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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울기 좋은 방
용윤선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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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53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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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하나, 아침이 된다 :멕시코 Mexico Altura Orizaba 둘, 그 사람 손을 본다 :콜롬비아 Colombia Narino Supremo 셋, 고맙다고 말한다 :인디아 몬순 India Monsooned Malabar AA 넷, 버지니아 슬림 :과테말라 Guatemala Antigua SHB 다섯, 왜 또 그러니? :브라질 이파네마 Brazil Ipanema Euro, Natural 여섯, 내 남자거든요 :에티오피아 시다모 Ethiopia Sidamo Guji, Natural 일곱, 읽지 못하였고 쓰지 못하였다 :파푸아뉴기니 Papua New Guinea Sigri AA 여덟, 우리는 內海로 간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Ice Americano 아홉, 사과해라, 나를 사랑한 것을 :케냐 피베리 Kenya Peaberry 열, 형 :케냐 AA Kenya Nyeri AA 열하나, 우리가 사랑하지 않을 때 :코스타리카 타라주 Costarica Tarrazu 열둘, 오늘은 안 왔으면 좋겠네 :에티오피아 아리차 Ethiopia Aricha 열셋, 에스프레소 가르쳐줄래? :에스프레소 Espresso 열넷, 킬리만자로에 가는 길이다 :탄자니아 AA Tanzania Kibo AA 열다섯, 잘 지내세요 :르완다 Rwanda Bourbon 열여섯, 커피하는 사람 :에티오피아 코케 Ethiopia Koke, Honey 열일곱, 횡단보도에서 만나다 :하우스 블렌드 House Blend 열여덟, 꿈 :카푸치노 Cappuccino 열아홉, 붉은 양파와 푸른 오이 :아침 커피 Morning Coffee 스물, 아침 산책 :에콰도르 Ecuador Loja SHB 스물하나, 차를 끓일까요? :모카 Mocha 스물둘, 푸안루에서 버스를 타면 :샤커레토 Cafe Shakerrato 스물셋, 눈빛에도 표정이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 Indonesia Java 스물넷, 내가 못 살아 :도미니카 Dominica Santo Domingo 스물다섯, 사랑, 그 허망한 푸닥거리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Ethiopia Yirgacheffe 스물여섯, 타고나지 못했으면 노력을 해야죠 :운남성 云南省 스물일곱, 부디 그 말을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Jamaica Blue Mountain 스물여덟, 나는 코시체에서 아직 오지 않았다 :예멘 Yemen Mocha Mattari 스물아홉, 힘들었어요? :민트 커피 Mint Coffee 서른, 사랑하다가 끝까지 사랑하지 못한 이름 :아포가토 Affogato 서른하나, 아름답게 살기로 하였다 :룽고 Lungo 서른둘, 고백하지 마라 :쿠바 크리스털 마운틴 Cuba Crystal Mountain 서른셋, 며칠 전에 말을 들었다 :파나마 게이샤 Panama Geisha 서른넷, 알지 못하는 형편 :아메리카노 Americano 서른다섯, 그 눈빛은 무엇입니까? :에티오피아 미칠레 Ethiopia Michille 서른여섯, 기차가 타고 싶어서 :아이리시 커피 Irish Coffee 서른일곱, 죽어도 나는 못하겠다 :커피 루왁 Kopi Luwak 서른여덟, 동거 :도피오 Doppio 서른아홉, 굴라쉬 수프 :브랜디 커피 Brandy Coffee 마흔, 호수는 낙엽만 떨어져도 상처받죠 :우간다 Uganda Bugisu AA 마흔하나, 이제 살 곳을 정해야 한다 :페루 찬차마요 Peru Chanchamayo 마흔둘, 섬유유연제와 그 남자에 대한 기억 :하와이안 코나 Hawaiian Kona Extra Fancy 마흔셋, 당신 :네팔 굴미 Nepal Gulmi 마흔넷, 벌을 서고 싶어서 :도이창 Doi Chang 마흔다섯, 우리, 절에 갈래요? :온두라스 Honduras Santa Barbara 마흔여섯, 걱정 마세요 :카페오레 Cafe au Lait 마흔일곱, 그 사람을 제게 주세요 :에티오피아 하라 Ethiopia Harrar Longberry 마흔여덟, 외로워서 커피를 마시는 거예요 :페루 오가닉 Peru Organic 마흔아홉, 북쪽에 방이 있어 다행이다 :인도네시아 블루문 Indonesia Blue Moon 쉰, 오리 마을 :브라질 산토 안토니오 Brazil Santo Antonio 쉰하나, 당신이 잘 보이는 자리 :니카라과 Nicaragua, Honey 쉰둘, 지금을 쓰면 된다 :코스타리카 호르헤 Costarica Jorge 쉰셋, 적당했다 :파나마 보큐테 Panama Boquete 쉰넷, 등을 보며 살았다 :콜롬비아 마라고지페 Colombia Maragogype 쉰다섯, 혼자 먹어보기 :에티오피아 코체르 Ethiopia Kochere 쉰여섯, 일어서는 중이에요 :케냐 키아와무루루 Kenya Kiawamururu AA 쉰일곱, 이 냄새일 거예요 :인디아 아티칸 India Attikan 쉰여덟, 호텔 :얼그레이 라테 마키아토 Earl Grey Latte Macchiato 쉰아홉, 바람언덕 가는 길 :블랙커피 Black Coffee 예순, 무조건 :가요 마운틴 Gayo Mountain 예순하나, 나를 보고 웃지 않는 :예멘 모카 Yemen Mocha Sanani 예순둘, 목적이 없다 :인디아 아라쿠 India Araku 예순셋, 살고 싶은 사람 :에티오피아 코체르 피베리 Ethiopia Kochere Peaberry 예순넷, 가방 들어주는 사람 :파푸아뉴기니 마라와카 Papua New Guinea Marawaka Blue Mountain 예순다섯, 북창동 :세상의 모든 커피 All the coffee in the world 예순여섯, 과메기 브런치 :더치커피 Dutch Coffee 예순일곱, 거닐다 :브룬디 Burundi Mpanga 예순여덟, 끝까지 감싸안겠다 :에티오피아 첼바 Ethiopia Chelba 예순아홉, 사랑은 왜 이렇게 어렵니? :인도네시아 토라자 Indonesia Toraja 일흔, 오음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Guatemala Huehuetenango 일흔하나, 밀양 :에티오피아 이디도 Ethiopia Idido 일흔둘, 사이 :라테 그리고 모카 Cafe Latte and Cafe Mocha 일흔셋, 當身, 사로잡히다 :카페 콘파냐 Cafe Con Panna 일흔넷, 그냥 한번 살아보겠다 :핫 코코아 Hot Cocoa 일흔다섯, 하노이 보드카 :베트남 핀 드립 Vietnam Pin Drip 일흔여섯, 커피값은 제가 낼 테니 :파나마 게이샤 줄리엣 Panama Geisha Juliette

저자 소개1

용윤선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았다. 『울기 좋은 방』,『13월에 만나요』,『집에 왔습니다』를 썼다.
저자 : 용윤선
우연히, 커피 볶고 내리는 사람.
블로그 http://poem9126.blog.me 트위터 @poem9126
바리스타.
영등포 여성인력 개발센터, 강서 여성인력 개발센터 등에서 커피를 가르친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75g | 130*210*30mm
ISBN13
9788993928709

예스24 리뷰

무언가에 스며든다는 것
김희조 (문학 MD /rarity@yes24.com)
2014.05.28.


한의사는 카페인이 내 체질과 맞지 않으니 커피를 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의사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최근에 커피를 마신 후 각성이 된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피곤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신중히 고민하던 참이었다. 간신히 2주를 버텼는데 사실 자신은 없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필요한 건지, 커피향기를 좋아하는 건지, 커피를 마시는 순간 찰나의 여유를 사랑하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커피가 없는 아침과 주말의 허전함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채우기 힘들 것 같다.



라떼 속으로 스며드는 우유 줄기 같아 보이는 표지를 넘기자, 커피를 연상케 하는 둥근 머그 자국의 각 장 제목과 커피색 폰트가 한눈에 들어왔다. 커피 없이 지내고 있는 아쉬움을 달래주기라도 하듯 커피와 함께 시작된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성껏 추출하고 마침내 서로 섞여 들고 있었다.



‘흔히 로스팅을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다. 그래서 로스팅을 커피의 꽃이라고 말한다. 오늘 볶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가 사람이라면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스스로를 커피 볶고 내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만큼 전문가다운 설명이 빛을 발한다. 800가지 이상의 향기를 갖고 있는 커피는 분쇄할 때, 물과 만났을 때, 입안에서, 그리고 다 마신 후의 향기가 각각 다르다고 한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같은 기본 메뉴는 물론이고, 샤커레토, 민트 커피 같은 생소한 커피까지, 그리고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브라질 등 산지별 원두도 모두 아우른다. 친절하고 깊이 있는 설명이 한 권의 커피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책에는 다양한 커피에 버금가는 수많은 사람들도 향기롭게 등장한다. 그 중에는 저자의 오래된 친구도 있고, 커피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도 있고, 늘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가족도 있다. 일흔여섯 가지의 커피가 삶과 고스란히 연결되고 일흔여섯 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또 어떤 때는 사람과 커피를 대신하여 책이 등장하기도 한다. 커피 내리는 일 만큼 시와 소설을 읽는 일을 항상 기꺼워하며 지낸 것이 역력했다.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음미하고 이승훈, 이병률의 시집을 읽고 또 읽는다.



커피와 여행과 책과 사람을 아끼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을 내밀하게 보낸다. 커피 한잔 하고 싶은 마음, 울고 싶은 마음은 그렇게 가라앉는다. 그러고 보니 ‘울기 좋은 방’은 이병률 시인의 시 제목이었다.



울기 좋은 방 / 이병률



내가 묶여 있다

의자에 있다



눈 내리는 천장 없는 방에

별이 가득 차고 있다



화살나무가 방 안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나도 너도 며칠째 먹지 않았으니

이 모든 환영은 늘어만 간다



이리도 무언가에 스며드는 건

이마에 이야기가 부딪히는 것과 같다



묶어둔

너를 들여다보는 동안

나는 엎드려 있다



나는 너에게 속해 있었다



- <찬란> 중에서-

책 속으로

*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배 안에서 생두는 바닷물에 젖고 오랫동안 바람을 맞았다. 영국 사람들은 그런 꿉꿉하고 눅눅한 냄새의 몬순 말라바르 커피에 지금도 향수를 느껴서 요즘은 기계적 훈증을 가하여 그때의 상태를 만들기도 한다. 냄새만큼 정확한 기억은 없다. 냄새는 기억으로 발현된다. 19쪽

* 손에 들린 샤커레토에는 이제 거품만 남았다. 에스프레소 투샷과 얼음으로만 만든 음료이다. 재료가 단순할수록 손이 많이 가는 것이 무언가 만드는 일의 비밀 같은 것이라면 샤커레토도 그렇다. 셰이커에 얼음이 반 이상 녹을 때까지 셰이킹해야 한다. 셰이커 안에서 에스프레소와 얼음이 낯설지 않을 때까지 만나고 서로를 받아들여 식구처럼 서로 섞여야 한다. 만드는 사람은 에스프레소에게 안부를 전하고 얼음에게도 안부를 전해야 한다. 그것이 커피에 대한, 커피를 만드는 사람으로서의 예의이다. 105-106쪽

* 흔히 로스팅을 사람의 일생에 비유한다. 그래서 로스팅을 커피의 꽃이라고 말한다. 오늘 볶는 커피는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가 사람이라면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에티오피아 이르가체페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고유의 향으로 가기 위해 향이 변하고 말아야 하는 것이라면 뒤돌아보지 말자. 고유의 향을 내기 전에 사라지지 말자. 어느 순간 잘못하여 탄 향이 되어버린다고 해도 나는 어떤 존재를 견디면서 멈칫거리지 않을 작정이다. 살면서 잃었고 미워했고 사랑했던 사람이 몇몇 있다. 내가 사람의 탑을 쌓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나에게 경고하고 야단치며 산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처 주는 것이 상처받는 것보다 아프기 때문이다. 118-119쪽

* 나는 에스프레소 기계와 마주서서 혼자 커피를 만든다. 에스프레소 추출 시간을 마음속으로 세어보는 건 어머니와 한몸이었을 때부터 했던 것처럼 이제 나에게는 숨소리 같은 것이다. 크레마의 색깔과 두께, 견고성을 살피는 것은 조상을 돌보는 일처럼 눈물겨운 일이다. 에스프레소 머신과 마주서서 분쇄한 커피를 담아 추출하고 있으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 황금색 크레마가 추출되는 그 찬란한 순간을 지켜볼 때, 설레는 우주를 느낀다. 내가 커피를 추출하는 사람이어서 황홀하다. 내가 커피가 되고 커피가 내가 되는 둘만의 순간이다. 126쪽

* 추출하면서 커피가 말을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커피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에게 끝도 없이 원하기만 하는 그 염치없는 기도를, 커피는 뜨거운 물과 만나는 순간 욕심과 욕망은 털어내고 유약한 마음만 전해준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끝끝내 그 기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이루어진다는 것을 안 이후부터 기도하지 못했으나 기도할 수 있는 순간까지 뒤를 돌아볼 줄 몰랐다. 무엇을 원하고 있는 줄 몰랐다.모르는 것은 죄다. 모르는 것이 죄였음을 알고도 알려고 하지 않았으니 시련은 또 오겠다. 222쪽

* 블렌딩의 목적 중 하나는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완화해주는 데 있다. 완벽한 차와 커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커피의 블렌딩이 아닌 차와 커피의 블렌딩은 사람이 함께 사는 것과 같다. 섞이지 않으면서 섞여 있는 것, 그래서 서로를 또렷하게 살게 하는 것이다. 다 갖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두 주는 일이다. 280쪽

* 커피는 800가지 이상의 향기를 갖고 있고 분쇄할 때의 향기, 물과 만났을 때의 향기, 입안에서의 향기 그리고 다 마신 후의 향기가 각각 다르다. 사람의 향기도 만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대상과 만났을 때만 발현된다. 일방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이든 상호적이다. 그러니 남 탓할 것도 없다. 342쪽

---본문

출판사 리뷰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커피는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커피는 원래 그 향을 갖고 있어.
그냥 갖고 있는 향을 사람이 추출하는 것뿐이야.
없는 향을 만들어 추출하는 게 아니야.”

눈물과 커피는 진하다. 어쩐지 닮은 구석이 많은 것도 같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 한잔을 마주 놓고 앉아서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거나 안부를 묻는다. 또 많은 사람들이 혼자 있고 싶은 시간, 커피를 찾는다. 그렇게 마음이 흘러가는 곳곳마다 커피가 고인다.
커피는 이제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국민적인 음료로 자리잡았다. 국내 커피시장도 제법 빠른 속도로 성장해 거리마다 카페가 넘쳐난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 힘’으로 하루를 버티고, 지속한다. 나른한 아침 출근길에, 점심식사 후 짧은 휴식시간에,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일의 연장선에도 커피는 필수가 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카페인이 번쩍하는 순간의 힘으로 고단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커피의 정직함을 믿는 사람이 여기에 있다. 그녀의 명함에는 ‘커피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책은 그만큼 커피와 깊숙하게 연관된 삶을 살아온 저자 용윤선이 살아온, 평범하면서도 날카로운 날것 그대로의 삶이다.
이 기록은 일기장보다 내밀하고 오래된 편지보다 저릿하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많은 사람들이 촘촘하게 들어차 있다. 그중에는 오래된 친구도 있고,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도 있고, 커피를 배우러 오는 수강생도 있고, 늘 같은 자리에 있어주는 가족도 있다. 또 어떤 때는 사람을 대신하여 책이 그 자리를 채워주기도 한다. 시와 소설을 읽는 일을 항상 기꺼워하며 스스로의 글을 적어내려가던 습관은 커피를 추출하는 것과도 같이 정성스러웠다. 산도르 마라이?존 버거와 같은 세계적인 문호의 발자취를 따라 나서기도 하고, 한국의 이승훈?이병률?김소연 시인 등의 시집을 모서리가 닳도록 읽고 또 읽는다.
그녀가 푸른 생두를 볶고 갈아 정성스럽게 받아내는 한잔 한잔의 커피는 아마 그런 문학적 자양분으로부터 출발했을 것이다. 깊고 깊은 마음이 커피 물줄기를 따라 모이고 모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항상 커피를 옆에 두고 사람을 가까이하며 살아온 정직하고 성실한 삶의 기록과도 같다.

사람과 또 함께 살아온 시간을 중심에 두되, 커피를 기반으로 시작된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전문가다운 설명도 빠뜨리지 않는다. 하지만 가르치려 하지는 않는다. 친절하면서도 깊이감 있는 묘사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커피의 종류와 원두의 가공 및 특징으로 이어져 커피업계 종사자는 물론이고 일반 애호가들의 이해를 폭넓게 돕는다.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페모카, 아포가토 등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아주 기본적인 메뉴에서부터 원두를 그라인딩하여 드립으로 내려 마시는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브라질, 케냐, 인도네시아 등 산지별 원두까지 아우른다. 뿐만 아니라,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커피콩을 찾아 그것을 가공하는 커피 루왁, 찬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아주 오랜 시간 추출하는 더치커피 등 최근 들어 조금은 친숙해진 고급 커피도 등장한다. 그밖에도 샤커레토, 아이리시 커피, 민트 커피, 얼그레이 라테 마키아토 등 다소 생소하기까지 한 커피까지, 이것들은 모두 교묘하게 삶의 편편과 연결된다. 그리고 그 삶의 조각들은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어긋남이 없다. 울고 싶은 마음은 그렇게 모두의 것이 된다.

“커피 한잔 할래?” 우리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흔히 이렇게 말한다. “밥 한번 먹자”보다는 부담은 작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작지는 않다. 커피라는 게 그렇다. 일단 커피향이 코끝에 퍼지는 순간, 마주 앉은 사람들의 간극을 허물어뜨린다. 순식간에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장 손쉬운 매개체가 되어준다.
우리에게는 살을 맞대고 부대끼는 삶 속에도 누구나 혼자 있는 시간은 충분히 필요하다. 울음이 차오르면 그냥 그렇게 흘려보내는 것도 괜찮다. 차분히 돌아앉아 귀를 막고 홀로 고요 속으로 가라앉아 있고자 할 때, 조금 허전하고 외롭다면 이 책을 곁에 두기를 권한다.
울고 싶은 일이 넘치는 요즘, ‘울기 좋은 방’이 있다면 참 좋겠다. 그곳에서는 누구도 눈치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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