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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88올림픽의 개막을 앞둔 대한민국.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에 들썩이는 가운데 부천 고강동 주민들이 단체로 경찰서에 끌려온다. 이들의 죄명은 반국가 단체 결성 및 사회 불만에 의한 성화 봉송 테러.’ 그러나 주민들은 억울하다. 죄라면 가난하고 못배웠다는거 뿐인데 우리가 테러 단체라니 말도 안된다. 사실 주민들이 겪은 억울함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림픽을 대비해 도시 미관을 정비한다고 평생 살던 상계동에서 쫓겨났고, 새로 집터를 마련한 고강동 고속도로변에 올림픽 성화가 지나간다는 이유로 다 지은 집을 강제로 철거 당하지 않았던가. 성화 봉송로 주변에 초라한 집들이 세워지면 전세계 생중계로 보여지는 한국의 이미지가 추락한다나 뭐라나. 결국 주민들은 성화가 지나는 단 10초의 짧은 시간을 위해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10개월을 숨죽여 기다리기로 정부와 합의한다. 성화 봉송 행사가 사고없이 끝나면 집 짓는데 필요한 건축 허가를 내준다고 약속했기 때문. 땅굴 속에서도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마침내 성화가 지나는 바로 그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한다. 동굴을 빠져나간 술주정뱅이 곽씨가 성화를 가로채 미친듯이 내달리는게 아닌가! “당장 붙잡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를 악물고 토굴을 빠져나가는 주민들. 요란한 싸이렌 소리와 함께 주민들을 뒤쫓는 경찰들. 약속을 어기고 땅굴에서 탈출한 주민들을 모조리 체포하라는 명령이 하달 됐다. 쫓고 쫓기고 부딪히고 자빠지고 완전 아수라장이 된 성화 봉송 현장. 세상에 다시는 볼 수 없는 희한한 추격전이 전국으로 송출되다가 중단된다. 결국 다리가 꼬인 주정뱅이 곽씨는 고속도로변 개울에 거꾸로 쳐박히고, 아테네에서 출발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올림픽 성화도 부천 고강동 개울에 빠져 어이없이 꺼져버린다. 경찰서. 분노한 경찰 서장은 서민들 틈에 파고든 국가 전복 세력을 발본색원 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았다며 빨갱이한테 관용은 없다고 선언한다. 결국 차례로 끌려가 심문을 받는 주민들. 주눅든 얼굴로 이름, 나이, 고향,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개인사를 늘어놓는다. 경찰은 이미 반국가 단체라는 프레임을 만들어 놓았기에 주민들의 진술에서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진술이 이어질수록 혐의는 커녕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의 가슴 아픈 사연들만 펼쳐질 뿐이다. 경찰은 난감하다. 새벽까지 이어진 심문에도 주민들을 불순 세력으로 몰아 세울 꼬투리 하나 잡을 수 없으니 답답할 수 밖에. 깊은 고심 끝에 서장은 주민들에게 엉뚱한 제안을 한다. “당신들이 국가 전복 세력이 아니라 애국자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 그래야 여기서 나갈 수 있어” 황당한 주민들은 아우성이다. “그걸 우째 증명하란 말입니꺼? 혈서라도 쓸까예?” “애국자라면 애국가 4절을 한번도 틀리지 않고 외울 수 있겠지? 한 가구당 한소절씩 이어 불러서 4절까지 틀리지 않고 부르면 바로 훈방해주겠네. 하지만 중간에 한번이라도 틀리면 구속에 약속한 건축 허가권도 날리는거지” 순간 덜컥 먹을 집어먹는 주민들. 1절은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4절까지는 영 자신이 없다. 난감한 주민들. 가차없이 애국자 반주 테입을 돌리는 서장. 과연 주민들은 애국가 4절을 완벽하게 부를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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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둔 대한민국은 성화 봉송로 근처에 위치한 도시 빈민들의 가건물을 부숴 버린다.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였다. 국가는 가난한 국민을 외면했고 집을 잃은 철거민들은 폐허에 토굴을 파고 들어가 올림픽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외국인 손님들의 시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공간에서 국가로부터 부정당한 우리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 이야기는 국가로부터 보여져서는 안 될 존재로 외면당한 부천시 고강동 주민들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들어졌다. 희곡 [쌍팔년 잔혹사]는 우리 시대의 아픔과 상처를 위로하는 슬픈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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