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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9 · 11 테러와 이슬람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
2. 인류의 문명이 살아 숨쉬는 곳 3. 이국의 향기를 느낀다 4. 베일을 벗는 이슬람 여성들 5. 이슬람을 빛낸 여성들 6. 무슬림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7. 이슬람의 통과의례 8. 이슬람의 독특한 경제 이야기 9.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 10. 끝나지 않은 전쟁들 11. 이슬람을 움직이는 10인 12. 성직자 없는 이슬람 13. 한국을 걷는 이슬람 통신사 14. 이슬람 세계의 현실, 갈등과 조화 |
李熙秀
--- 류혜숙 ruru100@yes24.com
우리가 거르는 것 없이 서구의 관점에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슬람 문화권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슬람권과 첨예하게 대립하여 온 미국 중심의 사고를 통해 그 동안 우리는 이슬람교를 전근대적인 미개 종교 정도로 이해해 왔고, 중동 지역에 끊이지 않는 분쟁과 갈등을 일으키는 과격한 폭도 세력, 또는 테러리스트의 이미지로 무슬림을 떠올린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13억을 아우를 정도로 인구와 지역 면에서 세계 최대의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슬람 세계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거의 없으며, 안다고 믿는 사실조차 구체적 근거나 밀도 있는 관찰 없이 주입된 편견임을 이내 깨닫게 된다.
최근 이러한 반성과 더불어 이슬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슬람 문화를 소개하는 책이 늘고 있지만 『이슬람 :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는 현지에서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슬람 문화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끈다. 이슬람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현지 입장에서 바로 잡을 목적으로 집필된 이 책은 이슬람에 대한 간단한 소개에서부터 신문 지상에 끊임없이 보도되는 아랍(이슬람) 분쟁의 실체, 석유 문제, 정치 문제, 중동의 주요 인물 등 큰 주제와 무슬림들의 관혼상제, 금기와 생활 습관 등 일상 생활과 관련한 내용까지 이슬람과 이슬람 문화에 대한 거의 모든 분야를 포괄하는, 이른바 작은 `이슬람 백과사전'이라고 할 만하다. 종교적 체계라기보다는 오히려 일상적인 삶 속에 완전히 녹아 내린 아랍인들의 문화적 체계로 이해되는 이슬람은 집권층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변질된 기존 교리의 모순을 배타하면서 탄생했고, 따라서 철저한 인간 평등 사상을 지닌 종교다. 이 책은 인간의 출생과 성장, 결혼과 죽음 등 삶의 전 과정이 철저하게 신의 뜻대로 이루어진다고 믿는 무슬림을 급진적인 폭력주의자나 지저분한 야만인의 모습이 아닌 절제된 삶 속에서 엄격하게 도덕율을 지키는 인정 많고 순박한 생활인의 모습으로 담아낸다. 오랜 현지 생활을 바탕으로 필자들이 바라본 무슬림들의 일상을 보여 주는 한편으로 팔레스타인의 지도자 아라파트, 반미주의의 선봉 사담 후세인, 현 이집트 대통령 무바라크 등 이슬람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을 다룬 내용도 흥미롭다. 다소 일반적인 내용이지만, 편파적 보도로 악명을 떨치게 된 과격한 이미지를 선정적으로 그리지 않고, 그들의 정치적 입장, 대내외적 평가와 움직임 등에 대해 적이 객관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나간다. 신의 가르침을 삶의 구체적 지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 인류가 처음으로 문명을 일구어 낸 중동이 왜 민족과 종파간의 분쟁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분쟁 지역으로 바뀌게 되었는지, 종전까지의 미국 중심의 서구 논리를 벗어나 현지 실상을 토대로 파악한다는 것도 시의면에서 꽤 적절할 수 있겠다. 미국의 심장부를 겨냥한 테러 사건에 대해 중동 지역에선 왜 손을 높이 쳐들며 좋아했는지, 그들이 서구 제국주의를 유난히 싫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20세기 서구의 침탈과 직·간접적인 지배 속에서 살펴본다면 끊임없이 일어나는 중동 분쟁을 좀더 명징하고 주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2년 이상의 연구 기간을 걸쳐 12명의 소장 학자가 아랍의 문학과 예술, 정치와 경제 등 각각의 전문 분야를 꼼꼼히 정리하고 집필한 만큼 다양한 예시, 자세한 설명으로 돋보이는 유용한 대중 인문서가 탄생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타문화권을 바라볼 때는 어떠한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보여 주는 책이다. |
평화와 중용에 바탕을 둔 이슬람에서 무모한 폭력이란 있을 수 없다. 중동을 중심으로 하는 이슬람 세계는 동,서의 틈바구니에 끼어 역사상 빛나는 역할도 수행했지만 너무나 많은 핍박을 받아왔다. 특히 18세기 이후 서구 제국주의 하에서 받은 고통은 그들이 인내해 낼 수 없을 만큼 혹독한 것이었다. 무슬림들은 서구의 핍박을 벗어나기 위해 독립운동을 전개했고 이슬람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폭력적인 방법에 의존하는 급진파나 극단파가 생겨나기도 했지만 이들은 결코 전체일 수도 없고 더구나 그들의 행동이 합법화될 수는 없다.
--- p.203 |
팔레스타인이라는 한 지역을 두고 아랍인에게는 아랍국의 독립을 유대 민족에게는 유대 민족 국가 창설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자기네들끼리의 영토분할과 같은 3중의 모순된 비밀 조약이 맺어졌다. 이것이 오늘날 중동분쟁의 불씨를 지핀 근원적인 배경이다... 중략....상황이 그러한데도 미국이나 서방 세계는 리비나,이란,이라크가 반미를 부르짖으면 곧잘 무역봉쇄를 취한다. 지금 이라크에는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어 있다. 유엔결의안이 아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남의 영공에 설정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50여 년 동안 수차례에 걸친 유엔 결의안을 준수하지 않아도 아무 제재를 하지 않으면서, 아랍 민족의 조그만 실수에 대해서는 폭격, 무역봉쇄,경제제재 등의 조치를 취한다.
--- p.220~223 |
중동에서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양식은 직접 면담이나 직접 토론이다. 목소리를 높이거나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는 표시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외국인을 만날 때는 감정 표현을 줄이려고 애쓴다. 말의 어조는 말하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가정의 영향력에 따라 달라진다.아랍인은 협상거래,설득기술이 매우 발달되어있다. 따라서 그 문화 사정에 밝은 사람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이 유리하다. 유럽의 각지에서 모여 새롭게 국가를 형성한 이스라엘인의 의사소통성향은 매우 직접적일 수 밖에 없는 반면 아랍문화에서는 상당히 모든 면에서 간접적이다. 상대가 실제로 한 말에서추론해 생각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대부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아니오 하는 일은 드물며 아니오란 말을 면전에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드물다. 공손한 태도를 중시하므로 상대가 당신의 의견에 찬성하는 건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상대가 잠시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이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 p.173 |
이처럼 팔레스타인이라는 한 지역을 두고 아랍인에게는 아랍국의 독립을 유대 민족에게는 유대 민족 국가 창설을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자기네들끼리의 영토분할과 같은 3중의 모순된 비밀조약이 맺어졌다. 이것이 오늘날 중동분쟁의 불씨를 지핀 근원적인 배경이다. 그들이 저질러 놓은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영토분할 구상으로 지금 두 민족이 이제 역사적으로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엄청난 희생과 보복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 pp.220-221 |
이러한 법적인 절차와 함께 관습적인 절차의 충족도 결혼의성립에 매우 중요한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신부의 처녀성 문제이다. 이는 흔히 첫날 밤을 지낸 후, 하얀 천에 묻은 혈흔을 대중들에게 공개함로서 처녀성이 증명되고 그 결혼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절차로 나타난다. 그러나 요즘은 혈흔을 직접적으로 공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아랍 사회의 권장된 결혼 관습 중의 하나는 '사촌 결혼'의 성행이다. 사촌 중에서도 부계사촌, 즉 숙부의 딸을 시누로 맞이한다. 부계사촌 누이동생에 대한 그의 권리와 의무는 거의 절대적이어서 그가 그녀와의 결혼의사를 포기하지 않는한, 다른 사람이 그녀와 결혼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반면에 신랑이 가족들의 압력에 의해 부계사촌 누이와 내키지 않는 결혼을 했을 때, 그는 자신의 의사로 두번째 부인을 얻음으로써 그 보상을 얻기도 한다. --- p.161 |
왜곡된 이슬람을 객관적이고 현지 문화 입장에서 바로 잡아보자는 의도였다. 너무 관념적이고 딱딱한 종교 중심의 서술 관행도 피했다. 너무나 생소한 이슬람과 그 문화를 알기 쉽게 사례를 많이 인용하면서 대중서로 꾸몄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슬람과 이슬람권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을 간략하게 담아 상식적인 의문들에 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 p.6 |
아랍세력은 15세기 정도까지는 유럽을 능가하는 세력으로 군림하다 그후 유럽에 역전되기 시작하여 18,9세기에 들어와서는 최악의 상태인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후 20세기에 들어 지금의 나라들로 독립하고 자신들에 대한 자성의 소리로 여러 개혁사상들이 나왔으나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서구의 정치경제에 예속되는 것에 대한 분노와 한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주의의 대표성을 띤 미국의 지원에 의해 계속된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무참히 당한 아랍 세력은 미국을 대표한 제국주의 세력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218-219 |
세계 최대 문화권에 대한 전문가가 손에 꼽히는 나라,이제는 이런 부끄러운 겉옷을 훌훌 벗어 던지자.종교나 이데올로기의 편견으로 부터도 자유롭자.그래서 이슬람을 문화로서 우리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열어줌으로써 잃어버리고 내팽개쳤던 13억 인구를 친구로 만들자.
--- p. |
무슬림들은 왜 그렇게 미국을 싫어하는가
무슬림들은 미국을 지구상에서 가장 타락하고 퇴폐한 문화를 가진 국가로 간주하여 배척하는 경향이 심하다. 그러나 무슬림들의 미국에 대한 반감은 사실상 그 역사적 뿌리가 그리 길지 않다. 물론 현대 미국의 퇴폐적인 성문화나 극단적인 물질주의 문명에 대한 반감이 그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뿌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에 얽힌 무네로부터 출발한다고 할 수 있다. 중동 지역은 서구 유럽 제국주의 시절 대부분 유럽의 식민지로 전락하여 그들의 식민통치를 맛보았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지배를 당했음에도 그 이후에 이 지역에 진출한 미국에 대한 반감이 영국과 프랑스보다 큰것은 바로 미국이 개입하면서부터이다 --- p.207 |
그에 따르면, 자유만큼 인간을 매료시킨 것은 없으며, 동시에 인류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 수많은 희생을 치렀다. 그러나 서구는 그의 위치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인간 본능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용하였다. 마음대로 먹고 마시며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체제가 제공되었다. 하타미는 이런 방식은 진정한 자유를 실현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도덕적, 정신적 성장을 강화하는 노력과 용기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절제와 높은 도덕성에 기초한 체제를 제시하였다. 여기서 얻어지는 자유가 진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슬람 혁명은 진정한 자유를 성취하기 위하여 사람들에게 많은 의지와 노력, 노동을 필요로 하는 가치를 요구하였다. 즉, 그것은 인간 본성이 아닌, 절제와 정직, 그리고 강직함에 기초하고 있었다.
--- p.317p |
그러나, 지난 25년간 이슬람권에서 근로자나 주재원으로 1년 이상 장기 체류한 한국인의 연인원이 100만을 넘어섰고, 현재 서울에만 이슬람권 상주대사관의 숫자가 20여 개국에 달하지만, 이슬람권을 제대로 연구하는 전공자의 수는 손에 꼽히는 정도이다. 동시에 우리가 이슬람권을 보는 시각과 태도는 여전히 서구적 편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슬람과 이슬람권에 대한 일반연구물도 본질과 객관적인 사실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상태다.
한국의 외국인 노동자 관련법들이 불법체류자들을 양산하며 세계화 담론이 추상적으로 논의되어지는 현실에서 이슬람 국가 출신 노동자들은 한국문화와 갈등하며 나름대로 세계화를 실천하고 있다. 한국사회는 이제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화 담론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제적 전략 차원으로만 생각해서는 안되며, 다양한 목적과 문화를 가진 개인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문화적 경험을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문화적 담론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교류한다는 것은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도 교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은 서로 다른 문화의 접촉을 뜻한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집단이 문화적 교류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문화적 변동 과정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p.367,368-369 |
<남아가 곧 행복>
이슬람 사회에서 출산은 '아이들이 없는 집안은 축복받지 못한다.' '하디스'(무함마드의 언행록)에서도 명백하게 보여주듯이 이것은 신의 은총이며, 사회적으로는 가계의 승계, 노동력의 증가, 전사의 확보 등의 의미를 갖는다. 이와 더불어 이슬람권 사회에서는 오아시스 유목사회가 갖는 환경적 특수성과 엄격한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가 갖는 남아선호 풍습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이슬람 사회의 일부다처 제도가 첫 번째 부인이 남아(男兒)를 낳지 못했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과, '남아가 곧 행복' 이라는 아랍 속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남아선호 사상은 종종 여아가 태어났을 때 이를 유기하던 아랍의 여아살해 관습을 배태(胚胎)하기도 하였는데 이슬람의 도래 이후 이러한 관습은 완전히 근절되었다. --- p.149 |
<남아가 곧 행복>
이슬람 사회에서 출산은 '아이들이 없는 집안은 축복받지 못한다.' '하디스'(무함마드의 언행록)에서도 명백하게 보여주듯이 이것은 신의 은총이며, 사회적으로는 가계의 승계, 노동력의 증가, 전사의 확보 등의 의미를 갖는다. 이와 더불어 이슬람권 사회에서는 오아시스 유목사회가 갖는 환경적 특수성과 엄격한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가 갖는 남아선호 풍습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이슬람 사회의 일부다처 제도가 첫 번째 부인이 남아(男兒)를 낳지 못했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과, '남아가 곧 행복' 이라는 아랍 속담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남아선호 사상은 종종 여아가 태어났을 때 이를 유기하던 아랍의 여아살해 관습을 배태(胚胎)하기도 하였는데 이슬람의 도래 이후 이러한 관습은 완전히 근절되었다. --- p.149 |
이보다 더 정통한 이슬람 책은 없다...
젊은 12인의 현지박사가 생생한 체험과 가슴으로 말하는 중동-이슬람의 그 참모습!!! 우리는 '이슬람'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나? 이슬람이 발아한 중동은, 인류가 처음으로 문명을 일구어낸 땅이요, 다양한 이념들이 함께 하는 조화의 산실이다. 이런 토양에서 이슬람은 거의 1천 4백년 동안 화해와 용서, 절충과 합의를 통한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서구인들은 아무런 역사적 근거도 없이 '한 손에 칼, 한 손에 꾸란'이라는 표현으로 마치 이슬람이 호전적인 종교인양 부각시켜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했다. 특히 20세기가 시작되면서 중동전역은 강대국의 가혹한 식민통치를 경험한다. 공존의 구도가 산산조각 나면서 민족과 종파간의 끊임없는 분쟁과 갈등이 중동을 오늘날의 처참한 모습으로 바꾸어버렸다. 강약이 뒤바뀐 왜곡된 상황은 필연적으로 다른 저항 수단을 빼앗긴 극소수 이슬람급진세력의 폭력투쟁을 부추겼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지난 한 세기동안 우리가 이슬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게 한 걸림돌이었다. 이제 그들을 식민 통치한 서구의 자료나 잣대가 아닌 우리 입장에서 이슬람과 그 세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이다. 이 책은 50년 동안 서구 제국주의의 시각에 묻혀버린 이슬람을 완벽한 모습으로 복원시킨다. 이슬람을 제대로 만나는 데 우린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근 50년이 흘렀나 보다... '이슬람'이라고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가장 첫 번째 단어는 '테러리스트'이다. 그러고 보니 비행기 납치나 인질극을 벌이는 영화들에서 범인은 늘 '무슬림(이슬람 사람)'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 본 만화에서 북한에 사는 사람들이 늑대였던 것처럼... 이슬람권에는 우리와 똑같은 따뜻한 피를 가진 사람들이 오순도순 정답게 살고 있다. 테러리스트라는 말보다는 인정과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순수함과 순박함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려 보인다. 이들에게 있어 이슬람은 종교를 넘어 삶의 존재 가치이며, 삶에 완전히 녹아 있는 문화적 총체이다. 즉, 생활양식이고 문화인 것이다. 그럼에도 왜 그들은 항상 참혹하고 두려운 테러리스트가 되어야 하며, 그들의 종교는 왜 전근대적인 미개종교가 되어야 할까? 새로운 세기, 이슬람이 일어난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문명간 대화의 해'다. 서구와 이슬람권과의 협력과 대화는 물론 아랍과 아시아와의 관계 재정립이 중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국제회의도 빈번하게 개최되고 있다. 이것뿐만 아니다. 21세기를 맞아 인류의 역사를 기록할 타임캡슐이 영국에서 제작되었다. 이때 인류의 역사를 기록할 언어로 4개 언어가 선정되었는데...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였다. 의외라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나라가 22개국에 달하는 것을 보면 이상할 것도 없다. 더구나 최근 이슬람은 놀라운 역동성으로 확산되고 있고, 지구상의 어떤 종교보다도 많은 13억 인구가 믿고 있다. 또 유엔에 가입한 이슬람 국가수도 55개국에 이른다. 어쨌든 이슬람은 과거의 위용을 뒤로 하더라도 현재 인구와 지역에서 세계 최대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또, 이슬람은 어떠한가? 현대사회에서 이슬람만큼 독특한 문화와 가치체계를 갖고 있는 종교도 흔치 않다. 끊임없이 정치와 종교의 일체화를 추구하면서, 종교를 일상적인 삶 속에 완전히 동화시켜 생활의 구체적인 지침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은 더 이상 종교적 체계라기보다는 인간의 삶 속에 완전히 녹아 일상을 지배하는 문화적 체계로 이해해야 한다. 정교(政敎)를 엄격히 분리하고 있는 서구적인 사고 기준에서 이슬람을 바라볼 때 느끼게 되는 이질감이나 답답함은 이런 면에서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매우 전근대적이고 호전적인 성격에다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모한 종교라는 선입견도 이런 배경에서 생겨나게 된다. 그러나 이슬람은 앞선 일신교의 불합리성과 집권층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변질된 기존 이념을 일소하고 창시됨으로써 선험적인 우월감을 신자들에게 심어 주었고, 현재도 가장 역동적인 모습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책은 이슬람 미니 백과사전으로, 이슬람과 이슬람권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을 간략하게 담아 상식적인 의문들에 답하는 형식을 취했다. 바야흐로 우리도 정통한 중동-이슬람 참고서를 한 권 갖게 된 것이다... 세계 최대의 문명 이슬람을 가다... 사람들은 가보고 싶은 나라 1위로 유럽을 꼽는다. 그러나... 정작 인류 문명이 살아숨쉬는 모습을 한눈에 보려면 이슬람 문명권을 찾아 여행을 떠나라고 말하고 싶다. 동서문명의 교차지인 터키, 성지와 페트라·사해의 나라 요르단, 피라미드와 카르나크 대신전의 이집트, 아름다운 지중해의 진주 튀니지, 메카로 향하는 관문 제다의 사우디아라비아, 페르세폴리스와 이스파한의 이란, 모헨조다로와 하라파가 있는 인더스의 신비 파키스탄, 해지는 석양의 로망스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등 세계의 문화유산이 살아숨쉬며 세월의 흔적을 엿보게 해준다. 무슬림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사람의 태어남과 성장, 결혼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무슬림들은 삶의 전 과정이 철저하게 신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믿는다. 탄생이 갖는 의미, 할례,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결혼에서, 영혼과 육체의 일체감을 이루는 것이라 믿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무슬림들이 어떻게 사는지의 모습을 그들의 생활과 언어, 통과의례 등을 통해 살펴본다. 아울러 우리가 비도덕적 제도라고 인식하는 '일부다처제' 속의 여성들의 삶을 서구의 일방적인 시각이 아닌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 안에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있던 이슬람 여성의 지위와 역할 등이 숨어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 같은 성서의 민족이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 지금도 이슬람 지역 곳곳(코소보, 체첸,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분쟁들을 살펴본다. 왜 그들이 테러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그들이 그토록 자유를 부르짖는지, 왜 그들이 서구 제국주의를 싫어하는지. 가장 근본적인 원인부터 찬찬히 훑었다. 특히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논리가 오늘날 이슬람 사회를 어떻게 유린해 왔는지 그 실상을 파헤치고 있다. 이슬람 국가를 움직이는 사람들...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이슬람 제국의 화려함을 등에 업고도 지금의 이슬람 지역은 많은 오해와 질시를 받는 곳으로 전락하였다. 특히 20세기 서구의 침탈과 직·간접적인 지배, 간섭은 이들의 역사를 보다 암울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중동사회에도 평화와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으며, 여기에는 자신들의 문화적 고유성을 유지하면서 서구 제국주의와 투쟁해온 많은 사람들이 있다. 특히 한 국가를 정치적, 사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이들은 세계 어느 나라의 대통령보다도 훌륭한 국가관, 정치관, 사상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신라의 경주를 걷는 이슬람 통신사... 동서문화의 교류는 언제부터 시작되었나? 이슬람 제국은 신라시대 경주에 통신사를 파견해 정보를 모았다. 그 자료들이 지금 이집트나 이슬람 지역의 자료들에서 발견되고 있다. 실로 제국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한낱 왕조에 목숨을 걸던 우리와 달리 그들은 이미 세계의 흐름과 교류에 일찍 눈을 떴던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처용은 아랍인일까? 고려시대, 조선시대 우리나라에 과연 이슬람 문화가 전해진 것일까? 역사를 통해 한 발 더 그 해답에 가까이 가보았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이슬람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여성들의 이야기, 축제 이야기, 풍속이야기, 이자가 없다는 은행이야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법 이야기, 문학이야기, 음식이야기 등... 이 책을 읽으면 그동안 우리가 알아온 이슬람이라는 말이, 이슬람 사람들이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