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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처음처럼
신영복 서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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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도서 소개

책소개

목차

1부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처럼(표제작)
천하무인
야심성유휘
지남철
나무의 나이테
훈도의 가마

봄이 오는 곳
나비의 역사
사제
사랑과 증오
슬픔의 위치
가을의 심판
서울
목수의 집 그림
탁과 족
높이 나는 새는 뼈를 가볍게 합니다
성찰
절반과 동반
겨울은 별을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옥창의 풀씨 한 알
얇은노트
동굴의 우상
더 큰 아픔
안개꽃
너른 마당
산천의 봄, 세상의 봄
가장 먼 여행
도인
백련강
태산일출을 기다리며
비슷한 얼굴
또 하나의 손
일몰
곡즉전
꽃과 나비
한솥밥
봄꽃
히말라야의 토끼가 주의해야 할 일
보리수
콜럼부스의 달걀
인간주의
마추픽추
연초록 솔잎
보호색
기다림
기억 속의 기차 소리
무대와 TV
속도는 가속으로
가속은 질주로 이어집니다
자유
여행
빈손
그리움
샘터 찬물
No Money No Problem
피라미드
킬리만자로의 표범
관해난수
집의 크기
뒤돌아보라
새끼가 무엇인지
와우


2부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공이산
함께 맞는 비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대지의 민들레
나무야 나무야
진선진미
더불어 한 길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서 바다가 됩니다
지리산
태양
중지동천
불경어수
더불어숲
사이공의 백학
손잡고 더불어
빗속에 서고 싶은 충동
길벗 삼천리
서도의 관계론
기상 나팔 소리
대교약졸
바깥
온달산성
새벽
이광사석
천 개의 손
언약
관계
나의 대학 시절
목공의 귀재
한 발 걸음
높은 곳과 낮은 곳
영과후진
우리는 나아가면서 길을 만듭니다
여름 징역살이
몸을 움직여 사는 사람
설일사우인
청랑의 물이 맑으면
춘풍추상
백천학해
평등은 자유의 최고치 입니다
해방공간
찬 벽
아우슈비츠의 양심
우리를 잠재우는 거대한 콜로세움
지구가 둥근 증거
네 손 내 손
반구정과 압구정
아름다운 동행
여럿이 함께
나는 걷고 싶다
미네르바의 부엉이
징검다리
느티나무 그늘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꾸어 갑니다

3부 늘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

각성
저마다의 진실

당무유용
기쁨과 슬픔의 교직

사랑
버림과 키움
집중무권
화이부동
창문과 문
나스카의 독법
북한산의 사랑과 이성
미완성
고독한 고통
새날
슬픔과 기쁨의 크기
가을의 사색
종이비행기
인식과 관계
문화는 농작물
어제와 오늘 사이
새해의 지혜와 용기
미다스 왕의 손
히말라야가 들려주는 이야기
태양의 산물
아마존
분단의 벽
무항산 무항심
흙내
과거의 추체점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블루모스크의 합창
정체성의 기본은 독립입니다
간디의 물레
김유신의 말
여향
충무공 이순신 장군
그릇을 깨트리고
우리가 하는 일
나를 딛고 오르거라
사람마다
진리는 간 데 없고 색만 어지러이
꿈과 어둠
편안함은 잠들게 합니다
돼지 등
달맞이
2사 25방문
잊혀진 화분
첩경과 행운
묵언
사랑의 경작
줄탁동시
석과불식

저자 소개1

신영복

 

Shin, Young-Bok,申榮福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 1941년 경상남도 밀양에서 출생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육사에서 교관으로 있던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신영복 교수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 · 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에 깨알같이 쓴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큰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중국고전강독 등을 가르쳤고, 1998년 3월,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되었다. 1998년 5월 1일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되어 2007년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2016년 1월 15일, 향년 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1968년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은 저자가 20년 20일이라는 긴 수형 생활 속에서 제수, 형수, 부모님에게 보낸 서간을 엮은 책으로, 그 한편 한편이 유명한 명상록을 읽는 만큼이나 깊이가 있다. 그의 글 안에는 작은 것에 대한 소중함, 수형 생활 안에서 만난 크고 작은 일들과 단상, 가족에의 소중함 등이 정감어린 필치로 그려져 있다.

'일요일 오후, 담요 털러 나가서 양지바른 곳의 모래 흙을 가만히 쓸어 보았더니 그 속에 벌써 눈록색의 풀싹이 솟아오르고 있었습니다. 봄은 무거운 옷을 벗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던 소시민의 감상이 어쩌다 작은 풀싹에 맞는 이야기가 되었나 봅니다.'슬픔이 사람을 맑게 만드는 것인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울타리 밖에 사는 우리보다 넓고 아름답다. 시인 김용택의 "아름다운 역사의 죄를 지은 이들이 내어놓은 감옥에서의 사색은 사람들을 해방시킨다"는 글귀가 공감되는 부분이다.

'없는 사람이 살기는 겨울보다 여름이 낫다고 하지만 교도소의 우리들은 없이 살기는 더합니다만, 차라리 겨울을 택합니다. 왜냐하면...... 여름 징역은 자기의 바로 옆사람을 증오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하는 좁은 잠자리는 옆사람을 단지 37도의 열덩어리로만 느끼게 합니다. 이것은 옆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나가는 겨울철의 원시적인 우정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형벌 중의 형벌입니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미워한다는 사실, 자기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미움받는다는 사실은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이렇듯, 수형 생활 중 자신이 직접 겪으면서 털어놓는 진솔한 이야기와 사색들은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져내린 뒤 자본의 전일적 지배가 강화되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정보화의 물결이 넘실대는 이 세기말의 상황 속에서 그가 찾아낸 희망은 여전히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다. 『나무야 나무야』에서 그는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도 푸르고 굳건하게 뻗어가고 있는 '남산의 소나무들'처럼 '메마른 땅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연민을 보낸다. '인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오늘의 자본주의문화에 대한 그의 시각은 냉엄하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사상한 채 상품미학에 매몰된 껍데기의 문화를 그는 통렬히 비판한다. 그리고 '정보'와 '가상공간'에 매달리는 오늘의 신세대 문화에 대해서도 그것이 지배구조의 말단에 하나의 칩(chip)으로 종속되는 소외의 극치일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진정한 지식과 정보는 오직 사랑과 봉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서히 성장하는 것'임을 갈파한다. 또한 단순히 비판에서 멈추지 않고 오늘의 문명에 대한 근본적 성찰로 이어진다. 그는 소나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소비하면서도 무엇 하나 변변히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삶을 반성하면서 자연을 오로지 생산의 요소로 규정하는 현대 문명의 폭력성을 질타한다. 이러한 근본적 성찰의 밑바닥에 가로놓여 있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연대에 대한 옹호이다. 그는, 화사한 언어의 요설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으로써 깨닫고 가르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20년 수형 생활을 통해 얻은 가르침과 동양고전을 통해 유연한 세계 인식의 틀을 설명한 『담론』은 부제 그대로 그의 마지막 강의록이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가슴에서 끝나지 않고 발까지 이어질 때 비로소 세계와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책 속 곳곳에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가르침이 그득 담겨 있다.

그 밖에 다른 저서로는 『손잡고 더불어』『나무가 나무에게』 『강의: 나의 동양 고전 독법』『청구회 추억』, 『다른 것이 아름답다』(공저), 『여럿이 함께』, 『한국의 명강의』(공저),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기세춘 공역, 4권)이 있다. '더불어숲' (http://www.shinyoungbok.pe.kr) 홈페이지에서 저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편자: 이승혁
유니소니언 여행사 대표. ‘더불어숲’ 모임의 일꾼인 그루터기 2007년 대표. 1988년 직장 초년 시절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저자와의 인연이 시작되었고,『나무야 나무야』와 『나무가 나무에게』의 사진 촬영을 담당했다.
편자: 장지숙
(주)로마켓아시아 기술팀장. 현재 명지대 대학원에서 기록관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더불어숲’ 모임이 홈페이지 주소(www.shinyoungbok.pe.kr)를 갖게 된 1999년 7월부터 지금까지 홈페이지를 제작?유지?관리하며, 그루터기 일을 가장 오래한 숨은 일꾼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560g | 160*224*20mm
ISBN13
9788925505626

책 속으로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그리고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 처음처럼(표제작) 중에서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사실보다 더 따뜻한 위로는 없습니다. 이것은 밤하늘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어둔 밤을 걸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옷이 얇으면 겨울을 정직하게 만나게 되듯이 그러한 정직함이 일으켜 세우는 우리들의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야심성유휘(夜深星逾輝) 중에서

너른 마당이란 대문이 열려 있는 마당입니다. 대문이 열려 있으면 마당과 골목이 연결됩니다. 그만큼 넓어집니다. 그러나 열린 마당은 공간의 의미를 넘어서 소통과 만남의 장(場)이 됩니다. 사람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연초록 봄빛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양지의 풀밭이나 버들가지가 아니라 무심히 지나쳐 버리던 솔잎이었습니다. 꼿꼿이 선 채로 겨울과 싸워온 소나무 잎새에 가장 먼저 봄빛이 피어난다는 사실은 우리가 다만 잊고 있었을 뿐,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너른 마당 중에서

바다는 모든 시내를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바다’입니다. 바다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물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큰 물입니다. 바다가 물을 모우는[能成其大] 비결은 자신을 가장 낮은 곳에 두는 데에 있습니다. 연대(連帶)는 낮은 곳으로 향하는 물과 같아야 합니다. 낮은 곳, 약한 곳으로 향하는 하방연대(下方連帶)가 진정한 연대입니다.

-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서 바다가 됩니다

출판사 리뷰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처음처럼』은 ‘아름다운 나무',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글씨, 그림, 삶의 잠언을 한 권에 모은 베스트 에세이집이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저자’ 신영복의 대표글(표제작- 처음처럼/석과불식/여럿이 함께 등 172편), 대표그림(152점), 대표글씨(36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신영복의 모든 것’을 담은 책.
‘쇠귀’ 신영복 교수는 모 소주의 이름으로 쓰인 ‘처음처럼’의 제호 글씨와 그림의 원작자로도 유명하며, 원작료 1억원은 현재 성공회대에서 전액 장학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2006년 8월 정치/ 경제계/학계/ 언론계/ 문화예술계/ 연예계 등 각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정년 퇴임 콘서트’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흔히 ‘연대체’로 알려진 신영복 교수의 서예 작품은 서예전 출품작, 현판, 비문, 제호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맨처음 옥중 서신의 어깨 너머 독자였던 어린 조카들을 위해 그려진 그림은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일간 신문에 연재되었던 기행문의 삽화를 통해서 외부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기행문의 삽화를 저자가 손수 그리게 된 이유는 어디까지나 비용 절감에 따른 일이었지만, 기행문에 미처 담지 못한 것들을 삽화로 보충하거나 언어의 경직된 논리를 부드럽게 해주거나 그림 자체가 여백이 되어 기행문의 또 다른 행간으로 작용했다.
이 책 『신영복 서화 에세이-처음처럼』에는 기존의 작품 외에도 70여 점에 이르는 그림들이 새로 추가되었다. 신영복의 대표작들을 한 권에 모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무엇보다도 그 안에 담긴 글과 그림, 글씨 속에 배어 있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진심어린 성찰’이다. 얄팍한 지식이나 이론보다 삶에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한 마디가 얼마나 깊이있는 무게와 가치를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뒤돌아볼 줄 모르고 급하게만 살아가는 ‘소외된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책으로 자리할 것이다.

1부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은 ‘처음처럼’으로 시작해서 사랑과 그리움, 삶에 대한 사색, 생명 존중 등에 관한 글을 담았고, 2부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은 ‘교와 고’로 시작해서 관계, 더불어 사는 삶, 우직한 삶의 자세 등에 대한 글을 모았고, 3부 ‘늘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은 ‘각성’으로 시작해서 성찰, 세계관, 그리고 희망에 대한 글을 엮었다.

“이 책은 ‘처음처럼’에서 시작하여 ‘석과불식’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필자가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일관된 주제가 있다면 아마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경을 견디는 방법은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며, 처음의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처음’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길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수많은 처음이란 결국 끊임없는 성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목이 잎사귀를 떨고 자신을 냉정하게 직시하는 성찰의 자세가 바로 석과불식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과불식의 의미는 씨 과실을 먹지 않고 땅에 묻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어려움이든 한 사회의 어려움이든 역경을 견디는 자세에 관한 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처음처럼’의 뜻과 ‘석과불식’의 의미가 다르지 않고 그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이 책의 모든 글들도 이러한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화 에세이 - 처음처럼』은 어쩌면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새삼스러운 이야기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서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함께 확인하고, 위로하고, 그리하여 작은 약속을 이끌어내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실린 이야기와 그림들은 사실 많은 사람들의 앨범에도 꽂혀 있는 그림들입니다. 독자들은 각자 자신의 앨범을 열고 자신의 그림들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러한 공감의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숲으로 가는 긴 여정의 짧은 길동무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 여는 글(저자 서문) / ‘수많은 처음’에서

또한 이 책은 저자로서는 ‘행간에 숨은 의미가 더 많았던 갇힌 글들’을 모은 ‘다시 쓰고 싶은 편지’의 성격을 띠고 있기도 하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 실린 글들은 좁은 엽서에 갇혀 있는 글이었을 뿐 아니라 당국의 검열과 그 위에 자기검열이라는 이중의 제약으로 지나치게 절삭된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신문에 연재된 기행문 역시 갇힌 글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일간 신문의 지면이란 매우 한정되어 있는 공간이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공적 공간이었습니다.
이러한 글들이란 나로서는 ‘다시 쓰고 싶은 편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차마 쓰지 못하고 행간에 묻어둔 이야기가 더 많은 글이기 때문입니다. 글이란 아무리 부연하더라도 정의를 다 담을 수 없는 부족한 그릇이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막상 글보다 더 망설여졌던 부분은 그림이었습니다. 비록 자기 글의 삽화였다고 하지만 글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그림의 비중이 더 커지면서 그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옥중 서신의 아래쪽에 조용히 앉아 있거나 기행문의 도우미 같은 위치에서 갑자기 격상된 자리에 올라앉아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아 흠결이 더욱 드러나는 경우와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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