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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_ 인생 1막 사라진 골목대장 13 달동네의 초년생 18 물리 치료사가 육체노동자이던 시절 24 미지근한 인생 28 나이 들면 뭐 먹고 살지 34 오십에 만든 복근 40 2장 _ 인생 2막 1장 셔플, 잠자던 흥분 세포를 깨우다 53 오십, 나는 아직 녹슬지 않았다 60 정신이 나가야만 가슴의 메아리가 들린다 67 환장의 독학 타임 74 춤꾼? 치료사? 아줌마의 커밍아웃 82 발레 강수진, 피겨 김연아, 셔플에는 고다연 90 춤에 빠진 중년들의 고충 96 제대로 도전하려면 새벽을 깨워 103 살던 대로 살면 재미가 없잖아 110 인공관절이 웬 말이냐 119 자기 감옥에서 벗어나는 ‘된다!’ 주문 126 몸치라서 공연을 하게 된 이상한 콘셉트 137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날 용기 144 춤바람이 아니라 인생의 봄바람 151 3장 _ 인생 2막 2장 오십, 나를 꿈꾸게 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 161 중년의 도전, 가족의 지지와 응원의 힘 170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 176 흥이 나야 인생이 가볍다 182 부족함이 오히려 기회를 만든다 189 도전만이 또 다른 도전을 부른다 194 애초에 버킷리스트가 존재해야 이룰 맛이 나지 205 내 인생의 기적은 내가 만든다 210 불행은 마음의 가난에서 올 뿐 216 나는 ‘나’를 넘어 ‘우리’에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가 223 행복의 빛깔은 무지개만큼 다양하다 228 중년에 필요한 건 가장 나다운 인생 238 쉰여덟의 버킷리스트 245 에필로그 |
“아니, 당신 언제 일어났어? 꼭두새벽부터 무슨 복근을 만든다고 난리야?”
잠에서 깬 남편이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와 한마디 했다. 또 시작됐구나, 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지나갔다. 아침이면 혼자 붉은 태양 같은 얼굴로 헉헉대는 엄마가 신기한지 아이들도 흘끔 쳐다보았다. 그러다 학교 갈 준비를 했다. 언제까지 하려나, 하다 말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처음엔 피하지방으로 완만하게 나온 아랫배와 옆구리를 온라인 세상에 드러내자니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운동하는 모습을 찰칵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땀을 쫙 빼고 출근하는 아침은 떠오르는 황금 해가 내 품에 달려드는 것처럼 황홀했다. 온 세상이 나를 향해 두 팔 벌려 반겨주는 느낌이랄까?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 다음 날 운동할 생각에 신바람이 났다. 복부 사진이 쌓이자 온라인 건물에 누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방문객 하나 없던 집에들리는 초인종 소리! --- pp.45-46 푸른 파도가 데굴데굴 굴러오는 바닷가. 팔다리가 길쭉길쭉 뻗은 외국 남자가 춤을 추고 있었다. 바닷바람에 금발 머리가 흩날리고 옷이 펄럭거렸다. 이 묘한 분위기는 뭔가. 남자의 몸은 바람에 살랑대듯 가뿐했다. 그러면서도 뛰고 밀고 나아가는 발에서는 경쾌한 박력이 느껴졌다. 보고 또 보면서 나는 영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셔플댄스를 추는 사람, 셔플러였다. 셔플댄스는 발이 다하는 듯했다. 제자리에서 두 발을 주로 움직였다. 펄쩍펄쩍 뛰다가 농구공 튀기듯 발로 드리블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느 동작에서는 놀러 나온 꽃게처럼 발을 양옆으로 왔다리 갔다리 비벼댔다. 암튼 발로 할 수 있는 온갖 묘기를 선보이는 춤에 사로잡혔다. 영상 속 셔플러가 발을 왼쪽 오른쪽 번갈아 뻗어가는 동작에서 대강의 박자가 느껴졌다. 얼핏 보면 스케이트 타는 동작과도 유사했다. ‘이렇게 추는 건가? 이건가?’ 나도 모르게 다리가 꿈틀거리더니 슬슬 몸에 시동이 걸렸다. 순간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 투, 원, 투.” 어설프긴 해도 리듬을 타며 동작을 따라 했다. (누가 보기엔 또 한 마리의 루돌프가 탄생하는 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뭣도 모르고 춘 셔플댄스는 동작이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무엇보다 경쾌했다. ‘어라, 이거 나도 충분히 하겠는데!’ 잠자고 있던 흥분 세포가 점차 깨어나더니, 사지는 물론 어깨며 등이며 고개며 전신이 들썩였다. 온몸이 살아 움직였다. 복근 사진을 볼 때처럼 ‘이거다!’ 싶은 외침이 가슴 속부터 메아리쳤지만, 셔플댄스는 복근 운동과는 차원이 달랐다. ‘어떻게 하면 온라인 건물을 멋있게 지어서 수익을 낼까?’를 머리로 생각하다 찾아낸 게 복근이었다. 반면 셔플댄스는 계산되지 않은 발로였다. ‘하고 싶다. 할 수 있겠다.’ 가슴이 쿵쾅거리자 개울가에 풍덩 뛰어드는 아이처럼 달려들고 싶었다. 셔플, 셔플, 머릿속이 와글거렸다. --- pp.55-56 산중의 산, 나에게 가장 험난했던 건 일명 ‘크록하크로스 더블스텝’이었다. 말 그대로 크록하와 크로스 두 가지를 같이 하는 동작이었다. 초보인 내 눈에는 고무줄넘기와 달리기를 섞어 느리게 보여주는 묘기에 가까웠다. 분명 똑같이 했는데 뭔가 다르네? 어느 순간 춤 연습이 아니라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알 듯 말 듯하던 어느 날 답을 찾았다. 머리 위에 알밤이 탁 떨어진 것처럼 ‘아! 이거다.’ 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뒷발을 두 번 움직여야 했는데, 외국 셔플러 스텝이 워낙 빠르다 보니 앞발을 움직인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꼬인 스텝이 풀리자 그때부터 몸에 엔진이라도 장착한 사람처럼 움직였다. 막힌 것이 펑 뚫리자 춤이 술술 나왔고 영상 조회 수도 쑥쑥 올라갔다.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영상 조회 수가 5만이었다. 엥? 갱년기라 눈이 침침해 헛걸 보았나 싶었다. 5에다가 0이 4개. 가만있어 봐. 일, 십, 백, 천, 만, 오만이었다. 오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내 영상을 본다고? 왜? 갱년기 겪을 나이에 저리 뛰어도 관절에 무리가 없나, 연골이 닳아 없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이제는 내 춤사위가 박장대소할 만큼 웃겨서도 아닌 것 같았다. --- pp.76-77 |
중년들이여, 나를 꿈꾸게 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요즘엔 돈을 벌려면 온라인에 집을 지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작가는 온라인 세상에 입문했다. 처음엔 복근 운동을 하면서 복근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나름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외국인 셔플 댄스 영상 하나가 작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오랫만에, 아니 어쩌면 처음으로 몸속에서 피가 끓는 기분을 느꼈다. 작가는 고작 3년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 수 1억 뷰를 달성한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댄싱 다연’을 유명하게 만든 건 다름 아닌 춤 영상이었다. 그런데 잘 추는 춤 영상이 아니라, 춤이라곤 어릴 때 나이트클럽에 몇 번 가본 게 전부인 중년의 여인이 셔플 댄스를 독학으로 익히는 ‘어설픈’ 영상들이었다. 하지만 진심이 통했다. ‘이 나이에 할 수 있을까?’, ‘남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무력한 중년들에게 댄싱 다연의 춤 영상은 ‘까짓거, 그냥 하는 거야!’ 시원한 느낌표를 찍어주었다. 댄싱 다연 덕분에 전국의 중년들에게 신나는 춤바람이 찾아왔다. 셔플은 동작이 단순하고 군무가 가능해 다함께 쉽게 즐기다 보니 중년들 사이에 셔플 댄스 붐이 일고 있다. 이 책에는 58세에 아주 뜨거운 인생을 살고 있는 댄싱 다연의 인생 풀스토리와 함께 중년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보내는 힘내라 메시지들이 책 곳곳에 담겨 있다. 남들이 보기엔 정신이 좀 나간 듯 보이더라도, 가슴의 메아리를 듣고 자기만의 느낌표를 따라야만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는 것을 댄싱 다연은 온몸으로 증명해내는 중이다. 게다가 그녀의 정신 나간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