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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을 찾아 길을 나선 사진작가 정상윤의 첫 마음을 대변하는 문구다. 우연히 들여다본 동물모형 속에서 치열하게 버텨내는 인간의 삶을 읽은 것처럼, 그는 창을 통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보여지는 겉모습만을 사실이라 믿고 있는 건 아닌지, 보고 싶은 것만 믿으며 눈감아버리는 건 아닌지, 묻고 또 묻는다. 하나의 제목 아래 모인 여러 장의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사진가에게 상상력은 세상을 좀 더 깊고 의미 있게 보는 길이라는 생각으로 늘 새롭게 보기를 시도하는 정상윤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이에 더해 그의 짧은 글이 주는 감동 한 스푼도 가슴에 남는다.
창을 보려 했던 걸음이 인간의 삶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사물로서의 창을 카메라 렌즈에 담는 줄 여겼는데 어느새 제 마음의 창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저는 세상 안팎으로 통로를 만들며 닫힌 내 안의 창을 열고 있었나 봅니다. ---「창을 닫으며」중에서 세상에는 수많은 창이 있고, 그 창의 숫자만큼이나 각자의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의 ‘창’을 통해 들려오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내’ 창의 이야기도 궁금해진다. ‘자신을 에워싼 창문에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을 권리를 가졌다’는 어느 건축가의 말을 떠올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