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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원하는 꿈이 있나요? 지금 주문하세요
NO.1 가장 긴 15분 NO.2 꿈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NO.3 실버 허니문 NO.4 아주 비싼 사나이 NO.5 차 한잔 NO.6 나의 축음기에는 잡음이 섞여 있다 NO.7 보캉송씨의 드림밴드 2부 신이 인간에게 절망을 주는 까닭을 나는 알 것 같아 NO.1 행복한 건빵 NO.2 달을 분양받다 NO.3 그의 선물 NO.4 스노글로브의 눈 내리는 마을 NO.5 밤안개가 내리는 우주 정거장 NO.6 선인장 롤케이크 NO.7 가을이 오기 전 3부 흔들리는 것들은 쓸쓸해 보인다 NO.1 외박증 NO.2 풀잎은 흔들리면서 자란다 NO.3 바베트 여사의 식탁 NO.4 물방울무늬의 원피스와 핸드백 NO.5 느낌 NO.6 구두와 운동화 NO.7 내 동생은 바보가 아니다 4부 사랑하리라, 우리가 팝콘이 될 때까지 NO.1 귀여운 연인 NO.2 그녀의 터키색 눈동자 NO.3 벤치 NO.4 세상에서 가장 큰 트리 NO.5 위험한 카풀 NO.6 황금빛 칼라 NO.7 오늘 밤 그대와 맨해튼에서 작가의 말 지금 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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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수술? 당연히 성공하겠죠. 여부가 있겠어요. 그렇지만 기대하지 마세요. 세상은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아요. 밖엔 황사가 밀려오고, 곳곳에 쓰레기 천지예요. 교통질서를 아무리 잘 지키면 뭐 합니까. 이렇게 휠체어 신세가 되고, 멀쩡하게 지하철 타고 가다가 졸지에 불에 타죽는 세상이라고요.”
“그래, 그럴지도 몰라. 그렇더라도 나에게 이 일은 기적과도 같아. 나는 내 두 눈으로 본 세상을 사랑하게 될 거야. 비록 15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시간으로 기억 속에 남게 되겠지.” “15분……?” 스티브 김이 받을 수술은 망막 위에 컴퓨터 칩을 삽입해 칩이 건강한 시신경을 자극해 시력을 회복하게 하는 시술이다. 문제는 시신경이었다. 담당의사는 그의 시신경이 거의 죽은 상태라서 수술에 성공한다 해도 그가 볼 수 있는 시간은 겨우 15분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맙소사! 당신은 목숨을 담보로 15분을 얻었군요. 그렇게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보고 싶은 것이 정말 세상에 있기나 한 걸까요?” 스티브 김은 눈을 떴다. 그에게 허락된 시간은 고작 15분 아니 어쩌면 10분 혹은 상황이 나쁘면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었다. 그는 마치 지난 36년이 오직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던 것 같았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실체를 본다면 영원히 깨어나지 않더라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그것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다홍치마에 색동저고리를 입은 자그마하고 동실동실한 소녀. 그에게 희망의 싹을 틔워준 존재. 아이의 손에 들린 것은 노란 개나리 한 줌. 그것들이 한데 뭉쳐져 어룽어룽 무지갯빛으로 흔들렸다. “아빠아!” 무지개가 큰 소리로 그를 부르며 달려와 목에 매달렸다. --- 「가장 긴 15분」 중에서 “안녕하세요 황이순 고객님. 저희 해피드림 메이커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부터 고객님은 내일 아침 모닝콜 사인이 울리는 순간까지, 기억의 창고 저 너머에 던져진 그립고 소중한 시간을 찾아 복원하며 행복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자, 그럼 함께 가보실까요.” 황할머니는 AI 미녀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순백의 하얀 커튼이 바람에 가볍게 휘날리고 있었다. 커튼 뒤에는 태양이 숨어 있는 건지 뜰 수가 없을 만큼 눈이 부셨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갔다. 갑자기 커튼이 휙 젖혀지고 그곳에는 갈래머리 여고생 이순이 서 있었다. 그런데…… 이순의 옆에 한 남자가 서 있는 게 아닌가. 아아, 저이가 누구더라? 깊은 잠에 빠진 황할머니의 미간이 살짝 좁혀진다. 드디어 생각해냈다. ‘아, 형식이 오빠! 그래, 논골에 살던 형식이 오빠야. 이런, 이제야 만나다니! ’첫사랑. 그것은 전생으로 착각할 만큼 오래전의 일이었다. 살아오는 동안 때때로 느닷없이 옆구리가 찔리듯 그리워지곤 했지.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잠든 황할머니의 입에서 흐르는 숨결은 뜨겁다. 꿈속의 그녀는 지금 배꽃처럼 고운 열여덟 살이다. 두 사람이 마주 서 있는 고향 마을 언덕 너머로 다음과 같은 광고를 단 기차가 지나간다. 해피드림― 당신의 꿈을 조립해 드립니다. 원하는 꿈이 있나요? 지금 주문하세요. --- 「꿈을 디자인해 드립니다」 중에서 녀석을 위해 케이크를 하나 샀다. 정임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들 다섯 식구는 동그란 식탁에 모여 앉아 서로 팔을 부딪혀 가며 저녁을 먹고 있었다. 식탁 위의 불빛이 왜 그렇게 따뜻하고 정겹게 느껴지는지, 정임의 얼굴이 왜 그토록 빛나 보이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 「행복한 건빵」 중에서 죽은 내 엄마가 생각났던 것이다. 나는 엄마 몸을 빌려 태어났고 내 모든 것을 엄마한테서 받아다가 썼다. 엄마의 땀과 눈물, 엄마의 고된 노동들, 엄마가 마땅히 누려야 했을 자유, 엄마의 여유와 꿈을 마치 내 것인 양 필요할 때마다 당연하게 갖다 썼다. 생수 한 병을 얻어도 고맙다는 말을 하는 세상인데, 그렇게 엄마 것을 모조리 박박 긁어서 썼음에도 헤어질 때 고맙다는 말을 못했다. 엄마와 헤어질 줄 몰랐다. 엄마와의 이별은 그렇게 황망하고 어리석었다. 엄마 생각에 너무 깊이 빠져 있었던 탓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몸은 여전히 거대한 주차장 안이었다. 주위는 온통 콜타르 빛깔의 어둠. 망망대해 한복판 같기도 하고 밤안개가 내리는 우주 정거장 같기도 했다. ‘여긴 대체 어느 별일까. 어디로 가야 내 출구가 있을까?’ 두리번거리며 헤매고 있을 때 멀리 모녀가 보였다. 모녀는 팔짱을 낀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었다. 어디서 용케 불러왔는지 모녀 뒤엔 캐리어에 짐을 실은 짐꾼이 있었다. 세 사람은 어둠의 물살을 가르며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을 걷고 있었다. 그들이 가는 방향에 불빛이 있었다. 휘익. 찬바람이 볼을 스쳤다. 눈앞의 몽롱함이 걷히고 비로소 정신이 들었다. 나는 몸을 틀어 그들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 「밤안개가 내리는 우주 정거장」 중에서 어떤 모임에서 저는 아래와 같은 물음을 던진 후 의견을 들은 적이 있어요.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내 옆에 누가 있으면 좋겠습니까?” 그날 가장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은 시각장애를 가진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우리 엄마요!”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그분은 꼭 엄마랑 같이 있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엄마 살아생전에 우린 많이 싸웠어요. 엄마는 눈이 안 보이는 저를 위해 정성을 다했어요. 늘 저를 위해서 기도했고, 저한테도 늘 기도하라고 하셨어요. 그때마다 저는 악다구니처럼 외쳤어요. 엄마, 아무짝에도 소용없는 말을 왜 지금해? 기도하면 내 눈이 번쩍 뜨이기라도 한단 말이야? 어리석은 말 좀 그만해! 저는 이렇게 엄마한테 상처 주는 말만 골라 했어요.” 그분 목소리에는 물기가 배어 있었고 좌중은 숙연해졌어요. “저는 엄마 얘기만 하면 눈물이 나요. 아마 그건 제가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는 말을 못 하고 헤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잠시 숨을 고른 뒤 그분은 덧붙이셨어요. “만약 숲에서 길을 잃으면 저는 엄마랑 팔짱을 끼고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길을 찾아 나오고 싶어요. 그러고 이번엔 잊지 않고 꼭 말할 거예요. 엄마, 나 때문에 많이 속상했죠? 미안해요. 늘 내 걱정에 눈물짓고 나를 위해 기도했던 엄마, 고맙고 사랑해요, 라고요.”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지금 하세요. 그분은 당신이 마음을 전할 때까지 천 년 만 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고맙다고 말하세요.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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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행복의 본질을 질문하다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로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온 박현경 작가의 성인을 위한 짧은 소설. “예기치 못한 불행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진정한 행복을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라는 삶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답을 작가는 짧은 소설 28편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꿈을 디자인해 드립니다』는 시각장애인, 독거노인, 빈곤 청년, 사별 가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비롯해, 예기치 못한 사건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평범한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죽음, 가난, 장애, 질병, 노화 등 우리가 삶에서 불현듯 마주하는 보편적인 경험을 작가 특유의 따뜻한 상상력과 섬세한 문체로 풀어내어 독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가족의 의미와 관계의 소중함, 사랑의 복잡함, 일상의 가치 등 다양한 주제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은 무언인지 성찰하게 하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읽는 이 누구에게나 봄볕 같은 위로와 희망을 전하며 마음의 깊은 곳에 울림을 주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