생은 너무 외롭잖아요.” --- p.203 ‘세상은 아름답다. 싸울만한 가치가 있다.’ 그 말에 온전히 동의하기는 힘들다. 인생이라는 애매한 무언가가 그 정도로 가치 있다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이 한잔의 커피를 위해서라면 싸워볼 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이 맛있는 커피를 다시 마실 수 있도록 조금 더 운명에 맞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10 ‘그쪽 세상은 어때? 잘 있어? 이쪽은 아빠랑 엄마랑 나랑 다 잘 지내. 이 동네는 오늘도 평화로웠어. 친절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거든. 언니, 알아? 내가 벌써 그때의 언니 나이가 되어버렸어. 그런데 난 언니하고는 딴판이야. 아직 커피도 못 마시거든. 사랑도 모르고. 열일곱의 언니는 정말 어른 같았는데, 난 왜 아직도 이 모양일까?’ --- p.243 도자기로 된 커피잔에서 반짝반짝 윤기가 났다. 그 안에 검은 액체를 가득 따르자 가게 안에 향긋한 커피 향기가 퍼져나갔다. 커피를 싫어하는 나도 이 냄새만큼은 정말 좋아한다. 별것 아닌 작은 콩들이 커피로 변신하는 순간, 이토록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며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걸 보면 신기할 정도다. “커피 나왔습니다.” --- p.2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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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끝 트릉카 다방의 문을 여세요.
별것 아닌 작은 콩들이 커피로 변신하는 순간, 그윽한 향기가 당신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정신없이 흘러가는 바쁜 일상 속 한잔의 커피는 부드러운 쉼표가 되어 주변을 둘러보는 힘을 건넨다. 비로소 천천히 커피 한잔을 음미하는 순간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도쿄 주택가 작은 뒷골목 제일 안쪽, 마치 몸을 숨기듯 조용히 자리 잡은 커피전문점 트릉카 다방. 이곳의 문을 열면 그윽한 커피 향기가 온몸을 감싸며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기적을 내리는 트릉카 다방》은 트릉카 다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 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된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로 삶을 냉소적으로 바라보게 된 대학생 슈이치, 오로지 성공만 좇다가 아픈 몸만 남은 중년의 남성 히로, 언니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덧나는 마음의 상처를 지닌 고등학생 시즈쿠가 화자가 되어 각자의 내밀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은 저마다의 아픔을 품고 있지만 트릉카 다방에서 이어진 인연으로 상처를 깨닫고 치유해 나간다. “누군가를 위해 내가 바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몰랐다.”(111쪽) 주인공들은 트릉카 다방의 마스터 다치바나가 건네는 커피 한잔을 응원 삼아 변화를 향해 한 발짝 내디딘다. 《기적을 내리는 트릉카 다방》은 “외벽이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아주 오래된 건물이 나왔다. 방갈로처럼 세모난 지붕이 뾰족 솟았고, 전체가 차분한 갈색으로 통일된 그 건물은 일반 주택이 아니라 가게인 모양이었다.”(28쪽)와 같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섬세한 장면 묘사와 “아담한 몸집에 얌전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중략) 밖이 추웠는지 하얀 얼굴이 살짝 상기되어 발그스레한 볼이 눈에 들어왔다.”(11쪽)와 같이 주변에서 마주칠 법한 생생한 인물 묘사를 통해 독자에게 트릉카 다방 구석 테이블에서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듯한 낯선 감각을 선사한다. 커피 향기처럼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기적 이야기는 아픔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