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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조
명암으로 직조한 사진, 사진으로 직조한 일상
이호준
궁편책 20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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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말
저자의 말

1 전시실: 점선
2 전시실: 평행선
3 전시실: 겹선
4 전시실: 직각선
5 전시실: 동선
6 전시실: 포물선

편집장의 말

저자 소개 1

문득 눈에 익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DSLR을 구입해 사진을 찍게 되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던 때였는데, 어느덧 서대문우체국장을 마지막으로 30여 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카메라를 처음 장만하던 순간의 마음으로 휴일 새벽 카메라를 메고 걷는다. 국내 유수의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여섯 번의 개인전과 일곱 번의 단체전을 열었다. 『SW중심사회』, 『트래비』 등 월간지에 사진과 글을 연재했으며 다수의 방송 매체를 통해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과 지자체, 공공 기관에서
문득 눈에 익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그렇게 DSLR을 구입해 사진을 찍게 되었다. 40대 중반을 넘어서던 때였는데, 어느덧 서대문우체국장을 마지막으로 30여 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다. 시간이 흘렀어도 여전히 카메라를 처음 장만하던 순간의 마음으로 휴일 새벽 카메라를 메고 걷는다.

국내 유수의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시작했다. 여섯 번의 개인전과 일곱 번의 단체전을 열었다. 『SW중심사회』, 『트래비』 등 월간지에 사진과 글을 연재했으며 다수의 방송 매체를 통해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과 지자체, 공공 기관에서 사진 특강을 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2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188*257*13mm
ISBN13
9791197156496

책 속으로

흑백 사진, 이 무채색의 이미지는 언뜻 무미건조해 보이지만 컬러 사진과는 다른 이끌림이 있다. 색의 부재는 피사체의 부족한 틈을 메우고 은근하게 가림으로써 핵심에 바로 다가갈 수 있게 한다.
---p.39

아날로그는 시간과 함께 변해 가는 모습을 제 몸에 기록한다. 돌이나 금속 같은 것들이 햇빛, 바람, 비, 눈에 의해 서서히 부서지고 부식되듯 말이다. 풍화는 소멸로 향하는 물리적 현상이지만, 그 과정은 아름답다. 그리스 로마 시대 건축물이 대단해 보이는 것은 처음 모습을 간직할 뿐 아니라 장구한 세월의 모습을 켜켜이 담고 있어서다. 꼭 건축물에도 생로병사의 과정이 있는 것처럼.
---p.55

집을 나설 때는 몰랐는데, 사무실에서 뒤늦게 양말에 난 구멍을 발견했다. (…) 모든 사물은 그렇게 서서히 낡다가 수명을 다한다. (…) 사물은 교체라도 되는데 사람의 몸은 좀 어렵겠지. 시간 속에서 스러지는 몸을 어찌하지 못한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순응하며 약간의 지혜를 갖추는 것뿐이다.
---p.91

“우리는 죽도록 소통한다.” 어느 철학자의 말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끼리도 연결되는 소통 전성시대에, 우리는 서로 잘 통하고 있을까? (…) 아, 여기저기서 시도 때도 없이 소통, 소통을 외치는 이유가 있었다. 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p.120

디지털 카메라는 무수한 컷을 남기고, 빛이 들지 않는 외장 하드 구석엔 그만큼의 B컷이 아무렇게나 박힌다. B컷, 그들에게 생명이 있다면 슬픈 일이다. 때로 정리하기 힘들 만큼 쌓이는 사진들은 어찌 보면 과잉 소비요, 뒷감당 안 되는 감정놀음이다.
---p.186

기다림과는 거리가 먼 우편물이 모이는 상자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우편함의 낭만은 여전히 골목골목 묻어 있다. 직접 손으로 만든 듯한 멋들어진 우편함도 심심찮게 보인다. 아직 사람들의 마음속엔 손 편지에 대한 추억이 남아 있나 보다. 장식품으로 전락했지만 언젠가 정겨운 소식이 날아들 거라는 애틋한 기대를 하나 보다. 오늘도 우편배달부가 반가운 이야기를 가지고 나타날 것만 같다.

---p.193

출판사 리뷰

이호준 작가의 우체통 사진을 보았다. 제각각의 우체통을 반복적으로 찍은 그에게서 기시감을 느꼈다. 어느 지역을 가든 습관적으로 도서관에 들르는 편집장인지라 우체국장인 그도 그런 마음일까 싶었다. 그때부터 그의 사진을 종종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의 피사체들은 참, 스치기 쉬운 것들이었다. 문득 내가 손 전화에 달린 카메라를 들고서 제법 심각한 모습을 할 때마다 지나가는 이들이 “아무것도 없는데 뭘 그렇게 찍냐.”고 물어 오던 게 떠올랐다.

교차되는 기억 사이로 어느새 그의 사진들이 내 안에 켜켜이 쌓였다. 그만큼 촘촘해진 채도의 높낮이 속에서 일정한 무채색의 결을 발견했다. 여기까지가 흑백 사진으로만 이루어진 이호준 작가의 글집을 기획한 편집장의 이야기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편집부의 이야기다. 이 글집을 지은 책임편집자는 검은색과 흰색, 그 사이 잔재하는 무수한 회색의 경계와 단계를 프레임 안팎에서 다각도로 감상할 수 있도록 ‘직조’라는 동음이의어 織造와 直照를 조합하여 그 중의성을 도면으로 삼았다. 그렇게 ‘직조’는 『직조』가 되었다.

- ‘편집장의 말’ 중에서

추천평

이호준 작가의 신간이 상재되었다. 제목은 『직조』다. 얼핏 씨줄과 날줄이 만나 서로 어우러져 천을 짜는 ‘직조 織造’인 줄 알았더니, 곧바로 비추는 ‘직조 直照’의 뜻도 포함한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흑백으로 구성한 사진들이다. “명암으로 직조한 사진, 사진으로 직조한 일상”이라 함은 앞의 직조는 直照로, 뒤의 직조는 織造로 풀이할 수 있으나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해석은 독자의 몫이다.
작가는 “좋은 사진이 꼭 유명한 장소에서만 나오란 법은 없다.”고 주장한다. 집 주변, 늘 오가는 거리와 골목에 닿은 그의 눈길은 일상에 매몰된 우리를 꾸짖는다. 그런 점에서 그의 출사 出寫는 출사 出思다. 즉,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기름때에 전 목장갑, 벽면에 걸린 빨래집게, 공구대에 즐비한 멍키 스패너와 드라이버…. 이들은 어느 날 작가로부터 소환되어 오브제가 된다. 그리고 그 의미를 우리에게 묻는다. “보고도 모르는 것을 폭로시켜라! 그것은 발명보다도 발견! 거기에도 노력은 필요하다.” 마치 1929년 천재 시인 이상의 선언이 재림한 듯하다.
작가의 시선은 그동안 더욱 정교하고 치열해졌다. “색의 부재는 피사체의 부족한 틈을 메우고 은근하게 가림으로써 핵심에 바로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이로써 주목하는 대상이 살아난다.” 이것이 흑백 사진의 미학이다. 이제 그는 현실 세계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사물과 무심한 풍경에서 문명의 그늘을 성찰한다. 일상이 작품으로 재해석되고, 비로소 재탄생한다. 구상의 이미지에서 추상의 메시지로, 그 저류에는 그만의 단단한 시선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침내 그는 창작하는 예술인이 되었다. - 정길화 (동국대학교 한류융합학술원장)
K-포토 에세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예감하게 하는 이호준 작가의 『직조』는 빛과 그림자의 섬세한 교감, 흑백의 농담이 만들어 낸 시각적 내러티브다. 책을 펼쳐 사진 한 장 한 장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일상적 시간 감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속도와 효율이 지배하는 오늘날, 이호준 작가에게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의 집적이 아닌 시간의 결을 읽어 내는 창이다.
지난 봄, 작가의 출사에 동행하는 행운을 누렸다. 오래된 건물 처마 밑 그림자와 현대적 간판의 만남, 거기에 더해지는 시간의 지층들을 그는 한순간 담아냈다. 무심한 듯 보이는 그의 걸음과 시선 속에는 날카로운 직관이 숨어 있었고, 셔터를 누를 때마다 일상의 표면 너머에 있는 진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진정한 작가는 단순히 보는 것을 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현현하는 것임을.
거리의 소음 속에서 고요를, 군중의 움직임 속에서 정적을 읽어 내는 그의 렌즈는 지역성과 보편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러한 시선은 한국의 일상을 담은 사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현대와 전통이 교차하는 순간들, 도시의 리듬과 시골의 호흡이 그의 프레임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이처럼 우리의 문화적 지형도를 섬세하게 그려 내는 그의 통찰력은 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 걸쳐 깊이 있게 울린다. 내가 이호준 작가의 작품을 흠모하고 그의 예술적 여정을 존경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배기형 (KBS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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