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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살아 있다: 새 밀레니엄을 연 미술가들
윤난지
한길사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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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 작가는 죽었는가? 1990년대를 만든 미술가들 7

1 그리기의 시작과 끝

‘그리기’를 그리는 화가 김홍주 17
의미 비껴가기 문범의 ‘회화 아닌 회화’ 33
“그냥 흔들리다 문득” 김호득의 수묵 미학 49
김춘수의 “수상한” 파란 그림 67
도윤희의 “눈이 없는 시선” 81

2 경계 넘나들기

“예술은 일상이다” 윤동천의 ‘힘’ 97
최정화의 플라스틱 아트 그 알록달록한 껍질의 세계 115
“한국화는 있다” 황창배의 해체 133
이불의 ‘몸’, 그 불투명한 껍질 151

3 말하는 미술

‘틈’으로의 여행 박이소의 움직이는 기호 169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 안규철의 사물극 183
“죽음을 기억하라” 조덕현의 열린 기호학 199

4 가장자리 미학

모성을 통한 여성주의 윤석남의 어머니 219
홍승혜의 “유기적 기하학” 235
신경희의 몸으로 쓴 일기 251
김주현의 “단순하게 복잡한” 구조 269

5 유토피아 너머

윤영석이 지은 “시간의 사원” 287
아우름과 떠남의 미학 김수자의 보따리 303
시간으로의 여행 우순옥의 ‘다른’ 장소들 319
그리움을 그리다 김보희의 생태주의 유토피아 333

저자 소개 1

尹蘭芝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19년까지 같은 과 교수로 재직했다. 현대미술사학회, 서양미술사학회, 미술사학연구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현대미술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현대미술의 풍경』(2000), 『추상미술과 유토피아』(2011), 『한국 현대미술의 정체』(2018) 등을 출간했으며, 『20세기의 미술』(1993), 『현대조각의 흐름』(1997) 등을 번역했다. 『모더니즘 이후 미술의 화두』(1999) 등 다수의 번역서와 편저를 기획했다. 석주미술상(2000), 석남미술이론상(2007), 한국미술저작출판상(2021)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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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786g | 162*231*23mm
ISBN13
9788935678945

책 속으로

새 밀레니엄도 사반세기가 지나가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린 1990년대 미술은 한국 동시대 미술사를 바꾼 변곡점으로, 현재의 미술도 그 단초는 이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 p.10

문범의 의도는 캔버스 회화를 조각이나 오브제와 병치하거나 물감 칠한 펠트 천을 빨래처럼 널어놓거나 서랍 같은 오브제를 채색하여 회화나 조각처럼 전시한 1990년대 작업으로 이어졌다.
--- p.37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자연의 시간을 환기하는 그의 화면은 20세기를 질주하게 한 기계론적 세계관, 미래를 향한 직선적인 시간관에 대한 비판이자 대안이다.
--- p.85

서구식 옷을 만드는 제3세계 서민 공간에서 만들어진 그 옷은 형태를 통해서도 이러한 특성을 각인한다. 서양식 옷 위에 새겨진 태극기와 무궁화, 월드컵 로고, 그리고 프릴 달린 블라우스와 흰색 정장 등 혼성문화의 코드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 p.123

미국인 가정의 추수감사절 만찬에 초대받아 식사한 이후 단식을 시작하여 3일쨰 되는 날 정오에 긴 줄을 목에 걸고 그 끝에 직접 만든 밥솥을 매달아 이를 끌면서 브루클린 다리를 건넜다.
--- p.170

풍경화 혹은 추상회화를 떠올리는 그의 사진은 제목처럼 매우 ‘회화적’이다. 사진처럼 그리는 것이 회화처럼 찍는 것으로 전도된 이 작업은 사진과 회화, 실재와 일루전의 관계를 반추하게 한다.
--- p.212

붓기 작업이 제작과정의 일시성을 드러낸다면 쌓기는 그 지속성을 드러낸다. 얇은 평면들이 부피를 만들어가는 단조롭고 긴 과정은 표면의 결로 나타나면서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한다.
--- p.275

모든 것을 아우르면서도 모든 것을 떠나보내는 보따리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진해온 모더니스트 영웅 신화, 그 남성적인 직진의 논리를 비껴간다.

--- p.316

출판사 리뷰

모던 미술을 넘어서서
작가의 존재마저 부정하는 포스트모던 미술로
작가는 여전히 살아 있는가?

한국 현대미술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대를 맞는다. 이전의 ‘모던’ 미술이 작가의 고유한 개성의 산물인 독창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면, 차용과 혼성성을 용인하는 포스트모던 미술은 작업주체의 존재마저 해체하는 이른바 ‘작가의 죽음’ 시대를 선언한다. 롤랑 바르트가 문학에서 선언한 ‘저자의 죽음’이 미술을 통해서도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윤난지는 ‘작가는 죽었다’는 바르트의 말을 ‘작가는 살아 있다’는 말로 되받는다. ‘작가’ 주체는 작업을 통해 여전히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환기하는 것이다.

윤난지는 이러한 사실을 개별 작가들에 대한 작가론을 통해 증언한다. 1990년대부터 꾸준히 미술 현장을 지켜보며 이를 글로 옮겨온 그는 변화를 주도한 작가 20명의 작업을 집중 조명한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이들의 작업 의도와 변화 양상을 추적한 책으로, 이를 2000년 이후 최근 동향과의 연장선상에서 조명함으로써 그 미술사적 의미를 드러낸다. ‘작가의 죽음’을 말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도 작가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각 작가의 작업에 대한 비평서이자 1990년대 이후 현재에 이르는 미술의 행보를 추적한 미술사 책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변곡점

윤난지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현대미술사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미술사학자다. 현대미술사학회·서양미술사학회·미술사학연구회 회장과 이화여대 박물관장을 역임했다. 사회학과 미술사학을 전공한 그는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한국의 현대미술을 사회역사적 맥락을 통해 살핀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월간미술』에 연재된 「1990년대를 만든 작가들」을 보완해서 출간한 책이다. 윤난지는 각 작가의 1990년대 작업을 2000년 이후 미술과의 연속선상에서 해설하면서, 그 흐름을 관통하는 일관된 화두와 이에 접근하는 방법을 짚어낸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 작가의 전 경력을 포괄하는 작업의 핵심과 함께 그 미술사적 의미를 드러낸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1990년대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작가와 다양한 작업을 생산한 시대다. 모더니즘으로 대표되는 근대 역사관이 해체되면서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가 구체화된 결과다. 이 책은 한국에서 이른바 포스트모던 시대를 연 주역들에 관한 이야기다. 즉, 서로 다른 배경과 관심사에서 출발한 그들의 작업이 어떻게 최근 30여 년의 한국 당대 미술을 이끌어왔는지를 증언하는 책이다.

따로 또 같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다

『작가는 살아 있다』는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화두를 여는 첫 번째 장에서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회화를 다룬다. 그림과 그리기의 다양한 의미와 조형적 가능성을 다양한 형식과 기법, 재료를 통해 제안한 김홍주, 문범, 김호득, 김춘수, 도윤희의 작업을 통해 모더니즘의 중심축인 회화의 관행들이 재고되는 양상을 제시한다.

두 번째 주제는 모든 종류의 경계를 부정하는 시도들이다. 조각과 회화, 각 장르의 다양한 형식과 매체, 나아가 예술과 일상을 넘나들며 작업한 윤동천, 최정화, 황창배, 이불의 작업을 통해 당대 미술의 이른바 ‘해체’ 현상을 살펴본다.

세 번째 장에서는 미술에서 언어를 차단한 모더니즘 형식주의를 뿌리부터 흔든 예들을 짚어 본다. 사회와 역사에 대한 발언 혹은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박이소, 안규철, 조덕현의 이른바 ‘말하는 미술’을 통해 모더니즘의 근간인 ‘순수 형식’의 신화가 무너지는 상황을 살펴본다.

네 번째로는 이른바 ‘주류’를 향한 모더니즘의 중앙 집중주의, 그런 의미에서 남성중심주의가 도전받는 양상을 제시한다. 내용과 형식 혹은 기법에서 주류를 벗어난 영역을 탐구한 윤석남, 홍승혜, 신경희, 김주현의 작업을 통해 모든 종류의 ‘주변’을 아우르는 다양성의 미학을 재고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시간’ 혹은 ‘역사’에 대한 성찰을 구현함으로써 밀레니엄이 바뀌는 시대적 정황을 드러내는 작업들을 살펴본다. 시간을 가시화하거나 시간 속에서 움직이는 작업을 시도한, 혹은 과거에 대한 노스탤지어나 미래의 유토피아를 구현한 윤영석, 김수자, 우순옥, 김보희의 작업을 통해 기대와 두려움이 교차하는 역사적 변곡점에서 미술도 예외가 아니었음을 짚어본다.

이상과 같이 윤난지는 1990년대를 만든 혹은 새 밀레니엄을 준비한 작가들을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그러나 모든 작가가 “따로 또 같이 작업한” 것이라는 윤난지의 말처럼, 각 작가의 작업은 독자적인 것이자 다양한 시대적 요구를 공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각의 예들은 다른 장에도 속할 수 있으므로 장을 넘나들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 밀레니엄을 준비한 한국의 당대 미술가들

한국의 현대미술도 새 밀레니엄에 들어선 지 사반세기가 지나가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린 1990년대 미술은 한국 당대 미술사를 바꾼 변곡점으로, 역사적 거리가 너무 멀어지기 전에 글로 남겨야 한다는 자각이 이 책을 쓴 동인이다. 독자들은 1990년대를 만든, 그리고 이를 통해 새 밀레니엄을 연 미술가들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 미술현장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작가의 ‘살아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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