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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생生의 연가 금빛나무 산에 가면 벽시계 네 번의 삶 석양夕陽의 손 까치밥 그래도 고향인가 친정집 비타민C 한 알 산행길 바위 여름코스모스 가을을 불러오네 민들레 모자 신발장을 열면 긴 복도 생生의 연가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의 후회 금빛날개 돋으면야 그 단풍나무 2부 일렁이는 그림자 탈춤 일렁이는 그림자 행복한 눈물 올라가 볼 일이다 고인돌 공연장 봄 탓이야 고봉 보리밥 철들 무렵 자화상 부음訃音 산사山寺로 가는 그녀 모란꽃 훈풍 도라지 꽃 환幻 포항초 앞에서 밤에 강아지풀 시간의 밥 그는 적군이었다 양수리 3부 소생 소생 망초꽃 솔숲에서 이방인 회한 그리움 이런 기념품 봤습니까 상실감 ? I 국토 고향의 밥상 꽃의 수화 슬픈 번데기 무덤가 작은 꽃 네게 줄 선물 한려수도 달팽이의 집은 에밀레종 앞에서 작은 종種 흙의 밥 4부 시인 호르몬 장바구니 오월 아침에 정월 대보름날 6월의 기억 아들의 편지 남한산성南漢山城에 올라 산의 울음 차 한 잔 호박꽃 찬가 벼랑의 소나무 나무의 벗 줄장미 분신 경주의 능 땅을 기고 있다 오늘에사 저 하늘 빛 어떤 도전 보물로 있는 미이라 시인 호르몬 김정원의 시세계 시의 꽃을 피워 생을 완성하는 법 | 이승하(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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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꽃을 피워 생을 완성하는 법
시인은 1932년생이다. 여든셋 연세에 여섯 번째 시집을 시선집으로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시인의 이력 가운데 교육자로서 살아온 것을 뺄 수는 없을 것이다. 연세대 영문학과를 나온 뒤 경기여중ㆍ서울여중ㆍ무학여중에서 근무하였고,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 경기전문대ㆍ명지대ㆍ성균관대 등에서 강사를 했지만 결혼과 육아가 발목을 잡아 명지대 대학원을 졸업한 것은 50대 중반인 1987년이었다. 이런 이력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1985년 《월간문학》을 통한 등단일 것이다. 그간 5권의 시집을 상재하는 동안 율목문학상, 민족문학상, 소월문학상 등을 받았다. 2011년에 제5시집을 낸 이후 3년 만인 올해 시인은 자신의 전 생애의 문학을 정리하려고 시선집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게 해설의 글을 부탁해 왔다. 마침 시의 편수가 108편이다. 불가에서 흔히 ‘108번뇌’를 말하듯 시인은 예전에 냈던 시집에서 시를 가려내고 신작시를 보태 오랜 번뇌 끝에 인생을 정리해보려는 것일 게다. 시인은 마음이 남들만큼 강하지 못해 소사에 일희일비하는 새의 가슴을 갖고 살아온 모양이다. 허지만 이것이 시인으로서는 덕목이 될 수 있다. 포항 출신 시인이어서 그런 것인가, “어쩌다 핏줄에 수액이 돌면/내 안에 들리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시 쓰는 일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하찮은 시 한 편 써놓고/앓고 난 겨울 산처럼 수척한 얼굴”이 된다. 하지만 시작詩作이, 시작의 결과인 시작품이 내 인생의 작은 보람인 것을 “작은 망초꽃 미소로/들바람에 기쁨을 팔랑거리”는 이 행위를 김정원 시인은 오늘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지금도 ‘노익장’의 용기로 시작詩作에 마음 기울이고 있”다고 하셨다. 여든셋 연세에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면 펜을 꺼내드는 시인이 여기에 있다. 백세 시대이니 일본의 어느 시인처럼 부디 미수米壽도 넘기고 졸수卒壽도 백수白壽도 건강하게 넘기면서 제6시집을 읽은 기쁨을 우리 모두에게 선사해주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 이승하 시인의 김정원 시해설에서 발췌·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