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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물리학과 수학이 함께 추는 춤
전주곡 원뿔을 자르는 방법은 하나만이 아니다 1장 낙하하는 물체, 패러다임의 전환 : 특수상대성이론과 중력 이론의 실마리 2장 일반적인 길로 향하는 여정 : 리만 기하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발전 3장 비선형적 상호작용 : 중력장 방정식의 완성 4장 가장 특이한 해답 : 방정식의 첫 번째 해, 블랙홀과 특이점 5장 중력의 파동을 찾아서 : 중력파 존재의 수학적 증명과 관측 6장 우주 전체의 방적식 : 일반상대성이론이 탄생시킨 현대 우주론 7장 물질의 질량 : 양수 질량 추측과 질량의 정의 8장 통일을 위한 탐구 : 통일 이론과 양자중력 그리고 끈이론 후주곡 진정한 ‘미스터리 스폿’이 숨겨진 곳 나가며 일반상대성이론의 지난 반세기를 돌아보며 옮긴이의 말 미주 찾아보기 |
Shing-Tung Yau
Steve Na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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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아인슈타인은 중력을 기하학화할 수 있는 개념적 도식을 생각해냈다. 민코프스키가 특수상대성이론을 기하학화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위대한 깨달음은 이야기의 끝이 아닌 변곡점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했다. 수학적인 정식화를 거쳐 시공간 곡률과 그와 관련된 중력 효과 사이의 정확한 연관성을 모조리 밝혀낼 방법을 찾아야 했던 것이다. 바로 그게 문제였다. 아인슈타인은 앞으로 남은 길이 “생각보다 더 험난했다”고 말했는데, “유클리드 기하학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자신이 알고 있던 수학을 포기하고 곡면 시공간이라는 낯설고 이상한 영역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 p.68 중력장 방정식은 기존에는 서로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던 두 가지 현상을 하나로 묶음으로써 아인슈타인이 오랫동안 믿었던 전제를 입증한다. 시공간 곡률 또는 중력이 대부분 질량과 에너지 분포로 결정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말이다. 중력장 방정식의 좌변은 시공간 곡률을 나타내며, 우변은 질량과 에너지를 나타낸다. 다시 말해,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우리가 중력이라고 불렀던 것이 사실 힘이 아니라고 말해준다. 중력은 단지 시공간 곡률의 결과일 뿐이다. --- p.123 이처럼 그로스만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분명 ‘카메오’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주목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반상대성이론의 공동 발견자라고 주장하지 않고 망설임 없이 친구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1912년과 1913년에 아인슈타인의 첫 번째 고된 시도를 목격한 사람이라면, 마치 선율을 짓는 작곡가처럼 범접할 수 없는 산을 한밤중에 오르는 듯 보였을 것이다. 길이라곤 전혀 없고 방향도 모르며 발디딜 곳 하나 없는 산을 말이다. 경험과 추론은 오직 몇 안 되는 불안정한 발판만을 제공했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지적인 위업을 더 높게 평가해야 한다.” --- p.126 1915년 12월 22일, 슈바르츠실트는 아인슈타인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질점 바깥에 있는 중력장(질점 위치에 있는 중력장은 제외)에 대해 설명했다. 불과 4주 전에 발표된 일반상대성이론 장방정식의 정확한 해를 처음으로 구한 결과였다. 엄밀히 말하면 장 방정식과 관련된 비선형 미분방정식의 수학적 해를 구한 것이었지만, 슈바르츠실트의 결과는 해당 상황에서 적용될 물리학의 앞길을 밝힌 셈이었다. --- p.149 슈바르츠실트가 별 모형 내부에서 발견한 것은 정말 놀라웠다. 별의 질량 M이 충분히 작은 구형 영역(반지름 r)에 밀집되어 있다면(즉 M/r이 어떤 문턱값[Threshold value]을 넘는다면), 그 어떤 것도 별의 강력한 중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심지어 빛조차도 말이다. --- p.151 앞서 살펴보았듯이 중력파의 발견은 물리학과 수학 그리고 컴퓨터과학이 절묘하게 뒤섞인 결과였다. 그 후로 두 블랙홀 또는 두 중성자별이 병합하거나 적어도 한 사례에서는 블랙홀이 중성자별과 합쳐지는 등 100건에 가까운 중력파 사건이 LIGO와 비르고에서 감지되었다. 지상과 우주에 더 강력한 망원경이 투입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더 많은 현상이 관측될 것이다. --- p.212 우주 팽창에 대한 예측은 수학에서 출발하여 나중에 실험으로 검증되었다. 하지만 물론 이것이 이야기의끝은 아니다. 몇 가지 분명한 의문점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우주가 팽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우주는 정확히 무엇으로부터 팽창하고 있었을까? --- p.230 일반상대성이론은 처음부터, 또 어떤 의미에서는 이 분야가 ‘공식적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수학자와 물리학자의 협력을 바탕으로 발전했다. 이것은 20세기 초만이 아니라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따로따로 발전하기도 한다. 한쪽 진영에서는 물리학자들이, 다른 쪽 진영에서는 수학자들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얽히고설켜 서로를 보강할 때, 우주와 그 내부의 불가사의한 대상을 이해하려는 탐구가 더욱 확실한 토대 위에 놓일 것이라고 우리는 확신한다. 설령 그 토대가 시공간이라는 언뜻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4차원 혼합체로 드러나더라도 말이다. --- p.292 |
수학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
일반상대성이론을 정립한 아인슈타인 물리학의 전환점마다 존재했던 수학의 발견, 물리학과 수학의 놀랍고 경이로운 협력! 1915년, 아인슈타인은 회전 운동과 중력을 연결하여 시공간이 휘어질 수 있음을 깨닫고 중력이 힘이 아닌 시공간의 곡률이라는 해석을 제시한다. 그것은 그때까지 유지되어 온 뉴턴의 고전역학 개념을 뒤흔든 혁신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아인슈타인 개인과 물리학이라는 단일한 학문 분야만의 성취가 아니었으며, 수학의 언어가 아니었다면 결코 공식화될 수 없는 아이디어였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아인슈타인이 사용한 리만 기하학, 텐서미적분학, 비유클리드 공간, 절대미분학 등은 여러 수학자들이 수십 년, 수백 년에 걸쳐 쌓아올린 성과들이었다. 수학은 물리학의 외곽이 아니라 중심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반상대성이론의 탄생부터 현대 이론물리학의 최전선까지, 방대한 학문적 흐름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먼저 고대 그리스의 기하학자 아폴로니우스가 남긴 원뿔곡선 연구가 케플러의 행성 법칙에 사용된 것을 시작으로, 과거의 수학이 어떻게 물리학의 전환점마다 ‘재활용’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어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그로스만, 민코프스키, 레비-치비타, 힐베르트 같은 수학자들이 제공한 도구들을 끌어왔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블랙홀과 중력파, 끈이론과 양자중력… 이론적의 발전부터 실험적 진전까지 우주의 중력과 시공간을 이해하기 위해 물리학과 수학이 함께 헤쳐나가는 지적 모험의 연대기 또한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어떻게 블랙홀과 중력파를 예견했으며 오늘날까지도 물리학의 기본 틀로 남아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탄생 후 100여 년 동안 수많은 물리적 예측에 이용되었다. 슈바르츠실트 해에서 유도된 블랙홀은 펜로즈와 커에 의해 특이점 정리와 회전 블랙홀 이론으로 확장되었고, 중력파는 2015년 LIGO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블랙홀 내부의 해 존재를 증명한 쇼언과 야우, 중력파 해의 안정성을 증명한 쇼케-브뤼아, 그리고 중력탐사선 B의 데이터를 설계한 수치상대론자들까지 등장한다. 이것은 모두 수학과 물리가 반복해서 호흡을 맞춰온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도 수학은 변함없이 물리학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에 있었다. 책의 후반부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영향력을 더 멀리, 더 깊이 펼쳐낸다. 양자중력이라는 미해결 과제를 앞에 둔 현대 물리학은 끈이론과 M-이론, 칼루차-클라인의 고차원 이론과 게이지 대칭, 칼라비-야우 다양체와 같은 수학적 이론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거울대칭과 열거기하학, 리치 흐름과 푸앵카레 추측, 4차원 위상수학까지?일반상대성이론이 물리학과 수학 양쪽에 미친 영향은 대단하다. 이 책은 이론의 발전 과정뿐만 아니라 실험적 진전도 놓치지 않는다. 중력 탐사선 B, GPS 시스템에서의 시공간 보정, 나노그래브의 중력파 배경 탐지, 그리고 칠레에서 27년간 관측된 별 S2의 궤도 세차운동까지?모두가 일반상대성이론의 정밀한 예측을 입증했다. 수학적 계산이 실험적 관측과 맞아떨어질 때의 전율, 그것이 바로 이 책이 말하는 ‘수학의 중력’일 것이다. 지도를 그리는 수학, 실재를 찾아가는 물리학 수학이 어떻게 세계를 구성하고 예측하고 설명하는지 보여주는 책! 수학은 현실과 무관한 공중누각이 아니라,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고안한 가장 정밀한 언어이다.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은 이 수학이 어떻게 세계를 재구성하고,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사례다. 이 책은 끝나지 않은 길 위에서 수학과 물리학이 어떻게 동행해왔는가를 보여주며, 독자에게도 그 길에 동참해 보라고 손을 내민다. 수학이 먼저 지도를 그려놓고, 물리학자들이 그 지도를 바탕으로 실재를 찾아가는 구조는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한쪽에서는 이론적 계산과 기하학적 정의를 다듬고, 다른 한쪽에서는 관측과 실험으로 그 예측을 확인하거나 반박하면서 진보해나가는 과정은 저자가 말하는 ‘가장 흥미로운 모험’이다. 아직 물리학과 수학의 발전 과정은 끝나지 않았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수학적 공간, 실험으로 검증되지 않은 물리적 가설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진정한 미스터리 스폿은 도로 표지판이 가리키는 그곳이 아니라, 이론과 실험이 맞닿는 그 틈’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금 물리학과 수학, 두 학문이 함께 손을 잡고 우주의 비밀을 향해 나아가는 길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지구라는 우주선의 승객들이여,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기를. 시공간을 가로지르는 여정은 흥미롭고 예측 불가능한, 단언컨대 우여곡절이 많은 여정일 테니.” ? 본문 중에서 |
“진리보다는 아름다움을 우선한다”는 수학자 헤르만 바일의 말에 잘 드러나듯, 수학자는 심미주의자이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현실에 어긋나는 이론은 용납할 수 없는 물리학자와는 다르다. 그런데 신비하게도 물리학자의 우주는 엄밀한 수학적 이론을 따른다. 반대로, 수학자의 모든 방정식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우주의 방정식이다. 이렇게 신비하고도 필연적인 협력으로 지난 세기 인류는 급진적 발전을 이루었다. 그 현장에 있던 야우싱퉁은 핵심을 꿰뚫는 수학적 서사로 중력과 상대성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독특한 주제, 쉽고 독창적인 설명, 저자의 경외감이 어우러져 손에서 놓을 수 없는 매력적인 책이다. - 김상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수학은 상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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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과학의 오랜 역사 동안 때론 협력으로 때론 경쟁으로 함께 발전해온 수학과 물리학의 숨가쁜 여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의 말을 빌려, “물리학자들이 건네준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수학적 용어로 재구성하고 증명”하는 과정을 통해 순수 수학, 특히 기하학의 관념이 어떻게 블랙홀이나 중력파, 팽창하는 우주 등에 대한 인간 지식의 한계를 돌파하게 했는지에 놀라게 될 것이다. - 윤진희 (인하대학교 물리학과 교수·한국물리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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