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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제는 사라져버린 나의 '사직동'
『나의 사직동』은 개발되어 사라지는 사직동의 모습을 옛 기억같은 그림들과 따뜻한 시선의 글로 담았다. 진돌이가 짖는 소리가 들리고, 파마 아줌마와 스마일 아저씨가 있는 곳. 그 사직동에 대한 따뜻한 기억은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사라져버렸다. 사직동은 있지만 '나의 사직동'은 이제 없다.이 책은 사직동에서 삼십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그림 그리는 이와, 글을 쓰는 그의 친구가 뜻을 모아 사직동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을 그림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사진이 주는 객관성과 연필선의 수채화가 어우러져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살렸으며, 주인공의 일인칭 서술로 이루어진 독백체의 글은 내밀하면서도 호소력 짙다. 절제된 감정으로 사라지는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목소리는 낮지만 울림은 큰 그림책이다.
저자소개
김서정, 한성옥
목차/책속으로
나의 사직동 (ISBN : 9788943305093)파랑 산책 (ISBN : 9788943314040)안녕, 우리들의 집 (ISBN : 9788943311919)꽃이 핀다 (ISBN : 9788943306373)노랑나비랑 나랑 (ISBN : 9788943311186)엄마의 섬 (ISBN : 9788943313241)소년 (ISBN : 9788943310554)가시연잎이 말했네 (ISBN : 9788943312381)나의 동네 (ISBN : 9788943312190)우리의 길 (ISBN : 9788943314514)섬 (ISBN : 9788943307844)
출판사리뷰
몇 년 전부터 도심지 재개발의 일환으로 종로구 사직동 일대가 재개발되고 있다. 경희궁의 아침이니 파크 팰리스니 하는 미끈한 고층 빌딩들이 하나씩 둘씩 늘어간다. 문화재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세상에, 재개발로 생존을 위협받는 극빈자들이 수두룩한 세상에, 그럭저럭 먹고 살 걱정은 없는 사람들이 별 개성 없는 개량 한옥에서 사는 사직동의 재개발은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이야깃거리가 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2003년 4월 말 현재 사직동에는 3,420가구, 8,264명이 살고 있으며, 곧 흔적도 없이 사라질 이 작은 동네의 골목골목, 담이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추억하며 그리워하게 될 아이들이 있다. 이 책은 사직동에서 삼십 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온 그림 그리는 이와, 글을 쓰는 그의 친구가 뜻을 모아 사직동과 그곳에 사는 이들의 삶을 그림책으로 담아낸 것이다. 아직 재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라 허구의 요소가 첨가되었지만,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대부분 실제로 존재한다. 다큐멘터리적인 사실감을 살리기 위하여, 그림은 실제 사직동 풍경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사진 촬영한 뒤에 연필과 수채화로 리터치 작업을 하였다. 사진이 주는 객관성과, 연필선과 수채화의 섬세함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주인공의 일인칭 서술로 이루어진 독백체의 글은 내밀하면서도 호소력 짙다. 절제된 감정으로 사라지는 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목소리는 낮지만 울림은 큰 그림책이다. 주제의식으로 보나, 소재로 보나, 표현기법으로 보나, 우리 그림책史에 남을 귀한 작업이다. 초등 3학년 이상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어른에게 권하는 본격적인 창작 그림책. 내용 서울 한복판 광화문 바로 옆에는 내가 살던 동네가 있었다. 새문안교회 옆 골목길로 접어들어 십 분쯤 걸으면 나오는 동네. 자그마한 한옥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사직동에서 나는 태어나 자랐고, 학교에 다녔다. 우리 동네에는 친구들과 뛰어놀 골목도, 앉아 쉴 나무 그늘도 많았다. 엄마가 어릴 때부터 살아온 분들도 많았다. 나를 볼 때마다 엄마 어릴 적과 똑같다며 웃던 정미네 할머니, 날마다 골목길에 온갖 채소를 펴 놓고 말리던 나물 할머니, 동네 할머니들 파마를 공짜로 해 주던 파마 아줌마, 사악사악 골목길을 비질하던 스마일 아저씨. 모두 동네 터줏대감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커다란 현수막이 붙고 동네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재개발을 한다고, 아파트를 짓는다고 했다. 아파트에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던 터라, 조금은 들뜨기도 했다. 그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 친구들과 계단을 뛰어오르고 인형놀이를 하고 감나무에 돌멩이를 던지는 동안, 못 보던 간판들이 하나씩 늘고 동네는 슬금슬금 달라졌다. 한 집 두 집 이사 가는 집이 늘고, 우리도 이사를 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이사였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사직동으로 돌아와 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사직동 129번지가 아니라 모닝팰리스 103동 801호이다. 단지 안 길은 널찍하고 분수가 춤추는 작은 공원도 있다. 하지만 팽이 돌리고 인형놀이 하는 아이들은 없다.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눈에 띄지 않는다. 싹싹 비질하는 사람은 제복 입은 청소 아줌마이다. 옛날 동네 사람들은 이제 여기 살지 않는다. 여기는 사직동이지만, 나의 사직동은 아니다. 나의 사직동은, 이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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