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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마재 이야기
서정주 문학의 기원
윤재웅
깊은샘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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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 서정주 문학의 기원을 찾아가는 문학 여행기

1부. 쓸쓸한 충만의 바다

이야기를 시작하며 013 / 미당未堂 026 / 질마재 마을 034/ 바다호수 042/ 줄포茁浦 050 / 곰소 066 / 좌치 나루(조화치 나루) 074 / 풍천 -92 / 시인의 고향 104/ 이야기마을 116

2부. 길 따라 물 따라

고창 이야기 143 / 고창읍성 148 / 동리국악당 176 / 선운사 198 / 하전 개펄 230 / 미당시문학관 246

3부. 시집 속 사람들

사람들 이야기 269 / 신부 272 / 외할머니 276 / 소자 이생원네 마누라님 283 / 알묏집 287 / 상가수와 진영이 아재 그리고 장사익 292/ 눈들영감 301 / 소×한 놈 307

저자 소개 1

1961년 경남 통영 출생. 용산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동국대학교에 입학하여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에게 직접 수업을 받은 마지막 세대다. 대학원 박사논문으로 「서정주 시 연구」를 쓴 서정주 전문 연구가이기도 하다. 서정주 시인과 인연을 맺은 지난 40년간 40편 이상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저서 및 편저를 10종 이상 출간했다. 미당 사후 미당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아 전라북도 고창의 미당시문학관 전시 설계, 미당문학제 기획, 서울 관악구 남현동 자택(
1961년 경남 통영 출생. 용산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되었다. 동국대학교에 입학하여 미당 서정주(1915~2000) 시인에게 직접 수업을 받은 마지막 세대다. 대학원 박사논문으로 「서정주 시 연구」를 쓴 서정주 전문 연구가이기도 하다. 서정주 시인과 인연을 맺은 지난 40년간 40편 이상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저서 및 편저를 10종 이상 출간했다. 미당 사후 미당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을 맡아 전라북도 고창의 미당시문학관 전시 설계, 미당문학제 기획, 서울 관악구 남현동 자택(봉산산방) 보존 유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내 미당 기념실인 ‘미당문고’ 개설 사업 등을 주도했다. 2015년 미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남호, 이경철, 전옥란, 최현식과 함께 20권에 이르는 『미당 서정주 전집』의 편찬을 이끌었다. 현재 동국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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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1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10쪽 | 138*212*30mm
ISBN13
9788974162702

책 속으로

시인이 태어나서 유년기를 보낸 곳.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의 그 바람이 언제나 많은 곳. 소요산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면서 생가와 기념관과 묘소를 품고 있는 곳. ‘쓸쓸한 충만’이라는 한국문화의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 공간을 글로 되살려보고 싶었다. 이 책은 시인 서정주의 고향마을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학술과 예술의 중간쯤에 있는 교양 에세이이다.
---「머리말」중에서

『질마재 신화』는 질마재라는 특정 공간을 사랑하는 장소애場所愛Topophilia 이야기다. 지난 백 년간의 이야기, 이 마을사람들의 삶에 대한 소개가 주요 내용이다. 그것은 어쩌면 다큐멘터리이기도 하고 소문이기도 하며 시인이 꾸는 꿈일 수도 있다. 전라북도 외진 마을의 특별한 풍토기록이어서 지역문학이라면 지역문학이고 지방문학이라면 지방문학이다.
---「이야기를 시작하며」중에서

하늘의 구름처럼 흘러가는 목소리. 벙글벙글 꽃송이 형제처럼 피어나는 목소리가 지금 막 새로 들린다. ‘미당’이라 나직이 부르면 은은한 징소리가 가슴을 울린다. 웅웅거리는 잔 떨림. 여운이라는 말보다 실감난다. 그의 시가 꼭 이렇다. 소리내어 읽으면 가슴에서 징소리가 난다.
---「미당」중에서

바다가 멀리 물러나가면 물 빠진 개펄 위로 황금햇살이 쏟아진다. 빈 바다의 풍요를 아는가. 쓸쓸한 충만의 바다. 팍팍한데 눈부시고 쓸쓸한데 아름답다. 텅 빈 바다 개펄 위로 가을 햇살이 고슬고슬 내리면 갓 지은 쌀밥이 먹고 싶어진다. 죽을 마음먹었다가도 살고 싶어진다.
---「바다호수」중에서

앳된 소년 소녀의 마음이 느껴진다. 설익어 시큼한 맛 감도는 풋살구 같기도 하고 단물 맛 겨우 나는 진달래꽃 꽃술 같기도 하다. 문장 행간마다 아름다움에 대한 몰입과 로망스에 대한 설렘이 잔잔히 일렁인다. 꾀꼬릿빛의 봄 저녁햇살’이라니. 소리와 모양과 색깔과 촉감이 결합한 통합감각이다.
---「줄포」중에서

시인은 어릴 적 개울에서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잊지 못한다.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순수한 동심의 상징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하게 소중한 보물. 첫사랑이라고 해도 괜찮다. 그런데 그 동심이자 첫사랑은 나를 대신해서 마음껏 세상 바다를 떠돌아다닌다. 시인은 ‘돌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지 않고 ‘놀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쓴다.
---「시인의 고향」중에서

기억력이 비상해서 책을 통째로 외는 외할머니는 어린 손자에게 풍부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사건의 세계를 들려준다. 이야기의 재미가 체화된 어린이. 질마재 마을의 정주는 이야기의 서두와 결말과 사건의 우여곡절과, 손에 땀 나는 스릴과 서스펜스는 물론 말의 고저장단이며 억양을 통해 말맛을 배우고 익힌다.
---「이야기 마을」중에서

떠돌이 의식은 미당 문학의 중요한 주제다. 그는 일찍이 명시 「자화상」에서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라고 했다. 이 ‘바람’ 속에 장애나 어려움의 속뜻 외에 자유롭고 거칠 것 없는 방랑자 의식도 있을 법하다. 미당의 표현으로는 ‘떠돌이 의식’이다. 그의 문학은 질마재에서 출발해서 세계 전역으로 뻗어가기도 하고 신라를 지나 고조선까지 이르기도 한다.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서정주만큼 깊고 넓게 문학을 다룬 이는 길 따라 물 따라 현대문학사에 드물다.
---「고창 이야기」중에서

젊은 시인은 장모님의 우아한 자태에 홀린다. 주위는 온통 아름답고 서럽다. 때는 만물이 소생하는 신록의 봄인데 저놈의 동백은 어쩌자고 모가지째로 공중에서 뛰어내리나. 풀밭 위에 떨어진 흥근한 낙화. 핏물 뚝뚝 떨어지는 듯한 목숨이 안쓰럽다. ‘흥근한’이라는 형용사가 동백꽃에 가서 달라붙는다. 사람 목숨이나 꽃송이 목숨이나 다를 바 없다. 목 떨어져 바닥에 피가 흥건하게 고이는 순간 새신랑은 보살이 된다.
---「고창읍성」중에서

선운사에 가면 동백 숲을 봐야 한다. 대웅전 뒤편 비탈진 산기슭에 오백 살짜리 나무 백성들이 봄 소쩍새 우는 밤마다 빠알간 숯불 꽃송이 등불을 켜고 있다가 어느 아침 갑자기 뛰어내린다. 하필이면 화창한 하늘 아래서 핏빛으로 사바세계를 마감한다. 꽃 피고 지는 게 다 생사고해生死苦海다. 누구는 슬피 울고 누구는 안쓰러워하고 또 누군가는 그 넋들을 하늘에 올려 보낸다.
---「선운사」중에서

알묏집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지만 요리 솜씨가 뛰어나서 용서받는다. 비난과 용서가 반복되는 삶이 그녀의 운명이다. 그녀의 행동에는 자연의 원리가 작용한다. 머리나 눈치가 개입하지 않는다. 달이 뜨고 지는 게 여자의 몸을 조종한다. 달이, 몸이, 남자를 원한다. 내 몸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원시 자연성이 질마재의 삶을 지배하는 중요한 원리다.
---「알묏집」중에서

『질마재 신화』에는 가난과 소외를 이겨내는 생활철학이 가득하다. 이제 이 시집 속의 사람들처럼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지만 질마재 정신을 잘 이해하고 이어가는 실천이 중요하다. 마을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시집 속의 인물과 배경을 살피는 일은 한 차원 높은 문학 공부다. 골목길 어디쯤일까. 알묏집과 소자 이생원네 마누라님과 상가수와 진영이 아재의 목소리가 바람결에 들릴지도 모른다.

---「소 ×한 놈」중에서

출판사 리뷰

미당의 시의 질감과 마음결을 따라가는 여행기

저자가 길어 올린 미당 문학의 매혹적인 성과물은 한 편의 잘 만든 로드 에세이를 연상케 한다. 스물세 해 동안 미당을 키운 ‘팔할의 바람’이 머물던 곳들에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을 물들인다. 미당의 탄생지인 질마재 마을에선 시인의 외롭고 가난한 천성을 지니게 된 흔적을 더듬고, 칠산 바다에선 마음의 번뇌를 식히던 쓸쓸한 충만의 바다를 관조한다. 줄포와 고창에선 청소년 미당의 항일정신과 방황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를 돌아보고, 선운사에서 처연한 동백의 붉은빛 낙화와 자신을 시인의 길로 인도한 석전 박한영과의 인연에 주목한다. 그리고 동리국악당에서 미당시가 도달한 전통의 세계가 가야금과 판소리로 이어진 미당의 전통 소리에 대한 깊은 사랑에 있었음에 주목한다.

저자가 훑어가는 미당의 지리적, 정신적 여정은 그대로 한 편의 시이고 감성으로 버무린 다큐멘터리이다. 저자는 스승 못지않은 아름다운 문장을 앞세워 미당의 시적 성취에 이르는 단단한 여정을 때로는 번민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때로는 깨달음에 이르는 철인(哲人)의 육성으로 영롱하게 색칠한다. 여기에 미당 시문학의 질감과 마음결을 헤아리듯 곳곳에 배치된 인상적인 사진들도 아름다운 시문학의 또 다른 절경이다.

『질마재 신화』라는 한국문학의 원형과 공간의 시학

이 책은 명시가 탄생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환경 인문학적 고찰이다. 이는 연구논문이나 학술 저서와는 또 다른 시도로서 시인의 경험과 추억을 실제의 현장을 통해 추적해 가는 방법이다. 시가 탄생한 공간, 시인이 지나쳤던 길가에 가서 시인과 시를 다시 불러내는 호명 의례와 비슷하다. 연구도 이론도 비평도 창작도 아닌, 그동안 우리 문학의 울타리에서 잘 시도하지 않았던 ‘공간의 시학’이다.
저자는 서정주 문학에 진한 자양분을 제공한 질마재를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현장으로 꼽는다. 미당의 고향마을엔 시인이 『질마재 신화』를 통해 이야기한 사건 현장들이 대부분 남아 있다. 생가, 외가터, 서당터, 도깨비집터, 신발 떠내려 보낸 냇물, 부안댁터, 알묏집, 「간통사건과 우물」의 현장인 우물, 소자 이생원네 마누라님이 오줌 누워 키우던 무밭…. 저자는 미당의 문학과 인생에 영향을 미친 주변의 공간에 주목하게 해 이 책을 문학 지리학이자 서정주 문학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탈바꿈시킨다.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읽는 미당문학 입문서

이 책은 미당 문학정신의 기원을 찾아가는 입문서이기도 하다. 미당의 시를 탄생하게 만든 자연환경, 그가 만난 사람들과 그가 겪은 사건의 현장 탐방을 통해 명시 감상의 새로운 시각을 경험해 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읽고 책에서 언급된 현장을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동백나무가 사라진 고창읍성의 빈터에 가서 「나의 시」를 읊으면 시인이 떨어진 동백꽃을 주워 장모님의 펼쳐진 치마폭에 올려다 놓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고, 물 빠진 하전 개펄에 가면 빈 바다의 ‘쓸쓸한 충만’을 느껴 보는 특별한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된 「바다」, 「조금」, 「행진곡」, 「영산홍」 등을 꼭 읽어보고 갈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봄철 동백 질 때, 초가을의 상사화 필 때, 늦가을의 단풍철에 선운사에 들러 자연이 주는 감성의 세례도 흠뻑 맞고 오기를 권한다.

한국 탐미시의 대가가 문학적 영향을 받은 지역과 인물을 찾아가는 인문교양 에세이답게 문장과 사진에서 빼어난 아름다움의 질감을 더한다. 저자의 질마재 마을과 고창 일대를 세심하게 훑어본 시적인 문장도 발군이지만, 여기에 더해 질마재 마을의 시적 운치를 더하는 장치로 고창 출신 사진 에세이스트 박성기의 사진도 빼놓을 수 없다. 눈부시게 빛나는 질마재 갯벌과 지천으로 흐드러진 노란 국화꽃밭, 선운사의 눈 내린 마당 풍경, 칠산 바다의 쓸쓸한 충만, 좌치 나룻터의 홀로 매어둔 나룻배, 노을 지는 서해바다 풍경, 한적한 고창읍성의 오후, 줄포의 쓸쓸한 거리, 미당시문학관 내부에 전시된 유서 깊은 미당 가야금, 한문 필적이 좋은 아버지 서광한의 편지 등 귀한 사진이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다.

문학적 가치가 높은 희귀 자료 수록

이 책에는 미당의 자전적 일대기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희귀 자료도 실어 ‘미당 문학의 숨겨진 2인치’까지 제대로 확인할 수 있도록 문학 사료적 가치에도 정성을 쏟았다. 미당의 시작 노트를 비롯해 줄포공립보통학교 학적부, 동아일보 1930년 12월 18일 ‘학생압송사건’ 기사, 1936년 동아일보 신춘현상공모 입선 기사, 1938년 미당 결혼 사진, 1940년 『신세기』 11월호 「행진곡」 시 발표 지면, 중앙고보 2학년 때 광주학생운동 지지 시위로 퇴학된 사건 기록 등을 통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미당의 항일정신과 문학적 성과까지 제대로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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