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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낡은 책장을 돌아보다
2. 스크린을 가로질러 3. 문화의 겉과 속 4. 사람의 풍경 5. 생활의 발견 6. 어느 특별한 기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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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중문화 웹진 ‘컬티즌’의 픽업(Pick Up)이라는 메뉴에 4년 동안 누적된 원고 중 일부이다. 대중문화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 필자들에게 컬티즌의 편집자들은 '최고 최악의 XX'를 한 가지씩 꼽아달라고 원고 청탁 해왔고 앞으로도 같은 부탁을 드릴 것이다. 미지항 XX에는 인간?동물?책?영화?음악?밥?키스?사랑 등등 그 무엇을 넣어도 된다. 필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 필자들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 최악과 최고를 꼽아달라는 것은 결국 경험의 계량화, 기억의 서열화를 강요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필자가 자신의 삶을 노출해야 하기 때문에 곤혹스러울 법하다. (…)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결국 '최고 최악의 XX' 원고 청탁은 필자들을 함정에 빠트리는 트릭이었던 셈이다.”
--- 서문 중에서 (문화 웹진‘컬티즌’편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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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와 최악은 종이 한 장 차이
이 책은 필자들의 면면만큼이나 그들이 선택한 글감도 다채롭긴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는 단연 ‘책’과 ‘영화’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들이 많고 오늘날 대중문화의 중심에 영화가 자리하고 있음이 반영된 결과일 터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필자들은 아무래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서 글감을 찾았다. 만화평론가 이명석, 이미지 비평가 이영준, 시인이자 출판사 ‘마음산책’ 대표인 정은숙, 맛 전문가 황교익 등 각자의 영역에서 남다른 감식안을 과시하는 이들이 과연 어떤 만화ㆍ사진ㆍ책ㆍ밥상을 최고 최악으로 꼽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반대로, 자기 전문분야를 벗어나 개인적 기호와 감성을 드러내는 글 또한 색다른 맛이 있다. 미술이나 예술기행 산문을 즐겨 써왔던 소설가 함정임의 사진에 관한 글이나 일본 대중음악에 대한 애호를 유려한 필치로 밝히는 문학평론가 김동식의 글이 그런 예이다.
이 책의 전반부가 주로 영화ㆍ책ㆍ음악 등 문화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후반부에서는 삶과 일상에서 마주쳤던 특별한 만남과 사건들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당구ㆍ여름ㆍ데모ㆍ전화ㆍ식당 등 갖가지 흥미로운 소재 가운데서도 이 책 최고의 아이템을 꼽자면, 단연 듀나의 ‘최고 최악의 살인사건’, 에로 기자 김형석의 ‘최고 최악의 에로신’, 난나의 ‘최고 최악의 메일’, 스코트 버그의 ‘최고 최악의 한국여자’ 등이 돋보인다. 도대체 살인사건이라니, 듀나가 아니면 누가 이런 소재를 들고 나오겠는가. 또한 한국의 세칭 ‘공주’들이야말로 이상적인 여성상의 구현이자 최고봉이라고 칭송하다가, 너무나 착하고 귀엽고 똑똑한 자기 여자친구는 최악의 한국여자로 꼽는 능청스러움은『발칙한 한국학』의 스코트 버거슨이기에 할 수 있는 너무나도 그다운 농담일 것이다. 한편, 소재의 흥미로움을 떠나 우리가 살면서 대면하는 최고 최악의 순간들이 삶의 갈피에서 던져주는 의미에 대해서는 황경신의 글이 좋은 답이 된다. 이 책의 결론으로 대신해도 좋을 듯하다. “최고의 인터뷰와 최악의 인터뷰는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른다. 중간에 포기하면 최악이 되는 것이고, 끝까지 진심으로 밀고 가면 최고가 된다. 그 간단한 진리를 알게 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렇다 해도,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앞으로 내가 최악의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리하여 나는 다만 내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자격이 있는 사람이기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계속 변화하는 사람이기를 언제나 빌고 있다.”(〈내 인생 최고 최악의 인터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