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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7
해설 |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얼음도끼 309 J. M. 쿳시 연보 323 |
John Maxwell Coetzee,존 쿳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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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계속 가르친다. 생계를 유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그를 겸손하게 만들어주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배우는 학생들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는데, 가르치는 교수는 가르치면서 가장 예리한 교훈들을 얻는다.
---p.12 “인간이 갖고 있는 특권 일부를 동물들과 공유하려는 거예요. 저는 개나 돼지 같은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나 우리 밑에 사는 개나 돼지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p.107 “루시, 정신 차려라.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가 멈췄던 곳에서 계속 살 수는 없다.” “왜 안 되죠?” “좋은 생각이 아니니까. 안전하지 못하니까.” “안전한 적은 없었어요. 좋든 나쁘든 그건 생각이 아니에요. 전 생각 때문에 돌아가는 게 아니에요. 그냥 돌아가는 것뿐이에요.” 빌린 가운을 입은 그녀가 일어나 앉는다. 그녀는 목을 꼿꼿이 세우고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맞선다. 아버지의 어린 딸이 아니다. 더이상 아니다. ---p.149 “아버지, 저한테 소리치지 마세요. 이건 제 인생이에요. 여기서 살아야 하는 건 저예요. 저한테 일어난 일은 제 일이에요. 저한테 하나의 권리가 있다면, 이런 시련에 휘말리지 않고 아버지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저를 정당화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p.187 그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잔인함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예를 들어 도살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영혼에 굳은살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습관은 사람을 굳어지게 만든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에게는 굳어지는 재능이 없는 것 같다. ---p.201 저는 치욕스러운 상태로 떨어졌습니다. 거기서 저를 건져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제가 거부했던 건 처벌이 아닙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반대로, 날이면 날마다 그것에 따라 살아가며, 수치를 제 존재의 현상태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p.242 “그래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굴욕적이죠. 하지만 어쩌면 다시 시작하기 좋은 지점일 거예요. 어쩌면 그것이 제가 받아들이기를 배워야 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것 말이에요. 아무것도 없이. 어떤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이. 카드도 없고, 무기도 없고, 재산도 없고, 권리도 없고, 품위도 없고.” ---p.287 항상 더 어려워져요. 베브 쇼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더 어려워지지만 더 쉬워지기도 한다. 사람은 어려워지는 것들에 익숙해진다. 여기서 더 어려워질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데에 더이상 놀라지도 않는다. ---p.3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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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자유주의 지식인의 몰락과 체념
후기식민주의 이후 인류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우화 “저는 치욕스러운 상태로 떨어졌습니다. 거기서 저를 건져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제가 거부했던 건 처벌이 아닙니다.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 반대로, 날이면 날마다 그것에 따라 살아가며, 수치를 제 존재의 현상태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본문 242p) 52세의 이혼 남성이자 대학교수인 데이비드 루리는 제자와의 스캔들로 추문에 휩싸인다. 그의 스캔들은 일파만파 퍼지며 대학신문은 물론 지역신문에까지 기사가 나고, 그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는다. 급기야 그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위원회의 동료 교수들도 그에게 참회를 요구하지만, 그는 끝내 거부하며 학교를 떠나게 된다. 일단 떠나기로 결심하자 그를 붙들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는 곧장 딸 루시의 시골 농장으로 향한다. 그는 그곳에서 시인 바이런의 열정적인 사랑과 스캔들에 대한 글을 쓰며 자신의 치욕에 담긴 의미를 찾고자 한다. 루리 교수의 유일한 자녀인 루시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를 따라 남아프리카로 이주했다. 그녀는 코뮌의 일원으로 시골에 자리잡았고 공동체가 와해된 이후에도 그곳의 자작농지에 남았다. 이제 그녀는 소박한 드레스를 입고 흙땅을 맨발로 걸어다닌다. 그는 딸의 이런 모습에 낯설어하면서도 이해하고 적응하려 애쓴다.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한다. 흑인 괴한 세 명이 농장에 침입해 루시를 겁탈한 것이다. 루리 교수는 그 사건에 매우 분개하지만 정작 루시는 사건을 덮으려고만 한다.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남아프리카, 옛것과 새것이라고 희망했던 것 사이의 불안한 틈 “남아프리카가 진정으로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들어갔는지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 생각에 우리는 현재 옛것과 새것이라고 희망했던 것 사이의 불안하고, 점점 더 편치 못한 틈에 끼어 있는 것 같습니다.”_J. M. 쿳시 『철의 시대』 『야만인을 기다리며』 『마이클 K의 삶과 시대』가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모습을 담아냈다면 『추락』은 아파르트헤이트 이후의 현실을 다룬다. 쿳시가 『추락』의 집필을 시작한 1994년은 남아프리카의 분수령이 되는 해였다. 남아프리카 최초의 민주적인 선거가 실시되었고, 그 결과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에 취임했다. 남아프리카에서 인간 이하의 존재로 취급받던 흑인들은 비소로 인간이 되었다. 만델라 정부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아파르트헤이트 체제하에서 인권침해와 폭력을 저지른 자들이 청문회에서 자신의 범죄를 소상히 밝히면 사면해주었다.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화해와 용서의 정신이었다. 과거 청산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던 국가들은 남아프리카의 사례를 본받고자 했다. 쿳시는 이런 남아프리카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모두가 남아프리카의 행보에 찬사를 보낼 때, 그는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필두로 정치계가 제안하는 강제적인 화해 방식에 의문을 품었다. 고통의 역사와 그것의 후유증이란 하루아침에 해소되지 못할 터였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 시대의 청산해야 할 잔재와 새로운 시대의 희망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적인 틈을 예리하게 인식하며 남아프리카가 진정으로 새로운 역사적 시기에 들어섰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소설을 “사유의 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쿳시에게 『추락』은 과거의 옛것과 새것이라고 희망했던 것 사이의 불안한 틈에 대한 성찰적 사유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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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를 잃은 대학 교수가 백인우월주의가 무너진 이후의 남아프리카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자신과 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쿳시 작품세계의 핵심인 ‘역사를 회피하는 것이 가능한가’의 문제를 다루는 작품. - 스웨덴 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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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식민주의 이후 인류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우화. 새로운 시대를 기념하는 작품. - 제럴드 코프먼 (1999년 부커상 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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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新生 남아프리카한테 두들겨맞고 개처럼 구석에 몰려 굴욕을 당한 자유주의적 학자에 관한 이야기. 사랑, 성, 정치의 한계만이 아니라 인간성 자체의 한계를 시험한다. - 보이드 톤킨 (1999년 부커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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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경지에 오른 작가가 쓴 음악 없는 미니 오페라. -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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쿳시는 영구불변의 작품을 써냈다. - 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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쿳시 문학기법의 경지는 비할 데가 없다. 오늘날 가장 정교한 지성을 뽐내는 소설가. -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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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린 듯 읽게 된다. 이 소설을 마법을 걸 뿐만 아니라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쿳시의 문장은 용수철 같고, 그것이 내뿜는 에너지는 다른 작가들의 페이지를 소환한다. - 뉴요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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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문체와 강철 같은 지성, 놀랄 만큼의 다정함이 담긴,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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